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노 음성은 유튜브 아미코드님의 영포에버 커버 버전을 따왔음을 알림. )
그 누구도 너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고 , 그 누구도 너의 옆을 지키지 않았다고.
열일곱의 너는 아주 작고 여리고 또한
어리고 앳된 소년이었음을.
너의 흰 옷을 조심스레 들어올렸을때
무슨 말을 해야할지 , 어떤 행동을 보여야할지 보다는
어떻게 보듬어 줄 수 있을지
어떻게 사랑해줄 수 있을지.
어떻게 너를 그 지옥에서 구해줄 수 있을지 , 수 천번 고민했음을.
시골 한적한 도로 끝자락에 핀 민들레가 널 닮았고
저멀리서 날아오는 나비는 너의 뛰어다는 모습을 닮았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너의 손길같았고
급하게 환한 빛을 내비추는 가로등은 너의 얼굴을 떠올리게 했음을.
내 전부는 너 였음을.
“ 윤기야. ”
“ 아저씨! ”
환하게 웃는 너의 모습이 이제서야 보였고,
보이지않던 너의 모습이 이제서야 보였나니.
“ …이리와. ”
“ …있잖아요,
내가 아저씨한테 가면…
…아저씨 다시는 그 곳에 못있어요. ”
“ 이리와 윤기야.아저씨 안아주라. ”
“ … …후회 안해요? ”
너를 만난것에 대하여 후회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나니.
“ 응. ”
“ … …”
니가 없는 현실이 곧 나에겐 꿈이고,
니가 존재하는 꿈이 곧 나에게는 현실이었음을.
나는 꿈이라는 현실에서,
영원히,너를위해
잠들 수 있었나니.
“ …같이가자,
윤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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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많이 살고있지 않은 시골 한적한 곳에 발령받은 경찰 태형.
열일곱,17년동안 아버지에게 맞고 또 맞고 욕을 듣는건 기본
몇 없는 동네 주민들이 시킨 강제적인 무자비 노동.
아픈 인생만 살아온 윤기.
윤기는 태형을 만나고 웃는것,행복하다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가요.
태형은 처음 윤기를 봤을때부터 지켜줘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어요.
윤기의 얼굴이며 온 몸 곳곳에 난 생채기와 푸른색의 멍들이 태형을 쿡쿡 찔러왔기 때문이죠.
윤기를 곁에두고 지켜줘야겠다는 사명감이 결국엔 사랑으로 변해요.
태형은 윤기에게 소소한 고백을 하려고 했어요.
윤기는 덕분에 집에 들어가는 일이 적으니 맞는 일도 당연히 줄고 조금씩 생기를 되찾다가
태형을 기다리던도중 저를 찾고있는 아버지와 마주쳐요.
머리채가 잡히고 구석진 풀밭에 끌려가 복부가 차이고 하도 뺨을 때려 부어오르기까지 해요.
거기까진 견딜 수 있었는데,윤기 아버지의 말이 윤기를 처참히 무너뜨려요.
17년간 그랬듯이,너의 현실을 알고도
평생 옆에 있어줄 사람은 단 한명도 없어.
너의 어머니또한 예외는 아니었지.
너와 날 잊어버리고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거야.
이렇게 살바엔 그냥 죽는게 낫지않아?
아들.윤기야.
윤기의 정신적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말에,
윤기는 결국 모든것을 포기하려고해요.
그렇게 꿈꿔왔던 행복한 삶도,
평범한 삶도,
그리고 너도.
윤기는 모든것이 서러워져 소리를 지르고 오열하며 자신의 집으로 뛰어 들어가 작은 칼을 꺼내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얇디 얇은 손목을 그어버리고,상상도 못할 아픔에
숨이 가빠지지만 이미 충동적으로 변한 윤기를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언제 한 번 아버지가 윤기를 못나가게 하겠다고 구해온 밧줄을 찾아내
집 앞 가로등에다가 힘겹게 걸고 목을 매달아 자살해요.
그 충격은 고스란히 태형에게도 전해져요.
윤기가 자살한 그날 밤 윤기의 아버지를 찾아가 울며 마구잡이로 구타해요.
머리가 깨지도록 마당 흙바닥에 긁듯이 쳐박아 버리기도해요.
윤기를 잃은 이유는 반 이상이 윤기의 아버지 때문이었으니까요.
그렇게 한참 분노를 표현하다가
정신을 잃어버린 윤기의 아버지를 붙들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생각해요.
태형은 한시라도 빨리 너를 다시 만나고 싶었으니까요.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온 태형은 예전에 사놓고 요새는 잘 먹지 않던 수면제를 한 통 다 꺼내요.
물 한컵도 옆에 같이 두었어요.
떨리는 손으로 손바닥에 양껏 수면제를 털어내요.동시에 윤기의 목소리가 들려와요.
순수하게 웃는 얼굴을 한 채 아저씨,라 저를 부르는 윤기의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어요.
결심하고 수면제를 입 안에 털어넣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침대에 누웠어요.
태형은 이제 곧 제 자신이 죽을거란걸 잘 알아요.
그리고 윤기를 다시 만날거란걸 알아요.
윤기를 위해서,태형은 현실을 버리고 꿈 속을 선택해요.
윤기는 이제 꿈에서 밖에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위 글 내용은 태형이 수면제를 먹고 정신을 잃기전과 정신을 잃은 후로 나뉘어요.
클리셰적인 이야기여도 , 주인공의 고해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태형과 윤기는 꿈 속에서는 절대 고해를 느끼고 있지 않을거에요.
이 이야기는 그저 픽션일뿐이지만
저 멀리 누군가에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 일수 있고,
고해라는건 사람이 언제든지 느끼기 쉬우니까요.
정말 가깝게 느껴질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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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 : [명사]고통의 세계라는 뜻으로, 괴로움이 끝이 없는 인간 세상을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