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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예고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연인지 운명인지는 몰라도 강단없던 내 인생 안에서 언젠가는 만나야 했던 사람이 있다.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꾸밈없이 말하자면 그 사람은 남자다. 그는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 그 누구보다 매혹적인 눈매를 가졌고, 나의 시선을 멈추게 하는 사람이다. 내가 그와 마주하게 된지는 이제 열흘이 지났으나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거라곤 그의 나이와 성별 뿐이다. 최근에 느낀게 있다면 그는 내가 알아온 시간에 비해 자꾸만 눈에 밟힌다는 것이다. 기존에 알고있는 그 이상의 것들이 궁금해진다. 신기한게 있다면 가끔 그와 대화를 할때면 생각지도 못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고고하게 생겨서는 그 흔한 고결한척이란게 없다. 조만간 내 눈에 비쳤던 그는 그렇다. 

  

그런 나의 시선을 순수하게 받아내고 있는 그는 아직까지 이 사실을 모르는듯 했다. 나는 늘 부정했고, 가만히 보고 있자면 나를 허물없이 대하는게 보이니까. 만들어진 관계란 다 그런것이라 느꼈다. 만들어진 관계라 함은, 그와 나는 누군가로 인해 강제로 맺어진 사이라는 뜻이다. 

  

다른건 다 괜찮다. 이제부터 천천히 알아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나 불편한 사실이 있다면 그에게는 남들과 다른 강한 취미가 하나 있다는 것이다. 그건 바로 이미 나라는 사람을 만나기전부터 또 다른 운명을 손에 쥐고 있다는거다. 오직 그것만이 나를 민감하게 만든다. 쉽게 말해 그에게는 오래된 남자애인이 있었고, 나 또한 그를 따라 강한 취미가 생길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애인이 있기에 아직 그의 마음에는 내가 들어갈 공간이 아직 없을것이다. 나는 이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여자를 좋아했고, 친한 동성친구들과 함께 술문화도 즐기는 평범한 남자였다. 겉보기에 그저 평범했던 그런 나를 이렇게 만든 그는, 정말로 내 속내를 아직까지 모르는듯 했다. 잔인하기도 하지. 여러모로 불편한 이유로 나는 아직 그에게 자신있게 다가갈수 없다. 그래서 나는 문 하나를 두고 매일 밤 깊게 고민한다.
너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어떻게 다가가야 조심스럽게 그에게서 너를 빼내올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단순한 틀안에 갇힌 우리의 관계를 다시는 쉽게 붙일수 없을만큼 깨뜨릴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가끔 눈이 마주칠때면 내 하나뿐인 심장이 멈추기 바로 직전까지 만들어주는 너에게, 나는 딱 한가지 해주고싶은 말이 있다. 너는 모를거다. 나는 너를 볼때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좋아하는 감정이 자라난 내 마음을 숨기고 아무렇지 않게 이름을 부르지만, 나도 모르게 네 영혼을 건들고 싶을때면 나는 너의 뒷모습에 대고 '내 비밀'이라 칭한다는것을.  

  

  

요즘, 평범한 나를 이렇게 만들어내는 그런 매혹적인 사람이 하나 있다. 

  

  

  

  

  

  

  

  

  

  

  

  

  

  

  

  

  

  

  

  

  

  

  

  

  

  

  

  

  

  

  

  

  

  

  

  

  

  

  

  

  

  

요즘Ⅰ
w. Shelter 

  

  

  

  

  

  

  

  

  

  

  

  

  

  

  

  

  

  

  

  

  

  

  

  

  

  

  

  

  

  

  

  

  

  

  

첫 만남은 단순한 우연이였다. 

  

  

"이전에도 한 번 말한적 있었지? 엄마가 따로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
네. 기억나요."
"그렇게 된거야."
"......"

"지금까지, 엄마는 많이 외로웠어.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된거고, 여차저차 하다보니 이렇게 됐단다."
"네."
"엄마 말은 잘 알아듣겠지. 네가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
"처음부터 아버지라 부르지 않아도 된다. 네가 불편하다면 호칭의 강요는 하지 않을게. 그래도 그 사람의 아들에게만큼은 특별히 대해줬으면 좋겠구나. 너를 믿으니 딱히 걱정은 하지 않을게."
"노력해보도록 할게요."
"그래. 네 성격이나 환경같은 요소들은 이미 많이 생각해보고 결정한 문제니 큰 불편한점이라던지 별다른 문제는 없을거다. 만나면, 네 친구와 가족 대하듯 잘 해주렴."
"그렇게 하겠습니다."
"퇴근은 늘 하던시간에 하니? 오늘 그 아이와 저녁을 같이 했으면 하는데."
"...네. 늘 퇴근하는 시간에요. 어디에 계실건데요?" 

  

  

나는 출근 전 현관에 다다랐는데 그때 엄마에게 손목이 잡혀 내 방에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중대한 할 말이 있다고 하시더니, 결국은 내가 이미 눈치 채고 있는 사실을 진지하게 통보하고 계셨다. 덤덤히 받아들이는 나를 보고는 가만히 서있다가 입을 달싹였다. 그리고 곧 나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오늘 내 퇴근 시간에 맞춰 누군가를 데려와 소개시켜주겠다고 말씀하셨다. 그 사람은 바로 앞으로 나와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 가족 될 사람이라고 했다. 

  

  

"너를 데리러 가도록 할게. 퇴근후 매장 안에 있으렴. 때 되면 호출할테니." 

  

  

엄마는 그 말만을 남기고 나의 삐뚫어진 넥타이를 한 번 만지더니 다시 손을 들어올려 내 볼을 쓰다듬었다. 어렸을때 내가 만지던 그 감촉과 다르지 않다. 다만 손등에 주름이 조금 생겼다는것 뿐. 그리고 엄마는 예전과 다름없는 소녀같은 미소를 짓고서 내 방에서 사뿐히 나갔다. 그런 엄마의 태도에도 나는 딱히 부담스러울건 없었다.
엄마는 내가 열살 되던 해에 나의 아빠라는 사람과 헤어지고 지금껏 쭉 홀로 나를 키우셨던 분이다. 그래서 내가 나이를 이만큼 먹고도 저렇게 어린 아이 대하듯이 어루고 달래는 행동을 해도 충분히 봐드릴수 있었다. 엄마는 외로웠고, 나 또한 외로움이라면 지긋지긋하니까. 

