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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을 입은 탄소가 웃을 때, 지민은 꽃이 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해맑게 웃으면 주변이 환해 지는 것 같다고. 그래서 교복을 입고 마주 보며 웃는 것이 참 좋다고. 자신도 학생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다른 기사들도 그랬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온 날이면 어쩐지 씁쓸하게 웃곤 했다. 그 웃음의 의미를 지민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지민은 곧 피어나려하는 정체 불명의 마음을 빠르게 눌렀다. 

 

그들은 나라의 위기를 지고 있는 기사단이었으니까.  

 

 

 

 

 

 

 

 

 

 

[방탄소년단] 흑백전선 7 

 

 

 

 

 

 

 

 

 

 

어긋남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시초는 아마 우리가 셋이 되면서부터였을 것이다. 1학년때는 인지랑 둘이서만 다녔다. 서로 고등학교 올라와서 처음 사귄 친구였기에 많이 의지했었다. 둘 다 다니던 중학교에서 같이 진학한 친한 친구가 없어서 더 그랬다. 크게 안 맞는 것도 없어서 싸운 적도 없었다. 그냥 저냥 무난하게 잘 지냈다. 아니, 사실 나는 친하다고 생각했다. 인지는… 모르겠다. 

 

2학년이 되고 같은 반이 되어서 부둥켜 안고 좋아했던 것도 잠시, 우리는 새로운 친구와 함께 다니게 되었다. 내 바로 뒷자리에 앉았던 진해였다. 앞뒤에 앉아 이것저것 말하다 보니 친해지게 되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무리가 확정되고 우리는 진해까지 셋인 무리가 되었다. 진해는 생긴 것만큼 애교도 많고 말재주도 좋았다. 둘만 조용조용하게 다닐 때와 다르게 진해와 함께 있으면 왁자지껄한게 퍽 재미있었다. 발도 넓은 편이어서 진해 덕에 다른 반 애들과도 친해졌다. 그러다 흔한 케이스처럼 되었다. 같이 노는 친구가 홀수면 안 좋다는 얘기는 들어봤었는데. 여러모로. 셋이 다니다 보니 짝도 안 맞고 그 와중에 더 친밀도가 높은 관계가 생기기 마련이라고. 

 

인지와 진해는 성향이 잘 맞았다. 취미도 대화도 잘 통했다. 인지가 그런 걸 좋아하는 애였구나. 진해와 함께할 때 인지에 대해 새삼 몰랐던 것을 알게 되어 기분이 이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인지가 나랑 둘이 지냈을 때는 재미있었을까? 하는 의문. 나는 인지가 좋아하는 가수도 잘 몰랐고, 일본드라마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아기자기한 카페를 가도 그다지 감흥이 없었고, 락 밴드는 거의 문외한에 가까웠다. 그런 취향을 공유하지 못했던 나와 함께한 시간은 재미없었겠다. 싶었다.  

 

내가 모르는 얘기들이 재미없고 따분해서 또, 인지를 빼앗긴 것 같은 느낌에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 생각을 한적도 있었지만, 아주 잠깐이었다. 그런 못된 마음먹는 거 나도 싫었다. 인지가 내 것도 아니고. 다른 친구랑 맘이 더 맞을 수도 있지. 내가 치졸해 지는 걸 나 스스로가 견디기 어려웠다. 두 사람이 나보다 더 친하게 지낸다 해도 내 친구들이라는 건 변함 없으니까. 그리고 그때까지는 눈에 띄게 사이가 벌어지지 않았으니까. 웃고 맞장구치면 어느 정도 나도 녹아들 수 있었으니까. 공감하려고 일부러 공부도 하고 그러면 대화에도 낄 수 있었으니까.  

 

어긋남이 되돌릴 수 없는 지경까지 가게 된 건 그 애들이 학교 댄스부 오빠들을 따라다니면서부터였다. 우리학교 댄스부는 인근에서 유명했다. 졸업한 선배 중에는 아이돌도 있다했다. 몸치 박치라 잘 모르지만 그께에서는 날고 기는 애들이 많이 모여있다고 했다. 그게 아니더라도 잘 노는 애들이 으레 가입했고, 잘생긴 애들도 많이 있었다. 유명할 수 밖에 없는 서클이었다. 나도 알고 있었다. 댄스부 자체는 잘 모르는 데 3학년이 되면서 부장이 된 호석이 오빠 때문에. 

