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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치고 좀 김...죄송해요

원래 쓰던 장편은 안쓰고... 뭔가 삘받아서 쓴 기분... ㅎㅎ





시체에게 묻는다

written by enae



1.



"너네는 게이 어떻게 생각해?"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단체로 간 수학여행이었다. 하루종일 신나게 놀다가 숙소 방에 여럿이 모여 대화를 나눌 때였다. 고등학생들이 모이면 무슨 얘기를 할까는 듣지 않아도 뻔했다. 최근에 단체로 먹었던 저녁 이야기, 벌써 반이나 지나가버린 고등학교 생활, 요즘 잘나가는 여자 아이돌 이야기, 며칠 전에 있었던 축구 경기 이야기, 인기 있는 게임 소식, 얼마전에 반 아이 중 한명이 나눠준 야동 파일 이야기. 모두 나와는 먼 이야기들이었다. 관심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뻔하기도 했고. 그러던 도중에 찬열이 새로운 대화 주제를 내놓았다. 방 안에 있던 열 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주목했다.


"게이? 그런 얘기가 왜 갑자기 나오냐? 박찬열 너 게이?"

"뭐? 아니? 그냥 어제 다큐멘터리 하나 봤는데 동성애자 인권 얘기여서 갑자기 생각나서."


조용히 스마트폰만 만지고 있던 나도 박찬열을 바라봤다. 간만에 내가 주의깊게 들을 주제가 나온거 같아서. 그랬다. 나는 동성애자다. 따지고 말하자면 양성애자일지도 모르지만 여태까지 여자아이들을 좋아한적은 거의 없었다.


"어, 야. 나도 어제 그거 봤는데. 그거 보고 나니까 나는 뭐 감싸줄 순 있다고 봄. 그, 뭐냐. 나만 좋아하지 않으면 된달까?"

"뭐 그런 이기적인 마음이 다 있냐, 라고 해보지만 나도."

"딱히 난 주변에서 본적이 없으니 아무 생각 안드는데."


친구들의 반응은 모두 긍정적이었다. 그래도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대답이었다. 고마웠다. 지금까지 내가 남자를 좋아한단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영원히 밝힐 일도 없었지만 또 그렇다고 나쁜 소리 듣는건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애들의 반응은 충분히 마음에 들었다.


"나도 별 생각은 안드는데."

"근데 있잖아. 솔직히 우린 아직 크고 있는 학생인 입장에서 성정체성에 혼란이 오는건 당연한거 아냐? 나도 어제 그 다큐 봤는데 진짜 동성애자 무시 쩔던데."

"너 뭔가 많이 아는거 같다, 김준면? 너 혹시……."

"숨겨왔던 나의~"


야, 방금 전에 그 노래 누가 불렀냐! 변백현이지! 헤헤, 어떻게 알았지. 뜬금없이 노래를 부른 변백현에게 모두의 시선이 꽂혔고 다들 박장대소를 하며 그 애를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보며 웃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우리 학년 애들이 진지할리가 전혀 없다. 얘들아, 근데 여자애들 중에서 팬픽 같은거 읽는 애들 있잖아. 나 중학생 때 그런 여자애들 되게 많았는데.


"나도 그런거 읽어봤음!"

"감상평은?"

"내가 직접 보여주지!"


경수야. 있잖아. 이건 조화야, 나는 네가 좋아. 나랑 사겨줄래? 변백현의 진지하고도 느끼한 몇 마디에 모두가 자지러졌다. 쟤 미쳤어! 진짜 저런 대사 날릴 줄이야! 대화 주제를 꺼낸 박찬열은 웃겨 죽겠다며 옆에 가만히 있던 나를 붙잡고 웃었다. 준면이는 아예 바닥에 드러누워 숨을 쉬지 못했다. 백현의 말에 경수는 그저 굳은 채로 백현을 노려보다 목을 조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종인아, 내 뽀뽀 받을래? 백현이 두번째 한 방을 날리자 방 전체가 화기애애해졌다.


"시끄러워, 너네."


루한이었다. 조용하면서도 강한 목소리었다. 모두가 루한의 한 마디에 조용해졌다. 나도 그 애를 쳐다봤다.


"난 싫어. 나는 남자가 나 좋다고 하면 정말 싫을 거 같아. 그냥 편견 가지는게 아니라, 그냥 싫어."


애초에 고백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해봤자 제대로 내 고백을 받아 줄거라고 생각 한적 자체가 없었으니까. 게다가 저 애가 설마 내 고백을 받아줘서 두 사람이 사귄다고 해도 주변 시선이 결코 좋지 못할 것이란것도 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걸 생각하기도 전에 루한은 큰 한방을 날렸다.


"뭐 그러게. 다들 개인 차이니까 뭐. 나도 딱히 좋진 않지. 아까 변백이 그랬던거처럼 누가 와서 고백한다 생각해봐. 진짜 이 중에서 누가 나한테 고백하면 난 그냥 여기서 떨어뜨릴 듯."

"12층에서?"

"음… 그건 무린가. 어쨌든 그냥 불편할거 같네."


루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루한의 따끔한 한 마디에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가 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명 몇 분전까진 저 애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저 애의 말 한 마디에 그런 감정이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내 첫 사랑은 5년 만에 막을 내렸다.



2.



어느덧 잘 시간이 되자 우리 방에 있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선생님의 호통소리에 각자 방으로 가고 있었다. 변백현은 여전히 김종인과 도경수 사이에서 느끼한 말투로 놀렸고 도경수는 그런 백현이를 응징했다. 그리고 마침내 방에 남은건 나의 룸메이트 루한과 그런 그를 눈치보는 나였다.


"민석아. 지금 잘꺼야?"

"어…… 응."

"웬일이래. 빨리 자고."


평소 같았다면 루한과 조금 더 놀려고 쏟아져오는 잠을 억누르고서라도 놀았을텐데. 나는 그냥 루한과 조금씩 멀어지기로 결심했다. 친구로 지내면 될 일이었지만 나도 모르게 난 상처를 많이 받았던것 같았다. 



3.



그 날 이후로 난 루한을 증오하기 시작했다. 설마 내가 자신을 좋아한단걸 알고 있었을까? 그 얘기를 하면서 살짝 나를 쳐다 보았던것도 같다. 하지만 그걸 알 방도가 없었을테다. 우리는 여태까지 친한 친구로 잘 지내왔다. 모든 사람들이 우리는 정말로 "최고의 콤비"라고 할 정도로 친한 사이었다. 게다가 내가 남자를 좋아한단건 정말 이 세상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단 한번도 남자를 좋아한다 말한적도 없었으며, 관심 가지는 모습 조차 보인적이 없었으니. 우리 가족도 모르는 일이었다.


루한이 알았다면 정말 어떻게 알았을까. 10년간 나의 마음은 무엇이었는지 깊이 생각해볼 일이었다.


우리 두 사람은 10년이란 시간 동안 가장 서로와 오래 있었다. 초등학교 입학 당일날 같은 반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고, 우린 그렇게 6학년 때 까지 같은 반 친구였다. 중학교에 입학하던 날도 우리는 같은 반임에 놀랐고, 그렇게 고등학교도 같은 곳에 오게 되었다. 집도 가까워 우리는 항상 함께였다. 


