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연애 중인 엑소 디오와 탑시드 홈마 너징 썰 07
BGM : F(Amber+Luna+Krysral) - Goodbye Summer (Feat. D.O. of EXO-K)
비타오백님께서 굿바이썸머가 생각나신다고 해서 문득 집어넣은 브금. 귀얇은 (((나년)))..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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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경수와 찬열이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제 징어와 수정이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엑소는 이제 공백기가 와서 징어와 수정이는 훨씬 여유로워졌다.
경수와 찬열이가 가고 나서 사흘 정도의 시간 동안 수정이는 새 작품의 스토리라인을 전체적으로 다 짜놓았고, 징어는 포토북에 넣을 사진들을 반 쯤 작업을 완료했다.
사진 작업은 최대한 빨리 끝내고 전체적인 포토북 디자인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징어는 거의 밤을 새워가며 보정을 끝마쳤다.
징어는 무엇보다, 경수가 찍어준 징어의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고 카메라에 있는 원본을 삭제했다.
혹시나 카메라를 잃어버릴 가능성도 있으니까. 경수는 사진에 없지만, 그래도 철저한 게 좋다고 생각하는 징어의 평소 가치관 때문이다.
예전에 놀이공원에서 찍었던 사진의 원본과, 수정이와 어렸을 때부터 찍어왔던 사진들.
그리고 4년 전에 미국에 가서 부모님을 뵙고 그 동안 다 커버린 세훈이와 찍은 사진이 담긴 징어의 소중한 폴더ㅡ조심성 많은 징어답게 온라인에는 올리지 않고, 따로 유에스비에 넣어서 잘 챙겨두었다. 혹시나 컴퓨터의 데이터가 다 날아갈 경우를 대비해서.ㅡ 에 경수가 찍어준 사진을 넣은 징어는 잠시 고민하다가, 포토샵을 켜서 징어의 사진을 포토샵으로 보정하기 시작한다.
침대에 하얀 이불을 덮고 누워서 조금은 유혹적이지만, 징어의 밝은 갈색의 생머리와 하얀 피부로 웃고 있는 모습이 더해져 순수한 매력이 그 유혹적인 모습을 덮는 예쁜 사진.
하얀 배경에 맞게 환하고 밝음을 위주로 보정하던 징어는 저장을 하고 잠시 생각하다가 조심스레 징어의 홈페이지에 그 사진을 올린다.
마스터인 징어와 유일하게 같은 레벨인 경수를 위해, 마스터만 볼 수 있는 비밀글로 숨겨진 카테고리인 'BEV' 폴더에 올리는 것이었다.
이것도 징어의 사소한 배려이다.
징어는 언제든 보고 싶으면 징어의 홈페이지와 카메라 속의 몇천 장, 몇만 장의 경수 사진을 보면 되지만, 경수는 징어의 사진을 그런 식으로 저장하고 볼 수 없으니까.
징어가 혹시 경수가 핸드폰을 잃어버릴까봐, 징어와 관련된 자료를 웬만해서는 폰 안에 남기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대로 볼 수 없는 징어를 이렇게라도 보라고.
경수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될 지 나름대로 배려하고 생각한 징어다운 아이디어이다.
수정이는 SNS를 한다. 일부러 커플인 걸 티내거나 하진 않지만, 징어가 홈페이지에 징어의 사진을 올리듯 수정이 본인의 사진을 올린다.
친구 공개 글이라 친구가 아니면 볼 수 없도록 해서.
그리고 수정이의 친구는 딱 한명이다. 물론, 그 주인공은 찬열이.
찬열이는 이미 다 새어나간 전화번호에 카카오톡 친구추천에도 몇백 명 몇천 명이 뜨고, 그에 연결된 SNS에도 하루에 몇백 번씩 친구신청이 온다.
그 탓에 찬열이는 글을 올리지 않는다. 가끔 엑소 멤버들의 글에 'ㅋㅋㅋㅋㅋ' 같은 댓글을 달 뿐.
수정이와 찬열이는 서로에 관련된 글을 올리거나 댓글조차 달지 않는다.
애칭이라던가 하는 걸로 애써 아닌 척 하며 티를 내려고 하지도 않고.
굳이 애정표현을 그렇게 목숨 걸고 할 필요는 없다는 수정이의 단호한 말에 정해진 둘만의 룰이었다.
티를 내는 건 카톡으로만 해도 충분하다고.
수정이의 근황을 확인하는 차원에서만 운영되는 수정이의 SNS는 정말 딱, 그런 용도이다.
'굳이 매 번 실제로 두 눈으로 보는데 셀카까지 갖고 있을 필요가 있나?'
