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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거지우걱우걱 전체글ll조회 550l








"얘들아 굿모닝!!!!!!"


태형이 교실 문을 열며 소리쳤다. 밝은 아침 인사였지만 왜인지 정작 인사를 한 태형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역시 아침 일찍 왔더니 애들이 몇 없군.....

빠르게 교실을 스캔하고는 가방을 자신의 자리위에 대충 던져두고 바로 다시 교실을 나왔다.




3학년 층의 복도를 터벅터벅 걸어가는 태형의 표정이 결의에 차 있다.



토요일에 지민이와 만난 이후로 일요일 내내 별의별 생각을 다 했었다. 18년을 살며 의문을 가져본적 없었던 나의 성 정체성에 처음으로 의문을 가지게 된 것과, 이게 진짜 흔히들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이 맞는지 알 수도 없고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 끙끙 앓다가 결국 어젯밤 결심하게 되었다.


일단 누구한테라도 상담을 해보자.






"혀어어어어어어어엉!!!!!!!!!!!!!!"


태형이 3학년 선배들의 교실임에도 불구하고 교실 문을 당당히 제끼며 소리쳤다. 그리고는 석진과 윤기를 찾아 눈을 굴려 교실을 스캔했다.
역시, 형들 요즘 공부 하신다더니 진짜로 일찍 와 계시네.


학교에 일찍 와 공부를 하고있던 몇몇 선배들이 욕을 하려고 고개를 들었으나 이내 다시 고개를 내렸다. 석진과 윤기를 만나러 왔을테니 아무도 뭐라 할 용기를 내지 못한 것이다.



"뭐야, 왜 갑자기 쳐들어와서 지랄이야, 돌았냐?"

"헤헤, 죄송해요"


태형이 민폐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헤실거리며 당당히 윤기와 석진을 향해 걸어오자 짜증이 난 윤기가 불쑥 다리를 걸었다.

가볍게 점프한 태형이 윤기에게 씨익 웃어보이다가 다시 정색을 하고는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형들, 제 얘기좀 들어주세요"

"태형아, 선배들 다 공부하고 있는거 보이지? 빨리 니네 교실로 돌아가서 지민이랑 놀아"

"....지민이 아직 안 왔어요. 하여간 제가 요즘 고민이 있거든요.... 하....."


윤기의 뒷자리에서 조용히 공부를 하고있다 입을 연 석진의 말을 태형이 깔끔하게 무시하며 옆 빈 자리에서 의자를 빼와 윤기와 석진의 자리 사이에 끌어다 놓고 털썩 앉았다.



"고민이고 자시고 너가 형 대신 수능 쳐 줄거 아니면 빨리 가"

죽기싫으면. 순간 석진이 눈을 희번득이며 속삭이자 고민하던 태형이 이내 다시 굳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진짜 이번 한 번만요..... 중요한 얘기예요."

".......하아.....시발.... 뭔데, 별 거 아니면 죽는거야 너는"



석진이 어쩔수 없다는듯 한숨을 쉬며 쓰고있던 안경을 빼 책상에 내려놨다.



"감사해요, 진짜.... 이건.... 심각하게 심각한 엄청나게 엄청난 고민이에요.... 진짜 엄청ㄴ...."

"빨리 쳐 말해 그냥"


윤기가 참다못해 태형의 말을 끊었다. 이에 태형이 입술을 한 번 축이고는 착잡한듯 마른 세수를 했다.



"아아아으.... 그러니까.... 그, 일단 지금부터 하는 얘기 절대로 제 얘기 아니에요. 절대로, 저랑 전!혀! 상관없는 얘기입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이에요. 이 점 유의 해 두세요"

"그래그래...."


윤기와 석진이 설렁설렁 대답하며 생각했다. 백퍼 지 얘기구만....



"하아.... 제가.... 아니, 제가 아니라 그 글의 내용이 뭐냐면.... 아, 그 글의, 작성자가 거기에 한 말인데요, 1인칭으로 말 할게요"

"알았으니까 빨리 말 해"

"......네...... 그러니까 제가.... 여기서 '제가'는 제가 아닌거 아시죠? 하여튼 제가 요즘 신경쓰이는 애가 있는데요...."

"뭐야, 연애상담이야?"

