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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정재현/이민형] 달보드레하다 03 | 인스티즈

[NCT/정재현/이민형] 달보드레하다 03 | 인스티즈

03.달보드레하다: 약간 달큼하다

*달큼하다:감칠 맛이 있게 꽤 달다


조금만 누워있어, 운동장가서 반 상황 정리 좀 하고 올게 라며 재현이가 보건실 문을 닫자마자 눈물이 왈칵 났다. 지금까지 친구 사귀기 어려운 나한테 부적 같은 목걸이였는데 사회부적응자같은 새끼가 잘라버렸어.

...


'민형아'

'응?'

'어디있었어. 항상 보고싶어했는데.'

'나도.'

첫사랑 민형이를 만났다. 민형이와 나는 손가락 끝에 묶인 실로 연결되어있었다.

싹둑.

'그때의 민형이는 없어.'

'....'

우리학교 이민형이 나와서 그 실을 잘라버렸다. 하지만 첫사랑 민형이와 너무 닮은 모습에 난 화를 낼 수 없었다. 첫사랑 민형이에 대한 기억이 잘못된건지 우리학교 이민형에 대한 기억이 잘못된건지 구분할 수 없었다.


"...예뻐"

그 소리에 차마 눈을 뜰 수 없었다. 지금 내 머리카락을 쓸어올려주는 게 재현이가 맞다면, 이 부드러운 목소리가 재현이의 목소리가 맞다면,

"....닮았어..."

닮았어? 내가? 누구랑? 

"어, 깼네."

닮았다는 말을 하면서 약간 슬퍼보였던 재현이는 얼른 표정을 풀고 예쁘게 웃어주었다.

"이제 내려갈까?"

"응..!"


"야 김여주! 너 괜찮아?"

"너 아프다며! 갑자기 어디가?"

"아냐! 나 괜찮아!"

"야, 김여주. 내가 보기에는 정재현이 너 좋아하는 거 같다."

에에엑? 나를 슬기랑 수정이가 있는 쪽으로 데려다주고는 손을 흔들며 가는 재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슬기가 한 말이였다. "그게 무슨말이야~ 장난치지마~"

"아니, 진짜라니까. 정재현이 착하고 친절한 애는 맞는데 너 전학 온 첫 날부터 학교 소개시켜준다는 것도 이상했어. 걔 아무리 친절해도 여자는 친구, 그 이상으로는 아무것도 안 하는 애거든. 오늘만 해도 그래. 계속 너 찾다가 교실갔다오더니 너 보건실에 있다는 거야. 우리가 갈려니까 오지말라면서 자기 혼자 계속 가있고."

"맞아맞아, 일주일동안 본 결과 나도 그렇게 느꼈어!"

"일주일만에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다른 사람이 되나 싶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아하는 거 같아."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라고 하면서도 내심 기분이 좋다. 근데 왜 하필 나? 첫눈에 반했다, 이런건 아닐거잖아? 뭐지? 근데 나 안 좋아하는거면? 그냥 반장으로서 챙겨주는거면? 으아 복잡해, 오늘 왜이렇게 복잡하기만 한거야.


"야 우리 경기하고 올께!"

"우리 응원해라!"

슬기와 수정이가 경기를 나가고, 나는 잠깐 시끄러운데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슬그머니 일어나 제2동 쪽에 있는 공터로 향했다. 내가 아까 꿨던 꿈은 뭘까 왜 민형이는 더 이상 없는걸까 사실 아까 꿈속에서 민형이한테 항상 보고싶어했다는 내 말은 거짓말이었다. 목걸이를 계속 매고 다니긴 했지만 중학교 1학년 이후로 그 애를 깊이 그리워해 본 적은 없었다. 지금 이제와서 내가 민형이를 생각하는 건 낡은 서랍 속에서 오래된 편지를 꺼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와서 민형이를 생각하는 것도 어쩌면 민형이에게는 실례가 되는 일일지도 모른다.

"..."

"..."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공터에 도착하자 그네에 앉아있는 그 애가 보였다. 그 애도 나를 보고 할 말이 있는지 입술을 움직였다. 아까 그 일이 떠올라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눈을 부릅뜨고 다시 돌아서 운동장으로 가려고 했다. 나쁜 새끼.

