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
내 코끝을 스치는 향기가 느껴지는건. 어쩐일인지 요즘따라 매일 이 향기를 맡고 있는 중이다.
주위를 두리번 거려도 어디서 나는건지 알수 없는 향에 나는 고개를 내저을수밖에 없었다.
어디서 나는건지 알수없는 것이 당연하다. 주위는 사람의 온기가 낯설기만한 나 혼자만의 집이니깐.
이 집은 혼자살기에는 꽤나 넓은편인지라, 아무리 집에 틀어박혀 있어도 온기가 느껴지질 않는다.
괜시리 몸에 힘이 빠져. 쇼파위로 몸을 축 늘여트렸다. 기운이 쭉 빠지는 날이다. 회사일도,연애도, 모든것이 다.
게다가 이런 내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건지 평소엔 얕게나마 맡아지던 향이 유난히 진하게 맡아져 금방이라도 터질것만 같은 속을 겨우 움켜쥐고 있는 나였다.
심지어 이 향기가 낯설지않은지라 답답하던 속이 한층더 답답해 질수밖에 없었다.
떠오를듯 말듯 내 코끝을 간질이는 향에 축져진 몸을 일으켜 방으로 향했다.
이 향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내 도착한 방문고리를 누군가에게 쫓기듯 급하게 열고는 무언가 들어올새라 얼른 닫아버렸다.
닫힌 문고리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가 깔끔하게 정리된 침대위로 풀썩 누운뒤,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무슨 향기일까 … …
한참을 떠올러봐도 떠오르질않아, 엄한 이불을 발로 걷어찼다.
차분히 정리되있던 이불이 헝크러진게 여간 보기 좋은게 아니였지만 지금은 헝크러진 이불을 정리할만큼 여유롭지도, 편안하지도 않았다.
휴… …. 짧게 한숨을 쉬고는 헝크러진 이불안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렸다.
언제부터였는지 마음이 답답해져오면 이 자세를 취하곤 했는데, 그러면 지금처럼 조금씩 눈이 감기다가, 서서히 잠에 들곤 했다.
어떻게 이 자세를 취하게 되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꽤나 포근했던걸로 기억한다.
기억이 포근하단게 억양이 꽤나 이상하게 느껴질수 있지만 어쩌겠는가. 그냥 포근하단 생각밖엔 들지 않는다.
그런데 어쩐일인지 곧 잠에 빠질 것 마냥 슬슬 감기던 두 눈이 말똥말똥해져 버렸다.
씨발. 욕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복잡해져오는 생각때문에 잠에 들려고 이 자세를 취하고 누운건데 잠이 확 깨버렸다.
신경질적이게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서 일어나자 침대가 미약하게 출렁거리는게 느껴졌다.
침대 옆에 있는 옷장에서 까만색 스키니진과 회색 긴티 그리고 야상을 걸친채 쿵쿵거리며 문고리를 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한시라도 집에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아서 서둘러 현관으로가 신발을 대충 구겨신고는 밖으로 나왔다.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는건 여전했지만 집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제서야 답답했던 속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기분이다. 그러고보니… …. 무작정 밖으로 나오긴했으나 갈곳이 없다.
그걸 이제서야 깨달은 내 자신이 멍청하다고 생각됐지만 그래도 집에는 들어가기 싫은지라, 아직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니니 밖이나 구경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엘레베이터 내림버튼을 누른뒤,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엘레베이터가 띵- 따위의 소리를 내며 열렸고, 문이 닫힐세라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내 옷과 꽤나 비슷한 옷을 입고 있는 남자가 서있었다. 근데 중요한건,
그 남자에게서 그 향기가 났다. 며칠간 나를 괴롭히던 그 향기가.
"혹시 저희 집에 오신적 있으세요..?"
"아니 너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아니요.."
"그럼 집에가서 발닦고 인티나 해."
"네."
그래서 집에 가서 인티했다.
익명잡담에 "발 잘 닦는 법." 이라는 글을 쓰고는 연인잡담에 들어가서,
내가 좋아하는 비스트의 윤두준 글을 찾아봤다. 나는 가상으로 윤두준이나 뽀뽀나 해야겠다.
뽀뽀. 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