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줄라이-바람에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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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uiem :[남성명사] 1. 죽은 사람을 위한 기도 2. 진혼곡
[다각] 레퀴엠(requiem)
Written. Na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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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진짜 어디있는거야...."
소년이 무엇을 찾는듯 고개를 두리번 거린다. 창문을 통과해 소년의 머리에 앉은 햇빛은 강렬했다. 마치 소년의 눈처럼. 날씨가 더웠는지 아니면 무언가를 찾는데 열중해서 인지 소년의 턱에는 땀방울이 맺혀있었다. 소년은 교복 소매를 걷어올리며 무언가를 다시 찾기 시작했다. 한참을 무언가를 찾는데 열중하던 소년은 굽혔던 허리를 일으키며 넥타이를 끌렀다. 교복 니트 조끼에 박혀있던 명찰도 보였다. 김 명 수. 세글자가 소년과 참 잘 어울렸다.
- " 아 씨... 이성열 이거 안삐친척해도 분명히 삐칠텐데....."
명수의 입에서 이 성열 이란 단어 나왔다. 한참을 열중해서 찾을 정도면 소중한 사람인가보다. 명수의 주변에 있던 시계는 1시 15분이 다 되어 간다. 시계를 본 명수가 작게 욕설을 뱉었다. 점심을 거르고 물건을 찾으러 나왔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 ♪ ♬ ♩
희미하게 들리는 피아노 소리에 명수은 의아했다. 본관 뒤쪽에 위치한 이 후관에는 분명 자신말고는 아무도 없는것이 정상이었다. 자신의 학교는 점심시간에 후관에 오지 않는것이 교칙이다. 학주에게 걸리는게 두려운 녀석들은 이 후관에 잘 나타나지 않았다. 이 학교의 학주는 전직 야구선수로 체육도 겸하고 있었으니까. 연주는 음악실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계속 연주를 들으며 따라가던 명수는 의아했다. 자신의 학교에 피아노 특기생 따위는 없다. 더욱이 남고인 자신의 학교에서 피아노를 치는 녀석은 없었다.
- 끼익.......
오래되어 생긴 소음에 보통의 명수라면 미간에 주름이 생겼어야 하지만 이제 피아노 소리에 흠뻑 빠져버린 그에게는 보통의 명수가 남아있지 않았다. 아니. 이미 없었을지도. 평소 명수라면 피아노 소리가 나던 나지 않던 신경쓰지 않고 제 물건을 찾는것이 맞았다. 아마 피아노 소리를 따라올 때부터 없었을 것이다. 고개를 들자 정면으로 보이는 피아노. 그리고 남자의 등. 남자는 모르는 것인지 신경쓰지 않는 것인지 피아노를 계속 치고 있었다. 피아노 연주는 끝으로 가고 있었다. 명수는 의자를 빼 앉으며 남자의 등을 계속 바라봤다. 남자치고 외소해 보이는 등이다. 남자치고 긴 머리다. 남자치고 가늘어 보이는 팔이다. 명수의 눈에 보이는 등은 체구가 작아보였고 햇빛이 내려앉은 머리는 적갈색이었다. 피아노를 치고 있는 팔은 참 가늘었다.
- 쾅!!
그가 치고 있던 피아노가 시끄러운 소리를 토해냈다. 그가 피아노를 치던 손을 들어올려 세게 내려쳐버린 탓이었다. 그리고 그는 피아노에서 일어나 뒤를 돌았다. 그는 이 학교 학생이 아니었다보다. 명찰을 볼 생각 이었던 명수 교복이 아닌 그의 옷차림에 실망을 했다. 명수는 시선을 그의 왼쪽 가슴에서 얼굴로 옮겼다. 참 곱게 생겼다. 명수가 생각한 첫 인상이었다. 딱히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냥... 그냥.... 색기가 도는 얼굴이었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죄지은 것은 없었지만 명수는 바닥으로 시선을 피했다. 숙인 고개 위로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명수는 고개를 숙인채 눈을 도르륵 굴렸다. 음악실엔 정적 이외엔 없었다.
- ♩♬♪
점심시간 끝나기 오분 전을 알리는 종이 쳤다. 시끄러운 종이 정적을 깨버렸다. 정적이 눈에 보인다면 아마 지금 유리처럼 산산 조각 났을테다. 그가 움직였다. 명수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명수는 움직일수가 없었다. 그저 눈만 도르륵 굴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와의 거리가 한 발씩 줄어들때마다 명수의 심장은 배로 뛰었다. 그와의 거리가 한 발자국 남았다. 명수는 심장이 아팠다. 질끈 눈을 감았다. 감긴 눈두덩이 위로도 그의 시선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는 명수의 곁을 지나쳐 뒤에 있던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그의 발소리가 희미해져 간다. 명수는 숨을 몰아쉬었고 그의 얼굴을 빨개져 있었다. 그리고 눈을 떳다. 아.
찾았다. 피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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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피닛 픽으로 쓰려던게 아니었는데.... 아휴...
예전에 써놨던거라 똥망이네요. 쪽팔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