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친구지만 넌 좀 무서워 00
안녕! 난 올해 21살이 되는 여대생이야. 이런 글은 처음 써보는 거라 많이 어색하긴 한데 주변에서 한 번 써보는 게 어떠냐고들 해서... 다른 커플분들처럼 달달하지도, 스펙타클하지도 않은 그런 평범한 이야기지만 잘 읽어줬으면 좋겠어ㅠㅠ
태현이랑 나는 동갑이구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아는 사이었어! 사실 1학년 땐 아는 사이랄 것도 없었지만...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조금씩 친해지고 1학기 땐 거의 말을 안 했거든. 태현이랑 나랑 둘 다 같은 서울권에 있는 대학교를 다니긴 하지만 아쉽게도 대학교는 달라ㅠㅠ
음, 우선 태현이 성은 남씨야! 남태현! 평범하긴 해도 되게 예쁘지 않아? 나만 그런가...(민망) 아까 말했듯이 태현이랑 나는 고등학생 때 처음 만났어. 6반이었나? 내 기억력...ㅠㅠ 몇 반이었는지는 중요치 않으니까 넘어가고ㅋㅋ 새학기라고 좀 꾸미고 갔던 것 같아ㅋㅋ 딱 교실에 들어갔는데 새학기 특유의 그 어색함ㅋㅋㅋ과 약간의 싸늘한 느낌 있잖아. 난 그게 되게 좋았어. 기대도 되고! 같은 반 된 중학교 친구가 아직 안 와서 미리 앞자리 쪽에 자리 맡아두고 핸드폰하고 있었어. 그 땐 스마트폰이 그렇게 널리 보급화됐을 때가 아니라 당시에 내 핸드폰은 폴더였어ㅋㅋㅋ 괜히 친구들한테 문자 보내면서 놀고 있는데 애들이 하나 둘 씩 들어오는거야! 핸드폰만 만지고 있으면 별로 안 좋아보일 거 같아서 패딩 주머니에 핸드폰 넣고 혼자 앉거나 성격 좋아보이는 여자애들한테 막 친한 척 하고 그랬어ㅋㅋ 내가 온라인상에서는 안 그래 보여도 사람 사귀는 거 되게 좋아하고 낯 별로 안 가리거든... 그러다 친구 와서 또 같이 처음 보는 애들한테 들이대구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까 나 되게 나댔구나...(부끄)
암튼 한참 그러고 친목 쌓고 있는데 어떤 남자애 둘이 들어오더라?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눈이 가서 얼굴 봤는데ㅋㅋㅋㅋㅋ 나 바로 눈 깔았잖아... 진짜 무섭게 생긴 애들 둘이 천천히 교실 훑는데 오줌 쌀 뻔 했어... 원래 일진... 아, 오글거려ㅋㅋ 일진 이런 거 엄청 깔보고 안 무서워했는데 걔넨 진짜 무서웠었어. 같은 17살인데... 한 명은 약간 삭발? 삭발은 아닌데... 뭐라고 해야하지ㅠㅠ 머리가 중요한 게 아니고ㅋㅋ 얼굴 이목구비가 완전...ㅋㅋ 까무잡잡한 편이었는데 진짜 무섭게 생긴 얼굴이었어. 잘생겼는데 잘생김이 무서움에 묻히는? 근데 지금은 왜 때문에 그렇게 만만해진거야, 송민호...? 지금은 태현이, 나, 민호 이렇게 셋이 절친!ㅋㅋ 그리고 다들 예상했겠지만 다른 한 명이 바로 태현이었어. 그 때도 오대오 머리였는데... 음, 처음 봤을 땐 진짜 컬쳐쇼크였어. 지금은 트레이드 마크지만ㅋㅋㅋㅋ 옆에 있던 애(송민호)보다는 선이 얇긴 했어도 눈매가 진짜...ㅋ 당장이라도 지갑을 열어야하나... 싶은... 되게 민망하지만 태현이와의 첫만남이었어. 그래ㅠㅠ 태현이는 일진이었어...
