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너탄의 남자기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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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완벽하다고 과거도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교인 한국여자대학교의 수석입학. 이란 것과 같이 학업에서 뛰어나고 외모에서, 성격에서 뛰어나도 탄소는 자신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 했다. 현재 자신의 습관적인 행동이며 있었던 일에 대한 면에서는 지워지지 않는 흉터나 마찬가지였다. 지우고 싶은 이 흉터들을 아물게 해줄 그 누군가가 언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 * *
입학식 날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았다. 오늘도 역시 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탄소는 익숙하다는 듯 책을 폈다. '심리학'이라 적힌 책을 펴곤 공부 중이었다. 분명 다른 학생들은 잉여 생활을 즐기고 있을 지금. 구체적인 목표도 없이 그저 열심히였다. 할 수 있는 것이 공부 밖에 없는 탄소가기에.. 밖을 나가 사람들을 마주한다 해도 남자일 확률은 50%였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저녁시간에는 방에만 있다가 낮에는 잠깐 거실로 나가 컴퓨터로 여성 쇼핑몰에 들어가는 정도. 하지만 조금도 지루하다거나 재미없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탄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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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보지 못한지 2년이 다 되어간다. 내가 전학을 선택하고 우리 가족은 먼 곳으로 이사를 갔다. 우리 엄마는 바람이 났는지 아니면 이런 내가 싫었던 건지 아빠와 나를 두고 떠났다. 며칠간 엄마가 보이지 않더라니.. 아빠가 남긴 쪽지를 보고 알았다. 이혼했다고, 그런데 나를 위해 재혼을 할 예정이고 나를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엄마를 찾을 거라는 쪽지였다. 나는 운이 좋았는지 나와 잘 통하는 새엄마를 얻었고, 나를 잘 이해해주는 오빠를 얻었다. 내가 오빠에 대해 아는 것이라면 나보다 두 살이 많고 이름이 김태형이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목소리를 가졌는지는 잘 모르지만 남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란 건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오늘도 공부를 하고 있다. 할 일이 공부밖에 없는 내 삶이 싫게 느껴질 수 있었지만 오히려 고등학생때 보다는 살만헀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탐구 이 모든 과목을 하기엔 힘이 들었으니 말이다. 원래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렇게 심리학 하나만 공부를 하니 더 재미있는 것 같았다.
'너는 커서 뭐가 될 거야?'
'나는.. 심리상담가! 정국이 너는?'
'음.. 나는.. 네 남편?'
이러면 안 되는데. 갑자기 떠오른 옛날 생각에 고개를 저으며 머릿속에서 흩어지게 하였다. 그래도 생각나는 옛날 생각에 나는 빨리 MP3를 틀어 노래를 재생시켰다. 기억하기 싫은 1년 6개월 전 일 또는 정국이와 함께였던 일들을 떠올릴 때면 이 노래를 듣곤 했다. 이 노래가 없었으면 온몸이 떨리고 책상 밑에 쪼그려 앉아 있었겠지. 비록 남자가 부른, 남자의 목소리로 녹음된 노래지만 요즘 말로 하면 인생 노래? 나에겐 그 정도였다. 어쩌면 이 노래가 없었다면 지금쯤 나는 하얀 병원에 갇혀있었을 수도.. 그래서 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꼭 만나고 싶었다. 이 사람이라면 고치지 못하는 이 병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 * *
"엄마. 나 왔어."
"다녀왔어? 앉아 밥 먹어야지."
이미 취직한 태형은 피곤한지 핼쑥한 표정으로 집에 들어왔다. 그래도 뚜렷한 이목구비는 제 일을 열심히 해주었다. 배고프겠다. 빨리 앉아. 탄소네 가족은 저녁식사를 했다. 물론, 탄소를 제외하고서 말이다. 저녁식사를 하다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태형은 국을 먹기 위해 숙였던 고개를 번쩍 들었다.
"엄마. 혹시 탄소랑 같이 그.. 탄소가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가줄 수 있어?"
"왜. 표 얻었어? 나는 당연히 오케이지. 근데 탄소가.."
"내가 설득할게. 그럼 엄마는 가는 걸로."
탄소와 엄마가 같이 자신 덕에 콘서트를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웃음을 멈출 수 없는 태형이다. 엄청 좋은 자린데.. 공연을 보고 좋아할 탄소를 생각하니 자신도 기뻤다.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도중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더 기쁠 것 같았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태형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탄소를 설득시킬 쪽지를 적었다.
「 탄소야, 태형이 오빠다! 이 오빠가 열심히 일한 덕에 이번에 예정된 콘서트 티켓을 얻었어. 당연히 네가 제일 좋아하는 그 가수의 콘서트야. 진이라는 사람의 목소리가 그렇게 좋아? 오빠는 모르겠는데.. 넌 내 목소리 들으면 너무 좋아서 뒤로 넘어갈 거다 ! 아무튼 콘서트 갈 건지 안 갈 건지 답장 줘! 너의 의견을 존중할게. 아 참! 엄마는 내가 이미 설득시켜 놓았으니 참고하시고! 」
너무..착한 태형이..
나도 태형이 같은 오빠 있었으면.. 콘..콘서트 티켓을...
탄소야 부럽다..
내용에 대해 몇 가지 알아두셔야 할 점 |
1. 탄소랑 탄소의 아빠랑 보지 못했다는 것은 얼굴을 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거 맞아요! 2. 김석진 = 진 (탄소는 이 사실을 모릅니다. 인터넷은 오로지 쇼핑으로만 사용해요!) 탄소가 만나고 싶어하는 가수 = 진.. 그렇습니다.. 3. 태형이 직업은 아직이에요.. 4. 아빠 - 탄소 / 태형 - 탄소 소통할 때는 쪽지를 사용합니다. 얼굴을 보면.. 탄소가 큰일 나요..ㅠㅠ 이 밖의 질문들은 댓글로 받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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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죄송합니다..
그래도 오늘 엄청난 것을 많이 넣은 것 같아요!
빨리 탄소의 과거회상에 들어가야 하기에.. 진행이 빠를거에요.. 그래서 4화.. 진행빠름 주의를 내리겠습니다..
신알신 해주신분들 정말 감사드려요ㅠㅠ 댓글도 모두모두 감사드리고..
절해드릴게요ㅠㅠㅠ(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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