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기와 김태형은 친한 선후배 사이다. 민윤기를 처음 본 건 그가 전역 후 복학한 대학 오티때였다. 군대를 다녀온게 사실인가 할 정도로 하얗고 마른게 나름 귀엽게 생긴 얼굴이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과 다르게 선후배를 불문한 냉담한 돌직구와 특유의 아우라로 술자리를 자주 서늘한 분위기로만들곤 했다. 나른한듯 하면서도 무엇인가 꿰뚫어 보는듯한 눈매와 뚝뚝 끊어지는 술에 취한듯한 말투는 특유의 아우라가 배가되게 했다. 들리는 말로는 그는 우리과를 포함한 예술대의 실질적 실세라고 한다. 그 성격만으로. 학회장도 유일하게 빌빌 기는. 그정도 얼마나 ㅈ1랄맞으면. 옆에 사람은 두고 다니지만 정말 둔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세상을 왕따시킨다는 느낌이 강한 사람이다. 이런 민윤기에게 친하다는 단어를 함부로 써도 될까 싶지만 적어도 김태형의 입장에서는 민윤기는 아주친한 선배일 것이다. 어디서 지어진 별명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스치면인연이라는 별명 답게 온 캠퍼스를 쏘다니는 김태형은 시골에서자란 경계심이라곤 1도 없는 강아지처럼 여기저기 꼬리를 흔들고 다녔다. 그것도 그냥 강아지 말고. 똥강아지. 김태형은 물론 못생긴 얼굴도 아니다. 잘생겼다. 과장을 덧붙이자면 입학식때 그를 제외한 나머지는 오징어라고 해도 할말없었다. 생긴건 무슨 아이돌이나 할 것처럼 곱상하게 생긴게 실제로 학창시절에 몇번 캐스팅을 당했다고 한다. 저번에 나랑 캠퍼스 앞에 밥을 먹으러 갈때도 캐스팅을 당했는데 김태형은 입을 네모모양으로 히-웃으며 거절했다. 내가 왜 거절했냐고 물으면 그냥 춤도 노래도 못해서 라고 한다. 애초에 춤도 노래도 필요없는 얼굴인지 자기는 모른다. 그 얼굴로 쏘다녀서 그런 별명도 만들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극의 두사람이 무슨 교집합으로 친한 선후배가 된건지 과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 물론 김태형과 친한 나도 모른다. 어느 순간부터 그 둘이 붙어있는 모습이 자주 띄였는데 그때마다 김태형은 똥강아지 답게 방방 뛰며 무언가 신나게 얘기하고 있었고 민윤기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민윤기가 남의 말에 귀기울고 공감을 해주는것도 처음 본다지만 내가 봤을때 뭐랄까 그의 서늘함도 김태형과 있으면 걷어진 느낌이었다. 우연한 일로 셋이서 중국집에서 밥을 먹었는데 그때 민윤기의 웃는 얼굴을 처음봤다. 입주변에 짜장면을 가득 묻힌 김태형을 보더니 입동굴을 보이며 끅끅되며 웃었다. 나는 더럽기만 하던데. 한참 끅끅되며 웃던 민윤기는 손을 뻗어 김태형 입가에 묻은 소스들을 닦아줬다. 들리는 말로는 결백증같은게 있다던데 헛소문인가 보다. 민윤기가 김태형 앞에서만 다른 모습은 딱 그정도였다. 민윤기와 김태형은 친한 선후배 사이는 내 생각은 아직 변함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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