"아니요??!??!! 절대 아닌데요?!!?!?!"

"....그래그래....."



윤기와 석진이 설렁설렁 대답하며 생각했다. 백퍼 연애상담이구만....




"아으.... 사실 연애상담인지 아닌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 그걸 물어보려고 온 거에요...."

"뭐?....."

"제가 느끼는게 사랑이 맞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구요...."



태형이 말을 하면서도 착잡한듯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책상에 머리를 쾅쾅 박아댔다.


"아니 뭔.... 나이가 몇인데 지 감정도 모르냐"

"맞아, 태형이 너 여친도 몇번 사귀지 않았어?"

".....제 얘기 아니라니까요? 그리고 걔네는 그냥, 별로 알지도 못하던 애들인데 갑자기 저한테 고백하길래 그냥 얼떨결에 받아준 거에요"

"나쁜새끼네 이거,"



윤기의 말에 태형이 눈썹을 꿈틀댔으나 이내 양심상 할 말은 없어 말을 돌렸다.


"하여튼, 걔에 대해서 말하자면.....하, 씨...."

"계속 말 해봐"

"걔는.... 옛날부터 알던 친한 앤데요.... 심지어 저번 주말에도 걔랑 놀았고.... 근데 그 날 놀때도 저 혼자 걔 엄청 의식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죽는줄 알았어요"

"정확히 언제부터 알던 앤데? 소꿉친구?"


윤기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해야하나 고민하던 태형이 중학생 때부터라고 써있었던 것 같다고 대충 얼버무리고는 말을 이었다. 아직 형들에게 다 밝힐 생각은 없다.

윤기는 그와중에 아직도 되도않는 구라를 계속 치는 태형이 가소로웠다. '써있던 것' 같다니.... 참나.....



"전혀 걔를 그런....식으로 느껴본적 없이 지내왔는데.... 얼마전부터 갑자기!!!! 걔가 날 보면서 웃거나 그럴때마다... 미치겠고.... 몸둘바를 모르겠고... 머리가 터지겠고... 그냥 당장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고...."

"........"

"....심지어 걔가 예뻐보이고..."


아오, 씨..... 나 미쳤나봐, 박지민이 예쁘대..... 미쳤나..... 근데 예쁜건 사실이잖아..... 아 뭐래.... 박지민이 뭐가 예뻐.... 귀여운건 사실이지만.... 아니, 근데 솔직히 진짜 가끔 예뻐 보이기도.... 나도 내가 뭔 소리를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형들 생각에는 이게 대체 뭐인것 같아요"

"....그야 당연히...."

"좋아하는거 맞지"

"........."


윤기의 말에 태형이 충격을 받은듯 벙 쪄서는 말을 잃었다.




"진짜 이게....... 좋아하는 감정이 맞다 이거죠....?"

"그래, 근데 어디까지나 우리 생각-"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이따 동아리실에서 봬요"




태형이 석진의 말을 끊으며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섰다. 슬쩍 본 태형의 표정은 좀전과 달리 충격을 받지도, 그렇다고 기분이 좋아보이지도 않는, 동요없이 무표정했다. 어쩐지 결의에 찬 것같이 보이기도 했다. 

서둘러 의자를 원래 자리에 넣어놓고는 석진과 윤기에게 고개숙여 인사한 뒤 재빨리 교실을 나갔다. 나가기 전 교실에 있던 학생들에게 소란 피워서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를 하는것도 잊지 않았다.



"새끼, 들어올때도 갑자기 들어오더니 나갈때도 갑자기 나가네"

".......야, 민윤기...... 잠깐만"

".......?"


태형이 나간뒤, 무언가 찜찜한듯 미간을 찡그리고 생각을 하던 석진이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는 호들갑을 떨며 윤기의 어깨를 때렸다.



"왜"

"이거, 이거봐봐..... 그저께 지민이가 인스타에 올린 사진인데....."

"어휴, 걔는 아직도 인스타하냐, 또 허세가득 셀카 올렸겠지~ 매력...있나?"

"하는건 지민이 자유지, 입 닥치고 빨리 봐봐"



석진이 내민 폰을 보자 인스타그램에 지민과 태형이 찍은 셀카가 올려져 있었다. 둘이 벚꽃구경이라도 갔나보네.



