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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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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린아이를 입양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오래된 나의 소망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혼자였다. 뭐든지 혼자였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어린아이를 내 아이처럼 키울 생각이었다. 딱히 결혼 할 마음도 없었을 뿐 더러 나는 게이였다.

 

 

 

여러 곳을 찾아다녔다. 아이를 입양할 때 고려했던 조건 같은 것은 따로 없었다. 그냥 건강한 아이. 사실 건강한 아이라 할 것도 없었다. 그냥 사람이었으면 되었다. 여자아이여도 상관이 없었고 남자아이여도 상관은 없었다. 공부를 못해도 상관이 없었고 공부를 잘해도 상관은 없었다.

 

 

 

여러 지역의 고아원을 다니며 만난 아이들은 눈빛이 밝았고 모두 예쁜 아이들 이었다. 하지만 나는 쉽게 아이들을 키우겠다고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나는 끝까지 아이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어느 낡고 오래된 고아원을 찾게 되었다. 그 고아원의 문턱을 지나면서 나는 어떤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남자아이였다. 키는 작았지만 그 눈빛에는 많은 감정과 생각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곧장 깊숙한 곳에 있는 원장실로 갔다. 분명 이 곳에서 만날 것 이다.

 

 

“충분히 키울 수 있습니다. 저는 제 이름으로 된 기업의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그런 문제가 아니에요. 미혼이시라면 아이에게 엄마가 없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미혼일 시 30세 이상. 수입이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병 없고 정서적으로 문제없는 아이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제가 왜 아이를 입양할 수 없어요?”

 

 

원장은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자리에 일어나서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의 신상정보를 한데 묶어놓은 종이뭉치를 가지고 왔다. 순서에는 규칙이 없었다. 고아원에 들어오는 순서대로 정리가 되어있는 듯 했다. 한 장씩 천천히 넘기며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가지고 있는 상처들.

 

 

나는 그 아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오래전에 고아원에 들어온 걸까, 한참 뒤에야 그 아이의 프로필이 나왔다.

 

 

“첫 번째 부모가 태일이의 부모였어요. 거의 태어나자마자 이곳으로 오게 된 아이인데. 처음에 말을 배울 때는 나를 보고 엄마라고 부르기는 했어요. 지금은 그러지 않지만. 그리고 이곳에 와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두 번째 부모를 만났는데 되게 좋아했어요. 금방 다시 이곳에 오게 되었지만….”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는 말은….”

“다시 버려졌다는 이야기죠. 어쨌든 그렇게 지금은 자신의 세 번째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고아원에서 지내면서 다른 아이들은 날카롭고 예민해서 서로 자주 다투고는 하는데 태일이는 그러지 않았어요. 다른 아이들이 시비를 걸어도 웃으면서 넘어가고, 가끔 하극상이 있기도 했는데 태일이는 그런거에 자존심을 세우지 않았어요. 자주 웃고, 많이 웃고. 착한아이에요. 아이에게 문제가 있어서 버림받은 게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이 아이를 제가 입양하면 괜찮을까요?”

“아이에게 끝까지 사랑을 줄 수 있으면 누구든 좋을거에요.”

 

그렇게 태일이를 데려오게 되었다.

 

 

태일이를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고아원을 다시 찾은 날. 태일이는 원장에게 인사를 하고는 선뜻 차에 올랐다. 나는 생각했다. 저렇게 담담한 행동을 하면서 속으로는 또 버림받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가엾었다.

 

 

 

차를 타고 가면서 태일이와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알아가는 게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좋을 거라 생각했다. 태일이도 별 다른 말이 없었다.

 

 

집에 들어오자 태일이의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태일이는 집안을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태일이를 작은 방으로 데리고 왔다. 네가 지낼 방이야. 태일이의 눈이 커졌다. 귀여웠다.

 

 

처음에 밥을 먹는 태일이의 모습은 어색한 모습 그 자체 였다. 왜 이렇게 커트러리를 힘들어 하는지 지켜보는 내가 답답했다. 하지만 이내 곧 커트러리를 사용하는 모습이 익숙해 보였다. 태일이는 가만 보면 새로운 것을 잘 습득하는 것 같았다.

 

 

 

태일이가 아프다. 감기다. 가끔 저렇게 아픈 날이 있는 듯 하다. 나도 그랬다. 나도 저때 저렇게 감기를 심하게 앓기도 했다. 성장통. 그것은 성장통이었다.

 

 

“태일학생이 많이 아프네요?”

 

 

정연씨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지나가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그 날 밤, 잠든 태일이에게 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차가운 물을 넓고 깊은 그릇에 담고 깨끗한 면 수건을 들고 태일이의 방을 찾았다. 태일이는 잠 들어 있었다. 태일이의 그 작은 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리고 태일이의 이마에 얹어져 있는 수건은 아마도 정연씨가 올려놓은 것 일 것이다. 물수건은 식어있었다. 나는 그 물수건을 내가 가져온 그릇에 넣어 식혔다. 그리고 새로 가져온 면 수건을 적셔 태일이의 이마에 얹었다.

 

 

내 손이 스칠 때 마다 태일이는 끙끙 앓았다. 이 정도로 아팠던가. 나는 물수건만 얹어주고 나올 생각이었지만 끝내 그 자리를 뜨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잠이 들었다.

 

 

내가 잠에서 깬 건 태일이가 잠에서 깬 그 순간이었다. 색색거리던 그 숨소리를 들으며 잠에 들었던지 그 숨소리가 불규칙 해지자 나는 미적지근하게 잠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대로 엎드려 있었다. 아직 몽롱한 기분에 멍하니 있었다. 그리고 그때 푹신한 이불이 내 어깨를 감쌌다. 나는 그 촉감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태일이도 얼어있었다.

