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 느낌
점심시간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어느 순간부터 누가 날 따라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니였다. 분명, 따라오고 있었다.
밥을 먹고 조용한 도서관을 가는 게 내 낙이자, 행복이였다.
그냥 편히 쉴 수 있는.
아, 물론 책을 좋아하는 건 아니고 그냥, 도서관에 앉아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이상하잖아.
그냥 있기엔 왠지 모르게 시간도 아깝고.
나만 그런가? 무튼, 책을 고르고 의자에 앉으려고 나가려 할 때
어떤 남자애랑 눈이 마주쳤다.
그 애는 나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숚였다.
'왜 저래?'
의자에 앉아 책을 편 뒤 읽고 있었는데, 뒤에서 시선이 느껴져왔다.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그냥 신경끄기로 하고 책 읽는 것에 집중했다.
'아, 못참겠다.'
책을 읽다가 도저히 안돼겠어서 책을 다시 원래 자리에 꽃아두고 나와버렸다.
뒷통수가 간지러워 못참겠네.
나오면서 뒤를 돌아봤는데, 아까 눈이 마주친 남자애가 있었다.
우연인가.
도서관을 나와 운동장 근처에 있는 우리 학교의
큰 나무 밑에 앉아 기대어 눈을 감았다.
이 자리는 도서관 다음으로 내가 쉴 수 있는 나만의 두번째 쉼터이다.
눈을 감고 있자,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났다.
원래 누가 오든 신경을 안쓰지만
오늘따라 발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털썩'
반대편에서 누가 앉은 소리가 났다.
그 때 점심시간이 끝났다는 종소리가 들렸다.
'아, 들어가기 싫다.'
그냥 한 시간만 쉬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서늘한 바람과 왠지 모를 편안함에 잠을 잘잤다.
일어나보니 쉬는시간 종이 쳤는지 아까까지만 해도 텅 빈 운동장에
애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일어나 바지를 털고, 기지개를 피며 무의식 적으로 뒤를 돌아봤는데
아까 점심시간 도서관에서 눈이 마주친 그 남자애가 앉아서 편하게 자고 있었다.
그 애의 명찰을 보니 이름이 도경수였다.
저 애는 뭘까, 쟤가 날 따라오는거였나.
그렇다면 왜? 아니야, 아 모르겠다.
고개를 저으며 교실로 올라가면서 다시 뒤를 돌아봤다.
그 애는 아직도 자고있었다.
'도경수, 도경수.'
백현은 왠지 모를 편안함에 어렴풋이 미소를 지으며 계단을 올라갔다.
이어지는, |
글이예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