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 혼내줘
W. 슈가러쉬
" 아, 좀 하지마요. "
계속해서 달라붙는 민윤기의 끈적한 손길에 인상이 구겨진다. 집중해서 작업을 끝마쳐도 내일 녹음을 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시간에 민윤기는 끈질기게도 내게 손을 뻗는다. 아이돌과 디렉터의 연애라. 대중들에게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그 날로 디렉터나 그 아이돌이나 예전의 생활을 이어나갈수 없다는건 분명한 사실이였다. 그에 덜컥 겁을 먹어버린 나는 건방지게도 민윤기를 밀어냈다. 뭐, 그래봤자 민윤기는 내가 뭘 두려워하고 걱정하는지 꿰뚫은지 오래였으며, 겁 먹은 나를 위로 끌어올려 다시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조차 없게 잡아버렸지만 말이다.
마지막 엔딩만 어떻게 수정하면 될 것 같은데 몇 시간째 잡고있으니 미칠 지경이였다. 장난치느라 민윤기가 잔뜩 올려놓은 의자 탓에 바닥에 닿지 못하는 다리가 달랑달랑 흔들렸다. 하얀 손으로 내 허리를 지분거리던 민윤기는 내 짜증섞인 말에 손을 거둠과 동시에 나 삐졌어, 달래줘 라며 땡깡아닌 땡깡을 부린다.
" 뽀뽀해줘. "
" 안돼요. 나 이거 해야해. "
" 그럼 키스해주던가. "
" 오빠, 제발... 나 이거 마무리만 하구 놀아줄게요. "
" ...짜증나, 강여울. "
민윤기가 작업실에 온 시각은 11시쯤. 시계는 어느덧 2시를 가르키고 있었고 그때서야 나는 잔뜩 굳은 목을 돌리며 높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땡깡 부리던 민윤기가 조용해진 것은 진작에 알아차렸지만 자고있을 줄이야. 공백기라고는 하지만 콘서트 준비에 힘들어하던 민윤기가 생각나 미안해졌다. 작업실 구석에 놓여있던 커다란 담요를 낑낑버리며 들고와 잠든 민윤기위로 던지듯 덮어주었다. 덮어주듯 던진건가. 아무튼 따뜻하게 자라는 내 나름의 배려다.
작업실에 마련해놓은 매트리스를 차지한 민윤기 덕분에 나는 조그만한 쇼파에 몸을 뉘였다. 새우잠 자듯 몸을 웅크리니 쇼파 밖으로 삐져나오진 않는다. 나름의 만족감을 느끼는 동시에 내가 이렇게 작구나, 를 실감했다. 쇼파 옆의 작은 스탠드만 밝혀 놓은채 작업실의 불을 껐다. 순식간에 어둠이 내려앉은 작업실엔 색색거리는 민윤기의 숨소리가 가득했다.
나도 모르게 뜨인 눈에 자연스레 몸을 일으키자 커다란 창문에 해가 뜨는것이 보인다. 커튼 치고 자라니깐 또 말 안듣지. 뒷통수를 긁적이며 주위를 둘러보니 조그마한 쇼파에 웅크리고 잠이 든 강여울이 보인다. 저 쇼파 진짜 작은데 쟤가 자니깐 딱 맞네. 들려오는 숨소리가 괜히 귀여워 혼자 흐뭇하게 웃다가 뒤척거리는 강여울이 떨어질까 싶어 서둘러 몸을 일으켜 다가갔다. 내가 벗어놓은 후드집업을 이불 삼아 덮고 있는 모습에 다시 입꼬리가 올라간다. 어쩌자고 이렇게 쪼꼬매, 여울아. 조금이라도 더 편히 잤으면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그 조그마한 몸을 안아들자 미동도 않은채 새근거리는 숨소리만 낸다. 내가 누워있던 매트리스에 눕히자 새끼강아지처럼 꼬물거리며 자신이 편한 자세로 몸을 움직인다. 조심스레 그 옆에 누워 내 품안으로 끌어당기자 오물거리던 입이 살짝 열린다.