"저기,김여주"

그 아이가 나를 불렀다. 상대하기도 싫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멈춰섰다. 왜일까. 나는 이 아이 앞에서 약해지는 기분이다.

"아까 일은 미안, 많이 소중한 거면 내가 다시 사줄께."

사줘? 이걸? 5년이나 지난 이걸 어디서 사주겠다는거야. 그리고 설령 니가 이걸 사준다고 해도 그 목걸이랑 이 목걸이는 달라. 이 목걸이는 민형이가 준 거니까.

"필요없어"

"...그거 누가 준거야?"

정말 열받게 한다. 누가 줬든 지가 뭔 상관인데. 그리고 이민형앞에서 민형이라는 이름을 꺼내고 싶지 않다. 괜히 더러워지는 기분만 들테니까. 신경꺼, 라고 대답하고 다시 운동장으로 나왔다. 더 이상 저 아이에 대해서 알고 싶지도 않다.


치익-. 앗 차거 이게뭐야

"김여주!! 어디갔었어!!!"

"이게뭐냐????어???"

"분하면 물총구해와!"

"물총없으면 계속 물 맞던가~"

"강슬기,정수정 너네 다 뒤졌다!"


"아 힘들어-."

"뭐야, 김여주 벌써 포기?"

"이제 맞기만 하겠다 이건가?"

"야 나 너무 힘들어. 좀만 쉬자"

"안됨."

너네는 지치지도 않니. 빨리 꺼지라는 내 손짓에 강슬기,정수정 둘은 알겠다며 다시 둘끼리 물총놀이를 시작했고 나는 벤치에 앉아서 지켜봤다. 와아 물총놀이 정말 많이 한다. 재현이도 하고 있네. 어쩜 물에 젖어도 저렇게 잘 생길 수 있는거지? 재현이랑  물총놀이 하는 저 여자애는 누구지? 저 여자애도 진짜 귀엽게 생겼다. 정재현 나랑만 잘 노는게 아니잖아. 강슬기 진짜- 나만 착각할 뻔 했네. 

"야 이거 덮어"

엥 머리 위에서 옷이..? 아 냄새좋다. 애기애기한 냄새. 누구지? 내가 올려다봤을 때 나에게 옷을 던지고 나를 내려다보는 사람은 정말 뜻밖에도 이민형이었다. 얘가 지금 뭐한거야?

".....됐어"

"너 옷...비쳐"

"...." 먼 곳을 응시하면서 옷 비친다고 말하던 이민형은 제일 윗계단으로 올라가서 원래 자신이 앉아있던 곳에 앉아 다시 이어폰을 꼈다.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 지금 미안하다고 표현하는건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용서할 수는 없어. 

"필요없으니까 가져가." 그 애가 있는 곳으로 가서 옷을 건넸을 때 이민형은 약간 당황한 듯 했다. "니 옷 필요없거든? 가져가" "..." 이민형은 내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더니, "그럼 옷이라도 갈아입던가"라고 했다. 자기가 언제부터 내 걱정을 했다고, 싸가지 없는 새끼.

옷을 돌려주고 다시 내 자리에 와서 앉았을 때, 재현이가 나한테 왔다. "김여주! 넌 물총놀이 안해?" "보시다시피 이미 다 하고 쉬는 중이네요." 재현이는 나를 가만히 응시하더니 얼굴이 붉어진 채로 옆에 있던 자신의 후드집업을 건넸다. "이거라도 입어." 응? 아니 괜찮은데, 라고 얘기하려는 순간 아까 재현이랑 물총놀이를 하던 예쁘장한 여자아이가 다가왔다.

"오빠! 뭐야 갑자기~"

그 여자아이가 나에게 옷을 건네주는 정재현과 내 얼굴을 번갈아보며 다시 물었다. "뭐냐구 정재혀언~"

'김예림' 그 아이의 등 뒤에는 김예림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얼굴만큼 이름마저 예쁘네. 재현이를 오빠라고 부르는걸 보면 1학년이겠지?

"뭐해, 빨리 안 입고." 재현이는 예림이라는 아이의 말에 대꾸도 없이 나에게 빨리 옷을 입으라고 재촉했다. "지금 이거 입으면 다 젖을텐데.." "그래도 입어." 약간 붉어진 재현이는 단호했다. 마치 떫은 복숭아 같다는 생각을 하며 옷을 주섬주섬 입었고 재현이는 내가 지퍼를 채우는 걸 보고나서야 표정을 풀었다.

