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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뷔민] 나의 별을 찾습니다 | 인스티즈


BGM  316 - All About You

매낀한 코를 타고 안경테가 비듬히 내려간다. 곧 가느다랗게 굴곡진 손가락 등이 테를 추켜올렸다. 벌써 두어 번 그랬던 터라 짜증에 일그러진 발간 입술이 욕 뭉텅이를 작게 뱉어낸다. 나는 턱을 괸 채 그것을 얌전히 응시했다. 다시금 너의 서걱거리는 연필 소리가 들린다. 귀가 즐겁다, 네가 아, 하고 짧은 신음과 함께 비워진 괄호를 채워 넣는 것도 귀여워 보였다. 앓는 소리 끝에 별 세 개 짜리 문제를 풀어내던 네가 입매를 흐물거리며 동그란 볼을 쏘아 보냈을 때 마음에 별이 떴다. 그러면 곧 나의 전부가 우주였다

종종 너를 관망하는 게 즐거움이어서, 그래서 천문학자를 꿈꾸기도 했다.

     "야."

네가 처음 나를 불렀을 때 이름도 아닌 수식어 없는 야, 였다. 그래도 좋았다. 수많은 '야'중에 하나가 오늘은 나였다. 대답 없이 괴었던 팔을 책상 위에 내려 얹으며 위로 올려다봤다. 너 왜 자꾸 나 쳐다봐? 삐죽이는 입술로 물어왔다. 뒤통수 따가워 죽을 뻔했다. 샐그러지는 표정에 나는 괜히 목덜미를 매만지며 뭉뚝한 대답을 했다. 까맣고 동글동글해서. 그러자 너는 벌게진 얼굴로 제 자리에 앉았다. 나는 다시 네 까만 뒤통수를 쳐다본다. 이젠 범주가 커져서 작은 어깨도, 마른 등 뒤로 불거진 날개죽지도 흘끔댔다. 혀 뒤에 감춘 말이 끝내 휘발된다ㅡ 귀여워서.

  너는 따가운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까치집 졌다. 나는 속닥댔지만 자리의 간극이 꽤 커서 들리지 않을 거다. 난 분명 알려줬다, 지민아. 나는 키들대며 엉망인 뒤통수를 관망했다. 덧댄 것이 옳은 수채화 같았다. 나는 연습장 뒷면을 펼쳐 너를 표현해 담아냈다. 벌써 앞면 까지 다섯 장도 채 안 남았는데 전부 까만 뒤통수 뿐이다.


     "김태형, 박지민 오늘 미술실 청소 당번이다. 성실하게 임하도록."

난처한 표정으로 미약하게 입술을 움찔거리던 너는 나를 힐끗댄다. 나는 뺨을 가볍게 긁으며 도외시했다. 저열함이 바닥 치는 행동이었지만 그것에 너는 순응해줬다, 손바닥과 손톱에 여러 물감이 덕지덕지 묻은 채로. 그렇게 지민아 네 냄새가 났어ㅡ 나는 잠시 들숨을 멈췄다
어슴푸레한 수채화 냄새였다. 

제 키만한 밀대를 들고 요령없이 바닥을 벅벅 밀어대는 얼굴이 반듯했다. 도와줘? 한참만의 용기 낸 물음에 너는 툴툴거리며 대답한다, 아니. 다 해가. 스케치북과 팔레트를 손에 옮겨가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찬장에 팔레트까지 쌓아올리던 내가 뒤를 돌았을 때 벌써 붓을 헹궈내는 너를 봤다. 붓 끝을 싱크대 바닥에 세게 문질러내는 것을 보고 쫓아갔다.

     "이러면 붓 다 상해."

무의식적으로 뻗은 손에 닿았다. 움츠려드는 손가락을 보며 엷게 웃었다. 당황한 너는 흡뜬 눈을 아래로 두었다. 터져나오는 웃음을 꾹 참으며 곧 나는 양 손을 뻗어 네 등에 바짝 기대었다. 작은 손과 그것을 삼킨 커다란 손이 달그락거린다.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오무락펴락 한다. 지민아 네 냄새 난다. 손바닥에 멀끔히 지워졌는데도 네 냄새가 나. 나는 또 따갑게 삼켜낸다, 사레가 들렸는지 결국 뇌까렸다.
고마워, 뱉어내는 도톰한 입술에 닿아 혀를 얽었다
너의 동선에 나를 떠밀었다
너는 나를 떠밀고 붓을 버려둔 채로 울음을 터트리며 미술실을 박찼다.