사람들은 말했다. 나는 감정을 되게 잘 숨기는거 같다고. 겉으로 보면 별 생각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인다고들 했다. 난 정말 내가 그런 줄 알았지. 나도 내가 항상 긍정적일거라 생각했다.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화내지 않고. 모든걸 인정하는 그런 사람. 그렇지만 지금이 되어서 굳이 그런 신념을 유지해야할 필요가 없단걸 마침내 깨닫게 되었다.


루한을 포기하는게 옳다고. 감정을 숨기기엔 난 아직 너무 어리고… 미숙하다.


"오늘 학교 마치고 나랑 시내 갈래?"

"음…… 나 오늘 야자하려고."

"야자는 왜? 평소에 독서실가잖아."

"아니…… 그냥 우리 이제 곧 있으면 수험생인데 요즘 내가 공부 너무 안하는거 같아서."


루한이 내가 자신을 좋아한단 사실을 알리가 만무했고 그건 당연했다. 나에게 너무 태연하게 잘대해주는 그라서. 하지만 눈 앞에 보이면 뵐수록 루한에 대한 나의 마음을 접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피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애를 싫어하기로 마음 먹었다. 플러스에 마이너스가 더해지면 영이 되듯이, 내가 그 애를 싫어하면 좋아하는 마음이 없어져 영으로 돌아갈 것 같아서.


"+1-1=0"


작은 포스트잇에 적어 필통 속에 붙여 두었다. 잊지 말자고.



4.



내가 그 애를 좋아한다고 깨달은건 6학년 졸업식 때 였다. 초등학생의 마지막 날. 2월 12일, 그 날엔 함박눈이 왔다. 하얀 눈이 내려 루한의 갈색 머리 위로 소복히 쌓였던 그런 날이었다. 내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었던 목도리를 한채 코트를 입고 그 애는 졸업식장에 나타났었다.


막상 초등학교 졸업식날이 되니 갑자기 모든 것이 파노라마로 스쳐지나갔다. 첫 날에 루한을 만나 우리는 6년 내내 함께 했었다. 수련회에서도 루한은 나와 함께했고, 여름방학 휴가도 같이 갔으며, 피씨방, 시내, 놀이터…… 모든 곳에 루한은 나와 함께 했다. 그리고 항상 같이 있었던 초등학교. 그곳을 떠나오며 난 느꼈다.


옆에 있어서 난 몰랐던 거구나. 난 널 매우 좋아하고 있었어.


자연스레 내리는 눈과도 같은 사랑이었다. 내 사랑이 그 애의 머리 위에 소복히 쌓이고 있었다.



5.



내가 태연한걸까? 아닌걸까? 내가 이상한건가. 내가 저 애를 싫어한단 사실이 과연……


사실 내가 모든 이에게 내가 루한 혹은 남자를 좋아한단 사실을 말한적이 없듯이 루한은 모를게 당연했다. 그러니 루한은 그저 동성애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내세웠을 뿐인데 굳이 내가 그 애를 싫어할 이유가 있을까. 아. 하지만 난 너무 상처를 많이 받았나보다.


"너네도 초등학생 때 딱지 놀이 많이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린 오늘 추억되새기기를 하는거야."

"아, 진짜. 김종대. 초등학생도 아니고. 근데 재밌겠다."


가뜩이나 심란한데 옆에 있던 애들이 초등학생 코스프레를 한답시고 딱지를 꺼내들었다. 루한과 나는 공통사가 매우 많았다.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낸 만큼 좋아하는 것이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딱지는 물론이요, 축구도 같이 했으니 우리의 꿈은 언제나 "축구선수"였다. 아, 이제 내가 그 애를 싫어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그만큼 나와 비슷하고 같다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나를 많이 좋아해줘 나와 같은 취향일거라 생각했는데. 나만 그 애를 좋아했구나, 하는 그런 배신감. 나 혼자 느낄 그런 배신감이었다.


시간은 어느새 지나 창 밖엔 그 날처럼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6.



- 요즘 나 피해?

- 민석아

- 이거 보면 전화 좀 해줄래


우리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같은 반이었다. 하지만 하늘이 날 도왔을까, 드디어 다른 반이 되었다. 다른반이 되자 우린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 애는 1반, 나는 저 멀리 8반이었다. 쉬는시간에 찾아가기도 어려운 거리였던 것이다.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지기 시작했다.


가끔 그 애를 보면 난 기분이 나빴다. 직접적으로 그런건 아니지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주변에 나같은 아이가 자신을 좋아할거라곤 생각 못했을까? 나에 대해서 제대로 잘 알아줬다면 내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 있진 않았을까. 그냥 싫다는거 자체가 편견이 아닐까. 오래된 생각은 나의 목을 죄어왔다.


내가 이상한건가 싶다. 남중을 나오고 남고를 다니다보니 내가 이런것일지도 몰랐다. 초등학교 졸업식날 비록 나의 마음을 깨달았어도, 중학교에 다니며 루한 그 애가 여자를 사귀고 내가 여자를 만나면 다를 일이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남고만 아니였어도 내가 루한을 좋아하지 않았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나는 더이상 루한을 좋아하지 않는다.


- 민석아

- 무슨 일 있어? 본지 너무 오래 됐어 우리

- 연락 좀 해줘 부탁이야

- 아냐. 연락하고 싶을 때 해 기다릴게


하지만 모순적인건 난 이 애의 문자를 보고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7. 



며칠전의 문자는 그냥 답을 하지 않았다. 그 이후의 문자도 오지 않았다. 그래. 그 애도 알거라고 믿는다. 내가 더이상 자신과 있고 싶어하지 않는단걸. 가끔 이런 생각도 해본다. 내가 너무 극단적이었을까. 그저 저 애가 내 마음 몰라주고 그걸 자신도 모르게 짓밟았단 사실에 갑작스레 무시하는게 극단적인 선택은 아니었을지. 내가 돌아가면 물론 환하게 반겨줄 루한이었지만 떨어져 지낸 시간이 오래된 지금, 난 더 이상 여한이 없었다. 친구로도 지낼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애초에 내가 남자를 좋아하지 않았으면 다 된 일이었을까. 수학 여행 때 내가 그 방에 없었다면? 난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며 괴로움에 잠을 자지 못한다. 첫 사랑이었다. 남자는 모두 첫 사랑을 못 잊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난 그 상대가 남자, 루한일 뿐. 가끔 반에서 자리에 앉아있다 옆에 지나가는 루한을 볼 때마다 난 속으로 화를 냈다.


'제발 죽어줘. 내 앞에서 보이지도 말아줘. 내가 내 마음을 접을 수 있을 때 까지 우린 만나지 말았으면 해.'


전해질리가 없었다.



8.



방 정리를 하다가 앨범을 발견했다. 모두 루한과의 사진이었다. 침대 밑으로 밀어넣었다. 버리진 않았다.



9.



여름방학이 다가 오고 있었다. 우리 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된다. 유일하게 한거라곤 어머니의 부탁으로 루한이 가끔 우리 집에 들려 음식을 주고 간 일, 부모님들과의 저녁 식사. 가끔 야자할때도 같은 반일 때가 있었다. 내가 독서실을 끊고 야자를 시작할 무렵부터 루한도 야자를 하기 시작했다. 난 그 애를 피해서 다른 반으로 들어가곤 했다.


"민석아."

"어, 응?"

