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꽤나 매서워진 바람에, 그녀가 한기를 느끼고 그의 오둑막으로 들어갔다. 오두막 안으로 발을 들이자 보송한 카페트가 깔려있었다. 그녀를 끔찍이도 생각하는 그가 부쩍 추워진 날씨에 그녀가 아프기라도 할세라 조금 이른감이 없지않지만 깔아놓은것이리라. 그는 그녀가 들어오자마자 그녀를 제 품에 가두곤 그녀의 이마에 살짝 키스했다. 그녀는 그런 그가 이젠 익숙해진 것인지 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그렇게 하면 그날 밤은 편히 잠을 청할 수 있다는것을 깨달은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서서히 그에게 동화되어갔다. 그가 준 머그컵을 들고 흔들의자에 앉아 창문 밖을 바라보고있는 그녀였다. 하늘에선 눈송이들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녀는 아무것도 담지 않은 표정으로 성쪽을 응시하기만 하였다. 그런 그녀의 속내를 모르고 그녀에게로 다가가던 그의 표정이 곧 작게 일그러졌다. '왜...왜 울어?내가 이렇게 옆에 있는데 왜우는거야..?' 그는 꽤나 혼란스러운듯 하였다. 눈동자가 갈 길을 잃고 헤매이다 겨우 갈피를 잡는가 싶더니만 그의 표정이 오묘하게 변하였다. 슬픔인지, 표독스러움인지, 미움인지 사랑인지 모를 무언가가 복잡하게 얽혀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웠다. '...돌아가고싶어?대답해. 돌아가고싶냐고 묻잖아' 나즈막히 속삭이던 그의 언성이 높아졌다. 그녀는 그런 그의 모습에 겁을 먹은것인지 소리없이 눈물만 쏟아 낼뿐이었다. 따듯한 오두막 안에 있는 그녀였지만 그녀의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기 시작하였다. '아뇨...그 끔찍한곳으로 돌아가기 싫어요...' 그녀의 말에 그의 표정은 미세하게나마 화색이 돌았다. '...근데 있잖아요, 전 그 끔찍한 성보다 여기...이 오두막에서 당신이랑 있는게 더 끔찍해요...알아요?이제 제발 날 놔줘요...제발...제발 부탁이에요..' 그녀는 오두막에 갇히고 나서, 아니 살면서 이토록 많이 울었던 날은 없을것이다. 오열하는 그녀를 보는 그의 표정은 이미 분노로 얼룩져있었다. 짝,하는 마찰음이 들리고 그녀의 시선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아린 뺨을 부여잡고 한참을 멍하니 눈물만 흘렸다. '한번만 더 그런 헛소리하면 이제 나도 못봐줘. 사람대접 못받을줄알아. 여지껏 대접해줬더니, 뭐? 끔찍? 개소리하지마 세요 썅년아. 넌 그냥 닥치고 내 밑에서 앙앙대기나 하란말이야.' 그가 울고있는 그녀를 보며 치가떨린다는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꽤나 충격받은듯했다. 이제까지 몇번 욕을하고 때린적은 있었어도, 오늘만큼 심하진 않았던 그였다. 그녀의 얼굴에 손을 댄건 물론이거니와 그녀를 무시하는듯한 어조는 처음이였다. 그렇게 그가 욕실로 들어가곤 오두막엔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리뿐이 정적을 타고 맴돌았다. 욕실 문이 열리고 뜨거운 공기에 섞여 그가 나왔다. 그는 아무일 없었다는듯 그녀에게 약을 발라주며 말했다. '부은것 좀 봐..어쩌다 이렇게 된거야...응? 조심 좀 하지..나 속상하잖아요' 그녀는 그새 확연히 달라진 그의 태도에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무서웠다. 방금전까지만해도 그녀에게 손찌검을 하고 욕을 하더 그는, 자신이 만든 상처를 기억하지 못한다는양 정성스레 치료해주고 있었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다른 그의 양면성은 몇달이 지나도 익숙해지기란 쉽지 않았다. 점점 더 두려워지고 있었을뿐. 그렇게 그는 그녀에게 담요를 덮어주곤, 다리에 힘이 풀린 그녀를 침대까지 부축해주었다. 심지어는 목끝까지 이불을 정성스레 덮어주며 그녀를 안아오는 그였다. 그의 이중성으로 얼룩져버린 밤은 어렵사리 지나가고 있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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