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미성에 폭풍 가창력이지만, 매번 형들에게 밀려서 파트는 별로 없고
프로필에는 175로 나와있지만 사실 실제 키는 16X에
여장 한번 시켜보고 싶을 정도로 남자치고는 선이 곱고, 하얗고, 예쁘게 생긴 너징은
사실 남자가 아니라 여자야.
어쩌다 보니, 남장을 하고 SM의 신인 보이 그룹 엑소의 13번째 멤버이자 막내가 되었지.
물론 너징이 여자라는 사실은 SM의 고위 간부급 사람들과 너징의 담당 코디 스타일리스트 말고는 아무도 몰라.
심지어 엑소 멤버들도.
이런 너징의 썰을 풀어볼게.
" 야, 오징어! 나 수건 좀! "
" 네- "
" 징어야! 수저 좀 놔줘!"
" 네, 네. "
" 오징어!! 내 양말 못 봤어?! "
" 아,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
너징이 처음 숙소에 합류한 날에는 훈훈하게 파티를 하고 끝나더니, 바로 다음날부터 막내인 너징을 아주 자연스럽게 부려먹는 멤버들이야.
덕분에 너징은 짜증이 나고, 화나고, 귀찮으면서도 결국 형들이니까 다 해줄 수밖에 없었지.
아침에 눈을 뜨고부터 너징을 찾으면서 뭐 가져다 달라, 뭐 해라, 뭐 어디있냐, 등등의 말을 들은 너징은 속으로 12명을 단체로 귤 껍질 까듯이 까면서 투덜투덜 해달라는 것들을 다 해주고 있었어.
" 징어야, 수저는 내가 놓을 테니까 방에 들어가서 종인이나 좀 깨워줘. "
" 네. "
멤버들 수에 맞춰서 밥그릇에 밥을 담던 경수가 숟가락과 젓가락을 가지런히 놓고 있는 너징에게 말했어.
너징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고는 경수에게 수저를 건네고 방 안으로 들어갔지.
문이 살짝 열려 있길래 생각 없이 문을 열었던 너징은 눈을 동그랗게 떴어.
세훈이가 옷을 갈아입고 있었던 거야.
갑자기 누가 들어와서 놀랐던 것 같던 세훈이는 그냥 아무렇지 않게 맨 몸에 면 티셔츠를 입고 밖으로 나가는데, 너징은 아빠 이외에 처음으로 실물로 본 남자의 맨 몸에 살짝 벙했던 것 같아.
다행히 빠르게 정신을 차린 너징은 종인이와 타오의 침대로 가서, 아직 1층 침대에서 자고 있는 종인을 흔들었어. 형, 일어나요. 라면서.
처음엔 조심스럽게 종인이를 흔들고 있던 너징은, 안 일어나는 종인이에 점점 흔드는 강도를 높혔지.
나중에는 종인이의 목이 흔들거릴 정도로 거칠게 흔들어 본 너징이였지만, 끝내 깨지 않더라.
이쯤 되면 포기할 법도 싶지만, 너징은 이상한 오기가 생겨서 꼭 김종인을 깨우고 말으리라..!!!!라는 생각으로 뺨도 때려 보고, 팔을 꼬집어도 보고, 별 짓을 다 했어.
지쳐버린 너징이 한숨을 쉬다가, 조금 위험한 짓이기는 하지만 손을 들어서 종인이의 코를 콱 잡았어.
덕분에 조용히 자고 있던 종인이가 숨이 들어오지 않아서 답답했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뒤척거리다가 벌떡 일어났어.
그제야 너징은 실실 웃으면서 종인이의 코에서 손을 떼어내.
" 일어났어요? "
" ............ "
" 경수 형이 나오래요. 밥 먹으라고. "
" ..아, 응... "
너징은 이유 없이 이겼다는 생각이 들어서는(아무래도 안 일어나던 종인을 깨워서 들은 성취감이겠지)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룬누난나♬하면서 거실로 나갔어.
너징이 나가고 조금 있다가 퉁퉁 부운 얼굴을 한 종인이가 밖으로 나왔어.
멤버들은 그 모습이 익숙해보였지만, 너징은 아니였어.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사람이, 갑자기 얼굴이 부어서 나타났으니까. 라면 같은 걸 먹은 적도 없는데 말이야. 물론 오늘 아침에 너징이 직접 깨우긴 했지만 그 땐 얼굴이 저렇게까지 부어있는 것 같진 않았거든.
너징이 종인을 보고 있는 것을 봤는지, 입 안에 있던 음식을 꿀꺽 삼킨 백현이 말했어.
" 쟤는 원래 아침마다 얼굴이 부어. 별로 상관 안 해도 돼. "
" 아.. "
" 체질이니까. "
너징은 고개를 끄덕이곤 밥을 먹었어.
사람이 하도 많다 보니까, 몇 명은 부엌 테이블에서 먹고 나머지는 거실에서 접이식 식탁을 펼치고 먹는다고 들었는데, 왠지 너징이 있는 거실에 12명 모두가 앉아서 밥을 먹는 것 같아.
숟가락을 입에 넣으면서 눈으로 머릿수를 세어봤는데, 너징을 제외하고 딱 12명이었어.