"정재현, 안 놀꺼야?" 조금은 화가 난 듯한 예림이의 목소리에 재현이는 나 좀만 더 놀다올께!라며 물총을 흔들며 멀어져갔다. 재현이와 저 예림이라는 아이는 무슨 관계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민형이야기


"민형아아 가지마아 ㅜㅠㅠㅠㅠㅠ 너 가면 나 친구 한 명도 없잖아 ㅠㅠㅠㅠㅠ 이민형 가지마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다음날, 나는 아빠의 학위를 위해 캐나다로 떠나게 되었다. 지금 공항까지 마중나와서 울고 있는 김여주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우리 학교로 전학와서 나랑 가장 친하게 지냈다. 처음 전학왔을 때  예쁘장한 외모 때문에 여자애들이 놀아주지 않고 끼리끼리 욕하는 걸 듣고 내가 먼저 다가가서 친구하자고 얘기했다. 혹시나 내가 어딘가를 가버리면 이 아이가 왕따를 당할까 싶어 전학왔을 때부터 졸업할때까지 매일 붙어다녔다.

"울지마, 김여주...울지 말고 이거 받아."

"이게 뭐야?" 

응, 곰인형이랑 친구 생기는 부적같은 목걸이. 마음에 드냐는 내 물음에 여주는 환하게 웃으며 선물을 받아들다가 진짜 떠나는 거 같다며 다시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김여주, 울지말고 내 얘기 들어봐. 이건 고민을 들어주는 곰인형이고 이건 친구가 생기는 목걸이야. 이 두 개는 니가 안 힘들도록 도와줄꺼야! 그리고 우리가 영영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3년후면 만날거잖아? 그 때까지 기다리는거야. 아, 그리고 이메일도 있잖아! 내가 이메일 써줬지? 거기로 꼭 보내는거야. 매일 하루에 한 통씩!" 응,이라고 말하면서도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이는 여주는 참 예뻤다.

"민형아, 우리 이제 가야겠다."

"잘 지내, 여주야! 3년 뒤에 꼭 보자!"

혹시나 여주가 우는 모습을 계속 보다가 나도 눈물이 날까봐 뒤도 돌아보지않고 엄마아빠와 출국수속을 밟으러 갔다.


"민형아, 잠깐만! 잠깐만!"

여권을 보여주고 수속을 밟기 위해 들어가려는데 여주가 눈물범벅이 된 채로 나를 향해 뛰어왔다.

"민형아, 이거 내가 좋아하는 건데 이거 가져가, 우리 꼭 이메일 매일매일 주고받아서 3년후에 안 어색하게 만나는 거야! 민형아 잘가!"

여주가 내 손에 쥐어준 건 여주가 제일 좋아하는 네잎클로버 열쇠고리였다. 야광이라고 항상 자랑하면서 들고 다녔는데.

"고마워, 김여주 안녕!"

"이민형 안녕..!"


"민형아 괜찮니?"

비행기를 타고 물어보는 엄마의 목소리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엄마 나 잘래."

엄마도 아빠도 내가 속상한 걸 아는지 알겠다며 안대를 씌워주셨다. 

안녕 한국, 안녕 김여주.


"민형아, 한 달 동안 다닌 학교는 어땠니?"

"괜찮았어." 는 무슨. 학교에 간 첫 날, 'Hello, My name is Mark Lee.'라고 말하자마자 반에서는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What the fuck, Yellow Monkey!'부터 시작해서 온통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만 들었다.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애는 한 명도 없었다. 전부 나를 Yellow Monkey라든지 gay 라든지 이런 식으로만 불렀다. 여주가 보고싶었다.

띠링-.

[민형아, 캐나다는 어때? 나는 몇일전에 중학교 입학했는데 완전 좋은 친구들 많아! 너도 우리 학교 왔으면 좋았을텐데-...] 노트북을 켜서 여주의 이메일을 읽자마자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잘지내는가보네, 걱정 많이 했는데. 다행이다.