"우리 어머니가 너희 집에 이거 전해달래."

"응."

"그럼…… 갈게. 잘 지내."


내가 자초한 일이었지만 루한과 멀어지는 일은 괴로운 일이었다.



10.



"야, 우리 이제 대학 시즌인가? 수시 넣을 애들은 다 넣는다고 난리던데."

"하향으로 넣을거냐."

"뭐가 대세임?"


루한을 잊는 동안 나는 공부를 했다. 열심히하던 축구조차 버린채 공부에만 매진했다. 이젠 내 노력의 결실이 빛을 낼 때였다. 조금만 더 버텨서, 몇 개월만 더 버텨 대학에 가면 이제 안볼 사람이었다. 비록 집은 가깝겠지만 난 기숙사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근데 민석아 너 요즘 축구 안하냐?"

"어? 어. 그냥."

"나 얼마전부터 축구하는데 루한 걔 맨날 공만 만지고 있더라. 친군데 좀 가줘라."

"아…… 걔도 알아. 나 공부하는거……."


혼자 공만 만지고 있을 루한의 모습이 눈 앞에 선했다. 그 애는 축구를 광적으로 좋아했다. 1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나는 축구선수에서 건축가로 장래희망이 바뀌어 더이상 축구를 하지 않게 되었지만, 루한은 다른 꿈을 가지면서도 축구에 매진했다. 언젠가 루한이 나에게 말했다.


'축구 하는건 정말 재밌는데 너랑 해서 더 재밌어.'


내가 없어서 그러고 있는거니? 괜시리 눈물이 고였다.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널 좋아하지만 않았어도…….



11.



어느 날부터 루한이 정말 보이지 않게 되었다. 가끔 복도에서 마주치거나 등하교 때만해도 보이던 애였는데. 어느순간 그 애 자체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마음이 살짝 편했으면서도 불안했다. 내 감정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민석아, 루한 걔 요즘 왜 학교 안와?"

"어? 모르겠어."

"걔네 반 애들이 묻던데…… 선생님이나 부모님도 걔랑 연락이 안된대."


루한이 사라졌다.



12.



그 애가 어디로 갔을지 아무도 가늠할 수가 없었다. 루한은 바른 사람이었다. 공부도 어느정도 잘했고 항상 중상위권을 유지했으며, 반듯한 이미지에 욕설도 사용하지 않았다. 깔끔했고, 멋졌고, 잘생겼고, 남녀노소 모든 이가 좋아할 정도로 멋진 사람이었다. 부모님과 주변 어른에게도 깍듯했다. 그런 애가 갑자기 아무 이유없이 일탈할리가 없었다. 아니다, 내가 그 애를 피했던 시간 속에서 많이 달라진걸까? 내가 모르는 루한이 있었던걸까.


그 애가 날 잘 몰랐던것처럼 나도 그 애를 잘 몰랐던 것이 분명했다.


루한이 실종되었다며 전교가 난리가 났고, 학교는 물론 동네 전체가 뒤집어졌다. 루한이 사라졌다며. 루한네 부모님은 세상이 무너진것처럼 바닥에 주저앉아 우셨다. 우리 부모님도 눈물을 보이며 속상해하셨다. 난 그 옆에서 그저 그 분들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 눈물 따윈 고이지 않았다.


루한, 당연히 그 애가 돌아올거라 믿었을까. 도대체 그 애가 무슨 생각하고 있을지 아무도 몰랐다. 그렇게 루한이 사라진지 2주가 되었고 우린 여름방학을 맞았다.



13.



매미가 시끄럽게 울던 한 어느 날이었다. 우린 방학 특강 때문에 며칠의 방학을 가진 후 바로 학교로 돌아왔다. 많은 아이들이 쪄죽을 듯한 날씨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쉬는시간에는 온갖 음담패설을 했으며 그 이야기에 모두가 즐거워했다. 평범한 고등학생들이었다. 그리고 모든 이들이 루한을 잊은듯 했다.


길거리에는 여전했다. 사람을 찾습니다. 이름, 루한. 나이는 만 18세. 머리는 깔끔하고 단정함. 사라졌을 당시 XX고 교복을 입고 있을 가능성이 높음. 키는 175에서 178cm 정도로 마른 체구. 전체적으로 순하게 생겼음. 어렸을 적 친구와의 싸움을 말리다 다쳐 입술 밑에 상처가 있음. 


아무도 읽지 않았다. 나는 길을 걷다가 그 포스터를 볼 때마다 사진 속 그 애의 얼굴을 주시했다. 어디 있니, 루한. 잘 지내는거지. 보고 싶지 않은 그였지만 얼른 돌아왔으면 했다.



14.



"너네 그거 들었어?"

"뭐?"

"루한 걔 며칠동안 학교 안나왔잖아."

"연락 됐어?"

"아니. 그게 아니라."

"뜸들이지 말고 말해. 답답함."

"걔 죽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이거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이면 되냐?"


순간 귀를 의심했다.


개새끼가. 미쳤나. 어디서 개같은 얘기를 들어와서 씨부려. 가만히 변백현의 얘기를 듣고 있던 김종인이 욱했다. 나는 옆에서 듣고 있기만하다 놀란 기색을 감출 수가 없었다. 들은 순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정말인가. 진짠가. 루한이 그럴리가 없잖아. 루한이 그럴리가 없는데.


"걔 사라진지 한 달이잖아. 그 동안 걔 소식 아무도 못들었단게 당연하다 생각하냐?"

"시끄럽고. 한 번만 입 잘못 놀리면 진짜 너 어떻게 할지 모른다."

"진짜가 아니라고 해도 소문이 도는데 어쩌라고."

"김민석. 넌 몰라? 너 루한 친구잖아. 부모님이 아무소리 안하셔?"


모르겠다. 난 아무것도 모른다.



15.



루한은 정말 죽었다. 그 애 집 아파트 옥상에서 시체로 발견 되었다. 경비 수위아저씨가 그 날 아침에 발견했던 것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타인이 발견했단 사실이 서러웠다. 혼자 자살했다. 왜 자살했는진 아무도 잘 모른다. 공부 스트레스라고도 하고 사람 관계 때문이라고도 한다.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유서엔 별 말 없었다. 공책에서 급히 찢은 듯한 종이 한 장에 펜으로 몇 자 적은게 다였다.


- 어머니 아버지 죄송합니다. 소중하게 주신 목숨 함부로 버려서 죄송해요. 못난 아들 용서하시고 먼저 가서도 항상 사랑하겠습니다. 두 분은 저의 인생에 있어서 최고였습니다. 친구들아, 미안해. 먼저 가도 너희들 생각 많이할게.


옥상에서 발견된 건 루한의 사체와 가방과 유서와 펜 한자루 뿐이었다. 가방 속엔 한 달간 밖에서 생활하며 사용했을 생필품들이 있었다. 한 달동안 루한은 어디에 있었을까. 무엇을 했을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너는 그 옥상에 올라가서 어떻게 그냥 약을 먹고 죽을 생각을 했을까.


'너네는 만약 자살하면 어떻게 죽는게 제일 절망적일거 같아?'

'무슨 개소리야. 자살하게? 웃기지 마.'

'아니, 그냥 물어보는거지. 내가 설마 자살 할 것 같아?'


