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모던레드
+등장하는 인물들이 꽤 많아서 글자색으로 구분 할게요!
너봉이는 이색이구요, 민규는 이 색 입니다!
그 외에는 다 검은 색으로 통일 할게요!
재밌게 읽어주세용^!^
+오늘의 BGM추천은 '406호 프로젝트- 넌나어때' 입니다~
+바보에요 전...손이 뚱뚱해서 임시저장을 누른다는 걸 그만 ㅠㅠ올리고 3분도 안되서 지운것같은데,
아까 구독료 정산 된거보니까 6분이나 읽으셨더라구요...죄송합니다 정말 ㅠㅠ
"야 김너봉, 닳겠다 닳겠어- 그만 좀 봐라"
어? 친구의 부름에 턱을 괴었던 것을 푸르고 친구를 바라봤다.
내가 뭘-
야 너 수업 50분 들으면서 내내 김민규만 쳐다봤지?
에아- 아니야 !
너 방금 무슨 과목이었어, 얘기해봐 빨리
...우리 매점갈래?
친구의 입을 막을 방법은 매점에 가서 내가 캐리하는 것 밖에 없었다.
매점에서 친구가 피크닉이며, 초콜릿이며 고르는 동안 나는 민규가 먹을 만한 걸 고르고 있었다.
민규는 단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에, 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건 탈락이고-
그나마 먹을만한게 새콤달콤이었다.
피크닉을 빨대로 빨아먹으면서, 우리반으로 따라오려는 친구를 돌려보내고 새콤달콤 하나를 손에 쥐고 교실로 돌아왔다.
민규는 어제 학원 숙제를 다 못한건지,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집중하는 남자의, 아니 집중하는 민규의 눈이 너무 멋있어서 한동안 또 멍때리고 미모를 감상했다.
민규는 이내 자신을 바라보는 뜨거운 시선을 느낀건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민규가 쳐다보기만 해도 주책인 나의 얼굴은 자꾸만 빨개지는 것 같았다.
민규는 뜨거운 시선을 보낸 주체가 나라는 걸 확인하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집중을 할려고 했다.
"야, 김민규!"
"왜"
"이거먹을래?"
"안먹어"
안먹는다 할 줄 알았어-
별로 놀라운 답도 아니었기에 무턱대고 새콤달콤을 민규에게 던졌다.
운동신경까지 좋은 김민규는 또 그걸 엉겹결에 받았다.
아- 안먹는다고
너 줄려고 샀어! 먹던가 버리던가 맘대로 해-
민규의 눈썹이 팔자로 쳐지고 입이 오므라들었다.
불만이 있을 때 나오는 표정인데, 그것마저 너무 귀여웠다.
웃으면서 반을 나가려는 나를 민규가 불렀다.
야! 김너봉-
민규가 갑자기 자기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로 오더니, 내 손에 새콤달콤 한개를 쥐어주었다.
너도 먹어 그럼.
"에이 너 먹으라고 내가 산거라니까- 너 다 먹어"
"시끄러, 먹던가 버리던가 니 맘대로 하고- 일단 받아"
"내 말 따라하지마"
"그리고 이런거 사지마, 돈 아깝잖아 "
"돈 안아까워, 내돈인데?"
"그냥! 내가 좀...부담스럽고 그래, 그렇다고!"
그럼 나랑 사귀던가-
나의 뻔뻔한 말에 민규는 아씨!또 저래! 하며 자리에 가서 앉았다.
앙탈 부리는 건가, 너어무 카와이하다 우리 민규...
밥을 먹고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무의식적으로 민규의 자리를 스캔했다.
자리가 비워져 있는걸 보니, 권순영이랑 아직도 급식을 먹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민규의 자리에 가서 교실 바닥에 떨어져있던 교복 자켓을 주워 책상에 올려놓으니, 다 먹은 새콤달콤 겉포장지가 눈에 띄었다.
안 먹을 것 처럼 말하더니 다 먹었네-
이렇게 잘 먹으면서 뭘 사주지 말란거야, 반어법인가?
그나저나 새콤달콤을 좋아하는구나, 내일도 사줘야겠다.
윤리 시간이었다.
밥 먹고 난 후 5교시 윤리는 그야말로 최악 중의 최악 이었다.
나는 윤리쌤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냈다.
책상에 엎드려 교실 문 바로 앞 분단 맨 뒷자리에 앉아있는 민규를 보는 것이 훨씬 유익하고 재밌었다.
윤리 왜 배우는 건데 진짜-
갑자기 앞 자리에 앉아있던 아이가 조그만 종이 한장을 줬다.
