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준] 몽블랑의 파티(Le parti de Montblanc) [준면이 형, 올 때 종대형 생일 케이크 좀 찾아 와. 재희슈퍼에서 오르막길 올라오면 왼쪽에 흰색 건물 몽블랑의 파티 -종인] 주머니에서 지잉, 하고 울리는 휴대폰에 뭔일인가 했더니 케이크 찾아 오라고 닥달하는 문자였다. 아니, 아침에도 사 오라고 신신당부에다가 휴대폰 화면에 친절히 '종대형 생일 케이크' 라고 써 주셨으면서 참 걱정도 팔자다, 김종인은. 투덜대며 휴대폰을 주머니로 밀어넣은 준면이 슈퍼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집으로 가는 여러가지 방향 중 유독 이 곳을 통해서 집으로 간 기억이 없었다. 원래 오르막길이라면 치를 떨만큼 싫어했고, 더군다나 땀이 나는 건 더더욱 싫어했다. 근데 지금, 이마는 물론이고 목덜미에 점점 붙기 시작하는 땀 때문에 준면의 신경에 날이 서기 시작했다. 몽블랑인지 뭔블랑인지는 언제 나와! 왼쪽에 있다는 종인의 말에 그리로 고개를 틀고 걸은 지 5분 째. 흰색 건물은 개뿔, 손톱만큼도 흰색의 흔적을 찾지 못한 준면이 결국 폭발했다. 파스텔톤의 색깔로 페인트칠 된 담벼락을, 온 힘을 다해 뻥 차버렸다. 담벼락 대신 뒤로 넘어진 준면이 한참을 시부렁대다 일어나지도 못 하고 그 자리에서 멈칫했다. 흰색 철제 대문으로 들어가려던 남자, 하늘색 배경에 조그마한 준면의 신발 밑창 자국, 흰색 건물, 그리고 필기체로 씌여진 Le parti de Montblanc. 프랑스어에 문외한인 준면에게도 parti는 파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안 일어나세요?" 준면은 남자의 살벌한 눈빛에 헐레벌떡 일어났지만 도망칠 길이 없었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려던 준면이 그 자리에 멈춰섰다. 페인트 값 내놓으라고 하는 거 아냐? 가지 말까. 망설이던 준면이 고개를 저었다. 김종대 생일 케이크가 저 안에 있다. 세상에... 소재는 금인데 손이 똥이라서 죄송해여ㅠㅠ 장편으로 올 생각인데, 몇 부인지 정확하지는 않아요. 아마 주말 연재가 될 겁니다! 내일 또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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