  

엄마는 얼마 전 새로운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과 곧 한 집에서 살겠다고 말했다. 나는 대충 엄마가 누굴 만나는지, 밤마다 늦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엄마의 말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다만 그 사람과 내가 부딪혀야 한다는 사실이 껄끄러웠던게 없지 않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적응되려니 생각하기로 했다. 

  

엄마와 만나는 그 중후한 나이의 남자에게는 내 또래의 아들이 한 명 있다고 했다. 사실 아저씨를 데리고 온다기에 별 감흥이 없었지만, 나와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이 함께 할거라는 말에 나는 내심 기대했다. 티를 내지도 않았지만 내가 느낀 감정은 아무래도 기대에 가까운 것이였다. 흔한 형제 하나 없이 외동으로 자라온 나는 늘 형제가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갑작스레 생기는 인연에 기대하지 않을수 없었다. 덩그러니 남겨진 이 방안의 침대 하나도, 곧 두개로 늘어날까. 미묘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나는 여과없이 다시 내 방을 나섰다.  

  

  

  

  

  

  

  

  

  

  

  

  

  

  

  

  

  

  

  

  

  

  

  

  

  

기사 아저씨가 바래다주는 차를 타고 명품관 안으로 들어섰다. 이곳은 전국에 단 두 곳밖에 없는 외국의 유명 브랜드 명품관이다. 몇몇의 면세점과 연동되기도 한다. 지금쯤 엄마는 맨 꼭대기 층에서 회의를 하고 있을것이다. 이유는 강남 한복판을 장악하는 이 곳은 내 어머니의 건물이고 곧 명품관의 회장되는 사람 또한 내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내 지인이나 친척들은 나를 '사업 잘 하는 부모 덕분에 대를 이어받을 거물'이라고 불렀다. 그들 말대로 나는 이 건물을 빠른 시간내에 물려받을뻔 했지만, 안타깝게도 난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자리를 물려받기는 커녕 전 매장의 상류 샵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다. 화려한 엄마의 일상과는 다르게 평범하게 일하는 삶을 꿈꿔왔던 내가 엄마와의 엄청난 갈등 끝에 힘겹게 얻어낸 자리였다.  

  

처음에는 주변과 가족이 하도 강요에 강요를 하기에 집까지 나갔다가 한참 뒤에 돌아온적도 있다. 듣기 싫었다. 남들은 목이 빠져라 쳐다봐도 얻을수 없는 자리인데 굴러들어온 복을 차냐는둥, 내가 너라면 당장이라도 받아내겠다는둥. 그런 말들이 정말로 듣기 싫었다. 나와 맞지 않는걸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 소음으로 치부하는게 취미였다. 악취미.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해외에 다녀왔다. 나 홀로 도피 여행이였다. 그 누구의 연락도 받지 않고 대충 2주를 채우고 한국으로 돌아오니 그제서야 어머니는 질렸다는 얼굴로 내 미래에 대해 손을 털었고, 나는 그때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그 후에도 가끔 미련이 남았는지 엄마는 나를 달랬다. 끝내 말을 듣지 않자 한숨을 쉬며 못마땅해 하셨지만, 결국 평범한 매니저로써 자리 매김을 또렷히 해가는 나를 보고 입이 닳도록 한 잔소리를 점점 조금씩 줄여갔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는 엄마를 껴안으며 말했다.
그거 봐요, 엄마. 나는 사업은 영 꽝이에요. 평범하게 사는걸 제일 잘 할거라고 했잖아요.
 

  

그리고 약속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어차피 이 건물은 내 소유가 될거라는 사실을 때가 되면 인정 하겠다는걸. 그땐 나도 군말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딱 서른. 서른이 되면 말이다. 젊은 나이에 누릴수 있는 자유는 뭐든 누리고 싶었던건지도 모르겠다. 그 이후로 엄마는 깔끔히 나를 놔주었다.  

  

  

  

  

  

  

  

  

매장 안에 들어서자 나를 알아보는, 어떻게 보면 나와 같은 급인 직원들이 황급히 허리 숙여 인사한다.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도 자꾸만 부담스러운 인사세례를 퍼붓는다. 그럴때마다 나는 무심한 얼굴로 똑같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얼마나 꺾어 인사하던지, 같이 인사할때마다 허리가 다 아프다. 귀찮아서라도 이렇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절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 아무래도 부담스러울테지. 회장 아들이 아무렇지 않게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으니 말이다. 속닥거리는 분위기는 대충 나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얼굴들을 하고서 속으로는 저 인간은 폼나지 않는 인생을 산다며 손가락질 한다는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난 신경 쓰지 않는다. 그 노력이 가상해 미리 엄마에게 말해 월급을 더 올려줄 뿐. 

  

오늘의 처음으로 시계 매장에 들렀다. 지금 시각은 열 시. 고객의 발길이 잦아질 시간이였다. 이 매장은 대한민국 상위 1%들이 자주 찾는다고 하는데, 은근히 그 상위 1%의 사람들이 많이 존재 하는것 같다. 숫자로 매긴 값이 무색할정도로 이 곳은 단골들이 많다. 나도 모자랄것 없이 자랐다고 하지만, 딱히 1%안에 들지는 않을 것이다. 내 어머니라면 몰라도.
진열장을 천천히 돌아다니며 며칠 전 새로 수입된 제품들을 둘러보았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진열을 시작했다. 요즘엔 심플한게 대세인지 메탈 브릿지에 달랑 큐빅 하나만 박힌 디자인이 많이 보인다. 심심해 보이는데 어딘가 모르게 화려한게 특징이라고 하던가. 슬쩍 보면 싱거운 디자인이였지만 그럼에도 가격은 하늘에 솟아오를듯이 비싸게 나간다. 그러므로 이 제품은 오늘 오후 세시가 되기 전까지 당장 솔드 아웃이 될 것이다. 사람들의 취향은 특이하니까.
 

  

진열장의 유리를 손가락으로 쓸어내니 차가운 느낌이 와닿았다. 진열대의 끝에 다다르자 마침내 손가락을 뗐다. 그리고 그때 내 앞에 두명의 고객이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첫 손님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키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성숙한 남자들이였다. 한 명은 조금 어려보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다정히 손을 잡고 있는게 가장 먼저 내 눈에 보였다. 나는 자리를 비워주기 위해 잠시 뒤로 물러나기로 했고, 그들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뒤 천천히 진열대 옆으로 빠졌다. 대기중이던 직원이 급히 그들을 알아보는듯이 안내했다. 안절부절 못하며 안내하는 행세를 보니, 그들은 이 매장의 V.I.P 회원으로 추정된다. 나는 뒤를 돌아 다른 진열장을 더 둘러보기로 한다.
 

