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가자"
오늘은 김태형 녹음이 문제였다. 몇달에 한번씩 나사풀린것처럼 하루종일 시간을 쏟아부어도 좀처럼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멤버들이 있는데, 오늘은 김태형인가 보다.
김태형 특유의 긁는 듯한 목소리에 어울릴것같아 다른 노래들보다 태형이에게 더 많은 파트를 준 곡이었다. 두시간이 지났지만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태형이 때문에 더 신경은 곤두서있었다.
김태형은 내 눈치를 힐끔보며 다시 목을 가다듬었다. 물론 김태형 스스로도 속상해 할것을 알지만 아직 녹음도 못한 나머지 멤버들과 남은 안무연습을 생각하면 더이상 질질 끌수없는 일이었다.
"김태형. 야. 태형아. 나봐."
조금은 신경질적으로 버튼을 누르고 말하는 나에 김태형은 내 눈을 보지못하고 녹음실 바닥만 보았다.
"야 김태형."
"형. 그만해요. 다들 조금만 쉬었다가 다시 해요. 쟤 저러다가 목 다 상하겠어."
갑자기 내 말을 끊은건 김남준이었다. 반복되는 실수로 끓어오르는 화를 애써 참고 참다가 한마디 하려는 거였는데 나를 막는듯한 태도에 빈정이 조금 상했다. 조금은 기분 나쁘다는 시선으로 김남준을 쳐다봤다.
"왜. 너도 지금 우리 상황알잖아. 빨리 끝내고 이런 저런연습해도 모자란 상황에 후렴부르는 애가 저러면 어떻게 하라고."
김남준도 내 말이 아주 틀린말은 아니라는 듯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좀 쉬었다해요. 태형이도 아침부터 힘들고, 형도 아침부터 밥도 안먹고 하고 있잖아."
"김태형 나와. 너희도 잠깐 나가서 쉬고 있어. 이따 부를께."
어짜피 이상태로 진행해봤자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같았다. 하나둘씩 내 눈치를 보더니 밖으로 나갔다. 나는 아무도없는 녹음실 부스 안을 쳐다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괜히 여러 걱정들에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여린애한테 풀었나 싶기도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아까 나를 막던 김남준의 말도 생각났다. 조금은 억울했다. 나도 팀을 위해 말한거였는데 김남준만 멤버를 걱정하는 착한 리더가 된것같고, 나는 같은멤버 건강도 생각하지 않고 녹음만 강요하는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생각할수록 조금씩 나빠지는 기분때문인지 유리창에 비춘 내 얼굴은 좀 더 굳어졌다.
그때 갑자기 녹음실 한쪽 쇼파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형. 아까 기분나빴어요? 지금 표정 되게 안좋은데."
쇼파에 두다리를 꽤 벌리고 앉아 한손으로 핸드폰을 하고있었던 듯한 한 김남준이 나를 올려다 쳐다봤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혼자 생각하면서 기분나빠하던걸 옆에서 지켜본것같아 조금은 창피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데. 왜 안 나가. 안쉴거야?"
"형 끝나면 같이 나가서 쉬고했더니 안나가서요. 그냥 여기 있으면서 쉬려고 했지. 왜. 형나가게요?"
하면서 김남준이 쇼파에서 일어났다. 아까 김태형 편을 들어주면서 얻어낸 휴식인데도 나가지 않고 있는 김남준이 이상해서 흘긋 쳐다보다가 녹음하는 곡의 작업프로그램이 틀어져있는 컴퓨터에 시선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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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제목은 아직 못정했습니다. 생각이 잘 안나서. 부족한 글이지만 많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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