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사랑 고딩까지 02
w.초딩이야기
교장 선생님의 지루했던 연설과 앞으로 우리를 가르쳐주실 선생님들과의 짧은 소개까지 마치고 우리는 배정된 교실로 돌아갔다
다들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잠시 조금 어색한 분위기기 흘렀지만 몇 분 뒤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며 떠들썩 해지는 분위기에 나는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활발한 성격은 아닌지라 먼저 다가가기 껄끄러웠고 저들이 하는 이야기에 낄 자신이 없어 핸드폰만 만지작대던 중
아까 강당에서 본 낯익게 느껴졌던 남자아이가 생각나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이 교실에선 보이지 않았다
이 반이 아니었나
갑자기 밀려오는 아쉬운 감정에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왜 아쉬워하는 거지?
왜 자꾸 그 아이를 쫓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거 같은데 기억은 날듯 말듯하고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이제 그만 그 아이 생각에서 벗어나고자 다른 생각을 떠올리다 보니 다시 친구 문제로 돌아왔다
오늘 당장 먹을 밥은 어떡하지 혼자 먹어야 하나? 이러다 아싸 같은 거 되는 거 아닌가? 하고 혼자 고민에 빠져있을 때쯤
앞으로 1년 동안 우리 반 담임을 맡게 된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그와 동시에 뒷문이 열렸는데
그곳엔 그토록 찾았던 그 아이가 서 있었다
와 쟤는 첫날부터 무슨 패기야 선생님한테 찍히겠네
"크흠"
선생님의 따가운 눈초리를 느꼈는지 대충 고개를 까딱이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그 애는 자신이 앉을 자리를 살피는데
남는 자리가 내 뒷자리밖에 없다는 걸 확인하곤 내 쪽으로 걸어왔다
하지만 그 애가 나에게 다가올수록 내 얼굴을 찌푸려질 수밖에 없었다
담배 냄새
여태 담배를 피우고 온 건지 그 아이한테서 나는 쾌쾌한 담배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주제에 담배라니
후각이 예민한 건지 나는 담배 냄새를 무척 싫어한다
길 가다 앞에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보이면 반대편으로 건너가거나 돌아가거나 그럴 수 없는 상황엔 숨을 참고 뛰어갈 정도로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데
이런 애를 낯이 익다며 알던 사이가 아닌가 고민하고 생각해 내려 했다니
전혀 그럴 리 없다고 판단하곤 더 이상 관심 같지 않기로 다짐하며 간단한 학교 설명을 해주시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였다
다행히 고등학교부터는 자기소개 같은 걸 시키지 않았다
초등학생 때 이런 거 시킬 때면 정말 짜증 났었는데
_#초등학교 입학식 날
"저의 이름은 김탄소 입니다"
모든 아이들에 시선에 내게 주목되었고 교실엔 내 목소리만 울려 퍼진다
아 떨려서 말이 잘 안 나와..
아직은 낯설기만 한 발표를 하려니 긴장이 된다
"좋아하는 건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작은 동물들이고 싫어하는 건 엄마 잔소리에요!"
싫어하는것이 엄마 잔소리라는 게 공감이 된 건지 주변 아이들이 공감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엄마는 이렇게 혼을 냈다는 둥 얼마 전 동생과 싸웠는데 나만 뭐라 했다는 둥 억울해 하소연하는 소리로 교실이 떠들썩해졌다
아직 소개가 덜 끝나서 말할 타이밍을 못 잡고 있을 때 다행히 선생님께서 소란을 잠재워 주셨다
"자자 조용히 해주세요 탄소가 아직 말하고 있잖아요~ 탄소야 그래서 좋아하는 음식은?"
다시 말할 기회가 주워진 나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아 제가 좋아하는 음식은 소시ㅈ.."
"소시지 반찬!"
