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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오백] 너와 나의 거리 | 인스티즈




[신랑 변 백 현]







오기 싫었다. 하지만 와야만 했다. 누구보다 나를 기다릴 누군가가 있을 테니까. 오늘 만큼은, 가장 보기 싫은 얼굴.

입구에 서 계신 백현이의 아버님과 어머님께 악수를 받는다. 두분 모두 평소에 잘 비치지 않으시던 밝은 웃음을 띄고 계신다. 축하드려요, 어머님. 호호, 고마워. 경수 너도 얼른 장가 가야지. 네, 그래야죠. 내가 지나가고, 또 다음 무리와 손을 맞잡고 상기된 얼굴로 인사를 나누는 어른들. 오늘은, 모두가 행복한 날.

나에겐 가장 괴로운 날. 

변백현의 ..결혼식.














[신랑 대기실]




"변백현, 들어가도 돼?"

"어? 어 잠깐만!"



안에는 친구들과 함께 있었는지 친구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소리가 들린다. 아, 알았어 알았어. 얼른 나가! 얘는 오늘같은 날 까지 애같다. 정말, 변백현 답구나. 몇 분 지나지 않아 나에게 들어오라는 손짓을 한다. 수트를 멋지게 차려 입은 그의 앳된 얼굴이 보인다. 백현아, 고개 돌려봐. 머리도 예쁘게 올려 놓고선, 나를 보려고 하지 않는다. 백현아.


"예쁜 얼굴 안보여줄거야?"

"……."

"좀 섭섭해. 오늘 진짜 예쁜데."

"…경수야."

"응."


…나 안미워? 

 떨리는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푹 숙인 그의 어깨가 조금씩 떨려온다. 변백현, 우는구나. 이제는 마음을 굳히고 담담해져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정말 많이 미안하긴 한가보네. 괜히 깊은 숨을 한 번 쉬어본다. 안쓰럽게 떨리는 그의 어깨가 외로워 보여서, 팔을 둘러 안아주려다 이제는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에 팔을 고쳐 내렸다. 손을 한 번 쥐었다 펴 본다. 예전 같았으면 그의 어깨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을 내 팔인데, 이젠 그의 어깨 끝 밖에 닿지 못한다. 그의 어깨를 세게 한 번 움켜 쥐고 나서 손을 떼었다. 힘 내야지 백현아, 오늘 네 날이잖아.


그가 서서히 고개를 든다. 얼굴이 온동 붉다. 왜 울어, 울긴. 식 얼마나 남았다고. 얼굴 부은 채로 사진 찍힐래? 괜히 타박하며 고개를 바로 들어준다. 옆에서 티슈 한 두 장을 뽑아다 그의 손에 쥐어준다. 닦아주고 싶은데, 그럼 너무 이상해. 너 신랑이고, 난 신랑 친구잖아. 얼른 네가 닦아. 그가 티슈로 얼굴을 조심스레 닦는다. 그리고 입을 연다.


"바보냐. 신랑한테 예쁘다고 하는 친구도, …없거든."

"아아."


바보같은 탄식을 내뱉었다. 눈물을 닦고 젖은 목소리로 억지 웃음을 내뱉으며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없어서, 나 까지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얼른 식히고, 이따 식장에서 보자. 나가볼게. 눈물이 나오기 전에, 서둘러 대기실을 나온다. 문을 닫아주기 직전, 여전히 젖어있는 그의 목소리가 귀를 찔러온다. 미안해 경수야….








 식이 시작하고 한 시간 정도가 지났을 것이다. 나는 대기실에서 나와 식장으로 가지 않았다. 아니, 가지 못했다고 봐야 더 정확하겠다. 사랑했던 사람의, 그리고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의 결혼식을 얌전히 앉아서 봐 줄 만큼 나는 담담하지 못했다. 속이 매우 답답했다. 목구멍이 무엇인가로 꽉 막힌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무작정 걸어 나왔다. 가만히 서 있으면 백현의 생각이 날 것 같았고, 백현 생각을 하면 차마 터지는 눈물을 막지 못할 것 같았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무작정 걸었다. 걷고 있어도 백현 생각이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변백현… 씨발. 흡, 윽, 읍. 잇새로 새어나가는 울음을 막지 못했다. 너무도 보고 싶었다. 지금 생각나는 그 사람이.