"뭐 어쩌라고"

"아까 태형이가 그랬잖아!! 좋아하는 애랑 저번 주말에도 놀러갔다 왔다고.... 설마 인터넷에 올라온 글이라는 김태형의 구라를 믿는건 아니지?"

"당연히 그건......아니지만...."

".........."

".........."



잠시 정적이 오가고, 윤기가 입을 벌리고 멍을 때리다 무언가 생각난듯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이거 토요일에 올린 사진이라며, 좋아하는 애랑은 일요일에 놀러갔나보지"

"아......그런....가.....?"

"정신 차리고 공부나 하자"

"..........."



이미 관심이 꺼진듯 몸을 돌리고 샤프를 집어드는 윤기를 멍하니 바라봤다.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하다.

















"야야, 박짐, 김태형이 지금 너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저거 최소 맞짱신청아니냐, 저거? 빨리 가서 선빵때려"

"........하아......"



나도 알아.....시발...... 넌 모르겠지만 아까부터 저랬단다......


자신에게 다가와 김태형에게 선빵을 날리라며 부추기는 친구를 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마음 같아선 진짜 죽빵이라도 때리고 싶었다. 오늘 하루 종일, 태형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평소에도 자주 그랬기는 하지만, 하루종일 그러지는 않았을뿐만 아니라 저번에 화해한 날 점심시간 이후처럼 눈이 마주치면 능글맞게 웃어보이곤 했는데,


[방탄소년단/뷔민] 역시 우리의 청춘 러브 코미디는 완벽하다 05 | 인스티즈



"............"


오늘은 눈이 마주쳐도 웃기는 커녕 더 진득이 눈을 맞춰올 뿐이었다. 바로 지금처럼. 

토요일에 잘 놀고와서는 왜 또 저 지랄인지 영문을 모르겠다. 뭐 화난거라도 있나 싶어 아까 참다못해 먼저 다가가 말을 걸었더니, 날 쳐다보던 그 선빵 때리고 싶은 표정은 어디갔는지 어벙한 표정으로 돌아와선 심하게 말을 더듬어 머리에 문제라도 생겼나 했다. 한 번 말을 걸고 나서부턴 그냥저냥 평소같이 대화를 하긴 했으나 대화할 때를 제외하곤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건 여전했다.





"......진짜 선빵 때릴까?"

"어, 맞짱떠! 맞짱떠!"


신나서 구호까지 외치는 친구를 가만히 보던 지민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민의 진지한 표정에 친구가 당황한듯 지민을 말렸다.


"아니, 진짜 때리라는건 아니고, 야, 진짜 때리게!? 친구끼리 좀 쳐다볼수도 있지않니? 야, 지민아?!"



뒤에서 들리는 친구의 말을 무시한 채 태형에게 터벅터벅 걸어갔다.




"김태형"

"........?!!!?!?"


갑자기 지민이 저에게 다가와 코가 닿을듯 말듯할 정도로 가까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엄청난 심장폭격에 심장이 1초에 20번은 뛰었지만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는 담담한척 입을 열었다.


"왜, 갑자,기"


시발, 망했다, 누가봐도 어색하다.
아까 지민이가 오늘 처음 말을 걸었을때 너무나도 병신같았던 자신의 모습에 통탄하며 아무도 모르게 화장실로 달려가 표정연습까지 했더니만, 표정은 나아졌지만 더 심각한 수준인 자신의 혓바닥을 깜빡했었다.



"너 왜 자꾸 나 쳐다보는데"

"내가, 언제"

"오늘 하루 종일"

".........."



또 망했다. 방금 아무렇지 않은척 무슨 소리냐는듯 시치미를 뗐어야 하는데.... 자꾸 박지민의 숨이 얼굴에 닿아서 도저히 연기같은게 되지가 않는다.


계속 시선을 피하는 태형에 지민이 한숨을 쉬며 물러나고는 태형의 앞 자리에 앉는다. 
태형의 얼굴색이 돌아오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아.... 너 뭐 나한테 할 말 있어? 사내새끼가 그냥 말로 해, 답답하게 진짜...."

".....할 말 없어"

"그럼 왜 자꾸 쳐다보는데"

"........."

"아 그냥 말 해!! 임마!"