 

 

사실 하루 종일 하는 일이 근무하는 것 뿐 이니 나의 말투는 사무적일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도 사무적이고 딱딱한 말투가 튀어나올 때가 있다.

 

 

“내가 이러는 거 싫어?”

“…아니요. 그냥 익숙하지 않아서요.”

“그렇다고 해도 너무 피하지마.”

 

 

말을 뱉고 난뒤에 밀려오는 미안함 이란 말로 할 수가 없다. 태일이도 많이 위축되어 있었다. 내가 아픈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한 거지. 그 말이 신경 쓰여 더 이상 태일이의 옆에 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도망치 듯 나왔다.

 

 

 

“일본에 지점을 하나 세우려고 합니다.”

“좋은 의견입니다.”

“그러므로 이사님이 일본으로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태일이를 한국에 두고 나는 일본으로 가야했다. 사실 태일이를 데려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연씨가 말렸다. 한국에서 대학교까지 마쳤으면 한다는 게 정연씨의 의견이었다. 나는 항상 언제나 정연씨를 좋고 올바른 선택한다는 점에서 항상 신뢰를 해왔다. 그랬다. 그래서 나는 태일이를 한국에 두고 일본으로 떠나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에 정연씨의 말도 있었지만 나는 다시 태일이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랬기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일본에 가는 날 아침 집안 사람들이 모두 분주했다. 이 집은 태일이에게 남겨주고 나는 일본에 새롭게 집을 꾸며 살아야 하니 많은 사람이 움직임을 해야했다. 태일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나의 부재를 생각하겠지.

 

 

태일이가 일어났다. 태일이의 말로는 내가 떠나는 날이라 일어났다고 했다. 귀여웠다. 주변이 사나울 정도로 시끄러웠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고 꿋꿋히 우기는 모습이 귀여웠다. 태일이가 이곳으로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내가 이곳을 떠나게 돼서 태일이에게 나의 부재를 안겨줘야 해서 또 버려진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버릴까 겁이 났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 없이 그 곳을 떠났다. 태일이를 남겨두고.

 

 

나는 집을 나서기 전 정연씨에게 몇 개의 부탁을 해놓았다. 그 중에 가장 많이 강조한 것은 나의 번호를 알려주지 말라는 것 이었다. 내가 오랫동안 부재를 이어나가면 태일이는 나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노력을 할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여러 번 강조했다. 절대 번호 알려주시면 안 됩니다. 절대.

 

 

그렇게 한국을 떠나 일본에 왔다. 태일이가 보고 싶었다.

 

 

 

일본에서 시작한 삶은 평탄치 않았다. 왜 이리 어렵고 외로운지 항상 나는 향수병을 달고 살았다. 가끔 한국에서 날아오는 태일이의 근황이 담긴 메일로 나는 나를 위로하고 달랬다. 그랬다. 태일이의 하루를 들으면서 나는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냈다. 가끔 태일이의 사진이 첨부되어 오는 메일이 오면 나는 기뻐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인쇄하기도 하며 태일이를 기억했다. 언제든지 잊을 수 있는 게 사람이었다. 나는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절대 잊을 수는 없었다.

 

 

태일이는 잘 자라고 있었고 우리의 회사는 나날이 커져갔다. 그리고 나는 이사직을 넘겨주고 회사의 최대주주로 남기로 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위치였다. 그리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접었다. 왜냐하면 태일이가 이제 일본으로 올 것이다.

 

 

내가 태일이를 떠난 5년이 지났을 때의 일이었다.

 

 

태일이가 나에게 오는 꿈을 꿨다. 나는 태일이에게 나에 대한 어떤 한 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아마 한국에 있는 사람들도 그랬을 것이다. 근데 태일이는 꿈속에서 나를 찾았다. 어떻게 찾았냐는 나의 말에 울기만 하던 태일이. 그렇게 꿈이 끝났다.

 

 

이젠 정연씨에게 메일은 오지 않는다. 내가 그만 보내달라는 말을 먼저 꺼냈다. 모두 태일이와 만날 준비하는 나의 모습이었다.

 

 

 

*

 

여러분 안녕하세요 ㅎ_ㅎ

오늘도 오그리토그리... 많은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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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일본에서 딱 무슨일 있었던거는아니었군요 다행이네요..ㅠㅠㅠ
12년 전
에스커
그랬죠ㅠㅠ 하지만 아직 아무도 모르죠 .. ㅠㅠ
12년 전
독자3
오그리토그리아니에요! 재밌다....컹큐
12년 전
에스커
감사합니다 ㅠㅠ 진짜 너무 힘이 되요! 다음편도 실망시켜드리지 않을게요!
12년 전
독자5
재미있어요ㅠㅠ 그러고보니 태일이는 재효를 남자라고 하는 재효는 태일이를 태일이라고 꼬박꼬박 이름을 불러주네요ㅠㅠ..
12년 전
에스커
헠...! 완전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 그게 바로 포인트에요 .. 핳핳 어쨌든 댓글! 감사합니다!
12년 전
독자7
안오글거립니다 ㅋㅋ 재밌어요!!!ㅋㅋㅋ 아 다음편이 느무 궁금 ㅠㅠㅠㅠㅠ
12년 전
에스커
감사합니다ㅠㅠ 으앜ㅠㅠ 재미있다고하시니ㅠㅠㅠ 다음편 많이 기대해주세요ㅠㅠ!
12년 전
독자8
왜 오그리토그리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에스커
아닌데ㅠ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
12년 전
독자11
오그리토그리라닝 아니에옄ㅋㅋ재밌어영!좋습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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