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방학때 있었던 일임.
토요일날 공부를 빡세게 해서 일요일 늦은 오후까지 잠을 자고 있었음.
사실, 공부고 뭐고 졸려서 많이 잠.
자고 있는데 누가 문을 확 열고 들어 오길래 잠에서 깸.
겨우 눈을 떠 봤더니 엄마가 박지민이랑 내 어렸을때 사진이 담겨 있는 앨범을 들고 들어 오시는 거.
왜 저걸 들고 오시나 했는데.
"예진아, 이것 좀 지민이 한테 갔다 줄 수 있지?"
엄마는 말로만 저러셨지 '꼭 이걸 지민이에게 직접 갖다 줘라.'
라는 얼굴로 부탁을 하심.
어쩌겠나 엄마가 저렇게 부탁을 하시는데 나는 아무 말 않고 고개를 끄덕 거렸음.
엄마가 쉬고 있던 나를 먼 곳까지 보내는 게 미안하셨나 봄.
다음 달 용돈 두 배로 주신다 하심.
"다녀오겠습니다."
"엄마가 지민이한테 따로 말 해놓을께~ 딸 잘 다녀와~"
엄마는 만족한다는 얼굴로 날 보내셨음.
엘리베이터를 타며 내려가면서 핸드폰으로 대충 교통 정보를 알아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음.
예전에 박지민이 숙소에서 집까지 오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 적도 있었던 거 같음.
귀찮은 일을 굳이 하겠다고 나온 내가 못마땅 했음.
그래도 다음 달 용돈을 두 배로 받기 위해
큼지막한 크로스백에 앨범을 넣고 버스 정류장에 감.
여기까지는 좋았음.
버스는 많이 타 봐서 익숙했지만, 지하철은 아니었음.
버스에서 몇 십 정거장을 지나쳐 지하철로 갈아 타야 됐음.
버스로 올 때는 순조롭게 와서 왠지 내가 길치는 아닌거 같아서 뿌듯했음.
근데,
"여기가 어디야."
망했음.
지하철을 타야 되는데 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모르겠는 거임.
친구들하고 좀 멀리 나가서 놀 때는 친구들이 타는 데로 따라 타 어렵지 않았음.
그런데 나 혼자서 노선을 보고 타는 게 죽을 맛인 거임.
숫기가 없어서 다른 사람한테 어떻게 가야 되냐고 못 물어보겠는 거임.
한 삼십 분 정도 근처에 앉아 있을만한 데에서 멍을 때리고 있었음.
"아, 엄마 보고 싶다."
나도 모르게 몇 시간 전 나에게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해 주었던 엄마가 보고 싶었음.
이러다가 몇 년이 지나도 숙소에 못 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사람들에게 물어보기 시작했음.
"저, 죄송한데. 여기 역 가려면 어디에서 타야 되는지 아세요?"
처음은 할머니에게 물어봤음.
다행히 할머니께서 잘 알려주셔서 맞게 탈 수 있었음.
근데 좀 짜증 난 게 한 번에 슝 가는게 아니라
내가 가는 역을 갈려면 도중에 내려서 갈아 타야 된다는 거였음.
지하철에 대한 지식이 없는 나는 갈아 탄다는 개념을 몰라
그냥 '아 이거 타면 바로 가는구나.' 이러면서 갔을 뿐.
나중에 계속 내가 내려 할 역이 나오지 않아 노선표를 보니
내가 갈아타는 곳에 내리지 않은 거였음..
허겁지겁 내렸더니 막막한 거임.
그래서 이번에도 눈을 밝히고 주위에 착하게 생기신 분을 찾았음.
나도 본능적이게 착하게 생기신 분을 찾은거 같음.
"저기, 이 역에 갈려 하는데 어디서 타야 되요?"
역시 내 눈썰미가 좋았는지 그 분도 잘 알려 주심.
우여곡절 끝에 숙소와 가까이 있다는 역에 도착함.
진짜 다시 하라고 그러면 절대 못한다고 그럴 거 같음.
엄마가 말씀하시기로는 그 역에서 나온 뒤 몇 분만 걸으면 숙소라고 하셨는데
난 나의 심신을 위해 택시를 탐.
저번에 말했듯이 길치라서 그냥 택시 타고 가는게 더 빨랐음.
그동안 정신없이 왔긴 왔나 봄.
창문으로 밖을 보는데 벌써 어두컴컴ㅋㅋㅋㅋ
핸드폰을 보니 9시 30분이였음.
원래는 이렇게까지 안 걸리는데 지하철에서 많이 헤매서 그런거 같았음.
"감사합니다."
박지민이 살고 있는 아파트 정문에서 내렸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음.
예전에 박지민이랑 전화하고 있을 때 이사 간다며 설레발을 치던 박지민이 이해가 갔음.
여기서 웃긴 게 박탄소의 길치 퍼레이드가 시작 됨.
여기까지 온 거면 솔직히 다 온거잖슴.
근데 박지민네 동을 못 찾고 헤맸음.
아파트 단지 안에서 20분 헤매다 찾음ㅋㅋㅋㅋ
겨우 동 앞에 가니 인터폰이 있어 옆에 누르라는 데로 누르니 연결이 됨.
"누구세요?"
박지민 목소리가 아닌 다른 멤버 목소리가 인터폰을 통해 나와
순간 당황해 가만히 있다 이대로면 끊길거 같아서 바보처럼 손짓 발짓을 하며 말했음.
'아.. 저, 저 박지민 동생인데.."
"탄소?"
"네.."
"어..어. 잠시만."
엄마가 박지민한테 얘기해 놓는다고 하셨는데 멤버 반응을 보면 분명 까먹고 말 안 하신 거임.
생각해보니 내가 숙소에 온다는 걸 박지민이 알았으면 마중 나오고도 남았을 텐데 동 앞에 썰렁한 거 보면
엄마가 말 안하신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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