고 2 때 갔었던 수학 여행이 생각났다. 그 날은 물론 동성애에 관한 주제가 나왔던 바로 그 날이었다. 내가 루한에게 상처를 받았던 날, 루한은 본의 아니게 나에게 상처를 준 날. 싸한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김종대가 던진 이야기였다. 평소에 이런 얘기를 할 애가 아닌데 하며 다들 무슨 그런 소리를 하냐며 구박했었지만 하나둘씩 답을 했다.


"목 매다는거. 그냥 그 의자에 올라서서 목 매다는 순간이 제일 무서울 거 같은데. 이런거 있잖아. 집에 사람들 다 있었는데 방에 문잠그고 혼자 목 매달고 죽으면 만약에 그걸 사람들이 발견했을 때 진짜 자신들이 왜 이 사람을 무시하고 있었을까하며…… 너무 잔인한가."

"그냥 자살했단거 자체로 슬프지 않냐. 죽은건 죽은거지. 음… 그래도 아무래도 자살 했는데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아서 뒤늦게 알아차린게 제일 슬플거 같은데."

"오, 끔찍하다."

"너네 그 뉴스 봤지. 대구에 어떤 중학생이 죽으러 올라가면서 엘레베이터에서 혼자 우는 모습 찍힌거. 혼자 올라가면서 어떤 생각했을까… 진짜 그거 보고 자살은 안되겠다 싶더라."

"근데 왜 우리 이런 얘기 하는거냐. 김종대, 진짜 분위기 잡쳐놓네."


에이, 장난이지! 다들 자살 할 생각 없잖아! 내가 분위기 살리려고 백현이랑 준비했지. 다들 들어라, 우리들의 쩔어주는 노래 실력을. 남고생들은 참 재밌다. 분위기 전환이 잘 되어서 그만큼 분위기 살리는 것도 정말 잘했다. 백현이와 종대가 신나게 노래 부르는 걸 바라보며 모든 아이들이 손뼉치며 흥얼 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도 환하게 웃었다. 잊고 있었던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 그 때의 루한, 너는 무표정으로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장례식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학교 친구들부터 가족들까지. 루한네 부모님도, 친척들도. 다들 울고 있었다. 주변 친구들도 모두 다 눈물을 보이며 오열했다. 장례식장에 발을 내딛었을 때 순간 느껴진 아찔한 느낌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정말 이게 현실일까. 정말 싫어했던 너였는데. 우리의 11년은 이렇게 끝이 났구나. 더 이상 살아있지 않은 루한은 어째서 영정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 너무나도 그리운 저 웃는 모습이 미웠다. 토사물이 속에서 밀려 올라오는 듯한 기분이 들어 밖으로 달려 나갔다. 영정사진 뒤의 너는 어떤 모습일까. 따뜻하던 너는 차가운 모습일까.


1층으로 뛰쳐 올라나왔을 때의 하늘은 너무나도 처참한 현실과는 다르게 화창한 여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16.



그 애가 남기고 간 것들을 보았다. 공책은 내가 마트에서 묶음으로 구매해 나눠 주었던 노란 공책이었다. 펜마저도 내 필통에 있었던 펜이었다. 넌 끝까지 내 생각을…….



17.



CCTV를 통해 본 루한의 모습은 절망스러웠다. 한동안 나올 기색을 보이지 않았던 눈물이 갑자기 쏟아져 나왔다. 넌 그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니. 한층 타고 올라가다 보이지 않다가, 또 다른 층에선 울면서 나타났다. 그렇게 너는 잠시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소리 없이 울었다. 한 층, 한 층 올라가던 너는 가방에서 공책을 꺼냈다. 내가 줬던 그 공책이었다. 끝까지 넌 나와 함께 했구나. 필통 속에서 써낸 펜도 내 펜이었다. 일 년전에 네가 가져가 내가 끝까지 돌려달라 말해도 돌려주지 않았었잖아. 그 때 쓰려고 가져갔던 것이었니.


아파트는 총 20층이었다. 10층에서 루한은 올라오다 그만 주저앉았다. 흐릿한 화면이었지만 그 애가 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내 다리조차 떨고 있었다. 왜 너는 그런 선택을 했어? 넌 왜…… 분명 난 루한을 싫어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던 사람을 잊기 전에 나는… 친구를 잊었다. 화면 속 루한이 카메라를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시간이 멈춘 듯 했다.


"너는… 왜 나를 그렇게 쳐다 봐? 루한?"


화면 속 루한이 고개를 숙였다. 그래. 너가 이렇게나 힘든데 알지 못했던 내 잘못이었어. 내 감정에 휩쓸려 너에게 친구로서의 나를 잃게한 내 잘못.



18.



내가 루한에게 너무 모질었던걸까. 난 줄곧 바래왔다. 그 애가 내 눈 앞에서 사라졌으면. 그래서 내가 더이상 그를 사랑할 수 없게끔, 내가 아니라, 그 애가 나에게서 멀어졌으면 했다. 속으로 많이 저주했었다. 죽어달라고. 너만 없으면 난 이렇게 불편하게 살진 않을 것이라고.


"민석아."

"……."

"괜찮아? 너 많이 아파보인다."

"아, 안아파. 아프다니…… 내가 아플리가."

"너 지금 식은땀 장난아니야."


내가 너무 이기적였잖아. 루한, 너도 알고 있었을거 아냐. 내가 갑자기 너에게 모질게 대하고, 피하고, 무시하고. 내가 죽어달라 저주해서 네가 죽은게 아닐까. 루한에게 느끼는 죄책감이 극심했다. 설사 순전히 내가 그 애가 죽었으면 해서 죽은게 아니라고 해도 난 내가 생각하는 대로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겨우 내 정체성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모욕했다고 죽어달라 빌었는데. 괴로움 속에서 한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19.



- 민석아

- 무슨 일 있어? 본지 너무 오래 됐어 우리


아직까지도 루한은 내 꿈에서 나온다. 핸드폰을 손에 들고 나를 쳐다보며 걱정되는 표정을 짓다가 내가 쳐다보면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나는 그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핸드폰을 쥐고 울었다. 내 핸드폰 문자 보관함에는 아직도 그 때 보내지 못했던 문자가 있었다.


- 루한 보고싶다 루한 좋아해


이제서야 보내는 내 문자를 용서해줄 수 있겠니.



20.



루한이 죽은 시체로 발견된지 한 달하고 삼 일이 지났다. 그 이후로 잠을 제대로 잔 날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그 정도로 죄책감에 시달렸다. 보내도 받지 않을 그 애의 핸드폰 속에는 아마 내 문자 수십통만 있을게 분명했다. 보고 싶다. 네가 힘든걸 몰라줘서 미안해. 내 사랑을 지우려고 너와의 우정까지 지우려고 했었어. 정말 미안해, 루한. 많이 그립다. 정말 보고싶다. 다들 널 무척이나 그리워하고 있어. 


눈 밑 다크서클이 심하게 짙어졌다고들 한다. 눈은 충혈 됐으며,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것처럼 어려운 시간을 견디며 기꺼이 올렸던 성적마저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노력의 결실이 하나둘씩 무너져내려갔다. 나는 루한을 그리워했던 것도 있었지만, 그 애의 죽음을 미리 알지 못한 채, 그 애의 근심을 하나도 덜어주지 못한 채 그 애가 죽게 냅뒀다는 것만으로 죄책감이 심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모두 다 내가 그 애를, 친구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고만 있었다.