"허흑, 변백현.. 씨발, 하윽, 윽"


인적이 드문 공원에 도착했을 때에서야, 비로소 다리의 힘이 쫙 풀리고, 억지로 막았던 울음이 새어나갔다. 바닥에 허리를 굽힌 채 주저앉았다. 씨발, 변백현 네가 뭔데, 뭐가 되길래 나한테 이래. 왜, 날 떠나…. 변백현, 언제나 내 곁에만 있어줄 것 같았던 사람. 이젠, 아니였고. 나는 이제서야 변백현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었다.

변백현은, 나의 전부였다.












"백현아, 나 사실. 너 좋아했어."

"어?"

"그리고, 지금도 좋아해."

"…."


 우리 집 소파에 앉아서 먼저 조용히 얘기를 꺼낸 것은 변백현이였다. 결혼을 한단다. 저 작은 애가, 아무도 지키지 못할 것 같았던 애가. 결혼을 한다고 한다. 머릿속은 온통 하얀 빛으로 가득해진 것만 같았다. 변백현도 할 말이 없었는지 한 동안을 침묵했다. 몇 분 간의 정적을 깨고. 나도 입술을 떼었다. 나는, 너를 좋아했어. 8년간의 외사랑을 이제서야 꺼냈다. 변백현의 표정을 살폈다. 놀라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얼이 빠진듯한 표정이다. 너한테 난 아무것도 아니였니. 아니면


"…알고 있었어."

"…."

"그래서 결혼 얘기 꺼내기 전에, ..많이 망설였어."

"…."

"나도, 너를 좋아했던 때가 있었어. 그래서, 잘 알아."

"…."


너한테, 정말 많이 미안해. 

뭐가 그렇게 미안해 백현아, 내가 잘못 한 거잖아. 미안하단 말을 뱉고 나서 백현이는 한참을 울었다. 왜, 왜 니가 울어. 그렇게 펑펑 울고싶은 건 난데. 변백현의 등을 감싸 한참을 토닥여주었다. 끅끅대던 그의 몸이 점점 잠잠해진 것을 느꼈다. 백현이의 등을 반복적으로 쓰다듬던 내 손은, 여전히 떨리는 듯 한 목소리로 뱉는 그 다음의 백현이의 말에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네가 좋아. …네가 날 좋아하는 것 처럼 좋다는 뜻이야. 그래서, 그래서….


그의 눈동자에 또 다시 투명한 눈물이 가득 채워졌다. 그가 우는 것을 보고싶지 않았다. 내 옆에서는 항상 웃는 모습만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멈추었던 손을 펴서 다시 그의 등을 감싸 쓰다듬었다. 심하게 울어서 뭉그러져 끊기는 목소리로 계속 '미안해' 만을 내뱉는 그의 입이 미웠다. 두 손으로 그를 감싸안아 등을 두드려 주다 그의 작은 머리를 내 어깨로 당겼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을 거야. 

뭐가 괜찮다고 위로 했던 것일까. 변백현이 괜찮았을까. 혹은, 어쩌면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던 것일지도 몰랐다.


"백현아."

"…."

"…너 없는 내가. 잘 살 수 있을까?"

"…."

"…있겠지?"

"…."


고개를 든 그의 눈이 빨갰다. 바보같이, 울지 마. 운다고 달라지는 것 없잖아. 그리고, 먼저 일방적으로 통보한건 너였다. 조곤히 속삭이자 미안한지 고개를 내 품으로 더욱 숙인다. 이제 신랑 되실분이 이렇게 울어서 쓰겠어. 내 손으로 그의 고개를 잡아 올려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차분히 정리해 주었다. 그는 여전히 떨고 있었다. 바보같이, ..이럴수록 내가 그에게 미련이 더 남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까. 


백현아, 나 이제 마음 접을게. 대신, 마지막으로 작별 선물 좀 받아줘.


