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배고파!!! 힘들다고오... 밥먹으러가자. 응?"
부천. 오랜만에 쇼핑 나왔다. 하지만 슬슬 귀찮아진 나는 이민혁을 쪼르고있다. 가자.가자 응? 하지만 이 피규어덕후새끼의 쇼핑은 그칠줄 모른다. 여기 어디선가 어떤 아저씨가 하는 피규어가게를 봤다고... 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나를 질질 끌고 다닌다. 아, 졸리고 배고파죽겠는데 이 녀석을 대체 무슨 에너지로 이럴 수 있는거지?
결국 포기하고 이민혁에게 옷자락 잡힌채로 끌려다니고 있다. 아무생각 없이 걸었다. 악! 갑자기 정지한 이민혁등에 이마를 박았다. 거지새끼.. 말하고 멈추던가!
"여기야.내가 말하던곳."
여기라고? 부딪힌 이마를 감싸쥐며 고개를 들었다. 상가를 둘러보니 다 암흑이였다. 이른시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영업을 시작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 게다가 다른 상가에 비해 이곳은 굉장히 조용했다. 우리가 말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그중 단 하나의 불이 켜진곳이 바로 피규어판매점. 은은한 전구등이 나와 이민혁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저씨..? 저 왔어요!"
잘못온거아니야? 민혁의 옆구리를 콕콕 찔르며 말했다. 기다려봐~하며 내 머리를 눌렀다. 거지새끼. 입이 댓발 나온채로 이민혁을 째려봤다.
그때, 뒤로 하나있던 문이 열리고 남자 한명이 나왔다 저 사람이 이민혁이 말한 아저씨인가? 뭐야.. 나랑 동갑같이 생겼어. 완전 동안인데?
"이번에 돈이 생겼거든요! 피규어 사려고왔어요. 전에 제가 찜해뒀던거 그거 주세요."
그 아저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피규어하나를 집어들어 묵묵히 포장을 했다. 나와 이민혁은 진열장에 널려진 피규어들을 구경했다.
손으로 쓸어가며 구경하다 피규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어? 하고 소리를 냈더니 그 아저씨가 나를 쓱 쳐다보았다.
"마음에 들어?"
"네? 아.. 네... 조금..?"
내가 대답한 후 조금의 정적이 흘렀다. 잠시뒤 이민혁의 피규어에 포장을 마친 아저씨가 나에게 다가왔다. 으어?
"그 피규어는 진열용이야. 재고는 어딘가에 있을텐데 지금은 찾기가 조금 그러니까 주소 써놓으면 택배로 보내줄게.
옆에 친구가 비싼서 사가니까 덤으로 주는거니까 고맙게 생각해."
"네? 아.. 네.."
아저씨 말대로 노란색포스트잇에 내 이름과 주소를 적어놓고 그 상가를 나왔다.
"올~ 이태일! 나 덕에 하나 건졌네? 그러니까 니가 오늘 저녁 쏴라."
기분이 이상하다. 안좋은 일이 벌어질것같은느낌.. 분위기 무거운데를 들어갔다 나와서 그런가, 아.. 꺼림직하다.
그나저나 이민혁 존나 떠드네, 입에 모터달렸나? 존나 쫑알대 머리아프게.
"오타쿠새끼야 좀 닥쳐."
-
아..... 이건 말도 안돼.
며칠뒤 우리집으로 택배 하나가 왔다. 택배왔다는 소리에 피규어가 벌써 왔나? 했지만 피규어 크기가 아니였다. 적어도.... 음... 나보단 컸어.
한시간째 거실에 두고 바라만 보고있다. 도저히 열어볼 용기가 안나. 사람이면 어떡해? 막 살인자가 칼들고 있다가.. 열자마자 날 찔러 죽이면? 너무 영화같은가?
아니면... 저게 진짜 피규어일 수도 있어. 그럼 나 저거 어떻게 버려야돼? 폐기처분도 힘들텐데? 아 뭐지 대체. 뭐가 들은거지??
퍽.
응? 저 상자에서 지금 어떤 소리가 난것같은데.. 뭐지? 잘못들은건가?
누가... 저안에 들어있는것같아. 아니면 저런 소리가 날리가 없잖아? 헐. 그럼 진짜 저기에 살인마가 들어있는건가? 안돼.
안돼에.. 나 아직 할거 많다고!!!
" 야. 좀 열어봐. 나 숨막혀."
"싫어요!!"
순간적으로 대답을 해버렸다. 상자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내가 죽을때가 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