미칠 것 같다. 죄책감은 더 심해져만 갔다.


"민석아. 진짜 너 학교 나오지 말고 오늘은 조퇴 좀 해라. 너 아픈 모습 루한이 보면 얼마나 걱정하겠냐. 에휴."

"그러니까. 내가 너희 부모님한테 연락드리고 선생님한테 말할테니까 너는 그냥 집에 가."


아냐, 됐어. 난 괜찮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준면이와 경수의 표정이 많이 좋지 않았다. 루한 생각에 고통 받고 있는 나를 알았던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던 종대가 표정이 굳어지더니 이내 엎드렸다. 수학 여행 때 자살 얘기를 꺼냈던 것이 생각이 났었던 것일까. 그 때 종대가 말했었다. 만약에 자신이라면 진짜 아파트 위나 높은 곳 위에 올라가도 못떨어질거 같아. 그러다가 혼자 자해할 것이라고. 루한이 죽은 방법과 같았다.


모두가 숙연해졌다.


죽은 이유만이라도 알았다면 이런 기분이 안들었을거야, 루한. 너무 답답하다. 모든 이가 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널 좋아하는 감정을 갖고 있더라해도, 넌 날 친구로 생각했겠지. 나한테 한번도 힘들단 말 안하고 고민 있단 것도 말 안했었는데. 내가 있잖아. 내가 널 멀리하기 시작할 때도 너는 나에게 불만 한번도 가지지 않은채로 나중에 할 말 있으면 꼭 해달라고 그랬었어. 


- 아냐. 연락하고 싶을 때 해 기다릴게


기다린다는 너는 이제 더 이상 이곳에 없다.



21.



친구들과 함께 납골당에 찾아갔다. 나는 장례식날 그 이후로 집으로 달아났다. 마치 현실을 부정하고 싶다는 것처럼. 밀려오는 두통에 나는 그저 달리고 달렸다. 조금만이라도 더 빨리 달리면 그 애를 잊을 수 있을까 싶어서. 달리면 달릴수록 발바닥에 느껴지는 느낌이, 그 소리가 머릿속에 더 깊게 각인되었다. 난 끝까지 너의 끝을 보지 못했다. 네가 죽을 때도, 네가 마지막으로 재가 될 때도.


납골당에 찾아갔는데 말이야. 난 쉽게 들어설 수가 없었다. 그 곳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놓여져있을 루한의 얼굴과 그 애의 유골이 담겨있을 함과 그리고 보란듯이 새겨져있을 그 애의 이름을 보는 순간 또 울어 버릴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차에서 내린 순간 나는 주저 앉았고 친구들의 위로 속에 나는 오열했다. 다 내 잘못이야, 루한. 나… 나는. 너무나도 이기적이였어. 처음부터 끝까지.


결국 나는 너를 끝까지 만나지 못했다.



22.



수능이 지나갔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나는 재수를 하기로 결심했다. 어느덧 계절이 바뀌어 추워졌다. 루한이 아무 이유도 밝히지 않고 떠나간지 4달이 넘었다. 그가 사라졌던 한 달간 루한을 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 목격자 중 한명은 루한이 교복을 입고 있어 쉽게 기억했다고 했는데 그 때의 루한은 그저 평범하게 집에 귀가하는 학생과도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목격자분이 루한을 분명히 기억했던 이유는 학교 교복이 그곳의 교복과는 달랐기 때문에. 뜻밖에도 그 애가 발견된 곳은 강원도 속초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갔었던 수학여행 장소였다.



23.



너의 흔적을 찾기 위해 속초로 떠났다. 그 때의 우리는 다 같이 버스를 타고 속초로 떠났었다. 아침 일찍 우리는 운동장 조회대 앞에 모여 반끼리 줄을 맞추어 선 후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버스로 달려갔다. 아직도 기억한다. 그 때의 네가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데, 머리는 어떠했는지. 평소엔 교복만 입었던 네가 오랜만에 사복 입은 모습을 봐서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시내에서 지나가다 내가 추천한 옷이었다.


'옷 내가 사라고 했던거 입었네!'

'네가 골라줘서 괜찮은거 같다. 그치.'


우린 같은 가방을 맸다. 이마저도 우리가 같이 고른 것이었다. 친구들은 옆에서 너희는 뭐 십년이 넘게 친하게 지내면서 아직까지도 그러냐. 라며 놀려댔지만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물론 그 때의 나는 물론 혼자 설레였고, 루한은 아니라고 손사레쳤었지만. 비록 우리 두 사람의 마음과 반응은 달랐겠지만,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서로가 있어줘서 우리는 존재한다고.


버스에서도 우린 같이 앉았었다. 뒤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찬열이, 백현이, 종대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그 소리를 들은 담임선생님 또한 우리를 시끄럽게 혼냈었다. 그마저도 너무 기뻤던 때도 있었다. 어린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나를 보며 재밌다고 말하던 너. 지금 내 옆자리엔 너의 흔적이란 없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매우 낯설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루한과 함께 했고, 그 애와 잠시 떨어져지냈을 땐 난 언제나 방안에서 공부만 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친구들도 있었다. 평생을 누군가와 함께 했던 나는 비로소 19살의 막바지에 다다라서 혼자의 여행을 떠났다. 외롭고 추운 겨울이었다.


가방에서 목도리를 꺼내 목에 둘렀다. 이마저도 너와 함께 나누었던 추억이었다. 기술과 가정 시간에 서로를 위한 목도리를 만들어주자고 우린 열심히 잠을 자지도 않으면서도 몇 날 며칠을 이 목도리들만 붙잡고 만들었었다. 서툴었던 나에 비해서 무척이나 능숙했던 너였다. 너는 내가 삐뚤빼뚤하게 예쁘지도 않게 만든 서툰 목도리를 목에 걸면서도 기분 좋게 웃었다. 민석이 네가 만든거는 다 괜찮다고.


"XX호텔 앞 해수욕장이요."

"네."


택시를 탔다. 대략 일년 전 우리 모두가 신나게 놀았던 장소들이 눈에 띄였다. 과자를 입에 물고 가다 떨어뜨려 속상해하던 백현이의 모습도, 그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놀리던 준면이가 눈에 선했다. 조용하게 노래를 듣다가 어쩜 그리 칠칠맞냐며 욕하던 종인이와 세훈이도. 경수, 찬열이와 종대도.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쟤네 참 재밌게 논다라며 내 어깨에 팔을 감아오던 루한, 너도. 그리고 그 얼굴을 마주하며 호탕하게 웃는 나의 모습도.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할 지난 추억 속에 나는 서러웠다.



24.



그곳은 여전했다. 친구들과 함께였던 일년 전 즈음의 내가 혼자 똑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는 점이 달랐다. 해변을 걷다가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잘 지내지, 루한. 그 때 네가 말했었다. 넌 바다가 좋다고. 시원한 바닷가에 서서 얼굴에 바람 쇠는 게 너무나도 좋다고. 더위를 잘타는 만큼 추위도 잘타는 나로선 그 때의 너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알것 같았다. 저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은 내 근심을 날려버릴만큼 시원했다.



25.



