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를 폐비하고 휴전국인 얼그레이에 공물과 함께 보내도록 선언하겠다"
원래 그의 옆은 내 자리였는데.
"그리고 여기 있는 민윤기를 황후의 자리에 앉히도록 하겠다"
갑자기 모든걸 빼앗긴 기분은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했고,앞 날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줬다.
"제국의 바다 황제 폐하 만세!"
"제국의 새로운 빛,황후마마 만세!"
내가 휴전국인 얼그레이에 가는 마차에 타는 동안,황제인 그를 찬양하는 소리와 내 자리를 대신 할 새로운 황후에 대한 경배 소리가 들려왔다.
새로운 황후를 찬양하는 군중의 소리는 답답했던 내 가슴을 찢어놓기에 충분했다.
이 곳 허브 제국에서 황제는 바다,황후를 빛이라고 칭하며 빛과 바다는 허브 제국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였다.
제국의 성이 있는 수도 로즈마리,그 곳을 통치하는 황제 김석진.
그는 나의 남편이였고 난 어릴적 부터 예비 황후로 교육을 받아 왔으며 황후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래,나의 노력대로 결국 나는 황후의 자리에 앉았지만 그는 날 사랑하지 않았다.
어린 나이 부터 황후 교육을 받은 내게 교육은 이미 몸에 익어 있었고,예절과 걸음걸이,동작 하나하나 황실에 맞게 틀린점 하나 없이 완벽하게 행했다.
그런 나의 모습에 그는 기뻐하기는 커녕,인형 같다며 나를 멀리 했었다.
황후는 감정을 잘 다스리고 감정을 그대로 내비쳐서는 안된다.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끝 없이 노력했던 나는 황후의 자리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 후로 1년이였다,내가 황후의 자리를 가졌던 시간은.
허브 제국과 꽤 멀리 있는 루이보스 제국의 수도 페시카에서 반란이 일어나 황족들을 시민들이 모두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루이보스 제국에 있는 두 개의 도시,페시카와 슈가플럼은 같은 제국인데도 불구하고 전쟁이 일어났다.
왕위를 쥐기 위한 반란 주도자들의 전쟁이 시작했고,루이보스 제국의 피난민들은 각각 허브 제국과 아마드 제국으로 흩어졌다.
슈가플럼에서 허브 제국으로 온 피난민이였던 민윤기.
하지만 허브 제국에서 입국을 쉽게 허락해줄 리 없었고,난동을 부리던 민윤기를 근위 기사들이 끌고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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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폐하,황후 폐하,루이보스 제국 슈가플럼에서 온 피난민이..."
"전쟁중인 나라에서 도망쳐 온 것 뿐인데 이딴식으로 사람을 대해?!"
"황제 폐하와 황후 폐하의 앞이다,예를 갖추도록 해라"
"너희 허브 제국이 강대국이라며!!!근데 약자를 무력으로 제압하고 그래?"
"어디서 무엄하게!"
"그만"
"황제 폐하"
황제의 좌석에 앉아 있던 석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피난민에게 다가갔고,황후를 비롯한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황제를 주시했다.
"그래,루이보스 제국에서 왔다고?이름이 뭐지?"
"....민윤기"
"슈가플럼에서 온 피난민은 너 뿐이냐"
"....허브 제국에 들어온 피난민은 나 혼자야"
"그래,그렇단 말이지...여봐라"
"부르셨습니까,폐하"
"이 아이에게 성 안에 있는 방을 주고 시중을 들도록"
".....예,폐하"
처음 본 사람에게,그것도 늘 차가웠던 황제가 호의를 베풀었다.
황후 전정국에게 따뜻한 눈길 하나 주지 않았던 황제 김석진은,민윤기라는 사람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결국은,황후의 자리를 흔드는 결과를 가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