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 치명적인 민윤기와 기묘한 동거일기.txt 01
(부제 : 반인반묘 민윤기의 모든 것)
**
대뜸 악수를 청하며 나를 주인이라 부르는 이 남자. 나보다 키도, 손도, 덩치도 큰 이 남자에게 내가 주인이라고? 에이.. 설마..
'주인'이라는 말에 너무도 당황한 나머지 난 그저 어버버 거리며 그의 하얀 손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평소 난청이 약간 있는 탓에 남들에게 핀잔을 듣던 나였기에 무작정 저 남자의 말을 들리는 대로, 곧이 곧대로 믿을 순 없었다.
하지만 민윤기라는 치명적 반인반묘를 내 상식 선 안으로 받아들이는 건 약 삼일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01-1
러시안블루, 청회색빛의 고급스런 털과 늘씬한 몸에 어울리는 고고한 자세. 외모로 봤을 때 사람으로 치자면 전형적인 차도녀가 연상되는 외관을 가진 고양이다.
하지만 내가 유독 러시안블루를 좋아하고 키우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 도도한 외관과는 달리 천상 집고양이라는 것.
즉, 개냥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여느 고양이들과는 다르게 주인에게 애교도 부릴줄 알고 산책도 좋아하지 않고 온순하기까지 해서 키우기가 매우 좋다는 점.
그래서 원했는데.. 강아지 성애자인 내가 키우고 싶은 유일한 고양이였는데..
어째서 우리집에 사는 러시안블루는 개냥이는 개뿔, 차가운 고양이인 걸로도 부족해 도저히 내 머릿속에선 상상조차 불가능하던 반인반묘이기까지 하니.
말 한마디라도 잘못 붙이면 온 집안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지를 않나, 가끔가다 기분좋을 땐 나를 귀찮게 하다못해 괴롭히며 낄낄 거리질 않나.
봐, 지금도 봐. 아주 소파가 지꺼야 지꺼. 삼인용소파인데 지 혼자 턱 누워가지고 티비보는 꼬라지 좀 봐. 주인은 다리 아파 죽겠는데. 하여튼 민윤ㄱ..
"왜, 뭘 봐."
"어? 응? 아니아니 그냥.."
주인을 잡아먹으려 들어서 난리다. 러시안블루랑 비슷한 점? 그래 딱 하나 있다.
"윤기야 나가자. 오늘 날씨도 겨울치곤 엄청 따뜻하고 눈도 와서 진짜 예쁘.."
"주인, 나 감기. 그래서 말인데 찬물 한컵 좀."
야, 임마. 너 감기라며 근데 찬물이라니 안돼!..는 무슨
"응? 알았어. 맞아 춥다. 갑자기 나가기 싫어지네. 아유 춥다 추워."
"찬물 좀."
"여기 있사옵니다. 민윤기님."
"까분다."
"아뇨, 그럴리가. 오해입니다."
내가 이러고 산다.
01-2
민윤기와 함께 지내온 지 벌써 5일째, 슬쩍슬쩍 민윤기를 관찰하다보니 이젠 감 잡았쓰- 대충 반인반묘에 대해, 민윤기에 대해 어느정도 파악이 완료되었다. 오예!
우선 민윤기는 사람의 모습으로 지내는 시간이 매우 많다. 하루 24시간 중 자는 시간 관계없이 대략 18시간 이상은 사람의 모습이다.
덕분에 아침에 눈을 뜨면 내 옆에서 새근새근 잠 든 모습
"민윤기.. 진짜 하얗다.."
"..주인."
"엄마야!!"
"쉿, 주인 나 잠 와. 조용히."
씻고 나와 수건도 없이 굵직한 손으로 젖은 머리를 무심하게 터는 모습
"민윤기 밥 먹.."
"왜? 왜그렇게 봐?"
"아,아니 그냥 하하하하핫!"
"주인."
"응?"
"샴푸 바꾸자. 이거 냄새 별로야."
"아,알았어. 그냥 내가 지금 사올까?"
"왠 오바야. 됐어, 내일 사러 가자. 춥다."
저녁밥을 하고 있으면 슬쩍 옆으로 와 내 어깨에 고갤 올려놓는 모습
"주인 냄새 좋다."
"어? 어.. 내,내가 찌개는 좀 하잖아!"
"아니 그 냄새말고."
"어?"
"주인 머리카락 냄새."
정말 민윤기와 함께 있는 하루에도 몇번씩 코피 터질 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렇게 쪼매 훈훈한(사실 외모는 소년스럽고 목소리는 섹시한 졸라 내 이상형인..) 남자와 같이 사는 것 같아
좀 선덕선덕하긴 하지만 까칠한 성격 탓에 0.000000000000000001% 감점이 있다.
암튼 또 민윤기는 음식을 좀 가린다. 처음엔 고양이니까 사료나 줘야지 싶어 온동네를 뒤져 최고급 고양이 사료를 갖다 바쳤건만 돌아온 대답은 참 거시기했다.
"이게 뭔데?"
"어? 사료인데. 고양이 사료. 이거.. 아니야?"
"주인."
"응?"
"나 지금 무슨 모습."
"지금? 사람 모습."
"그럼 뭘 먹을까요?"