[민형아, 잘 지내고 있지? 난 오늘 체육대회했어! 다같이 반티도 맞추고! 초등학교보다 더 재미있는 거 같아!ㅎㅎ 너를 중학교에서 만났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 나 그리고 남자친구도 생겼다~ 동혁이라고 완전 잘생긴애야! 나한테 먼저 고백했어ㅠㅠ 나도 당연히 좋다고 했지! 너가 보면 좋아할텐데!] 아... 여주는 남자친구가 생겼구나... 내가 지 좋아하는 것도 몰랐냐, 역시 바보. 그래도 축하한다고 답장 써야겠지?

[민형아, 나야! 요즘 메일 좀 뜸했지ㅠㅠ 요즘 중간고사라ㅠㅠ...거기는 시험 안 쳐? ㅠㅠㅠ 우리는 8과목이나 친다ㅠㅠ 진짜 왜 그러는지 몰라ㅠㅠ 시험끝나면 연락할께! 안녕!] 어쩐지 요즘 이메일이 잘 안온다 했더니 시험기간이었구나... 탁- 노트북을 닫고 침대에 누웠다. 여주 많이 보고싶은데.

.

캐나다에 온지도 벌써 일년이 지났다. 학교는 그만뒀다. 계속 학교 애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던 나는 "Fuck You, ass!" "Aren't you a gay?"와 같은 모욕적인 말을 듣는 건 물론이고, 나를 성폭행하려는 남자애들의 시달림을 못 이겨 집에서 혼자 공부하게 되었다. 여주는 여름방학 때 놀러간다는 메일 이후로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 이후에 내가 여러 번 메일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메일을 읽지 않았다. 여주는 날 잊은 걸까. 아무리 친한 사이였다하더라도 잊는 건 엄청 쉽나보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 나를 잊었고, 캐나다의 사람들은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 그럼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 


캐나다에서 3년이 아닌, 5년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와 들어가게 된 학교에서 나는 소위 "왕따"이다. 사실 애들이 처음부터 불친절했던 건 아니였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아무도 믿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친한 사이였다하더라도 여주처럼 날 잊기 쉬울테니까. 어차피 일년+a만 있으면 졸업인데. 졸업하고 나면 애들 어차피 나중에 다 잊을테니 나랑 상관없다. 


"안녕하세요, 전학생 김여주입니다! 다들 잘 부탁해."

그러던 어느 날, 우리 반에 김여주를 닮은 애가 전학을 왔다. 이름도 김여주다. 활짝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여주랑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봤자 나랑 상관없는 걸. 선생님이 나가시자 우리 반에서 제일 시끄러운 정수정, 강슬기가 그 아이한테가서 친한 척을 해댔다. 시끄러워- 다들 학교에서 살아남으려면 친구를 만들어야한다. 다들 그러기위해서 발악하지만 이 공동체를 벗어나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한심하다.


수업시간에는 공부를 하지만 쉬는 시간에는 계속 엎드려있다보니 허리가 아팠다. 화장실을 가려고 문을 여는 순간, 드르륵- "아!" 나한테 부딪혀서 넘어진 애는 전학 온 김여주였다. 그 여자가애가 넘어진 순간 나는 그 여자애 목에 걸려 있는 목걸이를 봤다. 내가 잘못본 게 아니라면 그 목걸이는 내가 캐나다 가기 전 여주한테 준 목걸이였는데.

“아, 미안해...!” 라며 사과를 하는 그 아이의 얼굴을 자세히 봤다. 아까는 엎드려 있어서 제대로 못 봤는데 정말 여주다. 김여주가 맞는 거 같다. 너무 화가 났다. 그 아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화부터났다. 도저히 교실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보건실에 가서 누웠다. 김여주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내 존재를 아예 잊은 걸까 못 알아본 걸까. 여주가 원망스러웠다. 나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자신은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듯하는 그 아이의 태도가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


드르륵-

점심시간이 되어 애들이 다 점심먹으러 갔을 거라고 생각하고 교실을 문을 열었는데 내 눈에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김여주였다. 그것도 내 이름표를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는. 나를 기억하고 있는 걸까? 