찬열이가 수정이의 갤러리를 구경하다가 왜 자기 사진이 없냐며 찡찡대면 이렇게 차가운 말로 찬열이의 꼬리를 내려버리는 수정이지만, 사실 징어가 보기에는 다르다.
고등학교 때 수정이가 싫다고 짜증을 냈는데도 매 번 만날 때마다 머리를 정리하고 폰을 기울여가며 찍은 약 2000장의 셀카들에다가, 지겨울 정도로 보는 무대 위의 찬열이.
정말 굳이 저장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심지어 수정이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폰을 바꿀 때마다 그 사진들을 다 옮기고 요즘엔 컴퓨터에까지 다 백업을 시켜놓았다.
심지어는 가끔 징어가 찬열이나 다른 멤버들 사진을 찍었을 땐, 옆에 찰싹 붙어서 찬열이 사진을 가져가기도 한다.
그래놓고, 찬열이 앞에서만 그렇게 단호하게 말을 끊어 버리는 수정이다.
-
수정이의 홈의 메인에는 징어의 홈페이지 배너가 걸려있다. 유일하게 걸려있는 배너인 징어의 홈페이지.
그 탓에 징어와 수정이의 우정은 팬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징어가 프리뷰를 올리는 트위터 계정으로 수정이 글의 다음 편이 언제 나오냐는 멘션이 마구 쏟아질 정도로.
그렇게 거의 초토화된 징어의 트위터를 가만히 지켜보던 수정이는 정말 이제 글을 써야겠다 싶어 작업을 시작하기로 한다.
수정이는 드디어 개요 짜기에 들어간다. 이제 전에 짜 놓았던 스케치라는 뼈대에, 좀 더 세세한 내용의 살점을 붙이는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수정이는 감정이나 생각을 사소한 것까지 연기자들이 대본에 표시하듯 매 순간마다 꼼꼼히 체크를 한다.
…그래서, 여기서 찬열이가 강한 집착을 느끼고, 또?….
하루 정도를 꼬박 스탠드를 킨 작업 책상에서 펜을 쥐고 생각하는 수정이.
가장 완벽한 단어가 생각날 때까지 컴퓨터를 뒤지거나 책을 뒤져가면서, 완벽한 글을 써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살점들을 다 붙이고 나면 벌써 새벽이 되어 날이 밝아오거나 한다. 그만큼 집중을 한다는 소리이다.
이 노력에 비례해서, 엑소 5대 레전드 팬픽 중 두 작품이 수정이의 글이다.
수정이는 뻑뻑해져 오는 눈에 눈을 깜빡이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몇 시간을 같은 자세로 앉아있었더니 어깨도 결리고 목도 아픈 것을 느낀 수정이는 툭툭 손날로 어깨와 목을 두드린다.
지금 생각해보니 밥도 먹지 않아서 배도 고프고. 눈은 또 눈대로 아프고.
아무래도 밥을 먹고 얼른 자서 내일 작업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한 수정이는 찌뿌둥한 몸을 일으킨다.
징어의 배려로 수정이는 미리 다 차려져 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
이것은 수정이가 밤샘 작업을 하고 나서 정신을 차리면 배가 고플 거란 것을 아는 징어의 사소한 배려 중 하나이다.
수정이는 체하지 않게 천천히 밥을 먹고 양치를 한 뒤 침대 속으로 몸을 파묻는다.
그리고 유난히 피곤했던 날이 으레 그렇듯, 눈을 감자마자 잠에 깊게 빠져 든다.
수정이는 늘 글을 쓸 때마다 며칠 동안을 같은 생활을 반복한다.
해 떠 있는 동안은 자고, 집중이 잘 되고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새벽에는 일어나서 글을 쓰고.
그러다 보니 규칙적인 생활을 위주로 하는 징어와는 접촉할 일이 많이 줄어든다.
매 번 수정이가 작업을 할 때마다 밥을 해놓고 자서, 아침엔 뒤처리를 하고. 또 밥을 차리고 뒤처리하고.
상대적으로 수정이가 글을 쓸 동안엔 징어가 작업을 시작하면 정말 온몸의 집중력을 끌어 모아 작업하는 수정이를 위해 전혀 싫은 티 없이 자연스레 주는 친절이자 배려이다.
수정이는 그렇게 며칠을 박쥐같은 생활을 하고, 드디어 끝까지 개요를 다 짰다. 몇 편 정도로 나눌지, 한 편 당 분량은 어떻게 잡을 지까지.
그러고 나면 이틀 정도 동안은 잠시 쉰다.
곧 있으면 이어질,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무시무시한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들을 위해서.
