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년은 내가 할게,영원히 행복해 세훈아.
커피숍에 들어오자 저끝 창가자리에 앉은 세훈이가 손을 흔들었다.
뛰어오느라 턱끝까지 찬 숨을 헥헥대며 세훈이의 앞에 앉았다.
세훈이는 그런 날 보다가 한번 씩 웃고는 휴지로 땀을 닦아주고는 내 입에 제가 먹고 있던 라떼를 물려주었다.
"뛰어오지 말랬지."
타박하는 듯 장난끼 어린 네 말에 그냥 멋쩍게 웃으면서 손부채질을 하니 세훈이는 더 애같이 웃었다.
세훈이가 내 볼을 한 번 쓰다듬어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문을 하고 온다 말했다.
계산대로 가는 세훈이의 뒷통수를 한번 바라보다가 세훈이 앞에 놓여있던 라떼를 한 모금 마셨다.
달짝지근한게 여간 기분이 좋아지는게 아니였다.
"오늘도 혼났어?"
"어..진짜 싫다 우리 팀장님.맨날 나보고만 뭐라그래..노처녀라 그런지 나 결혼한다 하니까 더 그러는 거 같아."
곧이어 세훈이가 자리로 돌아왔고,내 앞에 내가 항상 즐겨먹던 카페모카를 놓아주었다.
그러고는 제가 마시던 라떼를 한모금 마시고는 오늘도 혼났냐며 다정하게 물어왔다.
그러면 나는 또 엄마에게 고자질하는 어린아이처럼 한참을 팀장님의 흉을 하고,세훈이는 그런 날 보면서 달래주듯 어유,그랬어?,팀장님이 나쁘네.라며 내 장단을 맞춰주곤 했다.
"우리 내일 웨딩드레스 보러가네?"
"그러게..얼른 입은 거 보고 싶다.제일 예쁜거 찍어서 배경화면 해놔야지."
한참 결혼식 준비로 바빴고,내일은 웨딩드레스를 보러가기로 했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는 것이 소원이던 나는 기대되었고,세훈이는 그런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며 설레하였다.
핸드폰으로 웨딩드레스를 검색해서,이것도 예쁘다,저것도 예쁘다,하며 내일을 잔뜩 기대중이였다.
아무것도 모른채,말이다.
-
웨딩드레스를 입었던 날은 세훈이가 나보다 더 좋아했다.
드레스를 입은 나를 찍고,자신과 셀카도 찍고,아이처럼 좋아했다.
하지만 신은 나와,그 아이에게 너무 가혹했다.
'이대로는 얼마 못 사세요.'
반년에 한번씩하는 건강검진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왔고,내게 주어진 시간은 단 두달.
두달후면 세훈이와 딱 결혼할 즈음이였다.
그리고 두달 후면 울고 있을 세훈이와 나였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놓아주는 것이 옳은 것인지,결혼을 하고 죽어가는 내 옆에서 세훈이와 있는것이 옳은 것인지.
'나는 너랑 우리 애기들도 낳고,이쁘게 오래도록 잘 살고 싶다.'
나랑 평범한 결혼을 원하던 세훈이였다.
길거리 사람들처럼 제 자식 손을 잡고,소풍도 가고,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그렇게 사는 것이 세훈이의 바램이였다.
하지만 내가 그 바램을 이루어주기엔 너무 부족했다.
'얼른 결혼했으면 좋겠다.눈 뜨면 내 앞에 네가 있을거란게 너무 설렌다.'
세훈이를 붙잡기에도 이기적이였고,그렇다고 떠나는 것도 이기적이였다.
결국엔 선택을 해야만 했고,
죽어가는 내 옆에 있는 세훈이를 보는 것보다,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세훈이를 보는 편이 더 안 아플 것 같았다.
"세훈아,할말있어.만나자."
-
항상 가던 카페에서 항상 앉던 자리에 내가 먼저 앉아 세훈이를 기다렸고,창 밖으로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창가를 바라보다 빗물을 따라서 눈물이 주륵주륵 새나왔고 저멀리서 걸어오는 세훈이가 보여 급하게 눈물을 닦았다.
세훈이가 웃으면서 카페 안으로 들어왔고,나는 세훈이가 그랬던 것처럼 손을 들어보였다.
"할말있다며,뭔데?"
내 앞에 다가와 웃으며 앉은 세훈이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내게 물어왔다.
웃던 세훈이는 굳어있는 내 표정을 본건지 차차 웃음을 잃어갔고,내가 말하기를 기다리는 듯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런 세훈이를 쳐다볼 용기가 없어서 고개만 숙이고 있다가 겨우 고개를 들어 세훈일 마주했다.
"세훈아."
"...어."
"오세훈."
"왜.왜그러는데."
뜸을 들이는 내가 이상한 걸 눈치챈 세훈이는 표정이 굳어갔다.
내가 나빠야 세훈이가 편했다.
그래서 더 아무렇지 않은 척 세훈이를 바라봤다.
"밥 잘 챙겨먹어.맨날 시간 지나서 느릿느릿 차려먹으니까 자주 아픈거야."
"왜 그래.왜 그런 말해.니가 챙겨주면 되잖아.."
"담배는 죽자고 끊었으니까,피우지 말고."
"니가 감시해주면 되잖아.."
"세훈아."
"하지마."
"오세훈."
"하지말라고 ㅇㅇㅇ."
"나 없이 행복하게 살아."
"야 ㅇㅇㅇ!"
"이렇게 널 차버린 나쁜년을 머릿속에 기억하고 가슴속에 새기고 원망하면서,"
"...."
"그렇게 살아."
"...."
"영원히 행복해 세훈아."
나쁜년은 내가 할테니까,넌 행복하기만 해.
+)
이게 뭐져...
ㄸㄹㄹ
어제 엑소 불명기다리면서 캔의 '내 영혼의 히로인'들었는데 왜케 슬퍼여...
그래서 마구잡이로 쓴 글이네요..아휴
오랜만?에 와서 이런 글 미아내여!
저는 좀이따 저녁에 또 오는 걸로.
그럼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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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좀따 또 올거니까 딱 기다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