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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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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세계가 존재했다. 넓디넓은 바다를 가로질러 육지 위로 올라가면 그곳엔 이 세계에서 가장 큰 항해 도시가 존재했다. 매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거쳐가는 그 도시는 그야말로 만인의 만남의 광장이었다. 모든 젊은이들이 일하기를 원하는 그런 대도시였다. 도시의 외각으로 이동하다보면 이내 드넓은 초원이 나오는데 소수의 목동의 가정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초원을 걷다보면 어느새 메말라가는 땅을 발견할 수 있게 되며, 이 세계의 사람들은 그곳을 악마의 땅이라 불렀다. 그런 황무지를 지나 마을 사람들이 태워다주는 낙타를 타고 움직이다보면 생물 하나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사막이 보이고, 그 사막은 어느 여행자도 감히 건널 수 없을 정도로 광활했다. 사막의 오아시스를 건너, 강을 따라 가다보면 나무들이 빽빽한 숲들이 보였는데, 그 숲들 사이로 작은 마을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 민석과 루한이 있었다. 




Aurora polaris

Episode 1. Blossom - 1

written by enae




"민석. 뭐해?"



민석과 루한이 지내고 있던 마을은 딱히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숲 속 마을들 중 가장 꽃이 예쁘고 만개하는 그런 마을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그 마을을 '꽃'이라고 불렀다. 한 단어만으로도 설명이 될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여러 곳을 떠돌던 두 사람이 마침내 정착할 수 있게 했던 것도 바로 그 꽃들 덕분이었다. 사계절 내내 적당히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는 환경 덕분에 꽃들은 일년 내내 만개한 상태로 마을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고, 더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었다.



숲으로 둘러싸여있는 마을에서 루한과 민석은 언제나 꽃구경을 나갔다. 그들에게 꽃이란 의미가 깊은 것이었다. 비록 어제 피었던 꽃이 오늘은 시든 꽃잎만 남긴채로 남았지만, 내일 또 필 다른 꽃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루한은 모든 꽃들을 좋아했지만 그중 하얀 라일락을 좋아했다. 그리고 집 앞에 세워진 배나무 또한 애지중지하며 키웠다. 모두 하얀 꽃이었다. 모두 민석을 닮은.



"응. 그냥."



반면에 민석은 그 마을에서 볼 수 없는 꽃을 좋아했다. 노란색이 좋다며 노란 복수초를 좋아했다. 따뜻한 계절을 유지하는 마을에선 절대로 볼 수 없는 꽃이었다. 루한은 민석에게 꽃에 대한 책을 읽어주며 말하곤 했다. 너는 왜 보지도 못한 꽃이 좋아? 그리고 독도 있대. 민석은 그런 루한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냥. 눈을 뚫고 자라나는게 예쁘잖아. 눈을 본 적이 없는 루한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일이었다.



"안아도 돼?"

"응. 그나저나 넌 안자고 왜 나왔어, 얼른 자야지."



민석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루한은 뒤에서 민석을 안았다. 민석의 질문에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루한은 민석의 목 뒤에 얼굴을 파묻고 말했다. 민석이가 없잖아. 누웠는데 잠이 안 왔어. 네가 옆에 있어야지만 잘 수 있어. 민석은 루한의 말에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본 채 끌어안았다. 어린아이 같은 루한이 너무 좋았다. 곁에 있을 때나 안고 있을 때나 언제나 루한의 몸에서 나오는 꽃향기가 너무나도 좋았다. 루한만큼은 절대로 이 세상에 물들지 않았으면. 민석은 마음 한편이 아려왔다.



"어? 근데 왜 울고 있어, 민석아."

"아냐. 그냥."



평소에 울지 않는 민석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울고 있어 루한은 적지 않아 당황했다. 너 원래 안 울잖아, 왜 울어. 갑작스레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민석 때문에 루한도 눈에 눈물이 고였다. 루한, 너는 너무 잘 울어서 탈이야. 루한이 엉엉 울며 눈물을 떨구는 모습을 보자 민석은 손을 들어 올려 그의 눈가를 닦아주었다. 내 보살핌 없이는 하루도 못 살 루한. 정말 나 없으면 어떡할래.



"있잖아. 오늘 밤 별이 참 예쁘지? 정말 많다."



민석은 하고 싶은 말을 끝내하지 못한 채 다른 말로 대화 화제를 돌렸다. 단순한 루한은 민석의 말에 울다 말고 고개를 들어 올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끝없이 넓은 밤 하늘에 마치 빛나는 모래가루를 뿌린 듯이 별들이 힘차게 빛을 내고 있었다. 우와- 별 정말 예쁘다. 있잖아, 민석아. 내가 책에서 봤는데 말이야. 저 별들은 다 누군가가 죽어서 된 거래. 우리도 죽으면 별이 되려나? 언핏 들으면 무서울 먼 미래의 이야기였지만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루한에게 민석은 아무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 어린아이 같은 그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민석은 루한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민석이 대답을 하지 않자 두 사람 사이에는 정적이 흘렀다. 주변에선 풀벌레 소리가 들려왔고, 두 사람 위의 밤하늘에선 유성들이 떨어졌다.



시간이 멈췄으면 했다. 루한과 함께하는 시간이 언제까지나 영원했으면. 



"있잖아. 민석아."

"응."

"가끔 아직도 정말 신기해. 내가 이렇게 세상 밖에 나와서 넓은 밤하늘을 보고 별을 구경할 수 있다는게."

"그러게. 넌 별이 있는지도 몰랐지."