  

  

  

  

  

  

  

그들을 뒤로 한채 반대쪽 진열장을 보았다. 흠이 없다. 매일 쓸고 닦고 하는 곳이니 당연한 결과였다. 시간이 오 분 정도 흐르자 두 명의 손님은 V.I.P 고객실에서 나와 주위를 둘러본다. 손은 여전히 잡은 채였다.
'새로운 시즌을 맞아 때맞춰 나온 시계가 있다고 해서 들러봤는데, 보여줄수 있나요.' 한 남자의 또렷한 말소리가 들린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저 보던것을 보았다. 그리고 이내 직원이 그들을 신규 진열장으로 안내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제품들입니다, 고객님."
"듣던대로 나쁘지 않네요."
"네. 우리 고객님들에게도 정말 잘 어울릴것 같아요. 남성분들이 가장 고집하는것중 하나가 골드인데, 메탈도 사실 골드못지 않게 무척 남자답고 또 시크하거든요. 그리고 이것들은 한정판이라 다시 언제 입고될지 모르는 제품들이에요. 요즘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해야죠."
 

  

  

뻔한 수법이다. 대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잘 어울리는지 안다는 소리인지. 나는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힐끔 고개를 돌려 그들의 행세를 보았다. 키가 큰 남자는 턱을 매만지며 뚫어지게 진열장 안의 시계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내내 그 옆에 붙어있던 작은 사람은 키 큰 남자의 팔을 꼭 잡고 있었다. 덩치 큰 사람 옆에 있어서 그러는건지 몰라도 무척이나 체구가 작아보인다. 뭐라 더 설명하려던 직원의 말은 잠시 외면하고, 키 큰 남자는 자신보다 작은 그 남자에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 

  

  

"이 둘 중에 뭐가 더 잘 어울릴까."
"두 개 다 잘 어울려요."
"거짓말."
"정말로. 이것뿐만이 아니라 여기있는것들 전부 다 당신거 같아."
"그래?"
"응. 한 번 차볼래요? 제일 잘 어울리는거 골라줄게."
 

  

  

일반 고객에게는 시계를 차게끔 하지 않는다. 하지만, VIP 고객이라면 달라진다. 이 곳의 운영방식이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그래왔으니 내가 맘에 들지 않는다 해도 지금 딱히 달라질건 없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던 직원은 냉큼 진열장 문을 열어 장갑을 끼고 시계를 들어 올린다. 그리고 조심스레 남자의 팔에 채워본다. 옆에 있던 남자가 가만히 그 모양새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음거.' 하고 말했다. 두번째로 웃음이 나왔다. 제 딴에는 고민하는것 같은데, 꽤 귀엽다. 

  

  

"어쩌지.."
"왜."
"둘 다 예뻐서."
"이런,"
 

  

  

시계를 차고 있는 남자가 그의 말에 아주 예뻐 죽겠다는 눈을 하고 있다. 자신이 차고 있는 시계가 아니라, 고민을 하고서 멀뚱히 제 옆에 있는 남자의 얼굴이. 저런걸 보고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고 하는건가.
그는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는 그 사람의 뒷통수를 두 어번 가볍게 쓰다듬었다. 손이 큰건지 머리가 작은건지 한 손에 다 잡힐듯 했다. 나는 그런 둘의 분위기를 보고 오묘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단순한 친구사이는 아닌듯 보인다. 작은 남자는 여태껏 자신의 입술을 매만지며 고민했고, 그걸 가만히 바라보던 남자가 여기까지 들리도록 직원에게 말했다.
 

  

  

"둘 다 구입할게요."
"..아, 잠시만요. 크리스."
"응."
"두 개 다 하겠다고? 어째서?"
"왜긴. 너 하나, 나 하나. 같이 하려고 그러지."
"그래서? 하지만, 이 두개를 하기엔 너무 비싸. 혼수도 아니고."
"커플 시계라고 생각해."
"커플 시계는 집에도 많잖아."
"그건 다 애들 장난감 같은걸."
"우리 쇼핑 하기 전에 약속했던거 잊었어? 필요한것만 사자고 했던거 말이야."
"필요해. 필요하니까 사는거 아니겠어?"
"크리스,"
"너와 나만이 가진 시계를 갖고 싶어. 집에 있는 널리고 널린 흔한 그런것들 말고. 그리고 이게 네 손목에 채워지면, 나를 만날때마다 항상 차고 나와. 물론 나를 만날때만. 회사에 갈때나 다른 사람들을 만날때는 과감히 빼고. 알겠지."
"아, 정말.."
"맘에 안들어? 다른걸로 원해?"
"...못 말린다니까."
 

  

  

결국 그가 고민하던 한 세트지만 다른 모양의 시계를 구입하기로 한 듯 했다. 내 예상이 맞았다. 사람들 취향은 이상하기 때문에 분명 알수 없는 물건이면 물건일수록 늦은 저녁이 되기 전에 팔릴거라는것 말이다. 그러나 저들의 취향 문제는 이미 시계 뿐만이 아닌것 같다.
대충 감이 잡힌다. 하지만 어째서 클래식밖에 나오지 않는 이 삭막하고도 끝없이 넓은 공간에서 자신들의 알듯 말듯한 관계를 아무렇지도 않게 까발리는걸까. 이 안에는 자신들만 있는게 아닌데도.
 

  

그들의 옷차림이 뒤늦게 눈에 들어온다. 흰 셔츠를 입고 차분히 넥타이까지 두른 두 남자는 제품이 포장되어 나올때까지 쇼파에 앉았다. 커플룩이 따로 없군. 그리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허리를 아무렇지 않게 껴안았다. 설마 했는데, 두 사람 주위에 겉도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둘은 응당 연인임이 틀림 없었다. 키가 큰 남자가 손을 들어올려 그보다 작은 머리통을 쓰다듬으며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렸고 머리를 가만히 대주던 남자는 고개를 들어 그의 눈에 눈을 맞추었다. 예상대로 둘은, 그런 취향이였나보다.
 

