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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뇽토리]찬란한 로맨스 -prologue
Written by 여신

“꽃집.”

뭐어? 우유를 홀짝 홀짝 마시며 너무나 무덤덤하게 말하는 강대성의 대답에, 얼마전 장만한 새로운 핸드폰을 만지고 있던 나의 눈과 입이 커졌다.
못들었어? 꽃집으로 결정했다고. 꽃집을 재차 강조하며 롤빗으로 엉켜진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빗다가 나를 바라본다.
미쳤구나 드디어…. 너무나 진지한 대성이의 모습에 열심히 핸드폰을 만지던 내 손이 아예 멈춰졌다.

“왜? 꽃집이 어때서.”
“어때서가 아니라…. 난 무조건 반대야.”
“내가 돈 더 낸거 까먹었어? 내가 하자는 대로 한다며.”
“야 임마! 그래도 그렇지…. 막말로 거기에 내 돈은 없냐? 난 반대야.”
“반대고 나발이고, 꽃이랑 물품들 다 계약하고 오는 길이니깐 그냥 적응해.”

특별하게 꽃 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아까보다 식은 우유를 마저 마시며 제 어깨에 놓여진 내 손을 툭 내쳤다. 꽃집이라니….
사태를 파악하자마자, 내 머리를 헝클으며 싫다고 소리를 와악 질러댔다. 고집 부리지마, 요번엔. 난 바꿀 생각은 전혀 없으니깐.
정말 장난이 아닌듯 모처럼 만에 진지한 녀석의 표정에 그냥 말 없이 쇼파에 벌러덩 누웠다.

“잠시 나갔다 올게.”
“어디를….”
“화분 때문에.”
“….”
“너도 갈래?”

그럴리가 있냐. 속말은 애써 감추고 그냥 손을 두어번 내저었다. 픽 웃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귓가에 크게 맴돌았다.
저새끼가 미친게 확실해….몇달간 용돈을 탈탈 털어서 산 값비싼 핸드폰을 내가 깔고 누웠다는 사실이 머리를 강타 했지만, 그보다는 꽃집이라는 낯선 단어만이 머릿속에 번졌다.



                              *          *          *                         


시간은 어느새 빠르게 흘러 며칠 전 부터 하나 둘씩 들어오던 꽃들이 이제는 작은 가게에 꽉 찰 정도로 마련 되었고, 달갑지 않은 동업자의 - 자금으로 따지자면 대성이는 사장급이고 나는 그냥 투자자 정도지만 - ‘꽃가꾸기’ 라는 취미에 별 수 없이, 꽃집을 함께 하게 된 나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뭐가 그렇게 불만인데? 좀 웃어라.”
“너같으면 웃고 싶겠냐.”
“7:3으로 낸 사실을 까먹었냐? 내 결정에 따르겠다며?”
“아오!! 알겠어, 웃는다. 됐냐?”

억지 웃음을 보이며 대성이를 노려보자, 큭큭거리며 웃더니 내 볼을 쭈욱 늘린다.
너는 그렇게 좋냐? 꽃이 조금씩 들어오던 며칠 전 부터 연종일 싱글벙글인 대성이를 못마땅한 눈빛으로 보다가, 여전하게 내 볼에 놓여진 두툼한 손을 툭 치웠다.
내가 얼마나 하고 싶던 건데? 나쁠 리가 있냐. 계속해서 끊임없이 들어오는 꽃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더니, 바로 옆에 있는 난초를 사랑스럽다는 듯 쓰윽 쓰윽 만지며 입가에 웃음을 지우지 못한다. 아오, 저리도 좋을까.

“이름은 뭐로 정할까?”
“잘생긴 승현이와 못생긴 대성이의 꽃가게.”
“죽는다. 사실 다 정해놨어.”
“내 이럴 줄 알았지.”
“찬란한 꽃집.”
“뭐어?”

아까 전 대성이에게 받아든 핫초코를 홀짝 홀짝 마시던 내 눈이 꽃집의 이름을 듣고 다시금 커졌다. 차, 찬란한 꽃집? 강대성의 골 때리는 작명센스에 입이 다물어질 생각을 안한다.
왜? 맘에 안 들어? 그럼 뭐가 좋은데? 내 놀란 반응에 입은 의견을 묻고 있었지만, 녀석의 눈과 몸은 방금 전 새로 들어온 난을 향하여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며 하느님을 연신 외쳐대던 몸에 힘이 쫘악 빠짐을 느꼈다.
어차피 특별하게 생각해 둔 이름은 없었지만, 그래도 ‘찬란한 꽃집’이라니. 아직 가게를 오픈하지도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일이 생긴 것 처럼 머리가 지끈지끈 울린다.

