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글잡담에 소심하게 발 내밀어 보는데, 손 병신이라 하하!
[공영] 1학년, 3학년 (1)
W. pribana
중간고사가 3일 남짓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공을 뻥뻥 차대는 저 무리는…
땀 냄새가 훅 끼쳤다. 모래 바람때문에 눈도 따가워 죽겠는데.
차마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 혼자 앉아 있기가 어색해 나와있으니, 얻은 건 더운 모래바람뿐이다.
“야, 공찬식! 패스!”
말은 패스라고 하더니 패스가 목적이 맞았나?
공이 머리에 맞고, 단발마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머리를 푹 숙이고 있었다.
공찬식 가오 죽게 어디 아픈 척이야, 아픈 척은.
사실 머리가 두동강 난 거 같다.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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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이냐, 너?”
“지가 맞춰놓고 내 탓하네 이게?”
표지훈이랑 열심히 서로 탓만 하고 있을까.
수업 종이 치고, 표지훈은 알았다며 방과 후에 떡볶이를 쏜다고 했다.
마음에 안 들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마냥, 고개를 끄덕이고 가라고 휘이 휘이 손을 저어보였다.
떡볶이 값이 요즘 얼마더라? 3000원? 3000원 벌었다.
마음 속으론 실실 웃고 있지만 '머리 아파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으니
표지훈도 국어한테 잘 말해주겠다며 보건실을 나갔다.
50분을 여기서 버텨야 되네. 뭐 하지.
몇 분이 지났는 지 드르륵 소리가 나고, 파란 명찰이 보였다.
파란… 3학년이다.
쳐다봤자 좋을 거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푹 숙였다.
보건실도 대체 언제적에 만들었는 지, 어색하게 침대는 또 두 개다.
혹시나 나가라고 할까봐 속으론 겁나 쫄려있는데 아무 말 소리가 없다.
안 어색하게 창문 보는 척 고개 들어야지.
고개를 살짝 들어보니 눈에 보이는 건 하얀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뿐.
침대에 앉아있는 나로써는 눈 감은 선배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수밖에.
내가 불편할텐데도 숨소리가 색색 고왔다.
5분을 그리 속눈썹만 쳐다보고 있었을까, 숨소리에 변화가 없다.
5분만에 잠 들었나……
주머니 속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선배의 교복을 눈으로 훑었다.
교복은 흠잡을 데 없이 단정하다.
머리는 자연 갈색인가? 갈색빛이네.
계속 쳐다보고 있는 게 꼭 도촬하는 거 같아 머쓱해졌다.
할 게 없는 이 순간을 책망하며 시계도 보고, 창문 밖의 운동장도 쳐다보고, 폰 액정도‥
정신은 반 쯤 놓은 채, 파란 명찰로 시선을 돌렸다.
‘정진영’
직접 새기기라도 했나? 글씨가 삐뚤빼뚤하다.
저렇게 새겼는데도 안 걸리나보네.
“정진영…….”
들었으면 어쩌려고, 병신!
쓸데없이 정진영을 입으로 속삭여봤다가 혹시나 들었을까 초조해졌다.
아니, 아니다. 숨소리는 여전히 규칙적인데.
초조하면 손톱을 만지는 내 버릇처럼 손톱을 만지기 시작할 무렵, 쉬는 시간 종이 쳤다.
못 들었겠지.
조금은 흘러내린 이불을 올려준 후, 교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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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찬식, 저기.”
“아, 어.”
3교시 쉬는 시간에 날 찾아올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이로 시작해, 환으로 끝나는 2학년.
……이여야 하는데 저 사람은 누구?
속으로 누구지? 를 50번은 새겼을까
가까이 다가가보니 진짜 공찬식 생애 처음 보는 사람이다.
“누구세요?”
잘 못 본 거겠지, 설마 아닐 거야.
노란 명찰에 또박 또박 적혀있는 ‘이정환’
“아, 진짜! 뭐가 다르다는 거야 다들!”
정환이 형은 단단히 속이 상했는 지 뾰루퉁해졌다.
아니‥ 형은 거울도 안 보고 살아? 어떻게 알아봐?
“아까 오는 길에 넘어져서.. 안경테 부러졌어..”
“앞이 안 보여서 내가 여기도 어떻게 왔는데! 힘들어 죽겠네!”
진짜 앞이 안 보이는 지 정환이 형은 내 앞이 아닌, 표지훈 앞에서 말하고 있었다.
차마 거기가 아니라고 하기에, 표지훈은 커진 눈으로 정환이 형을 쳐다보고 있었다.
표지훈 표정에는 ‘헐 귀여워’ 넉 자가 떡하니 써 있다.
나도 차마 표지훈한테 징그럽다고 할 수가 없어 가만히 있었다.
형은 대답이 없자 이상한 기색을 느꼈는 지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게슴츠레 표지훈을 쳐다봤다.
“헉! 죄송해요!”
형은 우리 반 앞에 있는 애가 1학년일 걸 뻔히 알고도 존댓말을 쓴 걸까?
표지훈은 특유의 능글거리는 웃음을 짓더니 ‘괜찮아요’ 했다.
괜찮은 눈빛이 아니다.
잡아먹을 거 같다, 지훈아…
Q. 어떻게 이런 작품을 들고 오세요?
A. 미안합니다...........☆ 손을 탓해주세요 공영이 하도 없길래ㅜㅜ 큽 연재 잘 해볼게요 좀 뜸하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