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트럭오빠
02
드디어 토요일이 됐다.
오늘은 늦잠이나 잘까 하고 알람을 끄고 다시 잤다.
"성이름!일어나!"
"아...왜..."
"빨리 일어나!엄마 좀 따라가자."
"아,왜 이시간에 가..."
"열두시가 넘었어 임마."
"아...알았어."
엄마가 계속 재촉하는 바람에 조금 화가 났지만
우리집 실세는 엄마니까 참기로했다.
"가자."
"응..."
한 20분쯤 차를 타고 한 아파트로 왔다.
"여기가 어디야?"
"그...저번에 봤잖아...딸기트럭 석민이."
"..."
설마 오빠 집...
"걔네집."
"뭐?"
"석민이 엄마가 연락와서 한번 놀러오라고 하더라구."
"아..."
망했다.
학교 체육복 바지 입고왔는데.
"안녕하세요..."
"아~니가 이름이구나~예쁘네."
"감사합니다..."
"엄마 누구왔...어!안녕!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빠 보러왔어요?"
"네?"
"장난...왠일이에요?"
"엄마 따라왔어요..."
오빠는 후줄근하게 있어도 잘생겼다.
세상은 불공평한 것 같다.
"석민아 나가서 먹을거 좀 사와."
"네?"
"이름이가 먹을게 없네~간식 좀 사와."
"아,알겠어요."
"이름이도 따라갔다와."
뭐라구요?
"네?"
"아줌마끼리 수다 떠는데 너 뭐하려고~따라갔다와."
"네..."
행운인지 불행인지 오빠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오빠는 몇살이에요?"
"나 스물다섯."
"헐."
"왜요?"
"여섯살이나 차이나."
"왜?몇살 차이 안나면 나 꼬셔볼려고?"
"..."
"이름이는 고삼인데 공부 안 해요?"
"...네."
"저번엔 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했다며."
"그랬죠..."
"공부 열심히해서 오빠한테 시집와야지."
"네?오빠 장난치지 마요..."
"난 참치마요."
"...오빠."
"미안...이름이 뭐 먹을래요?"
"아무거나..."
"...세상엔 아무거나 라는 이름의 먹을것이 있어야해."
"아,저 그럼 뽀셔뽀셔 먹을게요."
"저거 요세 양 엄청 적어~꼬깔콘 먹어."
"그냥 오빠가 꼬깔콘 먹고싶은거죠?"
"헤헤 들켰네."
누가 저렇게 웃으면 설렐 줄 아나 보다.
그렇게 알았다면 잘 안거다.
"빨리가요!"
"그래."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잠시만."하더니 몇 분 뒤 급하게 뛰어나온다.
"가자!"
"...네."
정적만 흐르는 엘리베이터 안.
괜히 휴대폰 보는척 도 하고,
층수 올라가는 것도 봤다.
띵!
"다녀왔습니다."
"어~이름이랑 방에 들어가서 먹어~"
"네."
"어...뽀셔뽀셔..."
"왜?어!뽀셔뽀셔가 생겼네."
"오빠가 아까 사온거에요...?"
"내가요?아닌데요?"
"고마워요!히히"
"..."
뽀셔뽀셔를 들고 해맑게 웃고있었는데
오빠가 가만히 팔짱을 끼고 앉아서 날 보았다.
"왜...요?"
"아니에요~얼른 먹어요."
"네,근데...우리 이렇게 많이 샀어요?"
슈퍼에선 이렇게 많이 산지 몰랐는데
과자가 들어있던 봉지를 탈탈 털어보니
과자와 음료수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많으면 좋지!모자란것 보단 좋아."
"아..."
"많이 먹어요~알았죠?"
"네?"
"명령이에요."
"네..."
"이름이 진짜 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두요..."
"고마워요."
또로로로롱
"이름이 전화온거 아니에요?"
"아!"
[시벨롬]
"여보세요."
-어디.
"안알랴줌."
-엄마랑 같이 있냐?
"안알랴줌."
-뒤질래.
"아니..."
-아, 어제 먹다 남은 치킨 내가 다 먹음.
"야!"
-그리고 올때 맛있는거 사와.
"싫..."
-죽는다.
"네,오빠..."
갯샛키...
석민이 오빠 반만 닮아봐라...
"누구에요?"
"오빠요..."
"아,이름이 오빠있어요?"
"네...오빠가 아니라 원수에요..."
"왜요?"
"맨날 나 괴롭히고!맨날 심부름 시키고...그냥 날 싫어하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웃어요..."
"이름이 같은 동생있었으면 좋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
"헐,오빠가 제 오빠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이름이 오빠가 이 말 들으면 섭섭하겠다."
"아닐껄요...오빠가 제 오빠해요!"
"싫어요."
"네?"
"이름이는 내 아내해야지."
"콜록콜록"
과자먹다가 너무 갑작스러워서 사레가 들렸다.
오빠가 내 등을 뚜드려주며 음료수를 건내주었다.
"감...감사합니다..."
"내 멘트가 좀 파격적이였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해요...놀라게 하려고 한거 아닌데."
"괜...괜찮아요..."
"성이름,나와 집에 가자!"
온지 몇분됐다고...
지금 이런 분위기면 집으로 가는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이름이 과자 들고가!"
"아,네!안녕히계세요."
"응!월요일날 또 보자!"
"네?"
"너 학교 가잖아."
"아,네...!"
.
.
.
.
.
"성이름 먹을꺼는!"
"돼지냐."
"오,그 봉지 안에 있는거니."
"아,꺼져!!!!!!"
"아,왜!줘!"
"돼지야!"
오늘도 필사적으로 뛰어 방에 무사히 들어왔다.
"이건 안된다고!"
"돼지새끼야!"
"동생한테 돼지새끼야가 뭐야!"
"하나만 줘!"
"니가 치킨 다 먹었잖아!"
"성이름!"
"왜!"
"치사하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