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나 폭풍전개 쩐다.. 나를 향한 박수 (짝. 짝. 짝.)
너징은 수줍은듯 어깨를 건드리는 손길에 표정없이 돌아봤어. 그래.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다, 했지.
변백현이었어. 변백현은 순간 너징을 못알아본건지, 놀란건지 멍하게 멈춰있었어.
그러다가 무슨 할말이 있었던 듯 싶은데 아무말도 않고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뒤를 돌아
항상 같이 다니던 친구 찬열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백현이었어.
그런 백현에 되려 당황한건 너징이었지. 쟤가 이제는 내가 살을 뺐다고 알아보지도 못하는건가?
그렇게 많이 변했나? 하면서. 그러면서도 은근 속으로 뿌듯한게 없지 않아 있었지. 이 모습으로 변백현을 꼬셔서 제대로 엿을 먹일까,
하면서. 그렇게 은지가 올때까지 입가에 웃음기를 머금고 고개를 까닥이며 있는 너징이었어.
너징이 한참을 그렇게 있는데 은지가 돌아왔어. 그리고 또 어디선가 많이 듣던 목소리가 너징을 부르는거야.
그런데 그 목소리가 아까 변백현이 불렀을때와는 다르게 뭔가 예감 좋은 목소리? 괜히 기분 좋은 목소리라 지금 기분 그대로
웃음기 가득 머금고 뒤를 돌아봤지. 아니 근데 이게 무슨 일이야? 진짜 만날줄은 상상도 못했던 경수가 있는거야.
경수도 원래 친했던 박찬열, 변백현을 만나러 왔던 건지 나를 내려보며 뿌듯한듯 웃어보였어.
살은 내가 뺐는데, 제가 뿌듯할건 뭐람. 하면서도 같이 따라 웃는 너징이었고. 그 옆에서는 은지가 둘의 묘한 분위기를 눈치채고
팝콘을 사러 가겠다며 너징을 경수쪽으로 슬쩍 밀어주고 윙크를 해. 너징은 쑥쓰러운듯 웃으며 경수를 올려다봐.
앞편에서 말했듯이 살찐 너징도, 지금의 날씬한 너징도 눈웃음이 대단했거든. 그렇기 때문에 너징이 웃으면서 고개를 올려 경수를 쳐다보면
경수는 그런 너징이 귀엽고 예뻐서 또 하트웃음을 짓고. 뭐 흔히들 말하는 썸남썸녀의 관계가 보란듯이 이루어진거지.
느긋하게 팝콘을 사며 너징과 경수를 바라보는 은지는 그런 둘이 귀여워서 엄마미소 짓기 바빴고.
알고보니까 경수랑 너징이랑 보는 영화가 같고 좌석도 바로 옆좌석인거야.
또 그렇게 되면 좌석이 (찬열)(백현)(경수)(너징)(은지) 이런 순서로 앉게 됐지. 애초에 너징이 찬열이랑은 잘 모른다고 했어도
백현이랑은 어찌어찌 아는 사이니까, 무슨 말을 하기도 어색했어. 그래서 영화가 시작할때까지만 해도 백현이는 찬열이랑
떠들기 바쁘고, 너징은 은지랑 떠들기 바쁘고. 그러다 중간중간 너징이랑 경수랑 떠들고. 그런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지.
생각 외로 영화는 꽤 재미있으면서도 슬픈 요소가 있었어. 슬픈 부분을 보면서도 너징은 감수성이 그리 풍부한 편이 아니라
우는 은지를 달래주기 바빴지만.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너징은 옆에있는 경수가 신경쓰였어. 우는 은지를
달래면서도, 주인공들의 진한 키스신이 나올때에도. 괜히 부끄러워져 큼, 하는 헛기침을 하면서 딴청을 피우던 너징이야.
영화가 끝나고 다들 집으로 향해야하는데 은지는 집이 영화관이랑 가깝기 때문에 먼저 집으로 향했어. 내일 학교에서 보자는 말과 함께.
찬열이도 집이 근천지 먼저 간다는 말도 없이 스윽 사라져 버리고, 변백현, 경수 너징 이렇게 셋이 남게 됐지.
셋이 나란히 남았는데 괜히 분위기가 어색한거야. 그래서 경수가 입을 열었지.
"징어야, 집에 갈거지?"
"으응, 집에 가야지."
"그럼 같은 방향이니까, 나랑 같이 가면 되겠다."
경수의 말에 백현이도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어. 그렇게 너징이랑 경수는 영화관을 나란히 나와 집으로 향했지.
너징이랑 경수가 사는 동네는 영화관에서 20분정도 걸으면 됐기 때문에 바람도 쐴겸, 방학동안 못한 이야기도 나눌겸. 나란히 걸었어.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밤바람이 선선해서 너징은 기분좋게 걸었어. 그런 너징이 귀여운지 경수는 가만히 웃기만 했고.
그렇게 경수랑 너징은 집에 도착할때까지 묘한 분위기를 유지해 나갔어.
오고가는 말이 많지는 않았지만, 마냥 적막한 분위기는 아니었고 주변에서 간간히 들리는 잡음들이 묘한 분위기를 더해줬어.
너징 집 앞까지 도착하고. 경수랑 나란히 집 앞에 멈춰섰어.
"다왔네."
"그러게, 다왔다."
뭔가 경수는 생각이 많은것 같았어. 평소 같았으면 들어가라고 내일 보자고 가볍게 손을 흔들며 웃어줬을 텐데,
오늘따라 할말이 있는지 입을 다문채 너징을 빤히 바라만 보는 경수야. 그런 경수에 너징은 어리둥절하게 머리를 긁적여.
무슨 할말이 있는 걸까. 너징이 그런 생각을 하는 동시에 경수가 입을 열었어.
"오징어."
"…응."
"그때도, 지금도. 예뻐."
"뭐야, 어쨌든 고마워."
"넌 그 자체로도 예뻐, 오징어."
예쁘다는 경수의 말에 괜히 부끄러워 말을 끊고 고맙다 말해버리는 너징이었어.
그런데도 경수는 신경쓰지 않고 말을 이어갔어. 그 자체로도 예뻐. 그 자체로도. 그 자체. 나, 그 자체.
경수의 말에 한참을 생각했던것같아. 자기 전 까지도. 나 그 자체로도 예쁘다. 무슨 말일까.
방학 마지막 날은, 도경수로 가득찬, 예쁜, 날이었어.
+
아니 이 똥글이 뭐지?
나 자러갈래. 내일 올게요. 아니 안올지도 모름.
나 바쁘면 못오고 안바쁘면 오고...
오늘은 안바빠서 하루만에 10편을 찍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참 잉여다.. 여러분 댓글 눈여겨 보고이써여. 근데 지금 굉장히 고민중이야.
누구랑 해피엔딩이 되는게 좋을까여. 하아.. 투표 와야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