내가 나무 같은 친화력을 가졌다고는 했지만 그 둘, 아니 걔네 다른 친구들한테는 진짜 말을 못 걸겠더라구. 막 피해다니고ㅋㅋㅋ 옷깃이라도 스치면 눈치 계속 보고ㅋㅋㅋㅋ 태현이가 아직도 찐따라고 놀려...ㅠㅠ 얄미운 건 찐따 맞아서 뭐라고 하지도 못하겠고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태현이네 무리에서 태현이랑 민호는 되게 얌전한 편이었어. 다 같이 다니기는 하는데 조용히 피해 안 주고 자기들끼리 놀고 그랬어. 그래도 무서운 건 마찬가지였지만ㅋㅋㅋ
암튼 1학기 때는 그렇게 조용히 지나갔어. 걔네 둘 빼고 애들 거의 다 친해져서 단합도 한달에 두 번 씩 꼭 하구ㅋㅋㅋㅋ 여름방학 때도 애들끼리 모여서 놀러가고! 1학년 때 진짜 재밌었어... 그러다 2학기가 시작됐는데... 새학기 기념이라고 자리를 바꾸게 된 거야... 애들 다 제발 송민호랑 남태현만 아니면 된다고ㅋㅋㅋㅋ 걍 둘이 같이 앉히면 안되냐고ㅋㅋㅋ 난 내가 그런 운명일지 모르고 막 맞장구쳤지ㅠㅠ 예상했던대로ㅋㅋㅋㅋㅋㅋㅋ 태현이가 27번 뽑고 내가 28번을 뽑았어. 이 말은 즉 내가 태현이랑 짝이 됐다는 얘기였지ㅠㅠ 애들 다 막 눈치보면서 나 위로해주고ㅠㅠ 그래도 얌전한 애들이니까 다행이라고ㅠㅠ 때리진 않을 거라구ㅠㅠㅠ 하... 그 땐 진짜 무서웠지.
암튼 자리를 바꿨어. 근데 태현이 뒷자리가 또 민호인 거야ㅠㅠ 여자가 남자보다 한 명 적어서 민호 혼자 앉게 됐는데 차라리 내가 혼자 앉고 싶었어... 처음엔 진짜 말 한 마디도 안 섞고 태현이랑 민호가 조용하게 떠드는 거 듣고만 있었어. 혹시라도 떠들다가 찍히면 안되니까 떠들지도 못하고ㅋㅋㅋ 가만히 앉아서 공부만 하고ㅋㅋㅋㅋ 교과목 선생님들이 학습지 태현이 주라고 하면 그 때 잠깐 이거... 하면서 말 거는 거 빼고는 대화도 거의 없었어. 진짜 흑역사긴 한데 익인들도 태현이랑 민호 실물 보면 진짜 내 심정 이해갈 걸... 그래도 우리가 조금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드디어...ㅠㅠ
내 기억으로는 우리 담임 선생님 시간이었던 것 같아! 그 날이 태현이가 교과서를 안 가져와서 나랑 같이 보던 날이었데 그날따라 너무 졸린 거야. 왜 졸렸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날 졸았던 건 분명히 기억나ㅋㅋㅋㅋ 나도 모르게 막 헤드뱅잉하면서 졸고 있는데 우리 담임 선생님 담당 과목이 문학이었거든?ㅠㅠ 그래서 지문 읽는 거 되게 자주 시키셨었어. 아니나 다를까... 내가 표적이 된 거지ㅠ 다음부터 읽어보라고 하시는데 졸아서 어딘지는 모르겠고ㅠㅠ 그래서 막 아... 이러면서 난감해하고 있는데 태현이가!!!! 우리 일진 태현이가!!!! 어떤 문장을 딱 가리키는거야. 여기 읽어야한다는 뜻 같았어. 좀 의외라는 생각을 하면서 태현이의 손끝이 가리킨 문장부터 읽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애들하고 선생님이 웃는 거야. 이상한 기분에 읽는 걸 멈추니까 선생님이ㅋㅋㅋㅋ 짝끼리 왜 그 모양이냐구 막 놀리시는 거야ㅠㅠ 알고 보니까 태현이가 알려준 부분이 잘못된 거ㅋㅋㅋㅋㅋ 난 민호가 그렇게 크게 웃는 거 처음 봤었어. 태현이는 부끄러운지 손바닥으로 얼굴 가리고 있고ㅋㅋㅋ 여기서 가장 부끄러운 사람이 누군데......(부들부들)