 

같은 학교가 될 줄 몰랐다. 중학교 때 어쩌다 보니까 여중을 가게 되어서 소식도 접하지 못한 게 3년이었다. 호석 오빠는 초등학교 때 내가 다니던 피아노 학원 바로 밑층 태권도 학원을 다녔었다. 그때도 잘생겼다고 소문이 다 났었다. 학원 끝나는 시간이 비슷해서 끝나면 매일 기대하면서 내려갔었다. 행여 마주칠까 봐. 도복 입은 오빠는 그 당시 내 눈엔 빛이 날 정도로 멋있었다. 오빠는 나보다 한 살 많았고 우리는 같은 초등학교였다. 학교와 학원에서 이래저래 자주 마주치다 보니 친해지게 되었다. 낯가릴만한 나이도 아니었거니와 호석 오빠 성격이 그랬다. 허물없고 밝고.  

 

다시 만난 오빠는 변함없었다. 멋있고 성격 좋고. 그래서 주변에 항상 사람도 많고. 당연히 나를 잊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같은 학년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특별한 접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복도에서 만나거나 학원에서 마주치면 인사하는 딱 그 정도. 가끔 오빠랑 집이 같은 방향이어서 학원 끝나고 같이 가기도 했었나? 그래도 너무 미미한 접점이었다. 나한테야 귀하고 소중한 추억이지만, 오빠한테는 그냥 잊을 만한 흔한 만남 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인지와 진해가 좋아하는 것들은 공부를 해서라도 공유하고 공감하려 했지만, 댄스부 오빠들 따라다니는 건 도저히 같이 할 수 없었다. 우선 따라다닐 만큼 내게는 우상적인 존재들이 아니었고, 나를 기억 못하더라도 호석오빠에게 오빠들 따라다니는 애로 보이기 싫었다.인지와 진해는 댄스 부에 행사나 공연 있다고 하면 꼭꼭 챙겨갔다. 그러다가 그 부원 오빠들이랑 친해지게 된 것 같았다. 연락 주고 받은 얘기들로 쉬는 시간마다 바빴으니까. 붉게 홍조 띄고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들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귀 기울여 얘기는 들어줬지만, 아마 그걸로는 부족했던 것 같다. 같이하는 시간도 줄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애들과 나는 점점 멀어져 갔다. 슬펐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날, 점심을 먹으러 식당 가는 길에 호석오빠와 마주쳤다. 다정한데 기억력까지 좋은 오빠는 나를 알아봤고, 반갑게 인사도 해줬다. 나는 당황했다. 뜻밖이어서. 그리고 좋아서. 어제 만난 사이처럼 친근하게 이것저것 묻다가 번호까지 교환했고, 오빠는 밥 맛있게 먹으라며 내 어깨를 토닥이곤 댄스부 친구들과 함께 멀어져갔다. 나는 얼떨떨해했고, 인지와 진해는 그런 나를 보고 눈빛을 교환했다. 그리고 그 후부터 인지와 진해가 변했다. 내가 다가가면 대화를 멈추고, 이동수업 점심때 모두 나를 빼고 둘이 다니더니, 다른 친구들에게 무언가를 흘리기 시작했다. 나만 모르게 상황은 발 빠르게 변했다. 내 상황인데 나만 빼고. 따돌림이라는 게 그랬다. 뭐 손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그렇게 나는 혼자 고고한 척 하면서 뒤로는 오빠들이랑 연락하고 다니는 꼬리 99개 달린 여우가 되어 있었다. 뭐 그런 흔하다면 흔한 얘기. 

 

 

“그냥 얘기하자고 불렀어.” 

 

 

쫄지 말자고 계속 되 뇌이면서 왔는데 왜 이렇게 심장이 쿵쾅거리는 지 모르겠다. 공원 정자에 나란히 앉은인지랑 진해를 보니 더 쿵쾅거린다. 정자에는 두사람이 더 있었다. 요즘 인지와 진해와 친하게 지내던 다른 여자애들. 총 네명. 잘못한 거 없으니까 떳떳하자고 생각했는데도 손이 덜덜 떨렸다. 더 나빠질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외의 인원들에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더 나빠질 수도 있겠구나 싶고. 