상품을 금새 포장해온 직원이 그들에게 다가와 섰다. 곁에 있던 직원이 보던지 말던지 서로의 얼굴을 마주한 둘은 금방이라도 입술이 닿을것 같은 모션을 취했다. 직원은 그들의 모습에 살짝 상기된 표정을 감추고 재빨리 뒤를 돌아 딴청을 피웠다. 그들은 그런 직원을 곁눈질로 보다가 뭐가 재밌는지 끅끅거리며 웃어버린다. 애꿎은 직원은 땀을 흘리고 있다. 결국 남자가 직원을 불렀다. 

  

  

"이리 주세요."
"아, 예." 

  

  

작은 남자는 곧 직원이 내미는 조그마한 박스를 받아들었고 제 옆의 남자에게 내밀었다. 그가 다시 큰 손을 들어올려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려는 찰나, 작은 남자가 웃으며 빠르게 몸을 움직여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입술에 화살처럼 입을 맞췄다. 어느새 손은 그의 얼굴을 잡고 있었다. 그 손, 무언가 내 마음을 얄밉게 만들었다. 

  

  

"...뭐하는거야." 

  


오래도록 떨어질줄을 몰랐다. 내가 보고 있는걸 알텐데도, 그들은 입술을 뗄 줄 몰랐다. 입술 사이를 지나치는 무언가가 보였다. 그리고 아랫 입술 밑으로 흘러내리는 또 다른 무언가까지. 정성스럽게 그것마저 핥아 먹는 두 사람을 보자니 인상이 자연스럽게 찡그려졌다. 저렇게 하라고 만들어준 쇼파가 아닌데. 나는 마음속에서 강하게 올라오는 구역질 비슷한것이 곧 입 밖으로 새어나올까 싶어 입을 틀어 막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가 걱정하던 속 안의 이물질은 나오지 않았다. 

  
한동안을 그러고 있다가 마침내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의 손을 더욱 더 강하게 잡고 매장 밖으로 나갔다. 곧이 곧대로 그들을 바라보던 나는 그만 헛웃음이 나와 소리내어 웃어버렸다. 그리곤 다리에 힘이 풀린다. 자리에 주저앉았다거나 그런건 아니였지만, 앞에 진열대가 없었다면 나는 지탱할것이 없어 손을 헛디뎠을 것이다.  


남의 연애사인데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라는건 알고 있다. 나는 저들을 관리하는 매니저고, 그들은 고객에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첫인상부터 너무 강하게 뇌리에 남아 당황스러울 뿐이다.
얼마전 해외에 갔을때도 저런 커플을 본 적이 있다. 주위의 시선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연애에 집중했던 그 커플들을. 하지만 그들은 남자와 여자가 아니였던가. 차 안에서 관계를 하는 커플도 보았고 -커플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길거리에 놓여진 벤치에서 음란하게 몸을 움직이던 사람들도 보았다. 그때마다 난 무시하고 지나쳤다. 개방적인 해외라 그런 환경을 가졌기에 열맞춰 노력하는거라 생각했다. 다음날이 찾아오면 까마득히 잊었던 일들이다. 지금에야 저들을 보니까 생각나는거지만.
생각보다 나는 그런 것에 개방적이지 않아 실제로 좋은 기회가 와도 여자와 관계를 가져본 경험이 많지 않았다. 지금껏 사겨온 여자친구들과만 간신히 한 번씩 했을까, 말까였는데 저들은 나의 생각방식과 무척이나 먼 사람들 같았다. 

  

그들의 그림자마저 다 사라질 즈음이였다. 

  

  

  

  

  

  

  

  

  

  

  

  

  

  

  

  

  

  

  

  

  

  

  

  

  

  

  

  

  

  

  

  

  

  

  

오후가 찾아오고, 엄마에게 호출이 왔다. 끝날 시간이 다 되었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매장 밖을 나가는 길에도 난 직원들의 A급 인사를 받으며 힘겹게 나섰다. 그제서야 직원들의 숨 돌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조금 풀러진 넥타이를 조이며 주머니에 손을 꽂았다. 

  

바깥을 나오니 살인적인 바람이 느껴진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안되겠다. 정장 한 벌만 입기엔 바깥에 나돌아다니기 힘든 날씨다. 내일부터는 진지하게 옷차림을 바꿔볼까 생각하고 있는 찰나였다. 익숙한 차 한대가 내 앞으로 굴러왔다. 보나마나 이 안에는 엄마가 타고 있겠지. 나는 거침없이 문을 열고 뒷좌석에 타 앉았다. 

  

  

"아들."
"수고하셨어요 오늘도."
"네가 더 수고했다. 안 맞는 자리에서 일하느라 말이다."
"지켜보셨을 어머니가 더 고생하셨습니다." 

  

  

웃으며 가시돋힌 말을 내뱉는 엄마를 보면 나는 가끔 적응이 안된다. 안그러기로 했으면서 요즘에도 살짝 건덕지를 물려주는 나의 엄마는, 늘 같은 대답만 하는 나에게 다시 한숨을 들려주신다. 하지만 돌아올 내일 아침은 다시 평온할것이라 예상한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거에요."
"엄마랑 어릴적에 자주 갔던 유람선 호텔 레스토랑. 너도 거기 좋아하지?"
"유람선 호텔이라.."
"오랜만이지, 아주."
"좋긴 한데요. 갑자기 호텔은 왜요?"
"그냥. 딱히 호텔에서 묵을 예정은 아니야. 단지 오랜만에 바다 구경이나 하자는 뜻이지. 새로운 가족과 함께." 

  

  

아무래도 엄마는 들떠있는듯 했다. 하나뿐인 아들에게, 하나뿐인 연인을 소개해준다는 일은 여자로써 낭만적인 일일테니까. 하지만 나는 금새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졌다.  

  


"밤바다가 얼마나 추운데 그러세요. 저는 그냥 안에 있을게요."
"그럴래?" 

  

  

말리는 법이 없다. 

  

  

"그러죠 뭐."
"아들, 귀엽게 그러지 마. 엄마가 어떻게 너를 혼자 놔두고."
"지금껏 잘 그러셨잖아요. 방금도."
"장난을 장난으로 못 받아들이고."
"추워요, 저."
"김기사. 히터 좀 더 틀어. 아, 아니지. 세훈이 피부 안좋아지니까 온도 1도만 더 올려." 

