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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nem - Beautiful (inst.)

 

 

 

변백현 X 김종대 

사선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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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따라 날씨가 을씨년스러웠다. 요 몇달 간 푹푹찌는 한여름이었음에도 태풍은 커녕 운동장 벤치에 내려앉아 잠시 날갯질을 멈춘 잠자리의 날개조차도 못 적실 만큼 적은 양의 소나기조차도 없었다. 그러나 그날은 이상했다. 알람이 울리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울릴정도로 요란한 천둥소리로 아침을 맞았으며, 집을 나서기 위해 문을 열자 마자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있는 모델 김 군이 광고중인 새로 산 스웨이드 재질의 신발이 세차게 내리는 비에 푹 젖어 학교에 도착할 때 즈음 너덜너덜해졌고, 좋아하는 여자 아이돌이 나와 내신을 시리얼 말아먹듯 훌훌 말아먹는 일이 있더라도 꼭 보겠다고 다짐했던 라디오는 그칠 줄 모르고 성난 듯이 온 동네를 적시는 비 탓에 지지직거리는 소리만 계속 될 뿐이었고 결국 나는 그 라디오를 듣지 못했다. 울적해진 마음에 앞에서 열심히 EBS강사에 빙의하신 듯 열정적이신 지리 선생님을 초점없이 쳐다보고 있을 즈음, 앞문이 열리고 담임 선생님께서 나를 급히 찾았다. 든 것도 없는 책가방을 챙기고는 선생님을 따라 간 1층 현관에는 집을 나설때까지만 해도 곱게 웃어주던 엄마가 얼굴엔 눈물자욱이 가득한 채 내 손을 꼭 잡았다. 백현아, 어떡하니. 어떡해.

 

 

 

"종대 그 어린 것 불쌍해서 어떡하니…, 백현아 어떡하면 좋아…. "

 

 

 

2013년 8월 27일. 유난히도 비가 거세게 내리던 그날. 김종대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사인은 교통사고. 그 전날 읍내에서 열리는 장터에 그간 수확한 농작물을 판매하시러 가셨던 큰어머니와 큰아버지께서는 김종대가 태어나기 전에도 쓰시던 20년도 더 된 이름모를 작은 봉고차를 타고 집으로 귀가하시던 중, 비 때문에 흐려진 시야와 평소에도 울퉁불퉁한 돌이 많고 비좁은 촌구석 도로에서 빗물에 앞바퀴가 미끄러져 낡아빠진 밧줄로 위태위태하게 되어있던 가드라인과 함께 낭떠러지로 떨어지셨다.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께 공손히 절을 하고, 방향을 틀어 본인의 체구보다 훨씬 품이 커보이는 상복에 허리띠를 꽉 졸라맨 체 초점없이 공허하게 나를 쳐다보며 절을 하는 그 애에게도 절을 했다.  아버지께서 가족을 대표해 순박하게 웃고 계신 두 분을 향해 하얀 국화꽃을 내려놓으시고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털썩 주저앉으셨다. 엄마는 큰어머니와 큰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보고 오열했다. 형님, 이렇게 가시면 종대는요. 형부, 종대 장가가서 애 낳고 손주 결혼하실때까지는 먼저 가지 않기로 해놓구서어어언…! 어허헝…. 엄마의 울음소리에도 김종대는 아무 표정도 짓지 못한 채 멀거니 고개를 돌려 사진 속의 두 분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친척들 중 가장 멀리 살던 우리 가족은 가장 늦게 도착해서 아버지는 마네킹마냥 서 있는 김종대 옆에서 함께 조문객을 맞이했고, 나와 어머니는 음식들을 날랐다. 시뻘건 육개장에, 푸르딩딩한 시금치나물. 넓적하게 썰린 편육. 나도 내가 무슨 정신으로 나르는지 모르고 무의식적으로 상에 내려놓다보니 어느덧 3일이 지나고 두 분께서는 활활 타오르는 불 속으로 자취를 감추셨다. 마치 두 분이 원래부터 없었던것처럼. 화장이 진행되는 건 혈연관계인 가족들만 해당이 된다는 화장터측의 말에 김종대와 아버지만 두 분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나와 어머니는 그 앞 간이 의자에 앉았다. 며칠 전에 비해 많이 초췌해진 엄마가 말했다.

