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블루 - little drummer boy
그래서, 네 이름이 뭐라고?
꽤나 여러명의 친구들로 세훈을 둘러싼 채 아이는 물었다. 묻는 입가는 단정하고 부드러웠다. 평온해보이는 상황이었지만 아이의 친구들과 아이, 그 속에 오갈 데 없이 서 있는 존속감. 온 몸의 근육들이 긴장해 비명을 질렀다. 그것들은 도망쳐! 경고했지만 이상할정도로 침착한 머리는 별 거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희한한 오기같기도 했다. 세훈은 말했다. 아까 이야기 할 때 못들었냐? 아이의 친구들이 순간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여전히 따스하게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아이가 친구들을 팔로 제지하고 한 걸음 세훈에게 다가왔다. 아이는 정말 뜬금없게도 세훈의 풀러진 윗단추를 잠가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말했다.
응, 못들었다 씨발아.
곧이어 귀가 멍멍해지고 입 안이 비렸다. 이름 좀 묻겠다는데, 존나 앙탈은. 세훈은 멍멍한 귀를 한 손으로 잡고 그제서야 아이의 얼굴을 다시 마주했다. 서늘하게 식어있었다. 아이는 나지막이 세훈을 둘러싼 무리에게 말했다.
너네 마음대로 해.
그 대신 내일 마주쳤을 때 나만 보면 오줌을 지릴 정도로, 딱 그 정도로만 해둬. 아이가 뒤돌아 빠져나가고 곧이어 아이의 친구들이 세훈을 둘러싼 채 완전한 원으로 모여들었다. 순식간에 무자비한 발들이 날아들었고 그 순간에도 그는 아이의 서늘한 얼굴을 떠올렸다. 단정한 입매로 씨발, 험한 말을 내뱉었을 때 돋았던 소름. 헛웃음이 나왔다. 입 안에서 고인 피가 몸이 흔들릴 때 마다 흘러내려도 실소, 아무 의미 없었다. 정신이 까맣게 잠식되어갈 무렵에도 그는 입꼬리가 올라가는, 안면근육의 팽팽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예 ㅎㅎ... 배틀호모물입니다... 루세아니에요 (머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