" ...아니야, 윤기... "
" 혼나, 강여울 진짜. "
연애 초기부터 강여울이의 잠꼬대는 한결같았다. 잠든 강여울을 살짝 건드리기라도 하면 강아지 훈련시키듯 혼나, 윤기 하고 옹알거리던 강여울. 처음엔 자는척일것이라 생각했는데 일어나서 기억조차 못하는 강여울을 보니 진짜 잠꼬대라 믿을 수 밖에 없었다. 혼낸다는 그 표현이 나름 마음에 든 터라 일부러 강여울을 더 건드는 것이 늘어났다는건 혼자 비밀이다.
새근거리며 잘 자는 강여울이의 볼을 괜히 괴롭혔다. 하얀 볼이 내 손이 주무르는 대로 모아진다. 애기같아, 진짜. 디렉팅이 11시라고 했던가. 잠든 강여울을 이제 깨워야하나 싶었다. 자는거 진짜 귀여운데. 깨우기 아쉽다. 볼을 만지던 손을 허리께로 가져다 토닥였다. 일어나면 내가 깨워주는것이고, 안일어난다면 내 나름의 흑심을 채우는 것이였다. 허리를 토닥거리다 얇은 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자 다시 입술이 열린다.
" 혼나, 윤기... "
어이없는 귀여움에 허, 하고 웃음이 새어나온다. 조그마한 강여울이의 위로 올라가 아래를 쳐다보자 묵직함에 눈을 뜬 것인지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끔뻑거리며 날 쳐다보는 강여울. 고개를 까딱이며 여울아, 하고 부르자 잠긴 목소리가 작게 대답한다.
" 응... 무거워.. "
" 오빠 혼낼거지. "
" ...응? "
네가 혼낸다며, 강여울. 내 장난기 섞인 말에 여울이의 눈이 더 크게 떠진다. 낑낑거리며 날 밀어내는 손이 조그맣다. 여울이에게 더 가까이 몸을 밀착시키며 그 하얗고 가녀린 목에 입술을 맞대었다. 잠에서 방금 깨어난 여울이의 목이 뜨겁다. 입술이 닿자 움찔거리며 날 밀어내던 조그만 손이 멈춘다.
" 어떻게 혼낼래. "
내가 말을 꺼내자 자신의 목에 닿는 내 입술을 피하려 꼬물거리는 것이 강아지를 연상시킨다. 조그마한 흰둥이. 다시 몸을 일으켜 여울을 내려다보자 장난치지마요, 진짜 혼나 하고 귀여운 으름장을 놓는다.
몸을 일으키려는 여울을 다시 푹신한 매트리스에 눕혔다. 짧게 입을 맞추자 하지마, 하며 옹알거리는 여울이의 입술에 다시 더 짙게 입술을 맞대었다. 자제를 하지 못하는 손이 다시금 여울이의 허리께를 지분거리자 조그만 손이 내 손을 움켜쥔다. 숨이 막히는듯 고개를 돌리는 여울이 내게서 벗어나려 끙끙거린다.
" 무거워요. 나와요, 좀. 진짜 혼나요. "
여울이의 머리를 감싸며 입꼬리를 올려 가까이 마주보았다. 커다란 눈이 더 커지며 날 쳐다본다. 코 끝에 입을 맞추자 간지럽다는듯 찡긋거린다. 다시 입술을 머금자 조그만 손이 내 옷깃을 꽉 잡는다.
입을 떼고 바라보자 숨을 몰아쉬는 강여울이 보인다. 강여울이한테 혼나는거면 괜찮은것 같은데. 아니,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상아닌가.
" 강여울. "
" 아침부터 왜이래, 진짜.. 힘빠져요, 벌써. "
" 혼내줘. "
" ..응? "
" 오빠 좀 혼내줘, 여울아. "
슈가러쉬 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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