"말하면,"



어쩔건데, 사겨줄거야? 말하면 감당 못할 거잖아....
태형이 뒷말을 꾹꾹 담아 누르며 미간을 찌푸렸다. 나도 지금 답답해 죽을것같아, 지민아




"말하면 뭐"

".....말하면, 같이 매점 가 줄거야?"

"뭐?"

"사실 지금 피자빵이 너무 먹고싶어서 너한테 같이 매점 가달라고 말 할까 말까 고민하느라 쳐다본거야"

"아 뭔 그런거가지고 고민을 다 해, 뭐 어려운거라고, 그냥 가면 되는거지"

"....그래?

"그래 병신아, 6교시까지 내내 쳐다본 이유가 그거라니 니도 참..... 됐으니까 7교시 끝나고 같이 매점 가자, 그럼 됐지?"


어, 고마워. 지민에게 고맙다고 대답하며 표정을 애써 밝은척 꾸며냈다.
당연히 지민이를 계속 쳐다본 이유는 저런 시시껄렁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더이상 캐묻지도, 의심하지도 않는 지민이가 다행이기도, 한 편으론 씁쓸하기도 했다. 내가 만약 고백을 해도 저렇게 흔쾌히 수락해줄까? 매점을 같이 가달라는 부탁처럼, 저렇게 뭘 그렇게 고민했냐는듯이 날 장난스레 타박하며 수락해줄까?

내가 지민이를 좋아한다는걸 자각하고 나니 지민이가 친구로서 날 대하는 태도 하나하나가 갑자기 아프게 느껴졌다.



자리로 돌아가는 지민이의 뒷모습을 보며 태형은 씁쓸한 입안을 고스란히 느낄수밖에 없었다.

























"저희 왔어염!!!!!!!!"

"어, 왔냐"



지민이 동아리실 문을 열며 소리쳤다. 윤기가 역시나 익숙한듯 지민과 태형을 반겼다.

지민이 가방을 집어 던지고 역시나 호석과 정국에게 뛰어갔다. 오늘은 웬일인지 남준이 형도 같이 있었다.



그런 지민을 가만히 보며 슬쩍 미소짓던 태형이 갑자기 싸악 표정을 굳히고 입을 열었다.


"왜요"

"으, 응???? 뭐가??? 왜???? 민윤기 너 뭐 했어????"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석진과 윤기에게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갑자기 말을 내뱉는 태형에 석진이 제 발 저려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이에 윤기가 한심하다는 듯 석진을 바라봤다. 하루종일 김태형의 연애상담이 신경쓰인다느니, 뭐니 혼자 별 지랄을 다 하더니 결국 당사자 앞에서도 이렇게 티를 낸다.



"....내가 하긴 뭘 해"

"하하하하!!! 맞아!!! 태형이 너 우리가 뭘 했다고 그러니?! 우리 아무것도 안 했어!!! 왜 그래!!! 그치 윤기야?!?!?"

"하하하, 그러는 너는 생긴게 왜 그러니?"

"하하하하하!!!! 우리 윤기 죽고싶니??"

"못생겼다는 말은 안 했는데? 하하하!!! 찔렸나 보구나!!!"

"하하하하!!! 그렇구나!!! .......뒤질래?"




석진이 정색을 하고 윤기를 쳐다보자 윤기가 모르는척 고개를 돌렸다.

이런 둘을 보며 종이 구기듯 표정을 구기던 태형이 지민에게 걸음을 옮겼다. 
태형이 자리를 떠나자마자 윤기가 석진에게 눈을 부라리며 복화술을 했다.



"김석진, 왜 이렇게 주책을 떨어. 김태형 박지민 좋아하는거 아니라니까?"

"아니, 난.... 진짜 느낌이 이상해서 그래...."

"그렇게 대단하신 느낌을 가지셨으면 아예 점집 차려서 밥빌어먹고 살지 그러냐"

"......비꼬지 마라, 시벌롬아...."





지민과 호석,남준,정국이 빙 둘러앉아 무언가 얘기를 하고 있었다. 태형이 슬쩍 끼어들며 호석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얘기 하는거에요?"

"회의 하고있지, 야 너도 여기 앉아 빨리"


호석이 대답하며 무심하게 태형의 팔을 잡아끌어 앉혔다. 덕분에 중심을 잃은 태형이 호석의 옆에 앉아있던 지민의 팔을 스쳤다.