2년 전에 만난 루한과 민석은 만난 순간부터 그 이후로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다. 북쪽 숲에 위치하는 어두운 숲에서 20년 평생을 혼자 살아온 루한은 그만큼 고독 속에서 두려워했기에 민석을 보자마자 그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민석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루한을 끌어안고 그를 위로해줬었다. 그때 루한은 깨달았다. 자신이 평생 그곳에 갇혀 있었던 건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였다고. 민석의 두 금빛 눈이 마치 밤 하늘의 환한 별빛과도 같았다. 세상을 밝혀주는 등불 같은 존재였다.



"민석이 너 덕분이야. 그 때의 나를 찾아줘서 고마워."

"아니지……. 오히려 난 네가 내 옆에 이렇게 있어줘서 고마운데."



두 사람이 서 있는 발코니 위로 밝은 달빛이 쏟아졌다. 달빛 아래에서 본 루한의 얼굴은 저 멀리 초원에 수없이도 자라난 이름 모를 빛나는 꽃과도 같았다. 어, 하늘에도 별이 있는데 바닥에도 별이 있네. 그게 뭐야, 루한.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초원이고 하늘을 가리키는 루한은 마치 하얀 꽃과도 같았다. 빛나는 예쁜 꽃. 루한이 좋아하는 하얀 꽃. 그리고 민석 또한 그런 하얀 꽃을 닮았다.



"있잖아. 루한."

"응."

"내가 살았던 곳도 이렇게 별이 많고 밤하늘도 예뻤어. 오로라도 예뻤고. 눈이 올 때도 하늘은 항상 예뻤는데."

"눈? 어디?"

"이름은 나도 몰라. 어릴 때 떠나왔으니까."



루한 품에 안겨 중얼거리는 민석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루한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북쪽 숲 속 탑에서 온 것처럼 민석 또한 자신의 고향이 있을 거란 것을. 비록 자신과 만나기 전까지 여행을 하던 떠돌이였다 할지라도 민석에게도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걸. 많이 가고 싶겠네. 루한은 서늘한 민석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래도 아직 기억나는건 말이야. 춥고, 넓고, 별이 많았어. 하얀 세상이었어."



상상 속의 민석의 고향은 동화 속과도 같았다. 눈이 많이 내리고, 오로라가 넓고 까마득한 하늘 위로 비단처럼 걸쳐져있고, 그 하늘엔 수많은 별들이 수놓아져있고…… 마치 예쁜 옷감과도 같은 하얀 세상.



"민석아. 나중에 꼭 같이 찾아가자. 내가 꼭 너 고향으로 갈 수 있게 해줄게."

"그래."



루한은 민석의 목덜미에 고개를 다시 파묻었다. 민석의 작은 두 손이 루한의 등을 쓰다듬었다.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 단둘이서 영원히 행복하자. 네가 가고 싶은 그곳에도 같이 가고, 죽을 때도 영원히 함께. 나를 끝없는 시련과 죽음 속에서 구원해준 너이기에 나는 널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널 위해서라면 내 목숨도 마다하지 않고 바칠 거야. 구름이 지나가고 다시 달은 환하게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초원 위의 빛나는 꽃들 덕분에 어디 가 하늘인지 땅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민석의 목덜미에서 풍겨오는 향긋한 꽃향기에 취해 루한은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민석은 마을을 떠났고 루한은 혼자 남겨졌다.





-



이 소설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돼요. 첫번째 에피소드는 "꽃"에서의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에피소드를 적을 때마다 보는 이미지들이 각 화마다 있는데 그건 나중에 시간나면 다 같이 올려볼게요. 아마 글 읽으시면서 보면 더 이해하기 쉬울 거라고 봐요.


글에서 말했듯이 민석이는 고향을 찾아 떠나고 싶어하지만 루한과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같이 떠나기엔 루한은 너무 여리고 순수해서 절대로 이 마을 밖의 불순한 것들에 물들지 않았으면 하는거죠. 루한은 20년 동안 북쪽 숲에 위치한 탑 속에서 혼자 외로이 살았으니까 배운 것도 없어서 어린 아이와도 같은 정도거든요. 글쓰면서 애들 둘이 떨어뜨려 놓고 싶진 않았는데... (오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빨리 다음 화로 돌아올게요. 그 전에 연재하던 것도 차차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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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첫 에피소드는 꽃인가요? 정말 루한을 남기고 떠날수밖에 없는 민석이가 안타깝고 슬프네요ㅜㅜㅜㅜ그리고 작가님이 쓰시는 단어하나하나가 너무 예쁘고 뭔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것같다고 해야하나? 여튼 너무 좋아요ㅜㅜㅜㅜ 결론은 작가님 제가 많이 사랑해요. 하트하트.
10년 전
독자2
엉어유ㅠㅠㅠㅠ 신알신 받고 찾아왔답니다. 정말 정말, 분위기도, 아이들의 캐릭터도 다 너무 예뻐요. 가슴이 붕 뜬 상태로 읽게 된다고 해야하나. 작가님 정말 잘 읽었어요!
10년 전
독자3
와 마지막이 참 여운이 남네요ㅠㅠ궁금하기도 하고..애들 다 너무 예뻐요 순수한모습들이ㅠㅠ 잘 읽었습니다~
10년 전
독자4
그래서 민석과 루한이 멀어진것이었구나..첫이미지가 꽃이라니 예뻐요. 꽃은 이름조차도 예쁘네요. 그나저나 루한이의 순수함을 지켜주고싶어서 혼자떠나다니..둘이 너무 걱정되네요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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