 

침착하려고 노력하며 빈자리에 앉았다. 조그마한 정자에 둘러 앉은 모양새가 되었다. 어두운 공간에 가로등이 뒤에 있어 역광이 되었다. 얼굴들이 가로등 불빛에 물들어 어두운 주황색이었다. 인지 뒤로 조그마한 물체가 지나가는 게 보였다. 벌레? 그렇다기엔 큰데. 따라오지 말라고 기사들에게 단단히 일러두었는데 누가 따라왔나? 

 

 

“니가 편지에 오해가 있다고 했잖아.” 

 

 

읽기는 읽었나 보다. 편지. 찢어 돌려주길래 읽지도 않은 줄 알았더니.  

 

 

“편지 읽었나보네.” 

“…” 

“그럼 무슨 오핸지도 알겠네. 거기 다 썼잖아.” 

“그럼 넌 그게 하고 싶은 말이 다야?” 

 

 

적절한 대답을 찾지 못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스럽게도 했고. 할말 있다고 나를 부른 건 애들이니까 내게 무언가 말할게 있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그저 오해를 풀고 싶었는데 이미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적었던 편지를 읽었다니 더 뭐라고 해야 할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발기발기 찢어 보냈기에 안 읽었다고 생각해서 말이라도 해서 오해를 풀고 싶었는데.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인지가 차게 웃었다. 그리고 진해와 눈을 마주치더니 또 웃는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 내게 호의적인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는 챘지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가만히 눈을 내리 깔았다. 

 

 

“넌 참 사람 바보 만드는데 뭐 있어.” 

 

 

인지가 말했다. 오랜만이었다. 오랜만에 말하는데 참 차고 시리다. 불현듯 작년에 둘이서만 다니던 때가 기억났다. 휴일에도 자주 보곤 했었는데.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영화도 보고 카페 가서 공부하고 그랬었는데. 같이 지냈던 시간이 무색하다 느껴질 정도로 인지가 다르게 느껴졌다. 인지는 처음 운을 뗀 후 쉬지 않고 계속 말했다. 내게 서운했던 것들을. 말해도 진해가 주로 말할 줄 알았는데, 인지가 쌓인 게 많았구나 싶었다. 듣자 하니 둘이 단짝처럼 어울렸던 지난 1년도 인지는 싫었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나랑 어울렸던 것처럼. 

 

묻기 전엔 말하지 않는 내가, 댄스 부 오빠들 공연 갈 때 한 번도 같이 가지 않았던 내가, 그러면서도 호석오빠와 아는척 하는 내가, 같이 있으면 따분한 얼굴을 하던 내가, 취향도 뭐 하나 맞는 게 없었던 내가 지루하고 얄미웠다고 했다. 고고한 척, 혼자 꼿꼿한 게 못마땅했던 것 같다.  

 

내가 싫다고 하는 사람에게 나를 좋아해 달라고 말한다 한들 달라지는 게 과연 있을까? 인지의 말에 내가 억울하다고 한들 이 상황에서 어떤 말로 그녀들은 이해시킬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인지의 말을 들으면서 내 잘못이었다 인정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내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 나는 억울했다. 결국 우리 셋 중 다수는 그녀들이었으니까. 입을 달싹였지만 내가 이야기할 틈은 없었다. 인지가 말이 막혔을 때는 진해가, 진해가 막히면 또는 다른 여자애들이 나서서 내 단점들을 꼬집어 냈다. 말들이 툭툭 내 어깨를 밀쳤다. 마치 외딴 섬에 혼자 인 것처럼 나는 작아졌다.  

 

 

“민지가 너한테 전학생이랑 무슨 사이냐고 물었는데 대답도 안했다며. 그게 그렇게 비밀이니? 넌 그래. 꼭 사람 유치하고 치사하게 만들어. 너는 이것저것 다하고 다니면서 시치미 꾹 떼고.” 

 

 

그건, 그건. 

