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철벽 엑소와 그들의 매니저가 된 너징.03
W.무한철벽
택시에서 내려 적지 않은 계단을 올라 현관에 들어서기까지 발에 족쇄를 단 것마냥 걸음마다 발목이 아려왔다.
수빈이는 아직 집에 들어오지 않은 것인지 슬리퍼 두켤레와 내 발을 제외하고는 다른 신발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내려다보던 고개를 들고 신발을 꾸겨 벗고는 재빨리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은 정말 현관센서기를 제외하고는 완벽한 어둠이었다.
서둘러 방으로 들어가 가방을 던지듯 내려 놓고는 그대로 침대로 뛰어들었다.
천장을 마주한체로 눈커풀을 한번 두번 느리게 떳다 감아보았다. 그러자 지금까지 쌓여있던 피곤이 물밀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씻어야 하는데."
손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물 먹은 솜마냥 몸이 축-하고 느러졌다.
화장도 지우고. 옷도 갈아입고. 내일 일정도 확인하고.. 해야 할게 많은데..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에,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차츰 머릿속을 뒤덮던 여러 잡념들이 하나 둘 지워져 가기 시작했다.
*
그냥 간단하게 근처에서 김밥이나 샌드위치 사오면 돼. 라는 승환 매니저님의 답장에 나는 간단하게 네. 라는 문자를 보내곤 핸드폰 홀더를 껐다.
휴대폰을 무릎에 살포시 내려놓곤,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생각외로 한산한 버스 내부를 보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
"..."
내가 살던 동네는 늘 이시간 때가 되면 정류장과 버스 내부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다.
중학교 때까지는 학교가 근처에 있었던지라, 그 것을 체감하진 못했지만.
고등학생이 된 후로부터는 버스를 이용하면서 그 괴로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비가 내리는 날이라던가, 날씨가 푹푹 찌는 한여름에는 정말 곤욕자체였다.
그래서인지 서울은 분명 그보다 더 할 것이라며 막연했지만 확신찬 생각을 했었다.
"...."
버스 앞쪽에는 안내방송대신 언젠가 버스 탈때마다 띄워주어 나름 진지하게
풀어보았던 맞춤법 문제 대신. 음식 방송으로보이는 것들이 비춰지고 있었다.
음식은 디저트 종류였는데 이전에 어느 음식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것을 참고해 비슷하게 만들어보는 것 같았다.
분명 수빈이가 만들어놓은 반찬과 밥으로 아침밥까지 든든하게 먹고 나왔음에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신차려보면 어느새 휴대폰을 키고 재료들을 체크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 정말 먹고 싶었나 보구나. 그 생각에 엷은 웃음이 입가에 번졌다.
집에가서 수빈이보고 해달라고 해야겠다.
"..기대되네."
반쯤 열려진 창문 틈으로 쌀쌀한 아침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다음은 XX아파트. XX아파트 정문입니다."
전날 승환매니저님이 알려주신 아파트 이름이 방송에 나오자 나는 옆에 있던 벨을 누르곤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노랫 가사가 오늘따라 더 선명히 들려왔다.
홀로 남는게 선택이 아니라 당신도 많이 서글펐나요.
홀로 남는게 마치 정해진 일 같아.
당신도 많이 울었던가요.
미안해요.
당신도 울고 있나요.
미안해요.
난 당신이 보고 싶네요.
*
다행히 내가 내린 버스정류장 근처에는 없을지도 모를 거라 생각했던 음식점들이 몇 개 눈에 들어왔고,
아직은 쌀쌀한 새벽바람을 맞으며, 몸에 힘을 바짝 주고는 가게에 뛰어가듯 들어갔다.
"으..무거워."
두 가게를 들려 양손에 두 봉다리를 묵직하게 사들고 나서야 드는 생각은 부족하진 않을 까였다.
이렇게 많은 인원의 양을 한 번도 사보지 않았던 터라. 또, 성인 남자의 한 끼 식사량조차 알지 못하는 나는.
정도의 적정선을 가늠할 수 없었다.
"후우.."
다소 묵직한 숨을 뱉어내며, 다시 한 번 양 손에 쥔 짐을 고쳐들었다.
아파트 앞을 막아서는 경비에 어제 미리 주셨던 카드를 꺼내드니, 그제야 앞길을 터 주셨고.
내부 또한 주변 직원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찾아 들어 갈 수 있었다.
오늘아침부터 혹시나 까먹을 세라 몇 번이나 읊어대던 호수를 찾아 벨을 눌렀다.
그리고 열린 현관문 앞에는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김준면씨를 볼 수 있었다.
그는 곧바로 몸을 옆으로 비켜 나를 들여보낸 뒤, 손에 들고 있던 짐을 내려다보며, 손을 뻗었다.