해변가를 따라가다보면 소나무 숲이 나왔다. 그곳에서 우리는 모두 다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꺼내 먹었었다. 서로의 도시락을 구경하며 훔쳐 먹고 싸우고. 몇몇 아이들은 주변 편의점에서 사온 간단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웠었다. 루한과 나는 루한네 어머니가 싸주신 음식들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즐거웠던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우연히 그 나무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커다란 구멍이 있던 그 나무였다. 일년 전 심심했던 우리는 보물찾기를 하자며 안내 책자에서 빈 종이 몇장을 찢어 무언갈 적어놓고선 주변 나무에다가 숨겼었다. 몇몇 아이들은 서로가 닿지도 않을 곳에다 숨겨 놔 욕을 먹었었다. 결국 흐지부지하게 끝난 게임이었다.


루한은 그걸 보며 또 웃더니 혼자 곰곰히 생각했었다.


'무슨 생각해?'

'어? 아니. 그냥 뭐 적어서 어디다가 숨겨두려고.'

'뭐 적게? 나도 할까.'

'그러면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어디에다 숨겨두자. 나중에 우리 졸업하고 같이 와서 확인하게. 너 여기 다시 오고 싶다며.'

'아, 그러면 되겠네? 그럼 일 년뒤에 찾아와서 확인해보자.'

'그 전엔 둘 중 아무도 먼저 오지 않기. 약속.'

'약속.'


루한은 내 필통에서 내가 아끼던 비싼 펜을 가져갔다. 야. 얼른 돌려줘, 그거 내가 쓸거야. 이거 좋은거니까 괜히 나 주기 싫은거지? 그냥 잠깐만 쓰는거잖아, 뭐 어때. 아버지가 외국에서 사오신 비싼 외제펜이었다. 그걸 쓰려던 루한을 말리다가 포기한 나는 필통에서 다른 펜을 꺼내들어 공책에서 종이 한장을 찢고 글을 써내려갔다.


- 루한에게. 일년 뒤에 우리는 여기 다시 오기로 했어. 그치? 약속한거지? 뭐, 약속했으니까 우린 분명 일년 뒤에 이걸 보고 있을거야. 그냥 난 사실 너에게 할 말이든 묻고싶은 말이든 별로 없는 거 같다. 뭐. 그냥 우린 여태까지 함께 했으니까 그 때도 우린 같이 여기 와서 확인할게 분명할거야. 아, 근데 가을 바람이 너무 차다. 너도 얼어죽겠지. 너도 추위 많이 타잖아. 


- 있잖아. 갑자기 진지해서 미안한데 지금의 나는 널 너무 좋아해. 그 때의 나도 여전할거야.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널 지금까지 주욱 좋아해왔어. 미안해. 남자 좋아한단걸 게다가 널 좋아한단걸 여태까지 밝히지 못해서.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음. 언젠간 밝혔을게 분명하니까 난 지금 이걸 적는거야. 아니다. 애초에 고백할 생각은 없었지만, 일년 뒤에는 꼭 말해보고 싶을지도 몰라. 좋아해서 미안하고 좋아해. 루한. 너도 날 좋아해주길 바라.


담임선생님과 다른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거라고 얼른 따라오라고 소리쳤지만 나와 루한은 끝까지 편지를 쓰고 있었다. 내가 글을 다 쓰자마자 루한도 손에서 펜을 놓았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고, 옆에 있는 커다란 나무의 구멍 안에 잘 접은 종이 두개를 넣었다.


'누가 안만지겠지.'

'설마…… 여기 있는 나무들도 꽤 오래돼서 건들 사람은 없을걸.'


1년이 훨씬 지난 지금 나는 그 나무 앞에 서서 그 구멍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올려 구멍 속의 종이들을 꺼냈다. 구멍은 생각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있었다. 나보다 더 컸던 루한은 손 쉽게 닿았을 그 구멍이 나에겐 벅찼다. 루한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종이들은 여전했다. 먼지와 나무가루 때문에 더러워졌지만.


[민석이가 씀, 루한에게]

[민석에게 루한이]


너의 편지를 열어보았다. 참 너다운 글이었다.


- 안녕, 김민석. 나는 루한이야. 옆에서 쭈그리고 앉아 글을 쓰고 있는 네 모습을 보며 난 지금 웃고 있어. 사실 쓸 말이 많았는데 그냥 몇 마디로도 설명이 될 거 같아. 사실 난 예전부터 널 좋아해오고 있었어. 너를 좋아하는 마음에 나는 사실 주체를 못할때가 많았어. 그래도 좋아. 너랑 그냥 같이 있다는게 좋아.


- 가끔 생각하곤 해. 넌 날 친구로 생각할 뿐이겠지. 그래서 나를 자책해. 동성애자 주제에 친구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고. 지금의 나는 그래서 내가 많이 미워. 하지만 일년 뒤에는 꼭 말하고 싶어. 그냥 그 때의 나는 너를 좋아했었다고. 하지만 미래의 나는 널 친구로 매우 사랑하고 있을거라고.


- 좋아해. 옆에 있지만 보고싶다.


- 아직도 좋아하고 있어 민석아. 7월의 루한이.


편지의 글자를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던 내 눈에선 눈물이 흘러 나왔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나는 서럽게 울었다. 그 때의 우리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서로를 사랑했지만, 여태까지 좋아해왔지만, 우리는 그걸 겉으로 이야기하지 못했었다. 비록 서로를 좋아한단 티는 냈었지만 그걸 사랑한다 입 밖으로 못 뱉었었다. 여태까지 우린 달랐던적이 없잖아. 우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였잖아. 조금만 더 일찍 알았었더라면……. 그리고 다시 돌아와 내 편지를 읽고 네 편지를 고치면서 넌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그리고 하늘에선 그 날처럼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올해의 첫 눈이었다. 그것도 바닷가에서 맞는 눈. 내 검은 머리 위로 너의 사랑과도 같은 하얀 눈이 쌓이고 있었다. 수평선을 항해 외쳤다.


나를 보고 있다면 나를 제발 미워해달라고. 그 때 용기를 내지 못했던 나를 영원히 미워해달라고. 그러면 조금이라도 내 죄책감이 눈바람에 씻겨져 날아갈 것만 같았다.



FIN.



