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bye summer 下
(부제: 안녕, 소년이여.)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온몸을 감싸던 찝찝한 더위도, 소음이라고만 생각했던 매미의 울음소리도. 모든 게 빠르게 지나갔다.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뀌듯, 오세훈과 나의 사이도 무언가 벽이 생긴듯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지옥 같던, 수능이 한순간에 지나간 것 같아 마음속이 무언가 텅 빈것처럼 공허했다. 텅빈속 으로 겨울바람이 들어오는듯한 느낌에
입고 있던 패딩을 단단하게 여맸다. 졸업식은 야외에서 진행되었다. 무슨, 졸업식을 야외에서 하냐며. 투덜대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귓가를 윙윙 울렸다.
" 벌써, 졸업이네. "
" …응, 그러게. "
수많은 아이들의 목소리 사이로 낮고 굵은 박찬열의 목소리가 툭 튀어나왔다. 어디서 받아 온것인지 예쁘게 핀 세인트 폴리아 생화를 들고 있던 박찬열이
고개를 돌려 헛기침을 하더니 꽃다발을 나에게 넘겨주었다.
" 졸업 축하해, 김준면. "
" …너도, 너도. 졸업축하해 찬열아. 그리고 꽃 고마워. "
멋쩍게 웃는 찬열이를 보고 따라웃다, 시원하게 퍼지는 꽃내음을 맡았다. 달달하면서 시원한 꽃내음이 마치 오세훈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이상으로 제 59회 졸업식을 마치겠습니다. 재학생 여러분들 3년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연하게 퍼진 꽃잎을 몇 번 매만지다가, 교장 선생님의 끝인사에 꽃을 품에 안고 자리에서 일어나 재빠르게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하는 듯, 지현이와 웃고 떠드는 세훈이를 보고 아려오는 가슴에 품에 안고 있는 꽃다발을 더 꽉 안았다.
나를 발견한 듯 표정이 굳는 세훈이에, 입술을 꽉 깨물고선 세인트 폴리아 두 송이를 뽑아 지현이와 세훈이에게 건네주었다.
" …이제, 어른이네. 세훈아. "
" …응. "
" 졸업, 축하해. 세훈아. "
" …그래, 너도. "
뒤를 돌아 운동장을 빠져나가는 세훈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주머니에 곱게 접어져있는 연두색 포스트잇을 꺼내었다.
포스트잇속 바랜 글씨를 몇번 매만져보다, 발로 대충 운동장의 모래를 판뒤 연두색 포스트잇을 집어넣었다.
이제는, 진짜로 널 놓아줘야할때가 된거같아. 세훈아. 안녕, 내 여름같던 소년이여.
* * *
" 오세훈, 한국 왔다더라. "
" …그래? "
찬열이의 말에, 관심 없다는듯 고개를 끄덕이고 앞에 놓인 카라멜 마끼아또를 쭉 빨아마셨다. 달콤함과 쓴맛이 섞인 커피의 맛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선
찬열이 쪽으로 카라멜 마끼아또를 밀고선 턱을 괴 찬열이를 바라봤다.
" 그래서. 그말 하는 이유가 뭔데? "
" 그냥, 그렇다고. "
생각보다 싱거운 찬열이의 반응에 재미가 없어져,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동전을 몇번 굴리다가 지갑과 핸드폰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야, 벌써가게? 응. 벌써 점심시간 끝날시간이네. 아쉬운듯 입술을 삐죽 내민 찬열이에게 핸드폰을 몇번 흔들어주고선 커피숍을 나왔다.
커피숍을 나오자, 간간이 매미 울음소리가 들렸다. 핸드폰을 꺼내 시계를 확인하고선 아직 많이 남아있는 시간에 공원 벤치에 앉아 맑게 핀 하늘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오랜만에 들은 오세훈의 이야기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머리속을 가득 채운 오세훈에 고개를 젓고선 벤치에서 일어나
하늘 하늘, 날아다니는 나비를 따라 걸었다.
아, 죄송합니다. 정신없이 나비를 따라 걷다 공원 정중앙에 서있는 남자와 부딪혔다. 대충 남자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한뒤
흰색 나비를 눈으로 쫓았다. 남자를 지나쳐 나비를 다시 따라가려고 할때, 남자의 큰손이 나의 팔을 꽉 붙잡았다.
안녕, 준면아.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을땐, 그렇게 나 그리웠던. 오세훈이 눈을 반으로 접어 나를 보며 웃고있었다.
세인트 폴리아를 품에 안은 오세훈이 내 품으로 세인트 폴리아 꽃다발을 품에 안겨줬다.
연보라색 꽃잎이 가득한, 꽃다발속에 연두색 포스트잇이 끼어져있었다. 조심스럽게 연두색 포스트잇을 꺼내 펄쳐 읽은뒤 연두색 포스트잇을 손에 꽉쥐고선
멋쩍게 웃고있는 세훈이를 바라봤다.
그래…, 그래. 안녕. 세훈아.
또다시,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소음이라고만 생각했던 매미 울음소리도, 그리고. 너와의 추억도 모두 다시 돌아왔다.
시원한 꽃내음이 우리 둘 사이로 퍼졌다. 시원한 꽃내음이 마치 너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꽃내음을 맡고 왔는지, 흰색의 하늘하늘한 나비가 꽃다발 위로 자리를 잡았다.
' 안녕, 준면아. 나는 오세훈이야. 다시, 되찾으러 왔어 널.
용기없던 오세훈이 아닌, 너를 충분히 감싸줄수있는 용기있는 오세훈으로. '
Goodbye summer (부제: 안녕, 소년이여) fin.
안녕하세요, 츄파춥스입니다. 모두 굿바썸 메일링 잘받으셨나요? 번외나올때까지, 굿바썸 보시면서 느긋하게 기다려주세요. 번외 메일링이가면 제가 그렇게 질질끌던 5화도 올라올거에요. 그후, 원래 계획하고있던 픽을 쓰고싶어요. 원래 계획했던 픽을 1~4화정도 올리고선, 홈을 팔 계획이예요. 우선, 곧 다가올 시험을 끝내고 느긋하게 픽을 이어나갈예정입니다. 제픽을 봐주시는 자체가 너무 감사드려요, 정말. 항상 부족한 글솜씨에도 불구하고 매일 찾아와주시는분들 감사합니다. 암호닉은 메일링후, 물갈이 예정입니다. 한번 슬럼프가 찾아오더니 글이 쑥쑥 잘써져서 정말다행이예요. 빠른 시일내에, 좋은글로 찾아올게요. 굿바이썸머. 이글은 여운이 많이남네요. 열린결만 이라서 그런가ㅠ.ㅠ, 전편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얘들 마지막 대사가 처음만났을때 대사에요.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 같은게 담겨져있답니다. 굿바이썸머를 해석하자면, 연두색 포스트잇으로 먼저 돌아가보죠. 전편에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나오는데 준면이가 다시 꺼내서 보관하고 있었답니다T^T으힝 바보. 세훈이는 준면이를 좋아한게 맞는데, 용기가 없었어요. 용기ㅠㅠㅠㅠㅠ..그래서 바로 유학을! 세인트 폴리아는, 준면이입니다. 흰나비는 세훈이고요. 어쨌든 둘이 잘되겠죠ㅎㅎㅎ..? 저는 그렇게 믿어여ㅠㅠㅠㅠ흐규흐규 그럼 여러분 별것도 아닌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이후 계획 + 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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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굿바썸은 글 올라오기전에 보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