그럼 나는 괜찮다며, 고개를 젓고는 신발을 벗고 앞서가는 그를 따라 들어왔다.
그들의 숙소는 상당히 좋았다. 게다가 지나가다 얼핏 본 계단으로 보아 아마 복층인 듯싶었다.
숙소 주위를 둘러보며 새삼 깨달았다. 정말 엑소가 대단하긴 하구나. 하고. 그들의 인기를 어렴풋이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아파트가 복층으로 되어있다니. 정말 세상 한번 발전했다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 집이었다.
거실은 생각과 달리 의외로 한산했다.
먼저오신 승환 매니저님의 말씀으로는 아침 개인 스케줄은 변백현씨만 있는 상태여서 그렇다고 했다.
나는 어깨를 당겨오던 묵직한 두 비닐봉지를 부엌 식탁에 올려놨다.
생각보다 적은 인원이어서 남으면 어쩌나 생각 들었던 것이 정말 생각보다 많이 음식이 남아 버렸고.
실수하고 말았다는 생각에 기가 죽어있으면, 남는 음식은 나머지 애들이 일어나면 먹을 거라며,
신경 쓰지 말라는 달영 매니저님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를 제외한 깨어있는 사람들의 식사가 끝이 난 후, 승환매니저님은 오늘 변백현씨 화보에 달영 매니저님이 함께 할 것이라며,
변백현씨가 준비하는 대로 나도 곧장 따라서 출발하면 된다는 말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화보촬영이 끝나자마자 회사 앞에 모여서 출국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하셨다.
"저기 앞에서 백현이랑 기다려, 바로 차 가지고 나올게."
1층에서 익숙하게 내리던 변백현씨를 선두로 내가 내리자, 여전히 엘리베이터 안에서 문을 잡으며,
말씀하시는 달영 매니저님께 작게 고개를 끄덕이니.
매니저님은 곧이어 잡고 있던 버튼에 손을 떼었고, 동시에 문이 스르륵 부드럽게 닫혔다.
변백현씨는 익숙한 상황인지. 먼저, 앞서서 앞으로 걸어 나갔고. 나 또한 뒤늦게 그의 뒤를 밟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가 갑자기 우뚝 멈춰 섰고, 나 또한 뒤따라가던 걸음의 속도도 늦춰졌다.
"..."
조용히 그의 옆에 섰다. 그러나 그와의 거리는 확실히 존재했다.
"지금 그만두는 게 좋을 거예요"
그쪽한테. 열지 않을듯했던 그의 입이 열렸다.
"..."
그 한 마디로 모든 것들이 표현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이 계고의 의미인지 권고인지는 구분이 서지 않았다.
"얘들아, 타."
그의 말에 이런저런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무는 사이 어느 센가 어제 보았던 차가 앞에 세워져 있었고.
곧이어 타라는 달영 매니저님의 말에 변백현씨가 익숙하게 차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갔다.
곧이어 내가 들어가려 발걸음을 떼면 앞에서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
"..."
처음엔 무슨 행동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 당황스러웠으나.
곧이어 어서 타라는 달영매니저님의 재촉에 그가 탄 뒷문이 아닌 앞문을 열고 올라탔다.
아마 이런 뜻이었으리라, 조심스럽게 짐작해본다.
"형."
뒤에서 짧지만 선명히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용한 공간에 그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크게 들려왔다.
무슨 의미인지 몰라 옆에 운전하고 계시는 달영매니저님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달영매니저님은 아, 맞다. 라는 말과 함께 위에서 CD를 꺼내 노래를 틀었다.
그러자 곧이어 그곳에서는 조용한 발라드가 흘러나왔다.
"됐어?"
응. 뒤에서 어렴풋이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그러다 달영매니저님은 소리를 줄이고 그를 향해 말을 덧붙였다.
"멀리 가니까 피곤하면 조금 자고 있어."
그의 대답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보면 충분히 기분 나빠할 상황임에도, 상황자체는 너무나 부드러웠다.
아마도 특별히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니었던 듯한 그의 흘러가듯 던진 말과 그들이 함께한 시간 라는 것 때문인지 모른다.
"...."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할 순 없다는 건,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내가 아무리 그 사람의 호감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애써 봐도, 나를 여전히 싫어하는 사람은 존재할 것이라는 것조차 알고 있다.
나는 매번 그 사람이 내게 건네는 호의와 위식의 차이를 알지 못했다.
그래서 바보 같은 나는 착각해서, 혼자 기뻐하고, 혼자 좋아하다가, 결국엔 혼자 상처받는다. 그리고 이런 악순환은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정작 상대는 나를 그 무엇으로도 생각하지 않을 텐데. 결국 아파하고 상처받고 눈물을 쏟아내는 건 착각해버린 사람의 몫이었다.