"..밥."
"딩동댕. 오늘은 초밥이 먹고 싶어 주인."
아, 제기랄. 입동굴 너무 설레. 짜증나.
마지막으로 민윤기는 버릇이 몇가지있다. 그 중 하나는 때때로 밤 늦게까지 잠을 못자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난 하던 과제를 다 재쳐두고 민윤기에게 달려가야 한다.
딱 이 때만 민윤기는 러시안블루같다. 순한 개냥이. 솔직히 이런 모습마저 발린다면 이건 병이겠지.
민윤기의 버릇을 알게 된건 그리 큰 사건은 아니었다. 나는 평소처럼 밤늦도록 과제를 하고 있었고 졸린 눈을 비벼가며 커피를 홀짝이는데
등 뒤에서 민윤기가 내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다. 오, 주여. 민윤기 너 고양이 아니지?
부드러운 민윤기의 머리칼이 어깨에 닿았다. 민윤기의 숨결이 목에 닿고 애국가를 제창하던 중 민윤기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주인.."
"..목소리가 왜 그래, 윤기야 어디 아파?"
"아니 그건 아닌데."
"그럼 왜?"
"잠이 안 와."
"어?"
"만져줘."
"어,어딜..?"
"여기."
"....."
"주인 눈은 왜 감아? 어허 큰일이네. 나이도 어린데 음란하기는."
*주의*야한 생각 하지 마세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민윤기는 고양이로 변해 어느 새 내 무릎에 앉아 있었고 난 아직도 몸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주인 뭐하냐, 라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민윤기의 꼬리부근을 조심스레 만져주니 그제야 민윤기는 그르렁 거리며 눈을 감았다. 아, 왜 이렇게 귀엽냐.
그렇게 난 과제를 하다말고 민윤기를 토닥여주었고 그런 밤들이 하루이틀 늘어가다보니 그게 버릇이 되어버렸다.
사실 귀찮을 때도 아주 가아끔씩 있지만 민윤기, 요 귀엽고 섹시한 걸 어찌하나요.
아차차, 빠트릴 뻔 했네. 민윤기와 난 한가지 약속을 했다. 좀 우습긴 하지만 뭐 꽤 귀엽기도 하고 유용하기도 한 약속.
바로 사람일 땐 민윤기, 고양이일 땐 슈가. 즉, 민윤기에겐 이름이 두개인 셈이다.
처음엔 슈가가 뭐냐며 어감이 여자이름 같다던 둥, 뜻이 뭐냐 물어서 설탕이라고 알려줬더니 어디서 배웠는지 오글거린다는 둥
사람 허파를 뒤집어놓더니 이젠 체념한 듯 보였다. 그래, 윤기야 넌 좀 슈가스러워질 필요가 있어. 아니 그럴 의도로 지은 건 절대 아니고..
01-3
맘 같아선 치명적인 츤데레 반인반묘와 하루종일 같이 뒹굴거리고 싶지만 내겐 민윤기 보호자 이외에 대학생이라는 역할이 있었기에 학교를 다녀야 했다.
달력이 넘어가고 3월이 되던 날, 민윤기와 산답시고 이것저것 집을 알아보러 다닐 때마냥 바쁘게 살았더니 어느 새 입학식이라는 사건이 코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중고등학교 입학식엔 교복을 입고 가면 되는 건데 대학교 입학식엔 대체 뭘 입고 뭔 짓을 해야하는지 몰라 민윤기를 재워두고 허둥지둥 옷을 꺼내보는데
"주인."
"깜짝아!!! 윤기야 제발 인기척 좀 내줘.."
"주인 그 옷 별로."
"어?"
"치마 별로라고. 편하게 바지 입어."
"..진짜?"
"진짜. 내일 바람 많이 분대."
"고마워 윤기야. 너밖에 없어."
"알면 만져줘."
"어? 어..응."
"싫어?"
"아니. 넘넘 좋아."
진짜 민윤기, 너 없으면 나 어떻게 살지.
[내 사랑 암호닉]
계피 뷰_뷰 비비빅 가온 화양연화 동룡 눈부신 은까비 휘휘 장래희망 슈민트 인기글 부릉부릉 퀚 두둠칫 ♥너와나♥ 민윤기 짱구
디즈니 쿠마몬 야생 있잖아요..? 남준이보조개에빠지고싶다 ☆이현☆ 두둡칫 호시기호식이해 윤블리 코코팜 슈가민천재 신냥 발꼬락 따슙
ㄴㅎㅇㄱ융기 젱둥젱둥 뚜니니 정전국 깅깅고양 골드빈 부대햄 동도롱딩딩 민윤기주인 슈몽 민트 이사 쀼르륵 정구가 연꽃 승행설
+++
암호닉은 계속 받을 예정입니다! 신청 많이많이 해주세요! 언제든 열려있답니다~ 추천수도 그렇고 댓글도 많아서 너무 감동받았어요ㅠㅠ 독자님들 많이 사랑합니다
앞으로 우리 오래오래 글을 즐겨봐요!! 방탄 만쉐이! 민윤기 만쉐이!
혹시 신청한 암호닉이 들어있지 않다면 꼭 알려주세요!
고양이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