 

 

"백현아, 종대 우리가 데려가자. 아버지랑 둘이 어젯밤 내내 상의했어. 종대한테는 아직 말 안했구… 너도 어렸을때 종대랑 곧잘 놀았었잖아. 애가 밝고 싹싹하고 사고 한번 안치고 하는거 너도 잘 알지? 그냥 동생 하나 생겼다고 생각해. 저 어리고 약한 것 우리 아니면 누가 데려가겠니…."

 

 

2013년 8월 30일. 김종대는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힘차게 타오르는 불길 너머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나는 18년만에 고작 석달 차이나는 동생이 생겼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나는 그를 증오한다. 셋으로도 충분히 넘쳐서 감당이 안되는 화목함에 끼어든, 마치 흰 도화지에 검은 오점처럼 홀로 우두커니 서 있는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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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콩나물입니다 ! 황금추석연휴에 거 참 겁나 우울한 글이네요ㅠㅠ 중장편으로 연재계획하고 있고 이건 일종의 프롤로그이려나요. 반응연재 하겠습니다 :)

둘 다 고2. 십팔세 소년들이고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백첸이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암호닉 하실분들은 하셔도 됩니다. 모두 행복한 추석 되세여ㅕ! 해피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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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홀 취향저격ㅠ!!!!!벌써 기대되요 작가님 내가미는백첸이들ㅠㅠㅠㅠ앞으로잘볼께요ㅠ!!!!!!!암호닉은모찌모찌베이베로할께요ㅠ!!!!!!!!!
10년 전
콩나물
모찌모찌베이베님 감사합니다! 백첸은 레알이에요ㅠㅠ♥
10년 전
독자2
재밌다!!!!! 역시 백첸픽은 다 재밌는듯해요..! 기대됩니당 암호닉 찌루찌루로 신청하고갈게요~~
10년 전
콩나물
찌루찌루님 감사해요! 좋은 내용 들고 찾아올게요~
10년 전
독자3
와ㅠㅠㅠㅠㅠㅠ이런거 참 좋아요ㅠ우울우룽ㅠㅠㅠㅠ나랑 동갑 백첸이들....ㅎㅋㅋㅋㅋㅋㅇㅁ암호닉 코코몽 으로 신청할게여!!!담편 기대해도 되져??ㅎㅎㅎ
10년 전
콩나물
코코몽님 감사합니다! 사실 앞으로도 좀 우울우울할 예정입니다ㅠㅠ 다음편 열심히 준비해오겠습니다~
10년 전
독자4
와대박픽발견ㅠ완전좋아요
10년 전
콩나물
감사합니다! 즐거운추석되세요~
10년 전
독자5
대박...사랑합니다완전취향저격탕탕!!담편기대기대기대기대완죤하구가여
10년 전
콩나물
감사합니다! 좋은 내용 들고 찾아뵐게요~
10년 전
독자6
아슬아슬이라니 취향저격 신알신이요!
10년 전
콩나물
감사해요ㅠㅠ 열심히 써서 데려오겠습니다~
10년 전
독자7
백첸 너무너무 좋아해요 ㅜㅜ 다음편 완전 기다릴게요...
10년 전
독자7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백첸이라니..!!!!! 소재 겁나 좋네요ㅠㅠㅠ으아규ㅠㅠ비젬부터가 제 맘을 홀리네요ㅠㅠ신알신할게요!!!!
10년 전
독자8
헐 취향저격쩌네여ㅠㅠㅠㅠㅠㅠㅠ종대어떡하면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9
잘보구갑니다ㅎㅎ
10년 전
독자10
작가님ㅠㅠ 저 지금 몇주째 이거 기다리고 있는지 몰라요.. 벌써 한달이 지났네용ㅠㅠ 생각날때마다 혹시 1편 올라왔나?! 하고 찾아보고 있었습니다..ㄸㄹㄹ 재촉하는건 아니구요!! 항상 기다리고 있다는거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사랑합니다 S2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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