겨우 다시 얻은 말할 기회를 누군가 가로채갔다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몇 달 전 마트에서 봤던 그 아이가 내 말이 맞지? 하는 표정으로 개구지게 웃고 있었다
모든 아이들이 자기소개를 마치고 나니 우리에게 쉬는 시간이라는 게 주어졌다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뽈뽈 달려오는 그 아이를 보니
그땐 정신이 없어 느끼지 못 했던 쪽팔림이 뒤는 게 몰려왔다
맞다 나 쟤 앞에서 울었었지 그것도 아주 펑펑
오지 않길 빌고 빌었지만 그 아이는 이미 내 옆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말을 걸고 있었다
"그때 소시지 반찬 잘 먹었어? 먹고 웃은 건 아니지? 울다 웃으면 엉덩이에 털 난다고 그랬는데!"
유치원생도 안 믿을듯한 말을 사뭇 진지하게 하며 겁을 주는 아이가 우스꽝스러웠다
"흥 그 말을 누가 믿냐 바보야"
"왜! 내 친구 중에 진짜 그런 애가 있다니까??"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 말을 무시했다
"아 맞다 우리 엄만 소시지 문어 모양으로도 만들 수 있다! 나중에 놀러 오면 특별히 엄마한테 부탁해볼 수도 있어"
우리 엄마도 문어 모양으로 만들 줄 알거든 이라고 대답하려다 말았다
엄마 이야기를 하니 다시금 마트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대답도 제대로 안 해주는데 뭐가 그리 신났는지 혼자서 조잘조잘 잘도 떠든다
나는 그저 빨리 쉬는 시간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을 때 다시 종이 쳤고 그 아인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따 다시 오겠다는 말을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 자 이번 시간에는 자리 바꾸기를 할건데 다들 나와서 종이 하나씩 뽑고 적혀진 숫자가 있는 자리로 가서 앉으면 됩니다~"
이번 시간은 자리 바꾸기 시간인가 보다
나는 조용히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고 내 차례가 오자 앞으로 나가 종이를 뽑았다
좋은 짝꿍과 만났으면 좋겠다 사이좋게 지내야지
기대와 설렘으로 쪽지 번호를 확인했고 아직 내 짝은 정해지지 않았는지 아직 내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가방을 들고 자리를 옮겨 짝을 기다리는데 다시 그 아이가 나를 불렀다
"야 너 여기야?"
"응"
"우와 너랑 나랑 짝꿍이다!"
"뭐?"
놀라서 내 옆자리 번호를 확인해 보니 9번 그리고 시선을 옮겨 그 아이에 손에 들린 쪽지를 확인해보니 9라는 숫자가 적혀있었다
말도 안 돼 이런 게 어딨어
내가 이때 그 아이를 좋아하고 있었다면 정말 좋은 일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그 아일 좋아하게 된 건 몇 년 뒤에 일이고 그땐 이미 그 아이와 너무 멀어져 있었다
그래 그랬었지 근데 그 애 이름이 뭐였더라
세월이란 게 뭔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도 좋아했던 아이 이름조차 기억이 잘 나지 않아 기억해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을 때쯤
선생님께선 출석을 부르고 계셨고 얼마 뒤 내 이름을 부르셨다
"김탄소"
"네"
조용히 손을 들고 대답을 마친 뒤 다시 생각에 빠졌다
아 그래 전 씨였는데 전.. 전국?
그 이상 생각나지 않는 이름에 머리를 쥐 뜯고 있을 때 뜻밖에도 그 답을 선생님께서 답을 알려주셨다
"전정국 "
전정국!! 아 맞아 전정국였지
왜 이게 기억이 안 났을까 안 풀리던 수학문제를 풀어낸 거 같은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음성에 놀라 뒤돌아봤다
내 바로 뒷자리에 앉아 귀찮다는 듯 반쯤 손을 올리고 무심히 대답하는 이 아이와 다시 한번 눈이 마주쳤다
잠깐 그 아이 표정에서 미소가 보인 건 기분 탓일까
이제야 생각이 났다
아까부터 낯이 익던 이 아이
내 초등학교 시절 첫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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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딩이야기입니다!! 여러분 빨리 초딩과거를 저 위 사진 귀요미를 대입해서 읽으세요! 꺄핳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