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겨울이었다.
올해가 된지 얼마 안된것같은데 6일밖에 남지않았다는 걸 깨달은 정국은 한숨을 쉬며 서랍에 숨겨두었던 일기장을 꺼냈다.
" 오늘은 꼭 다읽어야지."
일기장에 적혀있는 일기장의 주인인듯한 이름이 적혀있었는데, 정국의 이름이 아닌 다른이의 이름이었다.
조심스럽게 일기장의 첫장을 열었다.
'2011년 1월 10일 드디어 일기장을 쓴다.. 미안 일기장아 아무튼 오늘은 이사를 왔는데 정말싫~다. 밑집에 떡돌리러 가다가 계단에서 굴렀다. 난괜찮은데 떡이 안괜찮아서 엄마한테 혼났다.
아 일기 쓰기귀찮아. 그만 쓸래 빠이'
정국은 웃음을 지었다. 자기가 알던 태형의 성격이 그대로 들어나는 일기였다.
'2011년 1월 11일 전학을 온탓에 교복을 맞추러 갔는데 정말
교복 구리다. 얘네들은 이걸 입고다니나. 멋이없어요 멋이!
에휴 바지는 왜이래 체육복은 또 왜 이렇게 구린지... 그만써야지'
고등학교 2학년때 전학온 태형은 교복을 유독 싫어했다. 몰랐던 선도부이자 반장인 정국은 학교에서 제발 교복을 입으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유가 멋이없다고 라는 말을 들은후 결국 포기했다.
'2011년 3월 1일 나내일 학교가는데 정말 가기싫다. 아맙소사 살려주세요.ㅠㅠ 공부하기 겁나 싫어 아몰라 그만쓸꺼야.'
'2011년 3월 2일 반에 들어갔는데 엄청조용했었다. 자리가 없어서 어떤 남자애옆에 앉았는데 향수냄새가 오질라게 난다. 아오 여자향수쓰나..아무튼 말걸었는데
내말을 고이 씹어서 상당히 자존심이 상했다. 얘랑은 죽어도 안친해질꺼다. 첫인상이 안좋으면 끝까지 안좋다고! '
정국은 본인인걸 알아채고 미소를 지었다
'2011년 5월 3일 아 미안해 일기장아 두달을 안썼네.미안하다! 두달전일기장 보니까 첫인상이 안좋으면 끝까지 안좋다고 한거 취소 좋은애인것같다라.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머찌고 체육대회에서 달리기1등도 하고 공부도 잘하고 못하는게 뭘까 우리정국이는?'
학기초 정국과 태형의 첫인상은 그닥 좋지못했는데 낯을 많이 가렸던 정국이는 조용하고 말을 잘안하던 탓에 태형이의 오해를 불러왔다.
결국에는 체육대회 준비하면서 친해졌다고 한다.
다음장을 넘기자 태형의 세달후 일기가 나오고, 정국은 표정이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