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시점이 바뀔때가 있어요 밑줄친 게 지호시점이고 밑줄 안 친 게 지용시점!※ 지호가 보이지 않았다. 시력을 아예 잃은 것은 아니지만 거의 보이지 않아 평생 혼자 살았다. 그러던 중에 지호를 만나 행복했다. 어디를 가든 나를 혼자 두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보이진 않았지만 이 방 안에 나 혼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무서웠다. "지호야... 어딨어 나 무서워. 장난 치지 말고 나와봐... 제발..." 흥분됐다. 나 없으면 세상 다 잃은 것 같은 너의 모습이 상상은 했지만 이렇게 좋을 줄이야. 한편으로는 내가 없어 슬퍼하는 너의 모습에 한쪽 가슴이 아려온다. 이제 그만해야겠다. 새빨간 탐스러운 사과같은 너의 몸을 탐하고 싶으니.
"형."
침대에 걸터 앉은 너의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여 이마에 입맞춤을 하며 볼을 어루 만졌다. 지용이는 알까, 슬퍼하는 자신의 표정이 이렇게 예쁜지."우지호 나 정말 너 없어서... 진짜..."
괜스레 눈물이 나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런 적이 없었기에 더 놀랐던 것인가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오는 게 느껴진다. 보이지 않는 세상에 지호마저 없으면 얼마나 슬플까. 손을 뻗어 너의 얼굴을 구석구석 만져봤다. 길게 찢어진 눈, 조금 높게 솟아있는 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날 집어삼킬 것 같은 너의 입술. 너인 것을 내 손 끝으로 확인하니 안심이 됐다. 보진 못하지만 상상만 해도 좋았다."미안해 잠깐이면 괜찮을 줄 알았어. 그나저나 형 오늘 정말 예쁘다. 나 기다려줬으니 상 줘야겠다."
그대로 너를 침대에 눕혔다. 초점 잃은 눈동자였지만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 모습에 나는 또 심장이 뛰었다. 오늘은 부드럽지 않은 밤이 될 것 같다."...상?"
"못 참겠다."
생각할 틈도 주지 않았다. 갑자기 입 속으로 들어오는 너의 말캉한 혀가 나의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었다. 아, 평소에 달콤한 것을 좋아하지 않은 나였지만 지호와 하는 키스 만큼은 그 무엇보다도 좋았다."하아, 숨 차면 얘기 해."
숨 차도 계속 할 예정이지만."숨 차는 것도 나쁘지 않네. 계속 해줘."
괴롭더라도 너와 함께면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