이거 뭐야? 라고 물으니 싸가지 없는 그 아이는 턱짓으로 칠판을 가르켰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프로필을 적으라했다.
이름, 좋아하는거, 싫어하는거, 이상형 등등-
나머지는 다 대충 적었는데 이상형 적는데에만 5분은 투자한 것 같다.
옷 잘 입는 김민규, 진한 파란색이 잘 어울리는 김민규, 손과 발이 큰 김민규, 웃을때 송곳니가 보이는 김민규, 키가 186정도 되는 김민규 등등
그냥 김민규로 도배를 했다.
다 적은 종이를 선생님은 모으더니 교탁에서 읽기 시작했다.
친구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로 프로필을 얘기하면 아이들이 맞추는 형식이었다.
맞추는 사람한테는 말랑카우를 준다고 했다, 아싸 나 말랑카우 개덕후임!
몇 개의 프로필을 선생님은 막힘 없이 읽어나갔고 아이들도 곧잘 맞췄다.
나는 그중 2명의 아이들을 맞춰서 말랑카우 두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하나의 프로필이 눈에 띄었다.
키 186cm, 취미는 요리, 이상형 손 이쁜 여자...?
키 186에서 바로 감이 왔다.
나는 손을 번쩍 들고는 김민규!!!!! 라고 소리쳤다.
우리 반 아이들 모두 내가 민규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있었기 때문데, 다들 나에게 정답을 양보 한 것 같았다.
당연히 그 프로필의 주인공은 민규였고 나는 교탁으로 나가 말랑카우 하나를 더 받았다.
그 때 마침 권순영이 바람을 잡았다-
"야! 근데 김너봉 손 이쁘기로 유명하지 않냐?"
나는 그걸 듣고는 당황해하는 민규를 향해 손을 펼쳐 보이며 큰 목소리로 얘기했다.
민규야! 나 손 되게 이쁘다! 누나랑 사귀자!
나의 한마디에 윤리쌤을 포함한 반 전체가 웃음바다가 됐고 ,
학기초엔 질색팔색하던 김민규도 어느정도 적응이 된건지-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트렸다.
그나저나 나 진짜 손 이쁘단 소리 많이 듣는데.
오죽하면 내 원수 우리집 장남도 나한테서 유일하게 이쁜게 손이라고 했겠는가.
그나저나,민규 이상형이 손 이쁜 여자였다니.
핸드크림 열심히 발라야겠다!
김너봉이 자꾸 왜저러는지 모르겠다.
학기 초부터 대뜸 나보고 잘생겼다-하더니, 처음 짝을 바꿀 때도 담임선생님께 부탁해서 기어코 내 옆자리로 옮겼다.
내가 급식실에서 친구들과 밥을 먹고 있을 때도 불쑥 나타나선. 밍구! 밥 맛있게 먹어-
체육시간에 남자아이들과 축구를 하고 있을 때도, 야! 권순영 꺼져! 우리 민규 골 넣어야돼!
심지어 내가 그냥 가위를 빌려달라고 했을 때에도, 그래! 그대신 빌려주면 나랑 사귈래?
처음에는 정말 쟤가 날 만만하게 생각하나 싶어서, 정색도 해보고 진지하게 타일러도 봤지만 내 말을 듣지 않았다.
하지말라고 하면, 웃으면서 에이-밍구도 좋으면서- 라고 능글거리는데, 내가 뭘 어쩌겠어.
항상 결국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여자애 중에서 저렇게 까불고, 능글거리는 애를 18년 내 인생에서 처음 봤다.
그리고 요새는 선물공세 작전을 펼치는건지, 틈만나면 새콤달콤이며, 초코에몽, 껌 등 온갖 매점에 있는 간식을 사서 주는데,
정말 부담스럽다 못해 미안할 지경이었다.
단거를 좋아하지만, 싫어한다고 거짓말까지 하며 안받을려고 노력했건만, 먹던지 버리던지 알아서 하란 말에 나는 또 두손두발 다 들었다.
맨날 나보고 키에 비해 말랐다면서 많이 먹으라하는데, 그래놓고 김너봉 자기는 아예 먹지도 않는 것 같다.
키도 우리반에서 제일 작고, 마르기도 말라서 내가 김너봉 다리를 풀파워로 치면 부러질 것 같다는 생각을 수십번 했다.
쬐만한 애가 까불거리는게 개구리같달까-
아까 윤리시간에는 갑자기 누나랑 사귀자 -!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애들 다 있는데서 하는 바람에 얼굴이 달아올라 죽을 뻔 했다.
