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인형
W. 김향수
종인과 같이 지낸지 일주일이 지났다. 원래는 예전부터 지냈는데, 사람이 된 건 이제 딱 일주일 이니깐. 종인은 이제 겨우 앉아 있을 수 있게 됐다. 난 종인이가 앉아 있을 때마다 연필을 쥐어줬다.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애에게 너무 무리일 까 생각했지만 종인은 연필을 장난감 보는 것처럼 신기해 했다. 종인은 제법 말도 늘었다. 아직까지 하는 말이 뭔지 알 수 없지만.
"세…세에"
아직도 세라는 발음이 막히는지 계속 발음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 난 그런 종인이를 보고 한참을 웃었다. 종인은 내가 웃는 게 얄밉게 보인 건지 계속 우으… 우… 거리며 날 노려봤다.
"종인아."
"우으…."
"응" 이란 발음도 어려운지 부를 때마다 우으 거리는 것도 귀여워 또 살짝 웃었다. 말을 못 알아들으면서 자기 이름은 잘 알고 있네. 역시 누구 거 아니랄까 봐. 종인이가 앉은 곳 옆에 쭈구리고 앉아서 종인과 눈을 마주했다.
"종인아."
"우으!"
난 잠시 생각을 하다 이어서 다시 말했다.
"세훈은 어려우니깐 훈이라고 해."
"…우으으."
"세훈이 아니고 훈."
"후, 후우… 으… 후은! 훈!"
"그래, 잘했어. 이제 앞으로 훈이라고 해."
"훈!"
난 종인의 눈 아래에 살짝 뽀뽀했다. 우리 처음 볼 때 처럼 세훈 부른다고 낑낑거리는 것보다 지금 훈이라고 부르는 게 더 예뻐, 종인아. 종인은 내가 훈이라고 알려준 이후로 틈만 나면 훈이라고 불렀다. 난 일을 다 마치고오면 곧바로 종인에게 달려갔다. 거의 늦은 시간에 끝나지만 종인은 문소리에 잠이 깬 건지 후나, 후나 하면서 날 불렀다. 난 휴일이 되면 종인이에게 연필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종인아, 그렇게 잡는 게 아니고 이렇게 잡는 거야. 봐바."
종인은 연필을 제대로 잡는 게 불편한 지 자꾸 잘못된 방법으로 연필을 잡았다. 며칠을 해도 바꾸지 않는데, 벌써 습관이 든 건지 편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난 한숨을 쉬고 A4 용지에 세훈이라고 크게 쓴 후 종인이에게 건내주었다.
"이거 따라서 적어 봐."
"우으?"
"이렇게 따라서 적는 거야."
난 연필을 쥐고 세훈이란 글자를 따라 그렸다. 종인이 무슨 말이 알아 들은 건지 우으! 거리곤 연필에 힘을 꽉 쥐고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손에 제대로 된 힘이 없는 건지 삐죽삐죽 튀어나왔다. 난 또 그게 뭐가 좋다고 종인을 보며 웃었다.
"종인아, 잘했어. 예쁘다, 쪽."
난 종인의 볼에 소리나게 입을 맞췄다.
To be continued
저는 암호닉 그거 눌러서 보이게 하는 방법을 모르기에 그냥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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