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랑 짝을 한지 2교시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였어. 역시 유유상종이라고, 생긴 애들은 생긴애들끼리 노는지
경수의 친구들이 경수를 찾아 너징 반으로 왔어. 그러니까, 아마도 변백현이랑, 박찬열이랑, 오세훈 이었나?
원래 김종인이라는 애도 같이 논다는데 걔는 그때 뭘 하러 갔었는지 없었어.
경수를 찾아온 세명중에 변백현은 너징이랑도 원래 아는 사이었어. 친했던 건 아니고 그냥..
중학교때 같은 반이었지. 그것도 살이 한창 찌기 시작한 중3때. 사실 너징도 중3 초에는 그냥 통통 정도에
예쁘장? 했었거든. 그때부터 살이 찌기 시작해서 변백현이 장난 아니게 놀리기도 놀리고.. 그랬지.
그런데 또 이렇게 변백현을 만나니까 순간적으로 너징은 너무 짜증이 나는거야. 작년에도 그렇게 뚱뚱하다고 놀리던 변백현이
이렇게 앞에 있으니까. 경수도 옆에 있는데 또 놀리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괜히 짜증이 마구마구 솟아나는 너징이었어.
그래도 어떡해. 갑자기 뜬금없이 화를 낼수도 없는 노릇이고, 살은 그때보다 훨씬 더 쪄버렸고.
무슨 말을 하기도 부끄럽고, 지금 너징은 제 모습도 부끄럽고, 해서 그냥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교과서를 읽는 척 하고 있었어.
그러고 있는데 교실 뒷문에서부터 변백현, 박찬열, 오세훈이 걸어오는거야. 경수한테로. 너징은 고개를 더 푹 숙여버렸지.
제발 나한테만 말 걸지마라, 변백현은 제발 모르는척 좀 해라, 속으로 주문을 외우는 너징이야.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너징의 간절한 바램이 이루어지기는 커녕 대놓고 네 앞자리에 앉아 너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백현이었어.
변백현은 왜이렇게 성장이 빠른지, 작년보다 키도 훨씬 큰것같고, 얼굴 선도 굵직굵직 해진거야. 너징은 옆으로만 쑥쑥
자랐는데 말이지. 이런저런 생각에 앞에 앉아있는 변백현에, 괜히 우울해진 너징은 손가락만 꼼질꼼질 거리고 있었어.
그런데 재수없는 변백현은 또 나를 놀리려는건지, 비웃으려는건지 입을 열었어.
"넌 어째, 더 쪘다?"
딱 듣기에도 비웃음 가득한 말이잖아. 너징은 일단은 경수 앞이니까 참자. 다 맞는말이니까 참자. 하면서 대꾸도 하지 않고
입술을 굳게 닫고 교과서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어. 너징 친구들은 너징하고 매점을 가려다가 앞에 앉아있는 백현과 좋지 않아보이는
너징의 분위기에 그냥 조용히 자기들 자리에 가 앉아서 너징을 바라봤지.
"야, 돼지. 너는 작년에 나한테 그렇게 욕을 듣고도 살 안빼냐?"
"……."
"쪽팔리지도 않냐, 쪽팔리지도. 그렇게 놀림을 받았으면 뭐 자극이라도 받아서 살 빼야되는거 아니야?"
"……."
"하여간, 오징어 존나 미련해 빠져가지고. 넌 평생 살 못빼고 그따위로 살거다 아마."
백현의 가시 돋친 말에 너징은 아무 대답도 못하고 있었어. 하나하나 다 틀린말도 아니고, 기분이 나쁘기도 했지만
반박할수가 없는 말들이었으니까.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었어. 그러는 중에 그런 생각이 들더라.
경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도 어쩌겠어. 다 맞는 얘긴걸.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나가는 백현의 가시돋친 말에도 그저 입술을 꾹 다문채 교과서 끄트머리를 만지작 거리는 너징이야.
그런 너징을 보던 친구들은 왜 아무 말도 못할까, 하는 생각에 답답해 하기에 바빴고.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던 너징은 마지막에 이어진 백현의 말에 울컥 할수밖에 없었어.
"오징어,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
"너같은 돼지가,"
"……."
"도경수 좋아하면 안되는거 알지?"
웃음기를 잔뜩 머금은 백현의 말이었어. 언제나 그랬든 변백현은 눈치가 굉장히 빨랐거든.
아까부터 백현의 말이 이어질때마다 경수를 흘끔거리는 나를 봤는지, 어쨌는지 웃음기를 가득 머금고 아예 쐐기를 박아버렸지.
그래, 내가 누굴 좋아하겠어. 이몸으로 감히 도경수를 내가 어떻게 좋아해. 하고 이어지던 생각이 아예 자리를 잡아버렸어. 백현의 한마디에.
+
언제나 있는 여주인공의 고난과 역경..!
을 그리고 싶었지만 글고자인 저는 이따구로밖에 못쓰네여.
누군가한테 상처주는 말을 해본적이 없어서 못하겠네여.
는 무슨 개뿔소ㅃ뿔!!!!!! 짜증!!!!!!!!!
안알랴줌 님 대지대지 님 파인애플 님 익규 님 붉낙지 님 경수야사랑해 님 준짱맨 님 변백꼬 님 감사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