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디] 너의 친구가. 널 좋아해
나는 박찬열을 정말 많이 좋아한다.
여태껏 박찬열을 좋아했던 누구보다도 찬열이에 대해서 이렇게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거다.
왜냐하면
나는 박찬열의 불알친구이니까. 당연하지 뭐,
박찬열은 잘생겼다. 돌멩이을 같이 차고 놀던 시절부터, 나는 어른들에게는 작다고 귀여움을 받고 동갑내기들에게는 무시받았지만
박찬열은,
어른들에게도 시원하니 똘망똘망 잘생긴 아이였고, 동갑내기들에게도 선망받는 아이였다.
유치원에서 귀염둥이를 맡고 있던 나는 항상 소풍가서 사진을 찍을때 유치원 대표로 앞쪽에 서서 브이를 그리고는 했는데
박찬열역시 앞쪽에 앉아 활짝웃고는 했었다. 유치원 선생님들 께서도 어린 박찬열이 뒤에 서있으면 앞으로 데려오고는 했다.
이유는 뭐 뻔하지 뭐. 그후로 그 소풍사진들이 우리 유치원을 홍보할때 쓰이는 책자에 오래도록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내가 언제부터 박찬열을 좋아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박찬열은 내게 가장 친한 불알친구이면서도
가장 떨리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얼마나 많은 일에 날 떨리게 하는지 학교에서 바이올린 꽤나 켜서 음대에 진학할거라고 하는 이쁘장한 여자애를 보고
"야, 쟤좀 예쁘지 않냐" 할때도 내가슴을 쿵 떨리게 하고 그렇게 실제로 그애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때에는 또 나를 떨리게 하고
거의 대부분이 박찬열이 혼자가 아닐때의 불안감때문이지만 아주 작게는 이런경우.
"도경수 한가인 닮지 않았냐?"
"에이 무슨 한가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닌데 진짜 닮았는데 눈이 크고 그런게"
하면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활짝 웃을때, 정말 나를 떨리게 한다.
"도경수 얼굴 빨개져서 웃는거봐 ㅋㅋㅋㅋ 진짜 그런것 같기도 하고"
김종인이 웃으며 말했다.
김종인도 박찬열 만큼이나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데 원래는 동생이어야 할 2월 생이지만 어떻게 잘 해서 어느순간 학교라는 곳에 다닐때부터 김종인은
같은 학년이 되버렸다. 어렸을때는 분명이 귀여운 동생이라면서 숨바꼭질할때 같이 껴주고는 했는데 이제는 너무 커버린 김종인은 박찬열과 함께 키가 쭉쭉 크고
삭아보이는 아이들과 어울린다. 나도 분명히 그들의 친구인데 나는 그냥 그들에게는 눈크게 생긴 이질감있는 아이일 뿐이고 박찬열과 김종인은 같이 희미한 담배냄새를 풍기
면서 그들과 같은 무리가 된다. 나는 박찬열을 너무 좋아해서 정말 너무너무 좋아해서 박찬열에게 나오는 희미한 담배냄새가 걱정된다.
어느순간부터 우리는 불알 친구라고 할수도 없게 될까봐
그게 걱정된다.
이제 박찬열은 학교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 말고는 볼 수 도 없다. 학교 끝나고 어딜그렇게 다니는지
알것 같으면서도 알고 싶지 않은
"야 박찬열 너 어제 본 박나래 어땠냐?"
"뭘 어때 졸라 이쁘고 섹시하지"
오오 하면서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그리고 박찬열은 한쪽 입꼬리를 씨익 올리면서 웃는다.
눈알이 저절로 굴러갈것 같았는데 그순간 김종인이 내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서 정신이 조금 들었다. 박찬열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것도 모른다. 어쩌면 영원히 모르게 될수도 있다.
"먹었냐?"
교복주머니에 다들 하나씩 담배를 갖고 있는 아이들이 킬킬댔다.
박찬열은 말없이 웃었다.
-------------------------------
"도경수, 약간 게이 느낌 나지 않냐?"
한참 맥주캔을 따고 있던 남자애가 말했다.
눈을 약간 가늘게 뜨게되는 어둡고 또 야릇하게 반짝이는 조명들 속에서 나른하게 앉아 맥주를 마시던 무리들도 동조했다,
"맞아 약간 행동도 그렇고 얼굴도 하얗고 몸선도 그렇고 진짜 생각하면 약간 그런것 같기도 하다 크큭"
맥주를 마시다 얼굴을 약간 찡그린 찬열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뭔 개소리야 도경수 게이 아니야 내가 걔랑 유치원때부터 같이 다녔는데 무슨 게이야 "
"야 그럼 너 도경수가 여자랑 사귀는거 본적있어? 아니면 어떤 여자 좋아한다고 말한적 있던가 유치원부터 친구였으면 그런말 해봤을꺼 아냐"
찬열은 할말이 없었다. 도경수가 누구를 좋아한다고 나한테 말한적이 있었던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집에 놀러간적도 아예없고 학교에서만 본지가 꽤 돼서 그런건가
아니. 왜 도경수는 중학교때도 나한테 그런말을 한적이 없지.
찬열은 순간 생각했다. 어쩌면 도경수가 정말 게이일까.
"기억안나 그리고 무슨 도경수가 몸선이 뭐가 어쩐대 씨발 너희가 게이 아니냐?"
"내가 그런게 아니고 저번에 우연히 본 학교 졸업한 형이 도경수를 알더라."
찬열의 눈이 커졌다.
"도경수를 왜 아는데"
"그 형이 3학년때 학교에서 본 어떤 애가 남잔데도 따먹고 싶게 생겼다 그랬는데 그게 도경수더라 . 그렇게 생각한적 한번도 없었는데
그형 말 듣고 나니까 도경수만 보면 얼굴도 하얗고 입술도 빨갛고 그런거 같아서 좀 껄끄럽고 그렇던데 넌 그런 생각 해본적 없냐?"
귀에 날카롭게 솓은 피어싱을 한 남자애가 귀를 만지며 말했다.
"씨발, 너같으면 유치원부터 본 불알친구한테 그런 생각이 들겠냐? 도경수 얘기 그만해라."
찬열이 맥주캔을 던지며 말했다.
무슨 입술이 빨갛고 피부가 하얘 도경수는 도경수지 무슨 도경수가 게이야
찬열은 그렇게 생각했다.
글잡담에서는 글을 처음 올려요 잘 봐주시고 좋은하루 되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