다시 선생님이 알려주신 부분 읽는데 한 십분 지났나, 태현이가 졸린지 책상에 눕더라. 그런가보다 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나보고 태현이를 깨우라는 거ㅠㅠ 진짜 식겁해서 선생님 쳐다보니까 완전 단호한 표정... 결국 살짝 흔들어서 깨움ㅠㅠ 나 그 때 좀 떨었다?... 하, 근데 역시나ㅋㅋㅋ 담임 선생님이 태현이한테 다음 문장부터 읽어보라고 시키셨어ㅋㅋ 태현이 멍하게 교과서 쳐다보고ㅋㅋㅋㅋㅋ 인정하긴 싫지만... 태현이가 좀 잘생..겼는데 그런 표정 짓고 있으니까 좀 귀여웠어ㅋㅋㅋㅋㅋㅋ 근데 태현이가 갑자기 나를 쳐다보는 거야. 어디부터 읽냐고 물어보는 거 같았어ㅋㅋㅋ 그런데 그 순간 내가 미쳤었던건지 태현이가 갑자기 만만한거야ㅋㅋㅋㅋㅋ 장난쳐도 왠지 호구 같이 넘어갈 거 같은 느낌? 진짜 미친 거지ㅋㅋㅋ 원래 읽어야 할 문장에서 한 문단 아래에 있는 문장을 알려줬어ㅋㅋㅋㅋ 당연히 태현이는 망설임 없이 그 부분 읽기 시작하고ㅋㅋㅋㅋ 결과는ㅋㅋㅋㅋㅋㅋ 선생님이 막 우리 사귀냐고ㅋㅋㅋㅋ 그랬는데 난 그제서야 정신 돌아오고 태현이는 그냥 민망하다는 듯이 웃고 있고. 그 때 태현이가 장난 식으로 야, 뒤질래ㅋㅋ 했는데 나 진심인 줄 알고 절망ㅠㅠ 막 아... 미안... 나도 깜빡 졸아서... 아, 진짜 미안... 이러고ㅋㅋㅋㅋ
되게 흐지부지하게 나랑 태현이가 나란히 일어나는 걸로 끝났는데 그 날 이후로 태현이랑 좀 친해졌어ㅋㅋㅋ 태현이가 은근히 장난끼도 많고 그렇게 무서운 애가 아닌거야! 순한 면도 있고ㅋㅋㅋㅋ 민호는 그래도 무섭긴 했었어ㅠㅠ 목소리도...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은 애들이라는 건 확실했어! 별 거 아니긴 한데 우리 반에서 태현이, 민호랑 친해진 건 아마 내가 첫 번째였을 거야ㅠㅠ 부쨩한 것들... 엄청 친해진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서로 빵도 뺏어먹을 정도였으니까ㅋㅋㅋ꽤 친해졌었다고 해도 되겠지? 애들은 얘네 성격을 잘 모르니까 나 막 걱정하고 신기해하고ㅋㅋㅋㅋ 그럴 때마다 나쁜 애들 아닌 거 같다고 해줄 수 밖에 없었어ㅠㅠ
사실 1학년 때는 진짜 별 거 없었어! 썸이나 그런 거 느낄 틈도 없었구ㅋㅋㅋ 태현이나 민호나 딱히 반 애들하고 친해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어서 같이 놀러다닐 기회도 전혀 없었어ㅠㅠ 찐따들... 사실 태현이가 언제부터 나를 마음에 두고(ㅋㅋㅋㅋㅋㅋ)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2학년 올라오고 한참 후에야 태현이를 남자로 보기 시작했거든... 그래서 1학년 때 태현이는 나에게 일진인 남사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어ㅋㅋㅋㅋ 어렸기도 했었고...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공부만 해야지! 하는 쓸데없는 열의에 차있을 때라...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어영부영 2학년으로 올라간 거 같아. 아, 근데 진짜 신의 한수였던 게...ㅋㅋ 정은지라는 친구랑 나랑 태현이랑 민호가 같은 반이 된 거야. 같은 반 됐으면, 하고 은지랑 같이 사탐 과목 윤사랑 세지 골랐었거든? 은지랑은 중학교 때부터 계속 친했고~ 근데 선택 직전에 태현이가 나한테 뭐 선택했냐고 물어봤었어ㅋㅋ 솔직히 태현이나 민호가 그 때 당시에 공부는 진짜 거의 꼴...찌 수준이어서 쟤네가 이런 걸 왜 물어보지? 라고 속으로 생각했었다. 그래도 그냥 알려줬어ㅋㅋ 다시 생각해보니까 나랑 같은 거 선택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 미안...
오늘은 우선 여기까지 적을게ㅠㅠ 완전 주저리주저리지? 나도 알아...(시무룩)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썸탄 얘기랑 일화를 조금씩 얘기해볼까 해! 재미는 없겠지만... 아, 이런 커플도 있구나! 하고 가볍게 읽어줬으면 좋겠어ㅠㅠ 구럼 안녕~!
ㅋㅋㅋ본격 자급자족-☆★☆ 시작은 달콤하게 평범하게 너에게 끌려
남태현.... 너란 남자.... 개미지옥 같은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