음, 이것도 막내가 숙소에 합류해서 다같이 먹어보겠다고 하는 건가?, 라고 단순하게 생각한 너징은 밥그릇에 남아있던 마지막 밥까지 쓱싹쓱싹 긁어 먹었지.
*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만 갔어.
그동안 서로서로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장난치기도 많이 치면서 멤버들간에 사이를 더욱 끈끈하고 돈독하게 다졌지.
막내라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던 너징도 막내 생활에 적응이 된 지 오래였고, 어떻게 보면 너징 혼자서만 여자라서 시커먼 남자들 사이에서 같이 사는 것이 어렵게 생각 될 수도 있을텐데 멤버들이 너징을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어서인가 걱정될 만한 일은 없ㅋ음ㅋ
멤버들이 눈 앞에서 훌렁훌렁 옷 벗으면서 갈아입거나, 여름에 에어컨 고장났을 때 막 속옷 바람으로 숙소에서 돌아다녀도 너징은 딱히 부끄러워하거나 민망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넘겼어.
솔직히 너징은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아빠가 속옷에 메리야스? 암튼 그것만 입고 돌아다니는 걸 봐서 더 덤덤한 것 같아. (그래서 그런가 너징은 여자주인공들이 드라마나 만화같은 데서 남자가 상의 탈의하거나 막 그런 모습을 보면서 꺅꺅 대는 게 이해가 안 갔어.)
한 달에 한번씩 ㅅㄹ 터질 때는 너징이 아파도 참고, 짜증도 될 수 있는 대로 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조용히 있었어.
멤버들도 너징이 기분 안 좋은 것처럼, 막 다가오지 말라는 오오라를 내뿜고 있으면 자기들끼리 알아서 눈치 살피고 그랬으니까.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사장실에서 데뷔 날짜가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는 다같이 어느 음식점에 가서 신나게 먹었어. 그래, 파티 같은 거라고 그래야 되나?
예전에도 몇 번 데뷔 날짜가 잡혔긴 했는데, 다 무산되었었거든.
이번에도 그럴까봐 기대는 별로 하진 않았지만, 너징과 멤버들은 원래 파티같은 거 하는 걸 좋아하고, 마침 밖에서 밥 먹고 싶기도 해서 그냥 나온 것 같아.
그렇게 별로 기대 안 하고 있었던 너징과 멤버들이었는데, 정말로!!!! 이번엔 진짜 데뷔를 하게 된 거야!!!
그래서 한번 더 외식하고 왔지.ㅋㅋㅋ
나중에 실장님한테서 컨셉? 뭐 이런 것을 들었는데, 엑소 플래닛이라는 외계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각자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였는데, 그 중에서 너징의 초능력은 마음을 읽는 거였어.
그래도 그나마 무난한 초능력에 너징은 가만히 있었지. 오글거렸지만, 어쩌겠어. 이게 그룹의 설정이라는데.
멤버들과 너징은 잠깐 멘붕이 왔었지만, 빨리 이겨내고는 서로 자기들 초능력 가지고 장난까지 치기 시작했어.
너징은 주로 합세하지 않고 경수랑 나란히 앉아서 그걸 구경하는 쪽이였어.
다 큰 남자들이 초능력 쓴다고 저러는 모습이 너무 웃겼거든.
그리고 엑소가 처음에는 엑소케이와 엑소엠으로 분류되어서 따로 데뷔를 한다고 그랬는데, 너징은 엑소케이 쪽으로 들어가게 되었어.
유닛을 나누어서 데뷔를 하게 되었기 때문에, 한동안은 엠 멤버들이랑 만날 기회가 적어져서 안타까운 너징이야. 그건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1년을 피나게 노력한 결과- 티져 부자라는 별명을 얻게 되면서 정식적으로 데뷔를 하게 되었어.
너징과 멤버들은 SM에서 거금을 들여서 만들었다는 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데뷔 때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되었어.
특히 여자같이 예쁘게 생긴 너징의 프로필이 공개되자마자 성별 논란도 일었지.
초록색 창에 너징의 이름을 치면 연관 검색어로 오징어 여자, 오징어 성별, 오징어 남자 아님, 뭐 이런 것만 있으니까 할 말은 다 했지.
그렇게 아둥바둥 유닛 활동을 하면서 욕도 먹고, 신인임에도 엄청난 사생들에게 치이기도 하고, 팬들의 선물이랑 팬레터도 받으면서 1년을 보냈어.
엑소가 신비주의 같은 컨셉이라, 예능도 별로 안 나가고, 라디오도 조금 하는 것밖에 없어서 별로 안 바쁠 것 같았지만, 팬들의 예상을 깨고 너징과 멤버들은 조금 바쁘게 지냈어.
유닛 활동이 끝나고, 곧 완전체로 활동하게 되었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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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이게 무슨 내용인가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싸질러 놨네요..
부제가 드디어 데뷔인데, 빠른 타임 워프로 인해 1편만에 벌써 1년이 후딱후딱 지나가버렸네욬ㅋㅋㅋㅋㅋㅋ...하..
죄송해요. 제가 빨리 완전체 활동을 하는 엑소를 쓰고 싶은 욕심에ㅠㅠ;;;
댓글 써주신, 6분들! 정말 사랑합니다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