너에게 묻는다. 내가 널 다시 좋아해도 너는 나를 받아줄 수 있을지. 비록 넌 그곳에 있고, 난 이곳에 있지만 이제서야 다시 내가 널 좋아해도 될련지. 뒤늦게 알아서 미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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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설마설마했는데 루한이 민석이를 좋아하고있었네요ㅠㅠㅠ...민석이 마음도이해가가고 루한이마음도이해가 가요ㅠㅠㅠ 진짜 너무 안타깝네요 루한이 말을 들었을때 민석이 심정이랑 20층 계단을 혼자 올랐을 루한이 심정이ㅠㅠㅠㅠ... 진짜 맘 아파요ㅠㅠ 작가님 그래도 좋은 글 감사드려요 항상 잘 읽고있어요!ㅠㅠ
10년 전
enae
항상 읽어주시는 분이신거군요 ㅠㅠㅠㅠ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쓰기 위해서 언제나 연습하고 있어요... 다양한 장르로 글 써보려고 노력중입니다. 언제나 지켜봐주세요. 사랑해요 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아진짜ㅜㅜ민석이 어떻게해요ㅜㅜ진짜 너무 슬프네요 민석아ㅜㅜㅜㅜ루한심정이 느껴져요ㅜㅜ아 진짜ㅜㅜㅜㅜㅜㅜ어떻게해요 어떻게하지ㅜㅜㅜㅜ그냥 너무 슬퍼요ㅜㅜ
10년 전
enae
나중에 외전 하나 올릴 생각이에요! 외전은 슬프지 않을거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2...
10년 전
독자3
아..ㅠㅠㅠㅠㅠㅠㅠㅜㅡㅠㅠ그냥너무슬퍼요ㅠㅠㅠㅠ잘읽엇습니다ㅠㅠㅠㅠㅜ
10년 전
enae
보잘것없는 글이지만... 잘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댓글 하나하나가 힘이되어주시네요 ㅠㅠㅠㅠㅠㅠ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10년 전
독자4
독방에서 본 글 맞죠? 이렇게 슬프게 끝날줄은 전혀 예상하지못햇어요 ㅠㅠ 루한도 민석이를 좋아하고잇엇다니... 서로 조금만 더 솔직해지고 마음을 알앗더라면 세드는 없엇을텐데 ㅠㅠ
10년 전
enae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하단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게다가 오래된 친구 사이에선 그런게 더 어렵다고 보구요. 정말 말그대로 두 사람이 조금만 더 솔직했더라면... ㅠㅠㅠㅠㅠㅠㅠㅠ 나중에 외전도 올릴 생각이에요! 새드는 아닐거라고 봐요.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쓸게요!
10년 전
독자7
그런 의도엿다니 ㅠㅠ 전 그 뒷사람인것 같아요.. 외전도 기다릴게요 ㅠㅠ
10년 전
독자5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루하뉴ㅠㅠ둘다좋아하고ㅓ있었는데ㅠㅠㅠㅠㅠ너무안타까워요ㅠㅠㅠㅠㅠㅠㅠ둘다얼마나힘들었을까ㅠㅠㅠ
10년 전
enae
글쓰면서 왜 제가 다 슬펐죠... ㅠㅠㅠㅠㅠㅠ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댓글 하나하나가 제가 그가 글을 쓸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3<3... 고맙습니다~
10년 전
독자6
엘레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오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가는 길엔 한순간에 1층에서 끝에 도착하는 엘레베이터조차 너무 긴 시간일텐데 한 층 한 층 자신의 발으로, 타의가 아닌 자의로 계단을 오르면 어땠을까요. 그리고 끝내 20층에 도착했을때는. 너무나도 긴 시간동안 계단을 올라 20이라는 숫자를 보았을때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후회했을까요. 아니면 이까지 올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이 너무 슬펐을까요.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고민했던만큼 많이 아렸겠죠. 누군가가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었겠죠. 그 사람이 자기가 바랬던 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잠시 부렸을까요. 글을 읽는 동안 계속 그런 생각을 했네요. 글을 다 읽으니까 먹먹한 느낌이 드네요. 제일 처음에 루한이 만약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이 방에 있다면 떨어뜨려버렸을꺼라는 말처럼 루한은 자신을 떨어뜨려버렸네요.
아 ㅈㅈ돼서 비회원으로 댓글을 쓰게 됐네요 ㅠㅠ 글잡 잘 안들어오다가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다른 사람들도 가벼운 글말고 작가님처럼 생각한티가 나는 글을 많이 올려줬으면 좋겠어요. +1-1=0 보고 쓰니님이 생각한 티가 많이 난다고 생각했어요. 맞나요? 어쨌든 글 잘 읽었어요. 브금도 좋네요ㅠㅠ!

10년 전
enae
제가 글을 쓰면서 생각 많이했다는 걸 알아주시다니 ㅠㅠㅠ 일단 댓글 길게 써주신거 너무 너무 감사해요... 댓글 한줄 한줄 읽으면서 더 깊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글을 쓰면서 단순하게 쓰고 싶진 않았어요. 물론 내용이 가벼우면 재미로 쓸 순 있어도 이처럼 무거운 내용을 다루게 되었으니... 아직은 완벽한 글을 쓰기엔 초보지만 다양한 기법들이랑 복선과 내용들을 넣고 싶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알아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엄청 힘되네요... <3.... 앞으론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0년 전
독자9
글 열심히 쓰세요ㅎㅎ. 정지 풀리면 신알신할게요 ㅋㅋ!
10년 전
독자8
알람이 울렸었길래 왔더니 이렇게 좋은글을 올리셨네요ㅠㅠㅠㅠㅠㅠ 민석이도 안타깝고 루한도 안타까운 마음이 크네요ㅠㅠㅠ 진짜 계단 한칸, 한칸 올라가면서 루한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지ㅠㅠㅠㅠ 상상만해도 제 머리가 더 아려오는듯하네요ㅠㅠㅠ 윗댓글보니 외전이 있나보네요! 외전 기다릴게요 ㅠㅠㅠㅠ! 그리고 작가님 필체 짱짱! 브금이랑 분위기도 잘 어울려지고 ㅠㅠㅠ 완전 금손작가님!!
10년 전
enae
그...금손이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직 배울게 많은 초보?...일뿐이에요 ㅠㅠㅠㅠㅠㅠ 더 열심히 쓰도록하겠습니다!! 외전은 일단 연재하던 다른 거 먼저 좀 적고 올리도록할게요! 언제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9
아 이렇게 가슴 찡한글이ㅠㅠㅠㅠㅠ사실 픽 관음만하고 덧글은 잘 안쓰는데 이 글은 도저히 덧글을 안쓰고는 못배기겠어요ㅠㅠㅠㅠ저도 얼른 인티가입해서 신알신 하고싶네요 작가님한테ㅠㅠ정말 엘리베이터를 타는 루한의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찡하더라구요ㅠㅠㅠㅠ
10년 전
enae
얼른 가입하실 수 있기를! 글 읽어주셔서 너무 고맙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ㅠ 힘이 됩니다! 항상 열심히 쓸게요~
10년 전
독자9
신알신 울린거 보고 얼른 와서 글 읽었는데 정말 가슴 먹먹해지는 글이네요...조금만 루한의 마음을 민석이가 빨리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너무 안타깝습니다ㅜㅜㅠㅜㅜㅜㅜ그래도 외전은 분위기가 다를거라고 하시니 전 외전 기다리겠습니다!! 작가님 이름은 에네라고 읽으면 되나요?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에네님 제가 많이 많이 좋아하고 응원하고 있어요! 계속 좋은글써주셔서 감사드려요.하트하트.
10년 전
enae
원래 갠홈이나 다른 곳에서 사용하던 이름은 이내지만 에네라고 해도 예쁘네요... 오 뭔가 마음에 들었어욬ㅋㅋㅋㅋ 그나저나 제가 훨씬 더 감사한걸요 ㅠㅠㅠㅠㅠ 언제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번엔 더 좋은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10년 전
독자10
아! 원래 이내라고 읽는거였군요...죄송해요ㅜㅜㅜㅜ영어이름이라 제대로 읽지못했어요ㅜㅜㅜㅜㅜㅜ엉엉ㅜㅜㅜㅜ
10년 전
enae
아뇨!!! 괜찮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뭔가 이내보다 에네가 더 예쁜거 같은 기분이....... 지금 이름을 바꿀까 심히 고려중이었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떡하지..... 에네 예쁘지 않나요..... 친구한테 한번 물어보고...하... 에네 너무 예쁜데.... 이내가 원래 순우리말이었는데 에네 뭔가 아오... 예쁘쟈나 ㅠㅠㅠㅋㅋ큐ㅠㅠㅠㅠㅠ 죄송하실 필요 전혀 없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1
그래도 이름은 중요한건데 잘못 읽어서 죄송해요...제 실수때문에 이름 바꾸는걸 고민까지 하시다니!!!(충격) 그렇게까지 하실줄이야ㅜㅜㅜ
10년 전
enae
11에게
제 닉네임은 제 친구 밖에 몰라요ㅋㅋㅋ 갠홈도 찾아오시는 분들이 적은지라.... 지금 상황에서 닉네임이 바뀌어도 눈치채시는 분들은없으실게 분명해요! 어쨌든 전 그저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할 마음 뿐이에요... 이름 따위 상관치 않아요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12
enae에게
아휴ㅜㅜㅜㅜ정말 천사같은 마음씨를 가지셨네요ㅜㅜ아 그런데 좀 뜬금없을지 모르겠지만 혹시 암호닉 신청받으세요? 받으시면 신청하고싶어요...♥

