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 시점)
교복 무리의 뒤를 밟아 도착했다. 꽤나 어수선한 등굣길에 적응이 되지 않아 누가봐도 나 이 학교 처음 왔어요! 라는 아우라를 연신 흩날리며 교문을 통과하고 있다. 선도 교사가 한대 맞으면 다리몽댕이가 부러질것같은 야구 방망이를 옆구리에 끼며 복장, 머리 불량자를 잡아내고 있는 설마 내가 걸리겠어? 했는데 진짜 걸렸네.
"거기너, 명찰 미착용! 벌점2점에 운동장 오리걸음 2바퀴!"
아놔..언제적 처벌인데, 오리걸음 시키는 학교가 아직까지도 존재 한단말이야? 선도부 학생에게 터벅터벅 걸어갔다. "이름, 학년,반" 이러는데 머리가 새하얗게 되버렸다. 글쎄, 내가 몇학년 몇반일까? "오징어.." 이름을 말해주고 정적. 학년반을 말해주기를 기다리던 선도부가 노려보는데..어떻게 진짜 모르겠다.
" 몇반..이~게~"
" 장난하니? "
헐. 미쳤어 도경수. 여기서 그말이 왜 나와! 한참을 망설이다가 고개를 푹 숙이고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누군가 쿵쾅쿵쾅 뛰어 오더니 "야! 오징어 " 라며, 내 어깨를 감싼다. 뭐지 싶어서 얼굴을 확인했는데 아마도 오징어 친구인듯싶다. 다행이다.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냥 물어봐야겠다.
" 오징어, 너도 걸렸냐? 또 명찰?"
" 으..응. 너도? "
" 2학년 3반 강은지요. 어..또 걸렸다. 우리 또 담탱이한테 한소리 듣겠는데? "
" 아! 저도 2학년 3반 오징어에요. "
다행이다. 은지라는 저 친구가 날 살렸다. 근데 선배였구나. 방금 몇반 이게~라며 반말 쳤는데 어쩌지? 사과해야하는건가 잠깐 동안고민에 빠져있는데 은지가 바로 팔짱을 끼더니 운동장 쪽으로 이끈다. 오리걸음을 뛰고있는 많은 아이들 틈에 껴서 오리걸응을 시작하는데 아...다리 알이 터질것 같이 조여온다. 이런 느낌 처음이야.
" 야, 쌤통인거 하나 알러줄까? "
" 하아..하아.. 뭔데? "
" 오늘 엑조 여의도 팬싸 우린 떨어지고, 민정이 고 기집애만 당첨됐자나! 엄마한테 들켜서 못가게 됐데. 그렇게 자랑질을 하더만.. "
"하아, 불..불쌍하네.."
오리 걸음을 다 뛰고 은지를 따라서 교실로 들어가는데 힘도 안드는지 헐떡임도 없이 조잘조잘 말을 해댄다. 나는 허파랑 종아리가 터질것같은데. 아마도 오징어도 은지도 민정이도 우리 팬인것같은데. 그럼 오늘 여의도 팬싸에 오는 디오는 이 몸 주인인 오징어인가?
" 여의도 팬싸 비공개던가? "
" 응, 공개면 학교 째고 가는건데.."
아쉬운듯 자신의 나이키 운동화를 신경질적으로 신발장에 쑤셔박으면 얘기한다. 생긴건 이쁘장하게 생겨서는..행동이 꽤 과격하다. 아무튼 오늘은 확인이 불가능 하겠다. 다를 스케줄이 또 언제있더라.. 생각하고있을땐 이미 교실에 도착해 있었었다.
"오징어, 너 어디가! 너자리 여기잖아. "
" 아, 맞다. 그랬지.."
" 어제 자리 바꿨잖아. 나도 전에 앉은데 앉을뻔 했어."
다행이야. 일이 어색하지 않게 잘풀리고는 있긴 하는데 너무 힘들다. 모든 환경이 낯설고 교실안에 있는 아이들은 은지를 제외하곤 아무도 모르겠다. 처음 학교에 왔으니 당연한거이긴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건 바로 앞자리가 은지라는것.
"너 어제 엑소 쇼챔 나온거 봤어? 의상 대박 귀요미더라"
"응, 봤지 당연히.."
당연한 말씀이다. 내가 본인이었는데. 너 어제를 시작으로 그렇게 엑소 이야기를 이어가더니, 얼굴색이 처음 봤을때보다 훨씬 화색이 돈다. 우리를 꽤 많이 좋아하는것같아보인다. 오징어도 우리 앨범 가지고있던데..팬싸인회 까지 응모한걸 보니 팬인게 확실하다.
"나 원래 종대생이었는데..하아 요즘 경수 왜이렇게 멋있음?
"아..고마워 하하"
"너가 왜 고마워?"
"어?아..그러니까 나도 경수가 좋은데 너도 좋아해주니까! 고맙다고 뭐 그런 뜻이지.."
"아, 그래?"
당황했다. 나도 모르게 도경수 입장에서 대답해버렸다. 바보다. 진짜 멍청해. 스스로도 놀라 횡설수설 이상하게 변명거리를 내려놓긴했는데. 은지는 별로 신경 안쓰는것 같다. 휴, 다행이다.