"......!!!!!!"


태형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급히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균형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철푸덕-


"........"

".....뭐 해"

"응?? 아, 아니, 갑자기 빈혈이 와서.... 아이고 어지러워..."

"너 빈혈같은거 없잖아..."

".....나도 그런줄 알았는데 방금 생전 처음으로 빈혈이 왔어"

"........"


지민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자세를 바로하고 앉았다. 자기가 엎어지든 말든 회의를 계속하던 호석이 갑자기 고개를 퍼뜩 들고 석진과 윤기에게 외쳤다.



"형! 형들도 그만 노시고 빨리 와보세요"

"뭐!! 우리가 놀긴 뭘 놀았다그래!!!! 지금 심각한 얘-"

"아무것도 아냐, 논 거 맞아"



윤기가 석진의 입을 틀어막고 질질 끌며 아이들에게로 다가갔다.






드디어 7명의 아이들이 모두 둘러앉았다.
심각한 표정의 호석이 입을 열었다.



"주말동안 저랑 정국이가 댄서 형들이랑 만나서 얘기를 해 봤는데요."

"응"

"네!"

"일단 곡부터 정해야하니까, 후보 곡들을 골라왔어요. 들어보고 제일 맘에 드는거 고르세요"


말을 마친 호석이 핸드폰을 켜 곡을 틀고 소개하기 시작했다. 총 다섯개의 곡을 중요 부분만 추려내어 부분부분 들려주고는 호석이 아이들의 표정을 살폈다.



".....어때요?"

"으음... 난 두번째 곡이 제일 맘에 드는데"

"그래? 지민이는?"

"저두요! 두번째거"

"....저도요"

"왜 따라하냐, 김태형"



방긋 웃으며 남준과 호석에게 말하던 것과는 달리 자신에게는 표정을 있는대로 찌푸리는 지민을 보며 태형도 기분이 상했다. 왜 나한테만....



"김남준, 근데 이거 곡이 빨라서 아무래도 안무가 어렵게 나올것같은데, 할수있겠어?"

"........"

"푸흡, 잘 생각해봐. 석진이 형은 어때요?"

"....나...는.... 곡은...좋다만... 안무가...... 아냐, 괜찮아. 하면 할 수 있어"

"오~~ 좋은 자세예요!! 아주좋아!!"

"야, 뭐 힘들어봤자 얼마나 힘들겠냐, 나도 하면 한다"

"워~~ 김남준~~~"

"이야~~~ 남준이 형~"

"우워~~ 둘 다 멋있드아~"


일부러 추켜세워주는 동생들에 멋쩍어진 남준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흐뭇하게 보던 호석이 남준의 등을 치며 격려해줬다.


"그럼 두번째 곡으로 고고씽? 윤기형도 찬성?"

"어, 찬성"

"예아!!!!! 좋습니다!! 저도 안무 최대한 쉽게 짜도록 노력해 볼게요"

"와~ 결정~"

"워후~~"


호석이 결정된 곡을 틀고는 음량을 최대로 높이고 몸을 들썩였다. 금세 흥이 전염되어 아이들이 일어서서 막춤을 춰댔다.



"말 나온김에 지금 안무 짜볼까요?"

"그래!! 고고!!"

"예아!!"


아이들이 흥에 취한 목소리로 흔쾌히 대답했다. 호석이 크게 웃으며 거울 앞으로 달려가 서고는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야 태태, 가자"

"........"

"김태형?"


지민이 태형의 손을 잡아 끌었으나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에 지민이 고개를 돌려 태형의 얼굴을 확인했다.



"......너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

"뭐? 내, 내가?"

"그래 너, 엄청 빨개"


태형이 눈에 띄게 당황하며 눈을 굴렸다. 온 신경은 자신의 손목을 잡고있는 지민의 손 촉감에 몰려있었다. 니가 손을 놓으면 빨개질 일도 없잖아....!!!! 그렇다고 손을 놓으란건 아니지만....!!!



"지민아~ 태형아~ 얼른 와라"

"아, 죄송해요 태형이가 상태가 안 좋은것 같아서 좀 이따 갈게요"

"그래? 알았어"


지민이 형들에게 멋대로 소리치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태형의 얼굴을 살폈다.