  

  

바깥이 춥다는 소리였는데. 늘 이해해놓고 못한척 하신다.
나는 철부지 아들은 아니다. 그냥 이렇게 들떠있는 엄마의 모습이 나때문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서라는게 약간 상심스러웠기 때문에, 안그러다가도 말을 툭 내뱉게 된다. 그냥 회사 물려 받으라고 잔소리 받는편이 어쩌면 더 나았다. 아침까지만 해도 나도 덩달아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에 기대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엄마의 모습을 매일같이 봐야한다는게 약간 부담스럽기도 하다. 얼마나 잘난 사람들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엄마의 강제로 인해 머리가 어깨에 기대졌다. 그리고 나는 아무 말 없이 바깥을 바라보았다. 한강 다리를 지나 조금 더 달리자 유람선 호텔이 점점 가까워지는게 보였다. 어릴적에, 부모님이 함께 많이 갔던 곳이다. 지금도 아름다운 저 곳은 내 기억속에는 좋은 추억으로 남겨져 있는 몇 안되는 곳에 해당된다. 

  

생각에 조금 잠기자 곧 목적지에 도착했다. 

  

  

"내리렴."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칼바람처럼 차가운 공기가 셔츠 안을 매섭게 파고들었다. 맨 살이 시려온다. 기사 아저씨는 엄마와 나를 내려주고 난 뒤 다시 차 안으로 들어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엄마는 멍하니 그 차를 바라보던 나의 손을 다정하게 붙잡고 곧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유람선의 모양을 띈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늘 나는 이렇게 엄마에게 조종 당하곤 한다.  

  

호텔 내부는 어릴적에 봤던 그대로였다. 기억에 남아있던것보다 훨씬 넓었고, 방문객들도 많았다. 연말이 다가오고 있어서 그런지 이쪽 저쪽에서 파티 하는 소리가 들렸다. 웃지 않는 표정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주위를 두리번 거리니 익숙한 얼굴도 몇몇 보였다. 엄마가 운영하는 명품관의 최고 회원들이랄지, 엄마와 계약을 성사한 업체 사람이라던지. 놀랄건 없었다. 어린 시절에도 부모님은 늘 나를 뒤로 한채 아는 지인들과 인사하기 바빴으니까. 그나마 오늘은 엄마가 찾아온 목적이 그것이 아니라는것에 다시 안심했다. 도대체 나는 아까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것들 뿐이면서 이상한데서 안심을 얻는건 무슨 이유일까.   

  

  

"2층으로 가는게 좋겠어."
"거기에 계신대요?"
"아직. 차가 조금 막혀서 10분 정도 늦는다고 하니 먼저 가서 메뉴를 선정하고 있는게 편할것 같구나."
"...엄마가 기다리시는거에요?"
"사람이 기다릴줄도 알아야하지 않겠니. 차가 막힌다는데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고."
"....." 

  

  

난 그저 한숨이 나왔다. 여자는, 카멜레온같은 존재다. 한 번은 내가 예정보다 늦게 퇴근하니 기다리지 않고 주무셨으면서. 하루사이에 달라진것 같다. 사랑이라는게 이렇게 사람을 바꿔놓는구나.  

  

다시 한 번 엄마에게 손이 붙들려 2층의 레스토랑 테이블로 이동되었다. 엄마와 나는 나란히 앉았고, 가지런한 단발 머리를 한 엄마의 옆모습을 가만히 살펴보았다. 영락없는 소녀같았다. 엄마의 나이는 겨우 40대 후반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무척이나 젊었다. 그리고, 예뻤다.
엄마는 나의 시선을 느끼고는 고개를 돌려, 반지를 낀 두 손가락으로 나의 얼굴을 매만졌다. 화장을 고친건지 반짝거리는 섀도우가 눈부셨다. 나는 엄마를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엄마를 보고 있자면, 나를 보는 느낌이 든다.  

  

  

  

"엄마."
"그래, 우리 아들."
"엄마는."
"응?"
"무척이나, 차갑게 생기셨네요." 

  

  

나의 말을 들은 엄마는, 웃고 있던 얼굴을 조금 누그러뜨렸다. 그리고 이내 다시 안쓰러운 미소를 짓더니 손을 내려 나의 두 손을 꼭 잡았다.  

  

  

"긴장되는구나. 아들이."
"......"
"긴장하지 않아도 돼."
"전혀요. 긴장하지 않았어요."
"그래?"
"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소리는 왜 하는거니."
"제가 차갑게 생겨서요. 저, 엄마랑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들었잖아요."
"그런 논리가 어디있어."
"저보고 긴장하셨다고 하셨죠."
"......"
"제 얼굴을 보고 긴장을 느꼈다면, 그건 엄마가 긴장하신거나 다름 없어요."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말을 지껄이고는 와인잔에 채워진 물을 마셨다. 엄마는 손가락을 구부리며 입술을 깨물다가, 나의 등을 어루만졌다. 그리고는 손을 내려 다시 메뉴판에 눈을 두었다. 약속한 10분이 다 흘러가고 있을 때였다.
엄마는 지나가는 웨이터를 도도한 손짓으로 멈춰세우고는 특별식을 주문했다. 기본 5인분은 되보이는데 무리없이 시키는게 아닌가 싶었다. 엄마나 나나, 둘 다 입이 짧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두 사람이 더 온다는게 생각나 아차 싶었다. 엄마는 주문을 한 뒤 흰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그리고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어지간이 신경쓰이시나보다. 나는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 여기에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올 것이 왔나 싶어 나는 숙인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우리 테이블로 다가오는 두 사람이 보였고,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실눈을 가늘게 뜨고 삐딱하게 앉아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나는, 두 사람 중 한 명의 얼굴이 확인되자 누군가 망치를 머리에 내리꽂은듯한 충격에 빠질수밖에 없었다. 

  

  

"내가 많이 늦었지. 미안해."
"이 시간은 원래 차가 많이 막히니까 괜찮아. 자리에 앉아. 아, 그리고. 민석군, 안녕?"
"안녕하세요." 

  

  

중년의 남자가 테이블에 다가오자마자 엄마의 뒤에 서서 가볍게 백허그를 했다. 그것에 놀란것이 아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또 다른 사람이 누구인지 나는 빠르게 인식할 수 있었다. 아니, 인식해야만 했다.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똑똑히 알아봐야 했다.  

  

  

"세훈아. 인사해."
"......."
"오세훈."
"......." 