(오징어 시점)
"경수! 무슨일이야! "
"형, 왜그래요! "
비명소리에 놀란 세훈, 수호, 크리스가 냉큼 작은 욕실로 뛰어와 굳게 닫힌 문을 열었다. 실소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인 내 얼굴이 희번뜩 할걸 보아 예사롭지않음을 느낀 수호가 "괜찮아?" 라며 내 볼기짝을 탕탕 친다. 초점 잃었던 내 눈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고있다.
" 미끄러질 뻔 해서요. "
" 어디 봐바. 다친건아니고?"
" 안다치긴 했는데.."
" 근데 목이 왜이렇게 뻣뻣해? 근육 놀란거 아냐? "
목이 뻣뻣한게 아니라 고개를 숙이기 무서워서 그래요...라고 말하려다 말았다. 난 아무렇지 않다는걸 보여주기 위해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보여주니 안심한듯 수호는 조심해~라며 입꼬리를 올려 웃으면 크리스와 욕실을 나간다. 세훈은 날 어린애 보듯 피식 웃더니 옷을 속도 높혀 벗는다.
" 세훈아..! "
" 왜요 형? "
" 너 큰 욕실로 가줄래? 내가 너것까지 볼 용기가 안난다. "
" 무슨 용기? 이상한 소리 하지마요 "
" 그냥 내 말들어. 나가!나가!"
" 아, 왜!!! "
" 내가 공부 좀 하고 더 익숙해지면 그때..그때 다시 여기서 보자.. "
세훈을 밖으로 내보내려고, 다짜고짜 넓직한 어깨짝에 닿지도 않는 손을 허우적 거리면서 밀어내니 세훈이 뒷걸음 치며 살짝쿵 물러났다. 그 틈에 문을 쾅 닫고 휴우 길게 한숨을 내쉬고, 상체까지만 비춰주는 거울앞에 덩그러니 섰다. 밖에서 오세훈의 찡찡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전달되 들려온다.
" 도경수 진짜 이상해! 큰 욕실 좁아터지는데! "
" 세훈! 형 이라고 해야지! 반말하면 못써! "
크리스가 세훈을 다그치는 소리가 들렸다. 괜히 미안해지네.. 세훈의 짜증 섞인 쿵쾅 거리는 발 소리가 온 집안에 진동이 전해 진다. 그런데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샤워를 해야하는데 밑을 못보겠어.하아...
*
" 도경수! 모두의 마블 하자!! "
" 어?어 그래 "
허둥지둥 목욕을 끝냈는데 눈 감고 목욕하느라 욕조에 무릎 찍어서 멍든건 비밀이다. 처음이 힘들지 두번은 쉽겠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냐 두번도 힘들것 같아..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하늘만 처다보고 있는데 백현이 와서 툭툭 건든다. 목적은 모두의 마블이었다.
" 팀전이다. 나 찬열이랑 한팀이고 넌 종인이랑 팀한다! "
" 아, 나 경수랑 팀하고 싶다고! 변백 게임 못한다고"
" 닥처라 박찬열? "
" 알았어. 그만 노려봐.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다. "
' 모두의 마블 모두해♪ ' 경쾌한 노랫소리가 경수의 폰에 울려퍼졌다. 우아...이게 도경수의 프라이버시가 잔뜩 담긴 물건이란 말이지. 패턴은 열려있었지만, 전화번호부나 갤러리는 잠겨있었다. (그 와중에 들어가봤다; ) 이번 게임은 라면 끓여오기 내기였다.
"야! 박찬열! 뉴욕 거기 무조건 사! 랜드마크! "
" 돈 없어서 파산 직전이데 왜 자꾸 사래! "
" 아씨 거지냐! 지면 다 너 때문임 "
팀의 와해인가요~저 바보 둘. 게임을 하려면 머리를 써야지. 돈도 안되는데다가 투자를 해봤자지. 나처럼 서울, 런던 이런데를 사둬야지. 쯧쯧. "종인아, 우리 무조건 이겼다. 저 바보들" 라며 종인의 등짝을 팍팍 치며 웃자 종인도 따라 웃다가 갑자기 정색한다. " 아씨! 무인도야!! " 뭐? 다 끝나가는데 무인도?
"예이~ 종인이 무인도 못나감! "
" 야 박찬 나 찬스뜸 "
" 변백현! 야 올림픽 상파울루에 개최해! "
멍청하긴 거긴 내가 쌍6이 나와야만 걸리는데 거기다가 세우냐...헐킈?
"우아아악!! 도경수 파산이다!!! "
" 우리 이겼따앙~!!!! "
아씨. 졌네. 모두의 마블 천재인 내가 지다니. 종인은 무인도 나와보지도 못하고게임이 끝났다. 종인은 내 배게를 팡팡 치며 억울해하며 "왜 쌍6 나오냐고!" 성질을 낸다. 아, 미안.. 찬열과 백현은 서로 부둥켜 안으며 좋아하고 있다. 아호 꼴보기 싫어!
" 니네들 가서 라면 끓여오셈."
" 신라면에 달걀 풀고 파도 썰어 넣고 면은 꼬들거리게 알지? "
" 종인아..."
" 기다려! 라면 끓여와서 다시해!! "
" 알았어 알았어~ 이 애송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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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됴르방입니당^^
일찍 찾아오려했는데 계속 늦어졌네요~
기다려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지금 모티라서 암호닉은 다음회에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오늘은 재미가 없은것 같다는....
암튼 다음화도 힘내서 돌아오겠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