 …뭔 데. 그가 시선을 바닥에 둔 채로 대답했다. 내 눈 보고 대답하면, 말해줄게. 천천히 그의 시선이 내 눈동자에 닿는다. 역시, 너무 예쁜 사람. 내가 더 이상 욕심내지 못 할 사람. 내 최고의 사람.

눈을 마주한 채로 그의 입술을 조심스레 덮었다. 따뜻했다. 생각해 왔던 것 만큼이나 행복했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인 키스가 되었다. 나의 움직임에 응해주는 그가 좋았다. 입술이 닿기 전에 먼저 눈을 감고 와준 네가. 너무, 너무 좋아서. 잊지 못 할 거야, 백현아.


"선물이야, 내 첫 키스. 너를 위해 남겨뒀던 선물."














한참을 울다가 머리가 아파 옆 벤치에 주저앉아 있었다. 차가워진 바람에 정신이 들었다. 몸이 으슬으슬 떨려오는 게 감기라도 걸린 것 같았다. …변백현은 지금 잘 있으려나. 얘 추위를 많이 타서 감기 잘 걸리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변백현의 걱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나 자신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후우, 긴 숨을 뱉고 나서.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 소리를 찾았다. 핸드폰을 찾아냈지만 받고 싶지는 않았다. 얼마 후, 진동이 멎어들은 핸드폰을 들어보이자, 바로 음성 메시지가 한 개 도착했다.


[경수야, …미안해. 미안하고, 저번에 받은 네 선물… 평생 간직할거야. 진짜 평생. 꼭,]


푸흐, 멍청이. 눈물에 젖어있는 듯한 그의 목소리가 너무 선명하게 들려와서 마치 그가 내 앞에 있는 것만 같다.


[나도, 사실은 내 첫사랑도. …너였어. 근데 있지. 첫사랑은 원래 이뤄지지 못하는 거래. …푸흐, 이제 와서 이런 말 하니까 밉지.]


아니, 하나도 안 미워. 전혀.


[넌 나보다 훨씬 대단하고, …멋진 사람이야. 그러니까 경수야, 너는 나 없어도. …내가 이렇게 나쁘게 떠났어도.]


더 이상 그의 메시지를 들을 자신이 없었다. 그와 함께 너무 오랜 시간을 지나와서 무슨 말을 할 지 알고있는 자신이 미웠다. 마지막까지, 정말 날 외롭게 하는구나, 백현아.

핸드폰을 꺼버렸다. 그의 눈물 섞인 목소리가 이어갈 말을 듣고싶지 않았다. 그 말 까지 들어버리면, 진짜. 이제는 진짜 끝인 것 같아서.






나의 백현이를 지워본다. 그를 지워내려면, 나는 얼마의 시간을 보내야 할까. 

벌써부터 눈 앞에 보이는 어둑하고 짙기만 한 외로움이 느껴져,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백현아, 너도 잘 살아. 

잘 살자, 우리. 제발.



8년 간의 외사랑이,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였다.



도경수

[EXO/오백] 너와 나의 거리 | 인스티즈



제목은 일단 너나거.. 더 적절한 제목 있으면 추천 받을게요ㅜㅜ 생각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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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결국 짝사랑으로 끝난 경수의 사랑이 너무 안타깝네여ㅠㅠㅠㅠ너와나의거리 좋아하는 노래인데 제목으로 참 알맞고 좋은 거 같아여!!!ㅎㅎㅎ어쨋든 좋은글 잘읽고갑니다!!ㅎㅎ
10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슬퍼요ㅠㅠ브금이랑 글이 너무 잘어울려서ㅠ 더ㅠ슬픈것같아요ㅠㅠ잘보고갑니다
10년 전
독자3
헐 ㅠㅠㅠㅠㅠㅠ 분위기가 ㅜㅜ... 브금 끄고 다른노래 듣고있었는데도 글 분위기가 슬퍼서 ㅠㅠㅠㅠ 왜 닿고싶어하는데 닿질 못 하니ㅜㅜㅜㅜㅜ 잘 봤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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