수정이는 한 번 워드를 켰다 하면 한 편을 다 쓰기 전엔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읽는 독자 입장에선 빠른 연재텀으로 올라온다고 좋아하지만,
수정이 입장에서는 감정 이입과 표현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몸을 완전히 망가뜨려 가면서도 절대로 끊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수정이의 글 중 몇 문장을 인용해 제출했다가 A를 받았다는 후기도 있다. 그만큼 특출하고 훌륭한 수정이의 글.
수정이는 밖에 나가서 좀 바람을 쐬고 왔다가, 기지개를 피고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한다.
이 때 동안은 모든 방해되는 요소들을 치워 놓고 오직 키보드와 정리노트, 모니터에만 집중한다. 가끔씩 감정이입을 위해서 슬픈 노래도 듣고.
타닥, 타닥- 빠른 수정이의 타이핑 소리가 작업실을 가득 메운다.
징어는 혹시나 자기가 방해할까봐, 노트북을 들고 자신의 방에서 작업을 한다.
수정이는 그렇게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타이핑하고, 워드 세 페이지 분량의 어마어마한 한 편을 쓰고 잠시 쉰다.
이제 공포의 퇴고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퇴고는 초고를 쓸 때보다 훨씬 힘들다.
워낙에 작가 입장에서는 자신이 쓴 글을 다시 보는 것도 힘들고 지루하기도 하고, 한 자 한 자를 꼼꼼히 맞춤법은 틀린 게 없는지,
흐름상의 오류가 없는지, 문법적으로 오류가 없는지를 하나하나 보다 보면 나중에는 진절머리가 난다.
자신이 쓴 글을 거의 수백 번을 보고 고치고, 또 보고 고치는 퇴고 작업.
대부분의 작가들이 대충 하고 넘기지만, 수정이는 아주 꼼꼼하게 글을 체크한다.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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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백] NEVAEH: A - N '
수정이의 홈에 새 글이 업로드 되자마자 수백 명의 사람들이 바쁜 와중에도 들려서 진심어린 피드백을 써 준다.
수정이는 눈두덩을 마사지하면서도 이런 걸 보면서 글을 쓰는 재미를 느끼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실 팬픽홈을 운영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이 망상 속에 빠져 멀쩡한 사람들을 게이로 만들어 그에 대한 소설을 써 내린다는 것도 이면에서는 부끄러운 일인 데다가,
거기다가 홈에서도 순조롭기만 한 건 아니다.
가끔씩 언니의 주민등록번호로 성인인 척 가입하는 청소년들도 있고, 분명 찬공러라고 말했을 텐데도 백열이 좋다며 닉네임까지 백열♡로 해버린 사람도 있고,
조회 수는 올라가는데 댓글 수는 그대로이고, 수정이가 그렇게 힘들게 쓴 글을 막 긁어서 텍스트 파일로 공유하는 사람도 있고.
정말 이런 걸 하다보면 욕이 절로 나오면서 다 접어버리고 싶고 세상에 참 별 사람 다 있구나 싶다. 아마 수정이가 아닌 누구라도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수정이가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는, 닉네임 cyandsj , 곧 찬열이의 긴 댓글을 보는 것도 재밌고, 무엇보다 글 쓰는 게 즐겁기도 하고.
수정이의 글을 읽고 진심어린 피드백을 써주시는 분들도 있어 그 모든 안 좋은 점보다 소중하고, 감사하게 글을 쓸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 * * * * * *
베브입니다. 어제 못와서 죄송해요.
오늘도 바쁠 것 같아 새벽에 짧게라도 쓰고 갑니다.
내용도 마음에 안들고, 분량도 마음에 안들고. 쓰면서도 이런 걸 올려도 되는 건가 싶네요.
지금은 감정이입이고 뭐고 될 상황이 아니라 나중에 쓰려고 했던 수정이가 글 쓰는 모습 던지고 갑니다.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하고, 늘 댓글 써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을 얻습니다. 감사해요!
그리고, 인스티즈 내 다른 곳에서 제 글이 재밌다며 언급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매 번 글을 볼 때마다 뿌듯해지고, 감사합니다. 제 글이 그런 극찬을 받아도 될 만한 글인지 제 자신으로서도 확신이 안서는데,
다른 분들의 입에서 타고 나오는 말을 들으니 확실히 기분이 좋긴 좋네요.
세훈이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세훈이의 이야기는 곧 나올 예정입니다.
그 세훈이가 엑소 세훈이가 맞아요.
암호닉 신청 받습니다.
ex. [베브] 이런 식으로 신청하실 암호닉을 [] 괄호 안에 넣어서 신청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맞춤법 오류 / 오타 지적 / 문법 오류 지적은 감사히 받습니다.
오늘 특별히 더 감사하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