  

  

그레이톤이 감도는 단정한 머리. 잡티 하나 없이 뽀얗고 투명한 피부에 차가운 눈매. 그리고 작은 체구. 언젠가 제 옆에 있는 남자의 손목을 단단히 잡으며 어느 시계를 고를지 깊은 고민에 빠지던 그 얼굴이 빠르게 연상되었다. 내 기억이 틀림없다면 이 남자, 오늘 아침 시계 매장에서 봤던 남자 애인을 둔 그 남자다. 아침과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확실히 그 남자가 분명했다. 나는 마른 침을 삼켰다.  

  

  

"긴장 안했다더니, 우리 아들녀석이 긴장을 했나봐."
"괜찮아. 인사는 차차 하고, 민석이 너 먼저 인사하는게 좋겠어."
"그럴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힘있게 깨물었다.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랐다. 나를 제외한 그 세사람이 무슨 말을 하던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머릿속은 그저 혼란스러울 뿐이였다. 지금 이 상황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는거지?
그러니까, 앞으로 내 형제 될 사람이 빼도 박도 못하도록 이 사람이 될거라는건데, 왜 하필이면.  

  

  

"김민석입니다. 얘기만 듣다가 이렇게 실제로 만나뵙게 되는건, 처음이네요."
"반가워요. 민석군. 듣던대로 정말 미모가 퍼펙트해.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가?"
"어머님 역시 무척이나 아름다우세요." 

  

  

내 계획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형제가 될 사람이 게이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아니, 이 사람일거라는걸 전혀 생각치 못했다. 눈 앞에 놓여진 광경들을 보고도 나는 절대로 믿을수 없었다.  
바싹 마른 입술을 그보다 더 마른 혀로 훑어내는데, 그 남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는 묘한 눈매를 치켜뜨며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주시할 뿐이였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앞에 놓여진 냅킨을 들어 아무것도 묻지 않은 입술을 닦고 또 닦았다. 그리고 다시 눈만 올려 그를 바라보았더니, 어느새 고개를 숙이고 옅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설마.
나는 이 남자를 알아볼수 있어도 이 사람은 나를 알아보는건 가능할리가 없다. 아니겠지, 그런거.  

  

  

  

  

  

  

  

  

  

  

  

  

  

  

  

  

  

  

  

  

  

  

  

  

  

  

  

  

  

정신을 차리고 나니 눈 앞에는 샐러드와 특식 그리고 기본 스테이크가 준비되어있었다. 나는 머리를 부여 잡으며 어설프게 나이프를 들었고, 내 앞의 두 남자는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 자꾸만 시선이 가는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 남자가 자신을 어떻게 소개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름이 김민석이라고 했던가, 그 이름 세글자만 힘겹게 포크질을 하며 겨우 기억해냈다.  

  

  

"세훈이가..낯을 많이 가리나봐요." 

  

  

엄마의 애인되는 사람이 나를 지목하며 물었다. 나는 음식이 체할것 같은걸 간신히 참고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생각보다 차분한 말투가 나올줄은 나도 몰랐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척 해야했다. 냉정하게 생각하자. 김민석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최대한 빨리 빠져나갈수 있는 방도를 생각해보자.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나는 곧 이 사람들과 함께 살거라는 현실이 떠올라 힘없이 팔을 떨어뜨릴수밖에 없었다. 

  

대화의 주제는 앞으로의 미래였다. 나와 김민석은 가만히 우리들의 부모님의 말을 들으며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다 마신 물을 계속 들이붓기에 바빴다. 김민석은 모르겠는데, 적어도 나는 그랬다. 대화에 집중해야 하는데, 아침에 본 김민석과의 애인의 애정행각이 자꾸만 생각나 한숨만 나왔다. 넌 모르지. 내가 널 알아본다는걸, 너는 잘 모르겠지. 나는 애꿎은 신발만 벗어 제끼면서 머리를 흐트러뜨렸다.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나를 눈치챈 엄마가 팔로 툭 쳤다. 그리고 식탁에 놓여진 비어진 접시들을 보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엄마가 나가자고 손짓했다. 그리고 나는 최대한 웃으며 엄마에게 아양을 떨었다.  

  

  

"엄마, 나 추워서 못 나가겠어요."
"뭐가 그렇게 춥다고 아까부터 난리를 피우는거니. 여기가 맘에 안들어? 다른데로 갈까?"
"그게 문제가 아니라요, 야경은 집 앞에서도 볼 수 있는거잖아요. 저 머리가 아파서. 여기서 좀 쉬고 있을게요."
"세훈아."
"한 번만요. 세 분이서, 저 빼고 세 분이서만 구경하고 오세요. 자리 지키고 있을게요." 

  

  

또박또박 '세 분'을 강조했다. 나 혼자 남아있을 시간이 필요했다. 당신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머릿속이 엄청나게 복잡하고 혼란스럽다고. 정리 안된 전선을 머릿속에 누가 집어넣은것처럼 미친듯이 혼란스럽단 말이다. 저 남자에 대한 정리가 필요해.
그러나, 정리가 문제는 아니였다. 나를 미치게 하는건 따로 있었다. 

  

  

"그럼 두 분이서 다녀오세요. 저도 여기 같이 있을게요." 

  

  

김민석이 그런 나의 태도를 가만히 보더니 자신도 가지 않겠다고 한다. 왜? 넌 왜 안가는건데. 

  

  

"그럼, 자기야. 아이들은 친해질 시간을 주고 우리끼리 밖에 나가겠어?"
"그래도요.."
"놔두면 알아서 친해지겠지."
"너희, 우리가 둘이 친해질 시간을 주면, 금새 친해질거니?"
"그럴게요." 

  

  

엄마의 질문에 김민석이 야무지게 대답한다. 나는 다급해져 엄마가 입고 있는 퍼를 잡았지만, 아저씨가 곧 나의 어깨를 다정하게 잡으며 말했다. 

  

  

"사내들은, 몸으로 부딪히면서 대화하는 법이거든. 오늘 둘은 몸대신 술잔 먼저 부딪히면서 이야기 좀 하고 있으렴."
"아, 아저씨."
"그럼 그러지 뭐. 아쉽지만, 우리 아들이랑은 나중에 다시 오는 수밖에."
"엄마, 엄마."
"곧 돌아올게. 민석아, 그리고 세훈이." 

