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글 쓰기 힘들어서 카톡 올리는 거 아니예여. 심심해서 올리는 거라구요
F(x) Goodbye Summer (feat. D.O of EXO)
졸업식 전.
"나 바빠서. 먼저 갈게"
요 근래 변백현이 날 피한다. 졸업식은 바로 다음 날인데, 너에게 내 마음 한 마디 말해보지 못하고 변백현과 함께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진짜 어른이 되기 전, 어른이 되어 생각이 많아지기 전, 변백현에게 청소년의 풋풋함으로 내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그런 용기보다도 더 큰두려움이 나를 잡는다. 내가 고백을 하고나서도 변백현과 친구를 할 수 있을까.
변백현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친구로 지냈었다. 부모님이 친한 탓도 있었지만 일단은 우리 둘은 어려서부터 쿵짝이 잘 맞았다. 그래서, 친구로 지냈다. 유아기를 함께 보내고, 청소년기의 마지막까지 함께 보내고 있다. 곧 있으면 우리는 함께 성인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그게 좀 힘들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변백현이 왜 날 피하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일까, 변백현에게 떨리는 감정을 느꼈을 때가. 같은 반이었던 우리는 오래된 친구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수업시간에 크게 떠들다 같이 복도로 쫓겨나게 됐다. 우리는 복도에서도 멈추지 않고 떠들었다.
"경수야 우리 물 놀이 하러 갈까?"
"무슨 물 놀이? 바다 가자고?"
"아니아니. 심심한데 수돗가 가서 놀자고!"
그 때 변백현의 제안을 거절했다면 지금의 나는 이렇게 아프지 않았겠지.
수돗가에서 정신 없이 물 장난을 치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시간이 한참 지나있었다. 그 수업이 4교시라 다행이지, 다른 시간이었으면 무단 결과로 찍힐뻔 했다. 변백현도 그 사실에 안도한 것인지 나를 보며 히히, 웃었다. 그 때 가슴의 두근거림을 느꼈다. 물 때문에 머리가 다 젖어 축 늘어진 머리로 축 늘어진 눈꼬리를 접어 웃는데, 순간 멍했다. 그리고 그 후부터 내 머릿 속엔 절대 없어지지 않는 한 문장이 생겼다. 변백현은 예쁘다. 지금도 물론, 머릿 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 때 변백현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더라도 난 어떻게든 변백현에게 빠져 아파했을 거다.
졸업식 전.
"백현아"
"나 바빠서. 먼저 갈게"
도경수를 피했다. 요 근래에 들어서 계속 도경수를 피해 다녔다. 이유? 그런 거 없다. 그냥 도경수를 보면 나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뛰었다. 언제부터일까, 나 혼자 청승맞게 늦은 밤 공원 벤치에 앉아 생각해 봤다. 답은 나오질 않았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나 분명한 것은 오래되었단 것이다.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도경수를 보면 주체가 안된다. 참는다, 그 세 글자가 이젠 도통 무슨 말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도경수는 옛날부터 그랬다. 오지랖 넓은 놈이었다. 분명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도경수랑 함께한 날이 15년 정도 됐으니 모르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쿵덕쿵덕 뛰는 가슴을 진정 시키기 위해 가슴을 몇 번이나 쓸어내렸는지 모른다. 저 놈은 오지랖 넓은 놈이잖아. 오해하지 말자. 혹여나 의심해보는데, 도경수는 어장관리의 신일지도 모르겠다. 도경수가 조그맣게 웃어주는 것이, 조그마한 친절을 베푸는 것이 나에겐 어째서 고역인지. 나도 모르고, 도경수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느꼈었다, 도경수를 향한 내 마음을. 깨닫고 보니 도경수를 꽤나 오래 마음에 품고 있었던 듯 했다. 내 마음을 일깨워준 그 날은 축제 날이었다. 도경수는 무대 위에 서있었고 나는 무대 밑 관객 사이에 섞여 앉아있었다.
"Nothin' on you? 오, 누구한테 불러주는 노래예요? 여자친구?"
"여자친구 없어요. 그냥 친구한테 불러주는 거예요"
도경수가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특유의 하트 웃음으로 웃어주었다. 그 때, 가슴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주체할 수 없을만큼 뛰어대는 가슴에도 내 눈은 도경수의 동작 하나하나를 쫒고 있었다. 아, 이게 사랑이란 거구나. 그제서야 느꼈다.
옆에서 랩을 하는 박찬열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오직 노래하는 도경수의 모습만 내 눈에 들어왔다. 도경수 또한 노래하는 내내 다른 곳을 바라보지 않고 나만 바라봤다. 그러다 내가 먼저 피했다. 그럼에도 도경수는 꿋꿋하게 나를 보고 노래했다. 그렇게 노래하면 내가 헷갈리잖아, 나쁜새끼. 지금 깨달은 감정은 너무나 커서 어린 나는 감당하기는 힘들었다. 그 때도 겨우겨우 감당했던 감정이 더욱 커져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음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도경수를 피해 다녔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미 수 없이 커진 감정은 눈에서 멀어진다고 하더라도 없어지지는 못했다.
졸업식 후. |
새드로 할려다가 오백이들을 헤어지게 하려니 내 맘이 아파서 해피로 오백이들 영원히 사구리세요;;;;;;;
상단바에 도돌폰 어플이 신경 쓰인다. 여러분은 신경쓰지마세여, 신경쓰면 부끄럽거든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