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님, 다 작성했습니다."
완벽했다.
망할 김종인이 쓸데없이 트집잡은 부분도 다 고쳤고 혹시나 몰라서 한글 맞춤법 검사기를 세 번이나 돌려가면서 확인했다.
문장도 꼼꼼히 살펴봤고 혹시 이상한 문장은 없는지 어디 말실수나 번복되는 곳은 없는지 수십번을 확인하고서는 그제서야 김종인에게로 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조용히 내 보고서를 받은 김종인은 언제나 그렇듯이 아무런 표정없이 조용히 보고서를 훑어내렸다.
김종인이 보고서를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내 목구멍은 애꿎은 침만 삼킬 뿐이었다.
시발, 여기서도 빠꾸당하면 그땐 난 사람이 아니라 개다 개야.
보고서를 다 읽은 듯한 김종인은 아무런 말이 없더니 그저 피곤한 듯 자기 얼굴을 손으로 주욱-쓸어내렸다.
또 뭔데, 왜저래 염병.
"일단 알겠습니다. 내일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죠. 퇴근하세요"
내일 다시 얘기하자는 김종인의 말이 걸렸지만 그 뒤에 퇴근하라는 말에 드디어 이 지옥을 나갈 수 있게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본부장님도 어서 퇴근하세요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뭔가 말하려는 김종인을 무시한 채 그냥 바로 회사를 뛰쳐나왔다.
세상에, 지금 퇴근시간부터 몇시간이나 지난거지? 원래 퇴근은 7시에 하려고 했는데 벌써 시계는 9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게 다 망할 김종인 때문이다. 왜 그렇게 사람이 깐깐해서 자기도 피곤하고 나도 피곤하게 만드는걸까.
피곤한 몸으로 차를 몰고 온 탓에 피로감은 이미 머리 끝까지 쌓여있는 듯 했다.
피곤함을 달래주려면 술을 마시는게 짱이지만 내일도 출근이라 술은 잠시 패스하기로 했다.
그냥 씻고 자야지, 하는 생각에 폰은 침대로 던져놓고 욕실로 들어가려 하는데 타이밍이 지랄맞게 카톡 알림음이 울렸다.
보통 카톡이 오면 바로 확인하는 성격이지만 너무 피곤한 탓에 그것도 힘들어 그냥 무시하고 그냥 욕실로 들어갔다.
씻고 나온 후에는 폰을 확인할 새도 없이 침대로 달려가 잠이 들어서 문자고 카톡이고 아무것도 확인을 못했다.
그렇게 다음날, 아침잠이 많은 나지만 회사를 지각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힘들게 몸을 일으키고는 무의식적으로 폰에 뜬 알림을 확인했다.
문자나 카톡은 올 사람에게만 소소하게 왔지만, 그 중에는 절대 보여설 안될 사람의 이름이 눈에 보여 내 눈이 잘못되었나 생각했다.
미친 김종인, 어제 카톡 보낸게 김종인이었나.
김종인 : 피곤할테니까 바로 자고 내일 지각하지마요. 수고했어요.
이게 무슨, 염병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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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나름 수정한다고 수정하고 내보낸 글인데도 아직 미숙하네요 윽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분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