특히나 사랑의 감정에서는 그 무너짐의 끝을 알 수 없다.
"..."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미련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려 노력하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면 싫어하는 그를 받아들이고, 좋아한다면 좋아하는 대로 그 사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를 싫다고 하는 사람에게서 나는 나를 좋아해달라고 매달리는 짓은 더 이상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 고해서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그 사람을 향한 배신감이라던가, 서운함이라던가, 기대라는 감정소비는 하지 않아도 되니.
지헌매니저님이 말씀하신대로 나는 그저 내 일만 똑바로 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
그러나 그들이 내뱉는 말 하나 하나에 감정이 자꾸 계속해서 흩어져 내려간다.
"..이름, 너는 무슨 노래 좋아해?"
"..노래요?"
"응."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들려온 달영매니저님의 목소리에 나는 흠칫- 어깨가 움찔했다.
그러다가도 곧이어 그가 물어오던 질문을 되새겨보고는 천천히 입을 떼었다.
"...음. 이것저것 잘 듣는 편이에요."
"이것저것?"
"네. 요즘 들어는 피아노 소리가 좋아서 그쪽으로 찾아서 많이 듣고 있는 거 같아요."
"피아노 좋아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소리가 좋아요, 특히 비 오는 날엔."
"그래?"
"네. 불꽃심장이나. 줄라이나. 316이나. 40나. 좋아해요."
"..신기하네."
백현이도 그 사람들 좋아하는데. .... 그의 말에 입가가 파르르 떨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 떨림의 목소리를 애써 숨기려 약간의 미소를 가장했다.
침을 넘기는 목울대로 저릿한 고통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느릿하게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심장소리가 자잘하게 뛰어오기 시작했다.
#.계고는 '너가 그만두지 않으면 내가라도 그만두게 할거야.'라는 식의 의미고,
권고는 말 그대로 '난 너가 그만뒀으면 좋겠다.'라는 식의 의미이에요!(저에게 너무나 어려운 단어들..한숨)
#.멜뮤 때문에 밤샘하구. 바로 다음주면 기말고사고..정말 하루하루가 너무나 바쁘네요..ㅠㅠ
#.수험생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전 수시로 가서 수능 준비를 하진 않았지만,
수시 전에는 저도 수능 공부를 잠깐 했을때 정말 딱 토나오는줄알았어요.ㅠㅠ
정말 수능 치신분들 한분 한분 대단하시구, 노력하신만큼 이젠 즐기세요!(예체능 준비하시는 분들은...주륵)
#.겨.울.앨.범.! 와우!!!! 라이트세레버도 겁나 취적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ㅠㅠㅠ 엑소 이즈 뭔들이겠지만 ㅠㅠ
#.홈을 파고 싶은데, 제 성격상 분명히 완결도 못내고, 업데이트도 느릴거니까. 그냥 생각만 하기로!^^
#.전 무척이나 말이 많아요.
그래서 '독자님들께 빨리 다음편을 보여드려야지!'보다는 '
빨리 글올려서 독자님이랑 수다떨어야지!'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는 편이에요.ㅎㅎ
#.돈이 없는 나레기는 콘서트도 못가고..젠장 살고 싶지 않아요. 제가 왜 사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덕질하는 제 자신이 너무 답답하고 불쌍하네여.흡-.
#.그리고 저는 준수 콘서트 티켓팅을 준비를 하고 있지요.^^
#.모아도 모아도..움짤이 부족해..예쁜게 없어...부족해..
#.너무 짧아서 죄송해요..ㅠㅠ그리고 나처럼 사담 긴사람은 또 없을거야..엉엉
암호닉
비비빅 / 은하수 / 열옹 / boice 1004 / 딸기치즈빙수 / 꽃 / 나비소녀 / 감귤 / 딜리 / 가을
민트초코 / 꾸기 / 구름꽃 / 항상오세훈 / 먹색새 / 듀바 / 늘짱이 / 동키즈 / 두큥거려 / 찐빵 / 코코몽
거난영 / 양융 / 니니야 / 밍디밍디★ / 봉숭아 / 오투 / 몽이 /별다방커피 / 넠넠 / 0112 / 민석오리
내님 / 뿌헷뿌헷 / 쏘핑 / 개구리 / 경단 / 미니롱 / 뚜뚜짱 / 꿀감쟈 / 넴넴 / 만두짱 / 둠칫
예헤이 / 너와나의연결고리 / 샤워가운 / 여누 / 라이또 / 니니꽃 / 딸기퐁당 / 아쿠아리움 / 빙그레바나나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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