"어째 점점 더 빨개지네, 진짜 어디 아픈거 아냐? 빈혈이면 얼굴이 하얘져야하는거 아닌가?"

"나 아, 안, 안 아파, 지민아! 안무연습 해야지!! 빠,빨리 가자!"

"열 있나?"

"여, 여, 여여, 열이.... 있나? 어, 없을텐데.... 맞아 없어!! 나 열 없어 지민아!!!!"



지민이 태형의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을 놨다. 태형이 안도하던것도 잠시, 그 손이 그대로 태형의 이마를 덮었다. 심히 놀란 태형과는 다르게 지민은 태연한 표정으로 나머지 한 손으로는 자신의 이마를 덮고서 열을 비교했다.



"으음.... 열이... 있는건지 없는건지....잘...."

"........"



태형이 숨도 못 쉬고 지민의 눈을 피했다. 열을 비교하느라 집중하고있던 지민이 문득 그런 태형을 눈치채고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푸핫!! 너 왜 내 눈을 못봐?"

"으, 어?...."

"왜 눈을 못 마주치냐고"

"...으? 아니, 아닌...데?"



태형이 당황해 어버버거리다 눈을 부릅 뜨고 애써 지민과 눈을 맞췄다. 그러다 이내 허공으로 또르르 떨어지는 눈동자에 지민이 크게 웃었다.



"아하하하하하!!! 개그하냐 무슨"

".....소, 손..."

"뭐?"

지민이 안 들린다는 듯 고개를 돌려 귀를 가까이 대 왔다. 이에 태형이 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소...손 빼라고 손.... 하고 소리를 쥐어 짜냈다.


"아~ 손 빼달라고?"


지민이 순순히 태형의 이마에서 손을 내리며 자연스레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여전히 실실웃으며 태형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한 채였다. 지민이 떨어지자 태형의 얼굴색이 슬금슬금 돌아오며 이성적인 사고도 함께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 된다. 휘말리면 안 돼. 남의 속도 모르고 주구장창 계속 놀리려들게 뻔하다.... 주도권.... 주도권을 잡아야 해....!!

태형이 결심한듯 작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천천히 손을 움직여 지민의 양 손목을 잡았다. 


"........?"


뭐야 이새끼.... 갑자기 분위기가 변했어..... 손은 왜 잡고 난리야.....



"너 갑자기 얼굴색 돌아왔-"


지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태형이 팔에 힘을 줘 지민을 끌어당겼다. 갑작스러운 힘에 지민이 크게 휘청이다 균형을 잡지 못하고 결국 태형의 품에 넘어지듯 안겼다. 뜬금없이 이게 뭔 개지랄인가 싶어 김태형에게 욕을 하기 위해 급히 몸을 일으켰으나, 자신의 몸을 단단히 안고있는 태형에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뭐 하냐, 좋은말로 할 때 빼라"

"지민아"



지민의 귀에 가까이 입을 대곤 태형이 예의 그 저음으로 지민의 이름을 불렀다. 귀가 이토록 예민한 부위였던가, 오소소 소름이 돋는 느낌에 그대로 몸이 경직되었다. 태형이 지민을 안고있던 손을 풀고 그대로 천천히 내려 지민의 양 손을 그러쥐었다.


"지민아, 나 봐봐"

"갑자기 뭔, 지랄말고 빨리, 손, 풀라고...."

"왜 내 눈을 못 마주쳐"


태형이 낮게 웃으며 좀전에 했던 지민의 말을 따라했다. 순식간에 뒤바뀐 상황에 기분이 나빠 미간을 팍 찌푸린 지민이 힘을 줘 손을 빼내려했다.

시발 왜 이렇게 힘이 세!!! 평소엔 비실이같은 새끼가!!!



지민이 낑낑대는걸 보며 태형이 피식 웃었다. 얼굴이 새빨개져선 힘도 제대로 못 쓰는것 같았다. 가만히 지민을 내려다보다 결국 태형이 지민의 손을 놓고는 대신 어깨를 잡아 자신에게 기울어져 있던 자세의 지민이 중심을 잡을수 있도록 천천히 조심스럽게 밀어내 세워줬다.


".........."