 

할말 있으면 해보라는 듯 드디어 정적이 찾아왔다. 하지만 말 할 수 없었다. 아까는 할말이 없었는데 지금은 말할 수가 없었다. 목구멍에 큰 돌멩이가 들어앉은 것 같았다. 벌렁거리던 심장이 지금은 뛰는 듯 마는 듯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지치고 졸렸다. 눈을 크게 깜빡거렸다. 내가 말이 없자 기운 빠진 코웃음을 뱉어낸 인지가 진해를 일으켜 세웠다. 야 가자. 

 

 

“벽이랑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할말 없는 것 같은데 가자.” 

 

 

그렇게 나를 두고 애들이 일어섰다. 나는 멍청하게 가는 애들 뒷모습만 봤다. 점점 멀어져 희미한 발소리마저 들리지 않게 되었을 얼굴이 이상하게 일그러지며 눈물이 핑 돌더니 울음이 터져 나왔다. 

 

지나는 사람도 없어서 다행이었다. 으슥해서 무서웠지만 지금은 다행이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무슨 일인가 궁금해 할 만큼 섧게 울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 숙여 맘껏 소리 내 울고 있는데 무언가가 살포시 내 등을 덮었다. 고개를 들어 보니 태형이었다. 흘러내리는 것이 자켓 뭐 그런 걸 덮어준 것 같았다. 큰 눈을 내리 깔고 내 앞에 숙연한 표정으로 서 있는 태형이를 보자 화가 치밀었다.  

 

 

“내가 오지 말랬잖아!” 

 

 

이런 거, 비참한 거 보이고 싶지 않아서 오지 말라고 했는데. 태형이가 작게 사과한다. 미안해. 낮고 물기 어린 목소리에 더 화가 나고 슬퍼졌다. 다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우는데, 태형이 옆에 붙어 앉더니 내 어깨를 감싸 안고 끌어 당겼다. 태형이 가슴팍에 머리를 파묻은 자세로 마저 엉엉 울었다. 태형이 큰손으로 내 등을 토닥였다. 따뜻했다. 울컥 못했던 말이 나왔다. 

 

 

“말하고 싶었어. 말하고 싶었는데.” 

 

 

오해였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미 알고 있었고, 다시 전처럼 친하게 지내면 안되냐고 묻고 싶었는데 나랑 같이 지냈던 시간들이 싫었다고 하니까. 할말이 없었어. 내가 싫다는 데 대체 뭐라고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 빈말이라도 사과해볼까 싶었는데 그건 거짓말이었어. 거짓말 하면 다시 제로 카운팅 되는 거잖아. 그렇지?그래서 말 못했어. 목구멍에 차오르는 말은 많았는데 못했어. 

 

 

“한심해. 내가 이런 한심한 인간이라는 게 짜증나 죽겠어.” 

 

 

나도 이런 내가 싫어. 그 애들도 나를 싫어하고. 나도 내가 싫어. 나는 왜 이럴까. 

 

태형이는 검은 제복을 입고 있었다. 제복을 입은 채 커진 건 태형이가 처음이었다. 그 멋진 제복에 눈물 콧물 묻혀가며 엉엉 울었다. 태형이는 내 등을 두드리면서 내 머리에 제 머리를 기댄 채 웅얼거렸다. 아니야, 너 한심하지 않아. 낮은 목소리가 축축하게 내 목덜미를 타고 내려왔다.  

 

 

“장해. 우리 탄소 장해. 하나도 한심하지 않아.” 

 

 

우리 탄소 착하고 장해. 진짜 장해. 

 

틀림 없다는 듯 태형이는 힘주어 되 뇌였다. 위로라면 위로였다. 내가 한심하지 않다고 말해줘서 자꾸 눈물이 났다. 어쩌면 그 순간 내게 가장 필요한 말이었는지 모르겠다. 내 부정적인 생각을 부정해 주는 태형이가 고마웠다. 태형이 팔뚝을 잡고 이제는 고맙다고 울어댔다. 그치지 않는 울음에도 태형이는 내 등을 토닥이며 기다려 주었다. 그것도 참 고마웠다. 