10년 전
enae
12에게
당연히 받죠! 언제나 받고 있습니다...ㅠㅠㅠㅠ 얘기해주시면 나중에 적어놨다가 여태까지 썼던 글들이랑 연재할 글들 어느정도 마무리 되면 텍파로 만들어서 기차로 보내드릴게요... 사랑해요 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3
enae에게
으아ㅜㅜㅜㅜ저 그럼 초코푸딩으로 신청할게요!ㅜㅜㅜ저도 이내님 정말정말 사랑해요♥♥♥ㅜㅜㅜㅜㅜㅜㅜㅜ

10년 전
enae
13에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의 첫 암호닉... 꼭 기억하도록하겠습니다! 힘내서 글 쓸게요 사랑해요 초코푸딩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4
enae에게
헐 제가 첫암호닉인가요??ㅜㅜㅜㅜㅜㅜ아휴ㅜㅜㅜㅜ너무 기뻐요ㅜㅜㅜㅜ너무 좋아서 우럭우럭ㅜㅜㅜㅜ

10년 전
독자15
아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설마했는데 루한이도 민석이를 좋아햇엇네요...ㅠㅠㅠㅠ아이고ㅠㅠㅠㅠ급우울..ㅠㅠㅠㅠ글잘뵛어요!
10년 전
enae
우울해지셨다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죄송해요... 그래도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16
ㅠㅠㅠㅠㅠ정말 금손이예요ㅠㅠ민석이가 루한한테 매정하게 굴었을때 루한이 심정이 어땠을지 ㅠㅠㅠ..눈물 펑펑
10년 전
enae
금손이라니 ㅠㅠㅠㅠㅠㅠ우셨다면 다행이에요 ...다행인가? (슬픈글이니까...) 어쨌든 ㅠㅠㅠㅠㅠㅠㅠ 첫번재 외전... 스포하자면 루한의 입장에서 바라본 모든 것들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쨌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10년 전
독자17
아 오늘밤에 왜 이리 슬픈글을 많이보는지...몸도아픈데 마음도아프네요..너무 안타까워요
10년 전
enae
몸 아프시다니... 어디가 아프신거에요 ㅠㅠㅠㅠㅠ 힘드실텐데 이런 글 보여드려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른 신나고 달달한 글 많이 읽으시고 빨리 완쾌하시길 빌게요! 아프지마세요 ㅠㅠㅠㅠㅠ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18
제가 말이나 글로 감정표현을 잘못해서 지금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될지 모르겠어요 아 정말 울음 꾹 참다가 마지막 루한이의 편지에서 정말 폰잡고 엉엉 울었어요 왜이렇게 마음이 아픈지... ㅠㅠ 외전에서라도 루한이와 민석이가 행복하길 바래요 진심으로ㅠㅠㅠ
10년 전
enae
제 글 보면서 울어주셨구나...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ㅠㅠ 제가 이루고자한걸 이룬 기분...? 외전이 사실 두개인데 하나는 루한의 입장에서 이 모든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고 또 하나는 분명히 행복한 이야기일거에요! 두 사람은 언제나 행복해야죠 ㅠㅠㅠㅠㅠㅠㅠㅠ 어쩄든 글 읽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더 열심히 쓰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10년 전
독자19
작가님 가슴먹막한글 너무 잘읽고갑니다..좋은글 감사합니다 정말 루한의 생각을 몰랏는데 이렇게 될줄이야.. 엇갈리는 마음이 너무나아프네요..
10년 전
enae
처음부터 끝까지 루한의 감정이 제대로 나온 부분이 한번도 없었어요. 음. 따지고 말하자면 문자부분에서 한번 나오고 결말까지 루한은 단 한번도 자신의 심정을 드러 낸 부분이 없었죠... 비록 본편에선 루한의 마음을 알수가 없어 엇갈린 것처럼 보이겠지만, 외전에선 그러지 않을거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20
아 진짜 글이너무슬프고 먹먹하네요ㅜㅜㅜㅜ루한이나 민석이라고 생각하고읽은게 아니고 진짜 평범한 남자고등학생 글을 읽은 기분이에요 영화같애요 우어ㅜㅜㅜㅜㅜㅜ
10년 전
enae
분명히 소설 속 루한과 민석이 뿐만이 아니라 일반 고등학생들도 (동성이든 이성이든) 한번쯤은 이런 생각해봤을거라 생각해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이어지진 않겠지만... 지금 연재하는 판타지물 외에 올리는 단편에선 이런 현실적인 소재를 다뤄보고 싶어서 시체에게 묻는다라는 글을 쓰게 되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독자분들이 다 제 의도를 알아주셔서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더 좋은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10년 전
독자21
헐 중간에 루한이가 설마 진짜 죽었을줄이야ㅠㅠㅠ흐헝 마음아파 다시만날려면 어떻게 해야되죠..외전 기다리겠습니다!!
10년 전
enae
윗 댓글에서 말했듯이 외전은 두편이에요~ 하나는 루한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 모든 일들과 또 하나는 정말 두 사람의 이야기에요.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글 쓸게요 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2
루한이 정말 죽었다는 부분부터 아진짜 눈물이 막흐르네요..루한의 마음을 뒤늦게 안민석이도 너무슬프고 작가님 진짜 최고에요 ㅠㅠ다른 작품 기다리고있을게요!!
10년 전
enae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외전은 슬프지 않을거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앞으로 더 좋은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10년 전
독자23
아름이에요. 아..뭔가 엄청먹먹하네요. 서로의 시간이 맞지않아서 이런일이 생긴거군요.둘이 조금만 용기를 냈더라면..너무 안타까워요. 설마설마했는데 루한이가 그런선택을 하다니ㅠㅠ엘레베이터를 오르며 다시 속초를 찾아오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럼 루루도 민석이의 편지른 본건가요?그럼 민석이도 자신을 좋아하는걸 알지않았을까요? 사람일이란건 정말 모를 일인것같아요. 민석이는 얼마나 자책감에 시달릴까요ㅠㅠㅜㅠ으으 너무 슬프네요..이네님 글은 정말 흡입력이 좋아요..이제 배터리가1퍼라 더 못쓰겠네요ㅠㅠㅡ쨌든 작가님 사랑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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