“아마 다음주에는 가게 열 수 있을 것 같다.”
“찬란한 꽃집이 우리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해?”
“실은 이 가게 거의 공짜로 빌려 준 사람이 지어준거야.”
“뭐?”
“생각 해봐라. 우리 자금으로 처음 하는 사업에 이런 가게를 전세에 쉽게 얻고, 또 이런 비싼 화분들이랑 꽃들을 다 살 수 있었을거라고 생각해?”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꽃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가게는 생각보다 넓고 위치도 좋아서 깜짝 놀랬더랬다.
그냥 대성의 비범한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꽃집이라고 투정을 부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을 뿐.
어쨌거나 이 가게 주인이 이름은 꼭 ‘찬란한 꽃집’이라고 하라고 했단말야. 나도 어쩔 수 없지. 그리고 어감도 괜찮은 것 같고. 어깨를 으쓱 하며 꽃들의 수량을 체크 하는 대성이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정말 반박을 할 수 없겠구나…. 떠들어대는 입을 꾹 다물고는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내 양 옆으로 빽빽하게 놓여진 비싼 화분들에 피해를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도와줄까? 너무 나만 노는 것 같아서….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을 보다가 괜히 눈치가 보여 우물쭈물 하자, 화분을 정리하던 대성이가 제지하며 넌 가만히 앉아 있는게 도와주는거라며 쐐기를 박았다.
앞치마를 두르고 조금씩 흩어진 흙들을 옆으로 치우며 바쁘게 움직이는 대성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좋게 생각하자…. 내 최대의 무기인 긍정으로 해쳐나가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근데 내가 ‘찬란한 꽃집’이라고 정한 결정적 이유가 뭔 줄 알아?”
“그 사람이 부탁해서라며.”
“그것도 있는데, 결정적 이유는 그 사람이 잘생겨서.”
“미, 미친놈…. 게이새끼….”
“게이한테 진짜 게이라고 놀리는건 반칙이다?”
“잘 해봐라 그래….”
“구경온다고 했으니깐 친절하게 잘 해라.”
“응…. 돈 많겠지?”
“말이라고 하냐.”

조온나 많지. 씨익 웃어보이며 손가락으로 따봉을 하는 대성이를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그냥 웃고 말았다. 근데 왜 그렇게 싸게 준거야? 개인적인 친분도 아니잖아. 나의 너무 실질적인 물음이였다.
싸게 가게를 받은건 좋긴 하지만, 우리에게 그런 메리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 말에 공감 하는지 대성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꽃집을 한다고 하니깐, 그게 맘에 들어서래. 그 사람도 생긴건 안 그래서 꽃을 어지간히 좋아하나봐.
잘생김에 플러스 알파로 꽃을 좋아한다는 사실까지 마음에 들었는지 설명을 하는 대성이의 표정이 더욱 펴지는게 눈에 보인다.

“맞다. 너 기본적인 꽃말이랑 꽃 이름은 외워야 하는거 알지?”
“그건 너가 하면 안돼냐…. 외우는거 젬병이야.”
“혹시나 내가 없거나, 다른 손님을 받고 있을땐 너가 해야지.”
“꼭 외워야 해?”
“고백을 한다고 꽃을 사가는데, 파란장미를 주거나 그러면 큰일이니깐?”
“파란장미 꽃말이 뭔데?”
“얻을 수 없는 것. 이런 기본적인 꽃말도 모르다니….”
“건장한 20대 남자가 꽃말을 하나하나 다 외우는게 더 이상하거든?”
“내가 게이라서 그래.”
“새끼 말 하는거 하고는…. 근데 나 진짜 못외워.”

나의 덜익은 반응에도 아랑곳 않고, 화분을 한쪽으로 밀어 놓던 대성이가 사람 좋은 웃음을 하며 종이를 건냈다다. 하얀 장미부터 빨간 국화, 그리고 처음 들어보는 외국의 꽃이름 까지 빼곡하게 써있는 종이를 받고, 눈으로 대충 읽다가 한숨을 토해냈다.
급하게 할 거 없이, 그냥 하루에 두세개 정도만 외워. 어느새 말끔해진 내부에 기분이 좋은지 허리를 피며 내 어깨를 두어번 두드린다. 말이 쉽지…. 넌 이걸 다 어떻게 외웠냐? 영어로 써있는 꽃 이름을 차근차근 읽으며 다시 한숨을 내뱉었다.
좋아했던 사람이 꽃을 자기보다 더 사랑했거든. 그래서 구애 하느라? 파란색 의자를 끌고와 내 앞에 앉아서, 난로에 손을 대며 담담하게도 말하는 대성이를 한참 바라보다 이내 종이를 놔버렸다.



더보기

브금과 안 어울림 甲 ..

그래도 꽃집이라는게 달달하니깐 봐주세요...

너무 안 달달하니깐 브금이라도 달달해야지 ㅋ_ㅋ!!

아무튼 적어도 100KB이상 장편으로 갈 생각이에요..

목표지만 ㅋㅋㅋㅋㅋㅋ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댓글 = 성실연재를 하게 하는 이유가 되요! >00<


[뇽토리] 찬란한 로맨스 prologue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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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타!! ‘창란한 꽃집’ 으로 되어있어요 ! 진짜 제가제일좋아하는 작가님 ♡♡♡♡ 폭연 !! 폭연 !! 어서 다음편 ! 진짜 금손 ♡♡
12년 전
여신
다음편! 열심히 구상하면서 썻는데 아직 뭔가 부족해서 수정 하고 있어요 ♥♥♥♥ 폭연!! 화이팅 폭연 꼭 할게요! 사랑해욧 >♥<..
12년 전
독자3
1편보고 프롤로그 보러 왔어요ㅋㅋㅋㅋㅋㅋㅋ여신님 사랑함ㅠㅠㅠㅠ사랑해요!
12년 전
여신
아 감사해요ㅠㅠㅠ 이렇게 손팅 해주시다니 진짜 사랑하는거 아시죠?? 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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