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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도] Love Me Right | 인스티즈 

 

 

 

 

 

"경기가 종료 되었습니다! 승자는.. M팀입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와 함성 소리가 경기장에 가득 울려퍼졌다. 짜증을 가득 담은 공을 바닥에 내다 꽂으며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가늘고 긴 손가락에 땀으로 엉킨 머리카락들이 잔뜩 감겨왔다. 땀 앞에선 결 좋은 머릿결도 병신이 되네. 

찝찝하지도 않은지 먼지,흙과 땀에 뒤덮힌 채 서로 얼싸안고 둥글게 원을 만들어 도는 박찬열팀에 저절로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가운데 있던 찬열이 저와 눈이 마주치자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입모양으로 속삭였다. 

 

 

'병신.' 

 

 

관자놀이 부근이 움찔거리는 걸 느끼며 시선을 거두고 바닥에 침을 뱉었다. 재수없는 새끼.. 

 

경기 중 찬열에게 세게 걷어차인 발목이 욱씬 거렸다. 분명 고의적인 행동이였지만 치어리더에게 한눈이 팔렸던 아마추어 심판은 당연히 보지 못하였다. 애초에 원래 심판을 봐주기로 했던 분이 급한일 때문에 불참하지 않으셨더라면 백현, 제 팀이 우선 공격권을 받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심판에게 항의를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당시 경기에 흐름을 깨지 않으려 집중하기 바빴고, 찬열에게 걷어차인 발목의 통증을 인정하는것은 저가 그보다 약하다고 떠벌리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 차라리 참으면 참았지. 웃기지만 내 나름의 자존심 지키기였다. 

 

점점 욱씬거리는 발목을 짜증스럽게 내려다보던 백현의 귀에 익숙한 누군가의 외침이 파고들었다. 

 

 

"사과해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주장한테 사과 하라구요! 다 봤어요, 병신이라고 했잖아!" 

 

 

삐딱하게 서서 눈썹을 치켜올린 찬열이 내려다보고 있는 상대는 도경수였다. 잔뜩 찌푸려진 고운 미간이 좀처럼 펴지질 않는 것처럼, 사과를 듣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을 기세였다. 적지 않은 체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무모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대화 내용으로 보건데, 아마 찬열이 제게 입모양으로 병신이라 지껄이는 모습을 봤기때문이리라. 아마가 아니라, 확실히. 

 

 

"또 언제 본거야.." 

 

 

신경질 반 짜증 반이 뒤엉킨 심정으로 멀뚱히 구경만 하고 자빠진 쫄보 팀원들을 제치고 현장의 가운데로 들어갔다. 모르쇠로 시치미를 떼고 있는 찬열에게 화가 나는지 별로 위험해 보이지 않는 조그마한 주먹을 들어올리는 도경수의 손목을 낚아챘다. 

 

 

"미안하다, 우리 팀원이야." 

"보아하니 니네 팀 져서 괜히 꼬투리잡는 모양인데, 실력 관리를 못하면 팀원 관리라도 하지 그래, 변백현." 

"지금 뭐라고!.." 

"그만해." 

 

 

날카로운 백현의 목소리에 움찔한 경수가 씩씩대며 도톰한 입술을 꽉 물었다. 대충 다시한번 사과를 내뱉고 경수를 잡아끌며 경기장을 가로질러 걸음을 옮겼다. 

 

 

"주장! 저 새끼가 방금 또 병신이라고!.." 

"입 다물어, 도경수." 

 

하지만.. 무엇인가 말하려 벌어진 입술이 다시 다물어졌다. 아프도록 꽉, 제 손목을 붙잡은 백현에 경수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잠자코 락커룸으로 따라 들어섰다. 

 

아무 의자에 주저앉아 경수의 손목을 놔주었다. 붉어진 손목을 매만지며 못마땅한 듯한 표정을 짓는 경수에 짜증섞인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입을 열었다. 

 

 

"쓸데없이 욱하지 마라고 했지." 

"...." 

"내가 병신이지 니가 병신이야?" 

"...." 

"대답해 봐, 도경수. 아까 그 깡다구는 어디갔어?" 

 

다그치듯 목소리를 높이자 굳어있던 표정이 풀리는가 싶었는데, 오히려 잔뜩 일그러져 버렸다. 크고 동그란 눈망울에 눈물이 가득 들어차더니, 눈을 깜빡임과 동시에 눈물이 툭툭 떨궈져 내렸다. 결국 터져버린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서럽게 울어제끼는 경수에 낮게 한숨을 쉬곤, 잘게 떨리는 작은 몸뚱아리를 끌어당겨 제 품으로 감싸 안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유니폼을 쥐어잡는 등에 느껴지는 조그마한 손의 감촉에 작은 실소가 터져나왔다.  