뭐하는 거야. 내 자리에서, 라고 나도 모르게 까칠하게 내뱉은 말에 여주는 당황한 듯 했다. 비키라는 나의 말에 미안하다고 대답한 여주는 내가 책상위에 엎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서있었다. "민형아"라고 부르는 여주의 목소리는 어릴때 그대로였다. 그 목소리는 마치 보고싶었어민형아,라는 말을 해줄 것 같아 고개를 들어 여주를 쳐다보았다. 기대와 달리 점심안먹냐는 그 아이의 물음에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뭘 기대하는거야, 이민형. 그 애는 날 기억하지도 못할텐데. 무안했는지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앉아있던 여주는 우리반 반장 정재현이랑 같이 나갔다. 왠지 그 둘이 친해질 것 같아서 불안했다.

그 다음날 점심, 그 아이는 나에게 와서 번호를 물어봤지만 난 나를 귀찮게 하지 말고 내버려두라고 했다. 진심이 아니면서도 진심이었다. 사실 여주가 나를 알아봐주었으면 싶기도 했고, 여주가 더 이상 나를 기대하게 하지 않았으면 싶기도 했다. 그 말에 상처를 받았는지 그 이후로 여주는 한번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체육대회 당일, 그 아이의 자리가 시끄러웠다.

"여주야, 그 목걸이뭐야? 어디서 샀어?"

"우와, 그냥 낡은 까만 줄인데도 예쁘다. 어디서 난 거야?"

지금 말하는 그 목걸이라는 게 내가 5년전 여주에게 준 목걸이를 말하는 걸까. 어디서 났냐는 물음에 그 아이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 이거 옛날 친구가 준거야, 소중한 거."

다른 애들이 다 운동장을 나갔을 때 나는 계속 교실에 앉아 노래를 들었다. 소중한 거. 소중한 거. 소중한 거라.. 여주는 그 목걸이를 소중하다고 얘기했다. 그럼 여주는 날 기억하고 있는 걸까. 아니, 혹시 목걸이가 내가 준 게 아니면 어떡할까.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여주였다. 확인하고싶었다. 그리고 내가 준 게 맞다면, 

끊어버리고 싶었다. 나를 이렇게 만든 여주는 나를 기억하지도 못하면서 그 목걸이를 매고 다닌다는 게 너무 화가났다. 그리고 어릴 때 우리 인연은 끊긴 거라고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갑자기 앞에 서자 "...ㅁ뭐야?"라며 놀란 여주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가위로 잘랐다. 여주는 처음에는 당황한 듯 하더니 이내 곧 쌍욕을 하며 울기 시작했다. 사실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울면서 화낼줄은 몰랐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목걸이라며 우는 여주를 보고는 도망치듯 미안.이라는 두 글자만 뱉은 채 공터로 도망왔다. 여주는 날 기억하고 있어. 날 소중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어. 근데 왜..? 왜 나를 기억못하는거야. 왜. 한시간 정도 있었을까. 조금 지나고나서 여주가 공터로 들어왔다. 여주를 본 나는 용기내서 한번 더 사과했지만 여주는 내 사과를 받지 않으려는 듯 보였다. 내심 기분이 좋았다. 내가 그 아이에게 그 정도로 소중한 사람으로 기억되어 있는 거 같아서.

여주가 운동장으로 나가고 나도 곧 나왔다. 여주는 강슬기랑 정수정이랑 물총놀이를 하고있었다. 햇살을 받으며 물총놀이를 하는 여주는 예뻤다. 내 기억 속 여주의 모습. 그대로였다. 변하지않아줘서 고마워. 내가 알아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그 아이에 대한 원망은 잠시 잊은 채 여주에 대한 감사한 마음만 가득 찼다.

"헐, 야 쟤 완전 야하지않냐" "얼굴도 졸라 예쁜데, 개꼴린다. 전학생아님?" 물총놀이를 하느라 젖은 채로 앉아있는 여주를 보며 지나가는 남자애들이 다 한마디씩 했다. 미친놈들이. 

"야 이거 덮어" 나한테서 옷을 받은 여주는 필요없다며 나에게 다시 옷을 돌려줬다. 아씨, 정면에서 보니까 더 확실하게 보이잖아. 미치겠네. 그럼 옷이라도 입던가. 다시 계단에 가서 앉은 여주에게 정재현이 후드집업을 줬다. 정재현은 김여주를 좋아하는 걸까. 어릴때 불안하면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는 여주처럼 나도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

밍글밍글입니다.

