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 씨, 이거 업무 처리 하시고 제 방으로 좀 오시죠."
"에리 씨, 오늘 점심 같이 하시죠."
"에리 씨, 주말에 뭐하세요? 같이 영화나 보시죠, 공짜표가 생겨서요."
우리 부서에는 환장과 치댐이 존재한다. 나한테 무한하게 치대는 변백현 팀장과 그 때문에 환장할 거 같은 내가 1년 내내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 물론 변백현은 일방적으로 당기고, 나는 일방적으로 밀고 있지만. 어쩔텐가. 내 목표는 사내연애가 아니라 승진이란 말이다. 사실 변백현 팀장이 싫은 건 아니다. 외모도 훌륭하고, 저 나이에 팀장이라는 직책을 갖고 있는 것도 능력이다. 뭐, 하는 거 보면 귀엽기도 하고. 아니,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변백현 팀장이랑 있었더니 내 정신도 이상해지는 거 같다. 앞으로 더 멀리 해야할 거 같다.
"에리 씨, 바빠요?"
"네, 바빠요."
"외근이요, 나랑 같이 가게 될 거 같아요."
"혼자 다녀올게요, 할 수 있어요."
변백현은 또 뚱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그를 무표정으로 쳐다보면 에리 씨, 너무한 거 아니예요? 하고 입술을 쭉 내민다. 귀엽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변백현에게 관심이 없다. 마음이 없다. 아, 아예 없지는 않고. 혼자 가겠다는 말에 아까부터 내 옆에 와서 찡찡 거리고 있다. 팀장님, 가서 업무 보세요. 바쁘실텐데. 그래도 여전히 내 옆에 서서 자기랑 같이 가는 게 싫냐고 물어온다. 결국 내가 같이 가겠다고 대답하자, 변백현은 박수를 치더니 오늘 다 퇴근하세요. 팀장 재량으로 퇴근 시켜 드립니다. 대신 내일까지 오늘 분량 업무도 끝내세요 하고 소리쳤다. 겨우 오후 4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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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 연재 할게요! 너무 다양한 소재로 쓰는 거 같아 걱정이지만 다 제가 계획한 시간 내로 연재 끝내겠습니다! 다시 곧, 국가대표 남자친구로 찾아 올게요! 읽어주신 분들 감사하고, 어떤지 댓글 써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