드라마속 데이트에서나 볼 법한 태형의 배려에 안 그래도 찡그려져있던 미간이 더더욱 찡그려졌다. 동전을 꽂으면 고정이 될 정도였다. 왜 갑자기 저 지랄을 한건지 모르겠을 뿐더러 자신이 굉장히 여리여리한 취급을 받은 느낌에 기분이 매우 상했다.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김태형이었기 때문에.



"도대체 갑자기 무슨.... 하, 됐다. 남자끼리 이런 장난 재미없으니까 하지마라"

"........."


지민이 태형을 팍 쏘아보고는 그대로 태형을 지나쳐 자신의 가방을 주워들었다. 더 이상 춤 출 기분이 아니었다.







아까부터 힐끔힐끔 태형과 지민을 훔쳐보던 석진이 갑자기 자신을 향해 지민이 걸어오자 화들짝 놀라 급히 고개를 돌리고 호석의 동작을 과장되게 따라한다.



"오!!!!!! 호석아!!!! 그 안무 정말 좋은데!!!!!! 노래와 정말 딱이야!!!!!"

"이건 그냥 스트레칭인데요...."

"형들"

"어어!!! 그래 지민아!!!!! 무슨 일인데 이렇게 쥐도새도 아무도 모르게 갑자기 다가온 것이니??!!?!"



석진의 호들갑에 지민이 귀가 아파 표정을 구기다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



"저 먼저 집으로 가 볼게요"

"응? 왜....."

"......몸이 안 좋아서요"

"몸이 안 좋은건 태형이라고 하지 않았어?"

"형, 얼굴 빨간데 열 있는거 아녜요?"

"...어?"



정국의 말에 지민이 당황하며 급히 자신의 얼굴을 더듬었다. 몸이 아프단건 집에 가고싶어서 구라친거였는데.... 볼이 뜨끈뜨끈한게 진짜 열이 올랐나보다. 이게 다 김태형이 화를 돋궈서 그런-


"!!!!!!!!"



갑자기 자신의 어깨에 올라오는 손길에 깜짝놀라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와 동시에 볼에 가해지는 기분나쁜 느낌에 미간을 팍 찌푸렸다. 확인해보니 김태형이 능글맞은 표정으로 검지 손가락을 내밀어 내 볼을 찌르고 있었다.



"집에 가게?"

"그건 니 알 바 없고"



지민이 태형의 손을 팍 쳐내곤 뒤를 돌아 아이들에게 꾸벅 고개숙인 뒤 그대로 교실 문으로 걸어갔다.



"잘가라, 푹 쉬고"

"바이~"

"네, 내일봬요"

"형, 잘가요"

"그래 울 정구기 안녕~"


지민이 마지막으로 정국에게 인사하고는 바로 미련없이 교실 문을 열고 나갔다.


지민이 나가자마자 석진이 눈빛을 싸악 바꾸곤 입을 열었다.



"이상하지 않니? 지민이가 정국이한테 평소와 같이 밝게 인사를 하고 나간걸로 봐선 기분이 그렇게 엄청 나빠보이지는 않는데 말야,"

"근데"

"왜 갑자기 그렇게 좋아하는 춤을 마다하고 먼저 집으로 가버렸을까? 심지어 오늘은 안무 연습을 하는 첫날이었는데 말야? 아까까진 기분이 정말 좋아보였어"


명탐정 코난 뺨치는 석진의 말투에 모두 넋을 놓고 석진을 바라보긴 개뿔 모두 저 할일을 하느라 석진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범인은 바로 너!!!! 김태형이다"


석진이 태형을 가리키며 소리치자 호석이 석진의 앞으로 걸어가 정말 굉장히 충격적이고 놀랐다는듯 방청객 오버액션을 해주고는 바로 다시 정색을 하고 미련없이 지나쳐갔다.


"씨.... 정호석 너 진짜....."

"제가 왜요?"

"태형이 너랑 마지막으로 얘기 했잖아! 어디서 시치미야"

"지민이가 원래 부끄럼이 좀 많잖아요, 장난 좀 쳤더니 얼굴이 새빨개져선 집으로 먼저 가버리네?"

"뭔 개소리여, 부끄러워서 빨개진게 아니라 열이 있는거겠지"

"그리고 형이랑 부끄럼 느낄게 뭐가 있어요? 중학생 때부터 알았다면서요"

".......!!!!!!"