경수와 저는 주장과 팀원이기 전에 선배 후배이자 3년을 함께 보낸 연인이였다. 들썩이는 등을 토닥거리며 땀에 뒤엉킨 머리카락들을 하나씩 떼어내주며 다정하게 경수의 눈을 마주했다. 

 

 

"오늘 왜그랬어." 

"윽..화,나잖아요. 게다가 오늘은 마지막, 경기였고. 흐으, 한 두번도 아니잖아. 그래서 그런건데..흐." 

 

그건 경수의 말이 맞았다. 찬열이 제게 경기가 끝난 후 지든 이기든 남몰래 욕을 하는 일은 오늘이 처음이 아니였으니까. 꾹꾹 눌러담아 참는 제 모습을 보며 제일 속썩었을 경수였다. 어쩌면 마지막 경기였던 오늘 터져버린게 다행이였을지도. 도경수는 인내심이 깊지 못하니까.  

만약 더 일찍 터졌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귀엽겠지. 비실비실 웃으며 상상하다 발목에 무언가 닿는 느낌에 시선을 아래로 떨어트렸다. 제법 울음을 그친 경수가 어떻게 알아차렸는지 잔뜩 부운 발목을 걱정스럽게 매만지고 있었다. 

 

"심하네..걸을 수 있겠어요?" 

"언제 봤데." 

"생각하시는 것보다 저 선배한테 관심 많거든요?" 

 

도경수 다운 대답에 백현이 키득거리며 얼굴을 가렸다. 사랑스러운 애인덕에 오늘 경기가 이겼는지, 졌는지도 구분이 안간다. 아, 아까 화낸 사람치고는 너무 감정 기복이 빠른가. 뭐 어때. 

땀과 흙에 눈물까지 덮여진 자뭇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경수의 얼굴을 닦아주며 찬찬히 그 조그만 얼굴을 훑어보았다. 제 발목을 바라보느라 고정되어 있는 심각한 이 눈빛은, 저와 시선을 마주할 때는 조금 많이 귀여웠다. 동그래진채 눈동자 가득 나로 가득 들어차있으니까. 

한참을 발목을 매만지던 경수가 자신의 캐비닛에서 구급 상자를 꺼내왔다. 

 

"가지고 다니는 거야?" 

"다치잖아요." 

"미안. 되도록 너는 살살 플레이 시키는데." 

"나 말고 선배." 

 

백현이 바보같이 눈을 깜빡거리며 능숙한 솜씨로 제 발목에 부드럽게 압박 붕대를 감는 경수를 바라보았다. 반창고 까지 꼼꼼히 붙혀주곤 어린아이 같이 짠. 하며 도톰한 입술을 하트로 벌리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천천히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 

저를 올려다보는 커다란 눈망울을 손으로 덮어주며 천천히 턱을 잡아 올려 부드럽게 입술을 부딪혔다. 수줍게 뒤로 빼는 혀를 잡아당겨 천천히 엮으며 포옹하듯 감쌌다. 

매번 하는 키스에도 불구하고 도경수의 키스는 항상 수줍었다. 평소에 하는 짓은 적극적이면서.  

입안을 부드럽게 훑어주며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입술을 뗏다. 눈커풀이 파르르 떨리나 싶더니, 다시 떠진 눈망울에 한가득 백현이 담겼다. 

 

"도경수." 

"..네." 

"한번 더 할래?" 

 

경수의 대답이 미처 떨어지기도 전에 백현이 한층 더 도톰해진 입술에 다급하게 제 입술을 부대꼈다. 

 

 

 

 

마지막 경기에서 나는 졌다. 

 

상관없다. 도경수만 있으면, 언제나 다시 첫게임으로 뛰어들 준비가 돼있으니까. 

 

 

 

[EXO/백도] Love Me Right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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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넘나좋은것♡
8년 전
판쥬
감사함다..(넙죽) 처음 써본거라 많이 긴장되네요 (두근두근
8년 전
독자2
요새 이런 달달달구리한거 땡겼는데...bbbb 뒷이야기도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8년 전
판쥬
기회되면 올릴게요!♡
8년 전
독자3
대바아아아악 이렇게 달달한 복숭이들은 또 오랜만이죠뷰ㅜㅠㅠㅠㅠ 신알신하구 이 뒷얘기들두 기다리면 되너요?ㅠㅠㅠㅠ
8년 전
판쥬
핫 달달구리들 오랜만이시조? 으윽 사실 이거 단편으로 이게 끝입니다..8ㅅ8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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