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징이 엑소 옆집 사는 썰 03~
w. 달빛
저녁으로 먹을 것이 없어 가까운 편의점에 나가려는데 여학생들 3명이 나를 흘낏보더니
지들끼리 귓속말을 하기 시작한다.
얘들아. 말을 할꺼면 안들리게해야지.
"뭐야 저 년. 저기엔 어떻게 들어갔데?"
"내 집이니까 들어가지."
"뭐라는 거야 ㄴ.."
태연하게 여학생들 뒤에서 대화에 끼어들자 뒤를 돌아 나를 보더니
화들짝 놀라는 아이들이다.
풋풋하고 좋네 뭐. 나도 저러던 때가 있었는데..
하고 과거회상을 하려던 참 못먹은 저녁이 생각났다.
아. 나 편의점 가려던 거 였지.
마저 가던 길을 가려고 하자 여학생들이 씩씩거리며 날 노려본다.
너네 그거 다 흑역사다. 나중에 이불팡팡해도 몰라.
하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용케도 참아냈다.
ㅇㅇㅇ. 많이 컸네.
도착한 편의점에서 즉석밥과 즉석카레, 즉석미역국, 즉석미트볼까지 샀다.
누가 보면 나 인스턴트 중독자인 줄 알겠어...
21살이나 먹어서는 할 수 있는 요리라곤 미역국. 카레. 물론 인스턴트다.
계란 후라이는 뒤집다가 망하기 일쑤였고, 내 손이 닿은 음식들은
독극물이라며 가족들은 한 입도 먹지 않고 갖다버렸었다.
그때 나는 결심했다. 음식에는 손대는거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