  

  

엄마와 아저씨가 곧바로 뒤를 돌아 이 호텔 안에 마련된 큰 발코니로 발걸음을 향한다. 진심으로 무언가가 잘못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차분한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은 뭔가 다급하게 멈추고 싶었다. 대체 엄마는 저런 아들을 둔 남자를 언제 어디서 왜 만나서..!  

  

  

"이름이, 오세훈이라고 했던가?"
"....어?"
"제대로 인사 못했지. 김민석이라고 해."
"......" 

  

  

나는 미간을 두 손가락으로 잡았다. 관자놀이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김민석은 나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가, 이내 머리를 털며 다시 나를 향해 뒤 돌았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고 나에게 눈을 맞추며 물어왔다. 아침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멀리서 보느라 잘 보이지 않았던 너의 눈매가 또렷히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 네 이름은 충분히 알아들었어. 네 이미지도 뚜렷하다고. 

  

  

"네 이름은."
"......"
"얼핏 들으니 오세훈이라고 하는것 같던데."
"......"
"대답."
"...어. 나 오세훈 맞고."
"......"
"이름은 서로 알았으니까 됐지."
"네가 말해주지 않아서 긴가민가 했잖아."
"이제 알았으면 됐어. 그런데 너 왜 바깥 구경 안해."
"......"
"왜 안하냐고 묻잖아."
"하기 싫어서."
"...뭐?"
"구경 하기 싫어서. 맨날 보는 바다, 오늘 또 본다고 뭐 달라져?"
"......" 

  

  

내 기억에, 이 남자는 이런 말투가 아니였다. 상당히 톡 쏘는 말투에 은근한 비아냥까지 섞여있었다. 원래 이런 사람이였나. 아침에는 다정함이 흘러넘치는 조신한 남자였으면서.
아, 이내 내가 잊고 있던게 떠올랐다. 그래. 오늘 아침에 봤던 김민석은 자신의 남자 애인과 함께 하던 사람이였지. 그래. 그랬었다. 뭘 바란거야, 난. 

  

  

"너는 왜 안나가는데?"
"뭐?"
"너는. 왜 구경하지 않느냐고. 부모님이 가자고 하시는걸 왜 내빼는건데?"
"그건, 나 역시-" 

  

  

변명할 거리가 필요했다. 사실을 말 할 수 없다. 나는 원래부터 너를 알던 사람이다, 그게 어쩌다 그렇게 된거냐면, 내가 사실 오늘 아침에 너를 발견했다. 네가 자주 오는 명품관의 시계 매장에서. 그리고 다른 남자와 단 둘이 있는것까지 다 봤어. 입술까지 부딪히면서 미친듯이 키스하는걸 봤는데, 근데 그게 지금의 너라서 정말 당황스러워서 어떻게든 자리를 피하고 싶었어. 그래서 그랬어. 근데 이걸 다 어떻게 말하냐고, 젠장. 나는 필사적으로 거짓말을 해야했다. 

  

  

"질려서 그래. 밥 먹을때마다 오는 곳이 이 곳이라, 질려서 그런다고."
"그래?"
"그래."
"다른 이유는 없는거야?"
"없어."
"...단순히 나를 피하는게 아니라는거지?" 

  

  

그의 마지막 말에 나는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무언가 허가 찔린듯 했다. 차가운 눈빛을 내 뿜는 저 눈매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알아보고 하는 소리는 아니겠지. 나는 다시 머리를 굴려야 했다. 부정의 방법밖에는 없다. 

  

  

"...피하지 않았어."
"......"
"처음 보는게, 낯설어서."
"......"
"누구나 낯은 가리잖아. 그것 뿐이야."
"순진하구나."
"뭐..?"
"너도 혹시, 내가 마음에 들어?" 

  

  

이건 또 무슨 미친소리일까.  

  

  

"마음에 들면 말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네가 확실히 귀엽다는걸 느꼈다는 소리야."
"그게 무슨,"
"나는 키 큰 사람이 좋더라. 나보다 훨씬 큰 사람 말이야."
"......"
"..다른것도 크면 좋고." 

  

  

미친 소리를 지껄인다. 미친게 틀림없다. 처음 보자마자 저런 말을 내뱉는건 세상에 오직 이 남자 김민석 뿐일거다. 나는 관자놀이가 처음보다 더 아파오자 손을 들어 양 쪽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미치게 한다. 단순한 몇 마디로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김민석은.
내가 어안이 벙벙해져 짝다리를 짚고 그를 가만히 쳐다보자 그는 아까 보았던 옅은 웃음을 흘리고 내 옆으로 성큼 다가섰다.  

  

  

"앞으로 같이 살거잖아요, 우리."
"...답지 않게 존댓말 하지마."
"왜 네가 나를 피하는지 알려줄까."
"피하지 않았다니까."
"그래?" 

  

  

최대한 그의 곁에서 떨어지려 했다. 앞으로 다가올 현실을 믿지 못하겠는데,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데 자꾸만 내 앞으로 다가오는 김민석을 보려니 두통이 크게 몰려오는듯 했다. 자꾸만 겹친다. 자꾸만. 오늘 오전에 봤던 너의 그 모습이, 자꾸만 겹친다고. 끈적하게 키스하던 그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답답해졌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구역질까지 올라오려 했는데.
복잡미묘한 내 얼굴을 보더니 그가 싱긋 웃었다. 곧 내 눈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도 더이상 참을수가 없어 김민석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왜 여기서 떠오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대화를 해야 했다. 그래야 할 거라면, 지금 해버리자.  

  

그런데, 대화를 시도하려는 나의 입을 무언가가 틀어막았다.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이다. 눈을 두어번 깜빡이니, 눈 앞에는 내 눈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무언가가 같이 깜빡이고있다. 그리고는 이내 닫아버린다.  

  

설마, 지금 방금 떨어져 나간게, 그거 네 입술인거니. 

  

  

"..지금, 뭐하는," 

  

  

놀라서 그를 밀쳐낼 힘도 없었다. 나는 멍하니 자리에 서있기만 했다. 서서히 떨어지는 입술의 감촉이 세세하게 느껴진다. 세포 끝까지 느껴져서 이번에는 정말로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뻔 한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눈 앞에 있는 이 작은 남자를 나는 시원하게 때리고 싶었다. 하지만 내 팔은 작동이 멈췄는지 경직된 채로 멈춰 올라가지 않는다. 이건 중력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머릿속의 회로가 갑자기 뒤바꼈다. 플러스 마이너스가 바껴 궁극으로 치닫고 있었다. 

