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 3일 03.
엔과 켄이 밖에서 얘기하는 사이 혁은 방 안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어. 조각보 이불을 덮고 천장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어. 하지만 엔 형한테 너무 심한 말을 한 자기가 자꾸 생각 나서 한숨을 쉬며 이따가 제대로 사과 해야겠다는 말을 맘 속으로 되풀이 하면서 꿈 속으로 빠져들어갔어.
' 먼저 나가라고!'
'싫어!!! 못나가 나도 있을꺼야 여기에!!'
'닥치고 나가!! 뒤지고 싶어?? 난 어짜피......'
혁이 귓가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와, 누구 목소리인지, 누군지 보고싶은데 앞이 잘 안보여 뿌옇게 흐려.
타박타박타박타박
누군가가 뛰어가느 소리가 들려.
"거기 누구야?"
불러보았지만 계속 뛰어가. 그래서 뒤따라갔지. 왠지 뒷모습이 익숙해. 한쪽 신발을 잃어버리고 발바닥에서 피가 나는 채로 뛰어가는 저 서람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혁은 그렇게 뒤따라가다가 소리질렀어.
"멈춰!!!!!!!!!"
그걸 들어서 멈춘건지, 아니면 지친건지는 모르겠는데 그 사람이 멈췄어. 급하게 숨을 내쉬면서 그 사람은 뒤를 돌아봤어.
"...이게 뭐야"
죽도록 뛰어가던 사람. 혁이야. 뒤따라가던 혁은 자기 자신을 보고 놀라 넘어졌어. 자기 자신을 만나서 놀란게 아냐. 그 쪽 자신은 손이 피투성이였어. 몸 한가득 그을린 자국과 상처투성이였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 싶었는데 말은 나오지 않고, 또 자기 자신한테 그런 질문을 하는게 정상인건가 생각했어.
혁은 넘어진 상태로 자신을 지켜봐. 헉헉대면서 숨을 고르고 다시 뒤돌아 뛰어가. 아마 그 쪽 혁은 자신이 보이지 않나봐.
이게 도데체 무슨 꿈인지. 왜 내가 피를 묻히고 뛰어가는지 ...
"기억이 돌아 오는 건가.."
만약 기억이 맞다면, 내가 진짜 왜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거지. 왠지 기억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해.
"왜 놔뒀어."
누군가 말을 거는 소리에 얼굴을 들어 올려 앞을 봤지만 보이지 않아. 풀린 다리를 간신히 일으켜 뒤를 돌았는데, 아까 뛰어가던 자신이 서있어.
둘은 같지만 다른 상태. 내가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 상태야. 혁은 놀란 가슴을 뒤로 하고 침착하게 말을 걸기로 해.
"나는 기억이 나지 않아."
" 왜 그냥 두고가."
"...기억이.."
"계속 도망만 치고 있잖아."
혁이 말은 듣지 않고 계속 자기 이야기를 해나가고 있어.
"저기..누구를..."
"너 때문이야."
"..."
"네가 다 죽였어. 네 손을봐!"
눈을 울고있는데 입은 웃고있어. 너무 섬뜩한 표정을 지으면서 혁은 자기 손을 봤어.
손바닥이 피투성이야.
"아아아악!!!!"
혁은 소리를 지르면서 잠에서 깼어.
"헉...헉......"
식은땀을 흘려먼서 침대에 앉았어. 덮고 있던 조각보는 자면서 발버둥을 쳤는지 바닥에 떨어져있어. 혁은 정신을 차리고 이불을 원래자리에 올려놔. 그리곤 옆 탁자에 있던 물을 마셨어.
"이게..내 기억인가"
긴가민가 하면서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창문 쪾으로 발걸음을 옮겨. 하얀 커튼을 걷어 창문을 열었어. 달빛과 함께 바람이 들어와 땀을 식혀 주었어.
창문에 기대어 한참 그렇게 서있었어.
"..도데체 뭘 한거야. 한상혁"
감춰암호닉 해준 분들, 댓글달아주시는분들 감사해요 ㅠㅠ 덕분에 힘내서 글씁니다!!! 사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