민형이얘기를 빨리 알려드리고 싶어서 일찍 왔어요:)

항상 부족한 밍글이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재현이가 많이 안 나왔죠? 다음화부터는 많이 나올 예정입니다!

(쓰다보면 바뀔지도 모르겠지만요^^)

오늘도 엔씨티하세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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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여주 기억속의 그 민형이가 맞았네요ㅠㅠㅠㅠ 민형이 너무 찌통..ㅜㅠㅠㅠ 왜 알아보질 모태!! 암호닉 신청해도 되나요?
8년 전
밍글밍글
ㅠㅠㅠㅠ 미노ㅕㅇ이 맴찢캐릭입니다 ㅠㅠ 암호닉신청해주셔도 됩니다!♡
8년 전
독자7
[오렌지]로 신청하고갑니다! 굿밤되세용♡
8년 전
밍글밍글
오렌지님! 암호닉신청감사합니다! 더 재미있는 글 스는 밍글밍글이 될께요!♡
8년 전
독자2
헐... 민형아ㅠㅠㅠ 작가님 넘 재밌어요ㅠㅠ 암호닉 신청되나요?ㅠㅠ 다음편 기다릴게요 ♥
8년 전
밍글밍글
암호닉신청해주시면 저야감사하죠! 예쁘게읽어주셔서 감사해요♡!
8년 전
독자3
역시 ㅠㅠㅠㅠㅠ 그 민형이가 맞았군요!! 아 다음편도 넘 기대돼요 작가님 ♡♡
8년 전
밍글밍글
ㅎㅎㅎㅎ재미있게읽어주셔서감사해요! 저도 더 분발하겠습니다>_<ㅎㅎㅎ 다음편에 봐요!
8년 전
독자4
아 ㅠㅠㅠㅠㅠㅠㅜ암호닉신청해도될까요 ㅠㅠㅜㅜㅜ빨리 둘이 오해풀고 콩닥콩닥했으면 좋겠어요 ㅠㅠㅠㅜ
8년 전
밍글밍글
네네!안호닉신청해주세요!ㅎㅎㅎㅎ민형이와 어떻게 될지 앞으로 계속 지켜봐주세요!
8년 전
독자5
끄악 ㅠㅠㅠㅠㅠㅠㅠ민형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속마음이드러낫네여 ...오해가 풀렷으면 좋겠당! 재혀니도 너무설레여ㅠㅠ
8년 전
밍글밍글
재현이도 주인공인데 아직까지는 거의 마크중심으로 썼어요! 왠지 민형이의짠내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6
으아아아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안잊었어ㅠㅠㅠㅠ민형아ㅠㅠㅠㅠㅠㅠㅠㅠ으어어엉어어어어유ㅠㅠㅠㅠㅠㅠ민형아오해야다ㅠㅠ
8년 전
독자8
어머어머 꼬미입니다!ㅠㅠㅠ 아 미녕이 넘나 찌통이에뎌...ㅠㅠㅠㅠ 진짜 기대되요!! 설레서 이래서 되겠낟\요..ㅠㅠㅠ 헝헝헝
8년 전
밍글밍글
아 꼬미님!♡ 이번에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쓰면서 너무 맴찢이었다는 ㅠㅠㅠㅠㅠ 앞으로도 계속 읽어주세요!♡
8년 전
독자9
ㅜㅜㅜㅜㅜㅜㅜㅜㅜ작가님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역시민형이가민형이였어ㅜㅜ얼른여주랑민형이랑오해풀었으면ㅜㅠㅜ좋은글써주셔서감사합니당!
7년 전
밍글밍글
독자님 답글이 너무 늦었어요 ㅠㅠㅠ 신작가져올때 댓글을 달아서 ㅠㅠㅠ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용~
7년 전
독자10
작가님 저두 암호닉 [꿀돼지]로 신청하구싶어요ㅠㅠ민형이ㅠㅠㅠㅠ캐나다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요ㅠㅠㅠ나쁜 놈들ㅜㅠㅠ제가 다 혼내주고싶네요ㅠㅠ
7년 전
밍글밍글
으아 ㅜㅠㅠㅠ 암호닉신청 감사합니다 꿀돼지님!! 앞으로도 재미있는 글 쓰도록 노력할께요! ㅎㅎ 지켜봐주세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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