자습시간에 너는 눈치를 보더니 문제집 여분 면을 작게 찢어 내게 건냈다, 처연한 얼굴로

[성경을 따라. 나를 좋아하지마]
[왜?]
[자연의 순리와 법도를 어기지 마]
[너는 나를 좋아해?]
[오래 전부터 네가 나를 알기도 전 부터 ]

잉크가 번져 뭉개진 문제집 여분 면이 모자랐다. 급히 다른 종이를 찢어 보냈지만 
너는 답이 없었다.


  이제 까만 뒷통수는 없다. 네가 붉은 색으로 머리를 물들였다. 공책 빈 면 다섯 장은 아직도 그대로다. 이제 너를 힐끔댈 수도 없었다. 무작정했던 그 때보다 나의 행보는 더 옹송그려졌다. 공책을 태웠다.
후회했다.

너의 전부를 좋아한 나를 후회했다
회색 도시의 부연 먼지에 별은 죽었다. 천문학자도 더 이상 필요 없게 됐다
나는 꿈을 잃었다.

+)

내용해석


일단 제 글은 기독교를 비난하는 글이 아님을 알려드리며, 기독교의 법에 동성애를 금지한다는 의미만을 부각하여 데려왔습니다.

지민이가 성경 어쩌구 하잖아요 그 이유가 그 사회 전체가 기독교로 점령 당한거죠. 자연의 순리와 법도를 어기지 말라는 말에도 그 사회의 강압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기독교의 법이 자연의 순리가 된거죠. 그래서 지민이를 관망하는 거구요. [너의 동선에 나를 떠밀었다]라는 구절은 지민이는 아주 반듯하게 이 도시의 말도 안되는 법도를 순응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지민이의 동선은 정갈하고 반듯한데 태형이를 떠밀었다=불순물(도시의 법도를 어김)을 끼얹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태형이가 키스를 한 대담한 태도와는 달리 그 후도 진전이 없죠? 분명 그런 대범함을 갖췄으면 그 전에도 관망 뿐 아니라 먼저 치근덕댔을텐데. 그건 바로 아직 태형이도 어린 애라는 뜻입니다. 결국 법을 어기기엔 무서운거죠. 그러다 키스를 한 이유는 뭐랄까 일탈과 충돌심을 참지 못한거죠. 물론 이것은 이곳에선 살인에 맞먹는 죄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지민이가 너무 예쁘잖아요8ㅅ8
그리고 마지막에 지민이가 빨간색으로 염색을 했죠? 이 때 빨강은 기독교를 뜻합니다. 즉 악법도 법이라는 말 처럼 지민이는 도시의 법도대로 살아가려 하고, 태형이에게 완강한 거부를 뜻한거죠. 이 도시를 태형이는 회색도시라고 뜻합니다. 자유를 죽인 도시는 잿빛이고 부연 먼지는 이러한 법이죠. 꿈을 잃었다, 라는 마지막 문장에서 결국 태형이는 도시에 굴복하고 지민이를 포기하게 됩니다. 소년 둘만으로 오랜 관습을 깨 버릴 수는 없다라는 지극한 현실주의로 끝난거죠;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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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쪼이
댓글 쓰고 포인트 받아가세요'ㅅ'
8년 전
독자1
ㅠㅠㅠㅠㅠ앞부분은 분명히.귀여웠는데 뒤로 갈수록 그리고 해석을 보니 마음 아프네요ㅠㅠㅠㅠㅠㅠㅠ잘 읽고 갑니다 신알신할게요!!-☆
8년 전
정쪼이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뷔민같은 하루 되어 행복하시길♡ 아, 신알신도 감사합니다ㅠㅠ
8년 전
독자2
아...ㅠㅠㅠ작가님 글은 너무 아련해요...ㅠㅠㅠ언제 한번 해피엔딩도 써주시와요///_///
해석을보니 너무 멋진글이지만 슬프네요ㅠㅠㅠㅠㅠ

8년 전
정쪼이
하핳 해피엔딩 고려해보겠습니다//ㅅ// 사실 이것들 모두 홈에 올려 둔 비축분이라서 금방 긁어오면 되지마는여..하하핳
8년 전
독자3
헤엑 ㅠㅠㅠㅠㅠㅠㅠ자까님 진짜ㅠㅠㅠㅠㅠ 너무 글 잘쓰시는 거 아니에여?ㅠㅠㅠㅠㅠ진심 소설내셔도 될 듯 글 문장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 너무 대단한 것....!
8년 전
정쪼이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ㅠㅠ 주변의 말에 빌리자면 제 문체가 독특한 편이라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타입인데 이렇게 좋아해주시는 분이 있으면 감사함이 물 밀려오듯 오네요8ㅅ8 좋아해주시는 만큼 완벽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조이되겠습니다:)♡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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