[방탄소년단/뷔민] 역시 우리의 청춘 러브 코미디는 완벽하다 05 | 인스티즈



정국의 말에 순간 눈을 번뜩인 석진이 그대로 굳어 윤기에게 시선을 돌렸다. 윤기 역시 정국이가 한 말을 들은 눈치였다. 


"지민이는 날 보면 여전히 설레나보지"

"어휴, 지랄도 병이다"

"죄송요, 불치병이라"



태형의 신경이 남준에게 몰린사이 석진이 급히 움직여 윤기와 정국의 팔을 끌고 구석진 곳으로 갔다.



"정국아.... 방금 그 말 진짜니?...."

"뭐가요?"

"지민이랑 태형이가... 주, 중학생 때부터 아는 사이었다는거...."

"네, 지민이 형이 전에 그러던데, 왜여?"

"허.....허억....... 진짜..... 중학생 때부터...."


석진이 입을 틀어막으며 동공지진을 일으키자 정국이 정신나간 사람 쳐다보듯 표정을 구기며 자리를 떴다.


 
이건.... 이건 이제 빼도박도 못한다.... 저번 주말에 같이 놀러간 중학생 때부터 아는 사이인 애.... 그런 애가 둘이나 있을리 없다.... 지민이 말고는.... 없을거라고.... 
석진이 윤기의 어깨를 붙들고 거리를 좁혔다.



"왜 갑자기 붙고 지랄..."

"야.... 이 정도면 진짜 확실한거 아냐...?

"....김태형이랑 중학생때부터 아는 애인데다가 일요일에 같이 놀러간 애가 있을 가능성이 아예 없는건 아니잖냐"

"그게 그렇게 흔한 일이냐고!! 그리고 아까 김태형이 지민이랑 둘이서 얘기할 때 내가 슬쩍슬쩍 봤는데...."

"......."

"지민이를 바라보는 태형이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어...."

".........."

".............."

"......................"


정적이 오가던 그 때, 윤기가 석진을 밀어내며 입을 열었다.



"어쨋든 다 추측일 뿐이고, 우리가 신경쓸 일도 아냐.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할 일이지"

"......그건 맞는데, 그래도...."

"형들!!! 농땡이 그만 피우시고 빨리 오세요!!!"

".........."

"어, 그래 미안 지금간다"


윤기가 멍 때리는 석진을 잡아끌고 아이들에게로 걸어갔다.



결국 석진은 그 날 집중력이 흐려져 안무를 따라오지 못했다.














오늘은 진짜 리얼 중요한 얘기


안녕하심니카~!!!!!! 조은 아침입니다^^ 네~ 오늘은 바로 개학과 개강의 날입죠...... .. 꺄!!!!!! 한강물은 따수운감!?!?!?!


하아.... 진짜 가기 싫다.............. 크흑........인생........ 하여간 본론은 이게 아니라 진짜 중요한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역시우리의청춘러브코미디는완벽하다의 앞날이 걸린 문제입죠.... 제목 드럽게 기네 진짜.... 다름아닌 메인커플 뷔민을 제외한 아이들의 문제인데요.... 이 아이들에 관해 투표를 해야해요 여러분덜의 소중한 한 표를 부탁드립니다....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써주세요~ 조만간 또 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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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태형이 하는 짓이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우거지우걱우걱
네에 감사합니다 ㅠㅠㅠ태형이 귀엽지여....
8년 전
독자2
선댓은 민슈가에요

태형이 귀여운것보소...짤도그렇고 분량도 혜자고 중간에 석진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진짤ㅋㅋㅋㅋㅋㅌㅋㅋㅋ잘보고갑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8년 전
우거지우걱우걱
네 반갑습니다 민슈가님!!!!!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여~~
8년 전
독자3
애들 왜이리 귀여워ㅠㅠㅠㅠ
간질간질하닼ㅋㅋㅋㅌㅌㅌㅋㅋㅋ
진짜 ㅜㅜ 구ㅡ여어ㅠㅠㅠ

8년 전
비회원236.65
ㅋㅋㅋㅋㅋㅋㅋ석지닠ㅋㅋㅋ킄ㅋㅋㅋㅋㅋㅋㅋㅋ태형아...지밈ㄴ아....♧♤♡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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