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거다!!!저거야!! 심심했는데 저걸 보니까 막 어?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어. 뭔지 알겠어?
주인이가 오후강의만 있다고 나갔거든? 지금은 5시고 주인은 6시쯤 들어올테니까 시간은 한 시간 정도가 있지 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 너네가 생각하는 그거야. 생각 안 하면 어쩔 수 없고
저녁을 내가 만드는거지.ㅎㅎㅎㅎㅎㅎㅎ 주인이가 하는거 봤으니까 간단하게 할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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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그래...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아, 미안해..
처음엔 정말 순조로웠어. 그냥 재료를 꺼내서 씻고 자르기만 하면 됐거든.
재료는 왠만한 건 다 있으니까 괜찮겠다 싶었지. 아, 뭘 만들려했냐면 된장 찌개를 만들려고 했어.
그래서 냉장고를 열고 호박이랑 양파랑 당근이랑 버섯이랑 두부랑 된장이랑 꺼내서 재료를 잘 꺼내서 씻어서 이제 자르기만 하면 되는거였어.
그래서 물을 끓이려고 올려놓고 하는데 막 신이 나는거야 ㅎㅎㅎ. 씬이 난다. 막 흥얼거리면서 재료를 자르려고 하는데
저번에 주인이가 양파 껍질 벗겨내는걸 봤거든? 그게 생각나서 양파 껍질을 벗기는데 눈이 너무 아픈거야. 그래서 아무생각 없이 눈을 비볐는데...
ㅜㅜㅜㅜㅜㅜㅜㅜㅜ눈알 빠지는 줄 알았어. 눈이 안 떠지더라고 ㅠㅠㅠㅠㅠㅠ막 그래서 눈 씻으려고 싱크대를 찾는데 안 보이니까 이리 부딫히고 저리 부딫히고 하는거야.
그래서 막 다리에 멍들고 그랬다니까 ㅜㅜ 약하게지만 ㅠㅠ
그래서 눈을 씻고 까 놓은 양파랑 나머지 재료들을 써는데 난 칼질이 그렇게 어려운 건 줄 몰랐어. 주인이가 하는 거처럼 이쁘게 안 썰어지더라고
내가 잘 못써는건가 싶어서 주인 따라한다고 칼끝 쪽에 손가락을 갖다댔거든? 그 땐 아무생각 없이 갖다댄거였는데그러면 안된데. 약간 둥글게 말아야 한다는거야.
아 뭐 어쨌든 그래서 갖다대고 잘랐는데 손가락 끝에가 살짝 베인거야. 피라는 걸 처음 본 사람처럼 뛰댕기다가 입에 물면서 나머지 재료 대충 자르고
자른 재료들을 접시에 담아서 끓는 물에 들이붓듯이 넣었어. 그랬더니 물이 사방으로 튀는거야. 막 내 팔에도 튀고 바닥에도 튀고 팔이 너무 따가운데
마저 끓이겠다고 나댔지.. (먼 산) 내가 왜 그랬을까... 심심함은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거 같아..
그래서 재료 넣은 물에다 된장 너어서 대충 젓고 주인이가 넣던 하얀가루를 찾아서 넣었어. 그리고 좀 끓이다가 맛을 봤는데....
그냥 불 꺼놓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쇼파에 누웠지.
그리고 한참 있다가 주인이가 돌아왔어.
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인사했지.
"나 왔어-"
"주인 왔어?"
인사를 하고 다시 티비로 눈을 돌리는데
근데 주인이가 날 보면서 인상을 쓰더니
"이거 무슨 냄새야?"
이러는 거;; 깜짝 놀랬다..
내가 모르는 척하니까 주방으로 들어가는거야. 우리집 구조가 현관옆에가 바로 주방이거든.
주방에 들어간 주인이가 나오는데 표정이 아주... 여자친구 때렸을 때보다 더 심각하더라.
그럴만했어. 주인이가 잠깐 약 가지러 방에 갔을 때 주방 가봤는데 워후.....엄청나더랔ㅋㅋㅋㅋㅋ 그게 내 능력인가봐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모르는 척하면서 눈만 굴리고 있는데 내 쪽으로 오는거야. 그래서 쇼파에 일어나 앉았어. 위험하잖아..
앉아서 손가락 꼼지락 거리는데 피가 다시 나는거야. 신경 안 썼거든. 입에서 빼고나서부터
주인이가 내 쪽으로 오더니 손가락 보고 눈이 커져가지고 막
"뭐야, 왜 그래?너 손가락 왜 다쳤어?"
이러면서 내 손가락 살피는데 막 원래 모를 땐 안 아픈데 보면 아픈거 알지.
피 나오는 거 보니까 막 욱신욱신거리는거야. 그래서 주인이한테 아프다고 했지.
"주인, 나 아야해"
"기다려봐, 약 가져올게"
그러면서 약 가지러 방으로 가더라고 그 사이에 주방 한 번 살피고 다시 쇼파에 가 앉았어.
주인도 약통을 들고 나오더라고, 가지고 나와서 내 앞에 앉더니 내 손가락을 치료하는거야.
막 따끔거려서 움찔하니까 동그란 눈으로 날 쳐다보면서 아프냐고 묻는데 괜찮다고 했어. 아프다 그러면 잔소리를 할 것 같았거든.
손가락 치료 다하고 밴드까지 붙여주고 또 어디 다른데 다친데 없냐고 물어보면서 여기저기 살피는데 아까 팔에 물 튀었댔잖아. 그거 보더니 한 숨 쉬고
주방에 가서 얼음 가져오더라 비닐봉지에 담아서. 그러더니 내 팔에 갖다대고 잡고 있으래.
잡고 있으니까 주방에 들어가서 치우더라고. 그래서 그냥 앉아있는데 손이 시려서 얼음주머니 내려놓고 있었거든?
그랬더니 갑자기 주방에서 나와가지고 내 이마에 꿀밤때리는거... 벙쪄가지고 쳐다보니까 얼른 다시 갖다대래. 귀신인 줄..ㅋㅋ
그래서 다시 갖다대니까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어. 들어가더니 좀 지나서 웩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래서 주방에 가니까
내가 만든 된장찌개 먹고...ㅎ.. 알고보니까 내가 넣은 하얀가루가 설탕이래, 단거. 주인이가 넣는거는 소금, 짠거.
뭐 어쨌든 주방을 다 치우고 주인이가 맛있는 밥 해줘서 맛있게 먹었어.
좀 잔소리는 들었지만 재밌는 하루였...아니 아픈 하루였어
다신 하지 말아야지
그럼 안녕!!
뭔가 원하는 에피같은거 있으면 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