  

  

"......너, 너."
"나, 나쁜 사람 아니야."
".....김, 김민,"
"네가 좋아서 그래."
"...너, 지금 그게,"
"왜 갑자기 이런 미친사람이 나타났나 싶지."
"......."
"비밀을 만들고 싶었다, 라고 하면 명목이 좀 될까."
"......."
"누구나 비밀은 있는 법이잖아."
"......."
"처음부터 난 네가 눈에 들어왔거든."
".....너,"
"...너와 내가 마주친 그 처음 장소에서부터." 

  

  

김민석은 그 말을 남기고 나의 얼굴을 쓰다듬고는 자리에 돌아가 앉았다. 나는 그를 등지고 한동안 발을 움직일수 없었다. 뭐라고 알수 없는 말을 해대는 김민석의 말은 어떻게 들어도 해석할 수 없었다. 비밀이니 뭐니 하는건 도저히 귀에 들리지 않았다. 다만 내가 느끼는건, 입술의 촉감이 나쁘지 않았다는거다. 내 얼굴을 훑고 지나간 그 손길이 무척이나 짜릿했다는거다. 

  

이게, 너와 나의 우연한 첫번째 만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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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 이든 / 너구리 / 치즈스틱 / 연 / 두부 / 텐더 / 히융융 / 초코푸딩 / 모카 / 노란색연필 / 변골반 / 낑깡 / 낫닝겐 / 핫바 / 조무래기 / 홍홍아직도랩을한다 / 올빼미 님♡  

  

제 12병원을 연재하던중 머리를 식히고 싶어서 갑작스레 찾아온 '요즘'입니다. (갑작스레라고 하지만 사실 예전부터 써오고 싶었던) 

길지 않아요~ 단편이구요. 아직 몇 편을 쓸지 잘은 모르겠으나 5편 안에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에는 디오x시우민 으로 쓰려다가.. 다른건 다 딸리지 않는데 뭔가 덩치 케미는 세훈x시우민이 더 발릴거 같아서 한 번 새로운 장르를 써보았어요. 

도움말을 일러드리자면, 처음에 써드린 프롤로그는 세훈이 시점이 맞구요. 그건 민석이와 세훈이가 만난지 조금 된 상태의 감정입니다ㅎㅎ 

1에서 풀어드린 내용은 세훈이와 민석이의 첫 만남이구요~ ㅎㅎ 아마 읽으시면서 느끼셨겠지만.. 

처음에는 경수, 민석 포커스로 맞춰서 썼던거라 됴민러들은 디오 민석으로 대입해서 읽으셔도 큰 무리는 없으실거에요 하지만 나중에 덩치 케미를 느껴야 할 씬이 오면 (!?) 

그땐 세훈이로...ㅎㅎㅎ 

제 12병원 연재가 끝난건 아닙니다. 정말로 머리를 식히고자 가지고 온거에요~~ 제 12병원을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께는 머리숙ㅇㅕ 사과드립니다 (_ _);; 

중간에 이런것도 있어줘야 좀 지루하지 않으시겠ㅇ... 

예...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 오늘 수능 보시는 분들!!!! 

에브리바디 만점 받으시길 바랄게요ㅠ_ㅠ 너무 부담인가요? 지금쯤 열심히 수능을 치고 계실텐데, 

부담 갖지말고. 평소 실력대로! 아니 평소 실력보다 더 좋은 점수! 받길 바라겠습니다.. 제가 다 긴장되네요ㅠ_ㅠ 수능 제낀 사람이라 그 긴장감을 확실히 느껴보진 않았지만 

얼마나 부담이 크실지는 압니다ㅠ_ㅠ... 

화이팅..!!!!!!!!!!!!!ㅠ0ㅠ 

  

+ 세훈이가 바람을 조종하는데도 춥다고 느낄정도면 이제 겨울이 다 왔다는거에요 여러분 ^^; 

따숩게 입고 다니세요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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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ㅠㅠㅠㅜㅠㅠㅠ소재랑분위기가너무좋아요 실알신할게요!!
10년 전
독자2
대박... 아.... 세민.... 너무 좋아하는데... 이런 금글을 보게되다니...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 분량도 길고 세민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ㅠㅠ 신알신 하고 갈게요!
10년 전
독자3
오오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분위기가아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늘꿈에서 쉘터님한테 암호닉신청하는꿈꾸고 나니 이렇게 새로운 글이 올라오는 신기한 일이있네요! 물론 저는 루민러지만 세민도 좋습니다 좋아요!ㅠㅠㅠ아ㅠㅠㅠ쉘터님의 글을 볼때마다 매번느끼는 거지만 물흐르듯이 흘러간다. 라는 말이 뻔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전개가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12병원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구요. 12병원이 대게같았다면 지금 이글은 아이스크림같다는 그런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조금 억지스러운 비유지만요..ㅠㅠ 요즘 하루가 너무 짧네요. 그런데 짧은 하루에 비교가 안될 정도로 복잡한 일이 많은데 이글은 그런 복잡함을 날려버리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다른글들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쉘터님 또한 감기 조심하시구요! 언제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 무리하지마세요!ㅠㅠ아프시면 속상하답니다ㅠㅠ좋은글 감사합니다! 잘읽었어요!
10년 전
독자5
헐..헐..저 치즈스틱이에요..저..할말을 잃음.. 진짜 잃음.. 처음보는 세민..? 인데 이렇게 좋을수가! 루민러지만 이렇게 잘 어울릴수가! 역시 작가니뮤ㅠㅠㅠㅠ 여우같은 민석이가 진짜 여우짓을해ㅠㅠㅠㅠ 밍속이 너 그로믄 희수형한테 혼나ㅠㅠㅠ 와 근데 작가님 진짜 글 잘쓰시는 것 같아요 음 뭐라고 해야하나 음 매끄럽게? 잘 이어진다고 해야하나? 그래요 너무 좋아 헿헿 방금 인터넷에 검색해 봤더니 세훈이랑 민석이는 세슈래요! 어쩜 이름도 이뻐ㅠㅠ 제가 지금 어디를 가야해서 길게 못써드리는게 한이네요ㅠㅠ 힝 작가님도 추우니까 옷 따숩게 따숩게 입고 다니시고 무리하지 마시고 사랑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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