 

 

 

 

 

 

 

 

 

 

“어디 갔다 ㅇ….” 

 

 

방에 들어서자마자 붕 날아온 석진이가 말을 하다가 멈췄다. 일부러 시선도 마주치지 않고 겉옷을 벗어 던진 후 바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웠다. 아 불 안 껐는데. 생각하는 순간 누군가 불을 껐는지 온통 어두워졌다. 

 

 

 

 

 

 

 

 

 

 

학교 가기 싫어.  

 

거울을 보며 머리를 빗다가 한숨을 푹 고아 냈다. 걱정을 담은 한숨이 방안 가득 퍼졌다. 옷을 갈아 입을 땐 기사들이 잠시 방에서 사라져주었다. 고로 지금은 나 혼자다. 거울엔 밤새 울어 눈이 퉁퉁 부은 내가 있었다. 정수리 위에 회색 숫자는 11로 띠링 카운팅 되어 있었고. 그래도 숫자 카운팅 잘 되고 있어서 뿌듯했다.  

 

가기 싫어도 가야겠지.  

 

뭐 빠진 거 없나 괜히 두리번거리며 시간을 끌어도 답이 없다는 걸 알았다. 한숨을 쉬고 가방을 챙겨 들었다. 적막한 방은 오랜만인 것 같다. 벌써 기사들이 온 게 한 달이 되어간다. 방안에서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게 그새 버릇이 된 건지 혼자 있는 게 이상했다. 이제 구십일 후면 떠날 텐데… 괜히 또 울적해 지는 기분에 도리질 치며 밖으로 향했다. 대문을 열 때까지 기사들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보통은 옷 갈아입고 나오면 거실을 날아다니고 있다가 방으로 들어갔는데.  

 

오늘은 아무도 같이 안 가려나. 오늘이야말로 필요한데.  

 

아니야, 원래 혼자 다니는 게 맞지. 너무 의존하면 못써. 나중에 힘들어지니까. 말랑말랑 해진 마음을 단단히 잡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는데, 교복 입은 태형이가 활짝 웃으며 날 기다리고 있었다. 태형이는 손을 내밀었다. 어제 밤처럼. 어제 밤, 공원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태형이는 말없이 그 큰손으로 내 손을 잡아주었다.  

 

내가 멍하게 보고만 있자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태형이가 어? 놀라며 닫히려던 문을 열고 내 손을 이끌었다. 놀라 토끼 눈이 된 내 코를 가볍게 톡 친 태형이가 입을 네모나게 하고 웃었다. 그리고 내 손에 깍지를 끼더니 앞뒤로 흔드는 것이다. 가자. 

 

 

“학교 가자 우리 탄소.” 

 

 

 

 

 

 

 

 

 

 

 

흑(黑)의 기사단 슬픔의 상징. 김태형 

[방탄소년단] 흑백전선 7 | 인스티즈 

 

 

 

 

 

 

 

 

 

 

 


 

암호닉 

 

파랑토끼 

달걀초밥 

010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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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달걀초밥이에요. 자려다 마지막으로 글잡에 들어왔더니 흑백전선이 똬! 우어엌! 소리 내면서 들어왔습니다. ㅎㅅㅎ
여주한테 저런 일이 있었군요. 모두에겐 사정이란 게 있기 마련인데, 그 사정을 굳이 친구와 공유해야할 필요도 없는 건데. 셋의 관계가 어쩔 수 없었겠다, 싶다가도 그 생각을 하면 여주가 안쓰러워요. 저 일을 겪으면서 주변에 기사단이 없었다면 여주가 얼마나 우울한 시간을 지냈을 지 상상만으로도 안타깝고..ㅠㅠ 기사단이 있어 다행이예요. 떠나고 나면 여주는 너무나 슬프겠지만 그래도 그들이 존재하는 지금을 늘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음편 기대할게요!

8년 전
N.P
달걀초밥님ㅠㅠ! 감격적인 피드백이예요ㅠㅠ! 감사합니다! 이제 우울한 얘기는 없을거예요~ 살다보면 별의 별 일이 다있죠ㅎㅎ 이제 기운내서 살아가는 얘기만 남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우리도 힘내서 한 주 살아보아요^^!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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