쟤는 뭐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밥먹듯이 하는건지, 부끄럼도 없는지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내가 무심코 적어낸 '손 이쁜여자'에, 김너봉이는 틈만 나면 자기 손을 펼쳐서 보여주곤 했다.
이제는 그런 김너봉이의 모습이 너무 익숙해서 적당히 웃어넘기는 법도 터득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올 때도, 나를 데러다준다는 김너봉을 말리느라 혼났다.
"민규야! 같이 가자"
"됐어, 니네 집 반대편이야, 우리집이랑"
"알아! 그게 뭐? 빨리 가자"
"추우니까 그냥 들어가"
"아 왜에- 좀 같이 가지 그냥?"
"그럼 딱 저기 버스정류장까지만 따라와, 알겠지?"
싫은데에-
단호한 나의 반응에 잔뜩 풀이 죽어서는, 나를 졸졸 쫓아온다.
무슨 유치원생도 아니고 고2나 되가지고 이게 뭐하는건지, 참..
얼마안되는 거리를 걷는 와중에도 김너봉이는 쉴새 없이 나에게 조잘거렸다.
엄마에게 하루일과를 말하는 것 같았다.
자기는 오늘 아침에 학교 오다가 이런이런 일이 있었고, 그래서 놀랐고 그것 때문에 고작 2분 늦게 들어온거 가지고 쌤이 벌점을 줬다- 부터 시작헤서
옆반 이석민이 점심시간에 자기 머리를 때리고 도망간 일까지 세세하게 얘기했다.
"다 왔다. 빨리 가 이제, 추워"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지 않니 민규야...? 난 너와 있을때 항상 시간이 달려가는 기분이야..."
"그런 느낌 전혀 안받았어, 빨리 가!"
"그럼 혹시 집 가서 카톡해도 되겠니?"
"하지 말라 그러면, 안할거야?"
고개를 내저으며 아니- 라고 말하는 김너봉이다.
니 맘대로 해-
아싸! 온 몸으로 기쁨을 표출한 김너봉이 온 몸을 사용하여 잘가라는 인사를 했다.
나도 작게 손을 흔들었다.
계속해서 손을 흔드는 김너봉을 뒤로하고 돌아서서 집으로 걸어가는 내내 웃음이 나왔다.
아까 들은 김너봉이의 얘기가 웃겼던 탓일 것 이다.
김너봉이 학교를 오지 않았다.
어제 김너봉이의 친구들의 얘기를 우연치 않게 듣게되었는데, 감기에 심하게 걸렸단다.
학교에서 빨빨거리고 돌아다닐 때부터 알아봤다.
이틀 째 결석하는 날 담임선생님은 김너봉이의 친구를 시켜 유인물과 전달사항 등을 전해주고 오라고 하셨다.
하지만 내가 잠시 미쳤던건지, 무슨 생각이었던건지- 김너봉이의 친구에게 가서 내가 대신 전해주겠다고 얘기한 뒤
지금 이렇게 10분째 김너봉네 집 앞에서 쪼그려 앉아있는 중이다.
도대체 뭐라고 얘기해야할지, 감이 잡히지않았다.
만약 김너봉이 나의 방문을 의심스러워 한다면 난 뭐라 설명해야할지 머리가 백지상태였다.
그래! 이런걸로 찌질하게 고민하는 거아니야!
딱 가서! 딱 주고! 딱 나오는거야!
큰 결심을 하고 김너봉네 집 초인종을 눌렀다.
어!밍구다-
목감기였던건지, 갈라지고 잠긴 목소리가 말이 아니었다.
문을 열어주자 가뜩이나 작은 얼굴이 반의 반 쪽이 돼있었다.
김너봉이의 잘못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얼굴이 구겨졌다.
"밥은"
"먹었어 아까-"
"몇시에"
"글쎼 9시?"
약 먹어야되는데 몇 시간째 공복이었던 건지-
나도 모르게 부엌으로 향하고 있었다.
부엌 써도 되냐-
"맘대로 해, 근데 뭐 해주게?"
"흰 죽. 그거 먹고 약 먹어."
"민규가 해주는 죽이라니 말도 안돼...와타시 천국에 있나요"
많이 아픈 것도 아닌가보다, 저렇게 까불거릴 힘이 남아있는걸 보니.
내 뒤에서 김너봉이 사진 한장만 찍으면 안되냐고 하는걸, 단호하게 안된다고 했다.
나에게서 부정의 대답을 듣고서도 뭐가 좋은지, 웃으면서 알겠다며- 눈으로만 담겠다고 말하는 김너봉이다.
(내 사랑 암호닉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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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둥(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